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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힘든 하루
02 그림에서 나온 소년 03 100살 소년 04 그림 식사 05 전시장 소동 06 그림 배탈 07 늙는다는 게 뭐야? 08 한꺼번에 달려드는 시간 09 마지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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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나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끊임없이 변합니다. 누워만 있다가 앉게 되고 곧 서서 말도 합니다. 그러곤 학교에 가고 친구를 사귀고 어른이 됩니다. 키도 커지고 힘도 세집니다. 그것을 발전이고 성장이라고 하지요.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그러한 변화가 없어집니다. 아니, 변화가 없어진 게 아니라 다른 변화가 찾아오지요. 여태까지가 오르막이었다면 이제 내리막이 시작된 겁니다. 더 이상 키가 크지 않고 더 이상 힘이 세지지도 않습니다. 모든 기능이 나빠지기 시작합니다. 눈도 나빠지고 흰머리가 생기고 얼굴과 손에는 주름이 보입니다. 기억력도 예전 같지 않지요. 그런 할머니가 혼자 살고 있습니다. 이런저런 실수를 하면서요. 어느 날 할머니에게 한 소년이 찾아옵니다. 놀랍게도 그림 속에서 나온 소년입니다. 100년 동안이나 소년의 모습으로 살고 있다네요? 태어나서 자라고 그런 단계 없이 한 모습으로 있는 겁니다. 그래서 그림 속 사람들은 늙는다는 게 뭔지 궁금해합니다. 그걸 말해 줄 사람은 할머니밖에 없습니다. 할머니는 곰곰 생각하지요. 그리고 어떤 대답을 내놓았을까요? 과학은 인간의 노화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해 왔습니다. 하지만 아직 노화를 막을 방법은 찾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그 방법을 찾게 되고 모두의 노화가 멈추는 날이 온다면 어떻게될까요? 우리는 할머니처럼, 노인이 된 소년처럼 선택을 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앞으로 계속 변하면서 죽음을 맞을지, 아니면 한 모습으로 남아 영원히 살아갈지를요. 여러분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조경숙 할머니는 아침 식사를 마치고 여느 때처럼 커피 한 잔을 들고 거실로 가다가 그림 앞에 멈춰 섰다. 그리고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과일 접시 뒤로 희미하게 소년의 모습이 보였다. “그림 속에 아이가 있었네? 왜 여태 저 아이를 못 봤지?” 그런데 소년의 모습이 어쩐지 낯이 익었다. 할머니는 터무니없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림 속 소년에게 말했다. “거기 너니? 어제 그 아이가 맞다면 다시 한 번 내게 모습을 보여 주렴. 안 그러면 나는 내가 망령이 난 거라고 생각할 거야.” 그러자 그림이 울렁거렸다. 어제도 그랬다. 그리고 곧 그림 속에 있던 소년이 튀어나왔다. 할머니는 놀라 한 발 뒤로 물러났다. “망령 난 거 아니야!” -본문 19쪽 “늙는다는 게 뭐냐 하면, 경험이 쌓이는 거야. 여기저기 많은 곳을 다니고 많은 사람과 만나고 헤어지고 이 일 저 일 많은 일을 겪으면서 쌓이는 경험 말이야. 책에서는 절대 배울 수 없는 것들이지.” 소년의 얼굴이 활짝 펴졌다. “늙는다는 건 멋진 거네?” 그때 누군가가 소리쳤다. “거짓말이야. 그 말이 사실이라면 사람들은 왜 그토록 늙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치지?” 할머니가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그게 문제라니까. 건망증이라는 게 있어서 말이지. 사람들은 좋았던 걸 금방 잊곤 한다오. 어렸을 땐 빨리 어른이 되기를 그렇게 기다렸고, 평생 남보다 나이 많은 걸 내세우곤 하면서 말이야.” 또 다른 목소리가 말했다. “솔직히 말해 보세요. 그럼 할머니는 늙는 게 좋습니까?” “늙는 건 좋다 나쁘다 말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잘 늙어 가기를 바라야 하는 거지.” 사람들은 수군거렸다. “그러니까 좋다는 거야, 나쁘다는 거야?” 할머니가 고개를 저었다. “그건 내가 나인 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묻는 것과 같아요.”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했다. 할머니 말을 들으면 들을수록 늙는다는 게 무언지 아리송했기 때문이었다. -본문 63쪽 할아버지는 그림을 바라보았다. 그림 속 세상은 늘 조용하고 늘 그대로였다. 제자리가 아닌 것이 있을 때에는 큰일이 났다. 그래서 어떠한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어쩌면 그림 속 세상이 죽음과 같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드네요. 다시는 변하지 않는 것. 그게 바로 죽음이 아닐까 하고요. 시간이 존재하지 않으니 자랄 수도 죽을 수도 없는 거 아니겠어요?” -본문 93쪽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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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이가 겪을 노화와 죽음에 관한 이야기
늙는다는 것은 좋은 걸까 나쁜 걸까? 작가는 그 질문이 “내가 나인 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묻는 것”과 같다고 대답합니다. 늙는다는 것은 좋다 나쁘다 판단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이고 잘 늙어가기를 바라야 하는 거예요. 《그림 아이》의 그림 속 세상에서는 시간이 존재하지 않기에 늙는다는 것이 어떤지, 죽음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그림 세상 사람들의 궁금증을 풀어 줄 수 있는 사람은 그림 밖 세상의 할머니뿐. 늙는다는 게 무엇이냐는 질문에 우리는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까요? 할머니도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들면 자연히 늙는 것이라고 여겼지요. 하지만 소년의 물음에 곰곰 고민해 보게 된 것처럼 여러분도《그림 아이》를 통해 즐거운 생각의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늙어 온 시간을 기억하고 앞으로 늙어 갈 날을 기쁘게 상상하며 말이죠. 그림에서 나온 소년은 한꺼번에 밀려오는 시간 탓에 금세 노인이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 선택의 순간을 맞지요. 현실 세계에서 죽음을 기다릴지, 그림 세상으로 돌아가 영원을 살지. 언젠가는 우리도 그림 아이처럼 선택의 순간을 마주하게 될지 모릅니다. 사람들은 노화를 막기 위해 무던히 애를 쓰거나 불멸의 삶에 대해 꿈을 꾸기 때문이죠. 만약 과학의 발전으로 멀지 않은 날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면 그때, 우리는 어떤 결정을 할까요? “행복했느냐, 만족했느냐, 좋아했느냐? 그런 질문들에 한마디로 답할 수 있는 건 인생이 아니에요?? 오윤화 그림 작가의 담백하면서 통찰력 있는 그림은 삶의 이미지를 그려 볼 수 있도록 이끌어 줍니다. 하나의 점으로 표현된 그림 세상 사람들과 대비하여 점들의 확장으로 그려진 할머니의 인생을 통해 삶이 복잡하고도 아름답게 여겨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