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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달팽이 엄마
형님똥이 기가 막혀 용의 코끝에 돌을 얹으면 나랑 닮아서 착해 천사가 무슨 똥 괜찮니? 안녕, 반가워 |
Mi Ae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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윽. 똥이다, 똥. 형님똥이 뭐야?
이 책의 제목을 보고 어깨가 떡 벌어진 형님을 떠올릴 수도 있고, 나이 차이 많은 형을 떠올릴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형님똥은 바로 여러분 또래 친구인 2학년 형동이의 별명이랍니다. 형동이는 학교에서 힘겹게 똥 누려고 애쓰다가 그만 "형님똥"이란 별명을 갖게 되고 말았어요. 배는 아픈데 똥을 못 누는 형동이, 게다가 그런 별명까지 얻다니 불쌍하지 않아요? 수년 전 시골에서 살던 무렵, 딸아이가 어릴 때 호숫가에서 황금 똥을 눈 기억이 생생하답니다. 동글게 말린 모양이 만화에서나 본 것 같았지요. 그 똥이야말로 그 시절이 정말로 걱정 없고 건강하고 행복하다는 증거였어요. 잘 다져진 흙 마당에서 강아지와 뒹굴고, 산을 돌아다니며 산딸기와 앵두를 원 없이 따 먹고, 산골 분교라 공부 걱정도 없던 때였으니까요. 그 뒤 도시로 이사와 오만 경쟁 속에 뛰어들고부터는 그 시절은 마치 액자 속에 담긴 행복한 사진처럼 기억 속에만 남게 되었지요. 형님똥 형동이는 누구보다 행복한 아이였는데 갑자기 환경이 변해 버렸어요. 임신해서 아픈 엄마, 힘들어하는 아버지, 혼자서 챙겨야 하는 학교생활들. 실수를 많이 하다 보니 그만 작은 일에도 주눅 들고 침울해져 버렸지요. 나는 형동이를 도와주고 싶었어요. 힘이 번쩍 나고, 똥도 쑥 눌 수 있게 말이에요. 그래서 이 세상이 아닌 곳에서 꼬맹이 하나를 불러냈지요. 형동이처럼 변화를 두려워하는 꼬맹이를요. 자, 그럼 둘이 만나 어떻게 힘을 내는지, 신기한 꼬맹이가 어떻게 형동이가 똥을 잘 눌 수 있게 응원해 주는지 보자고요. 우리나라 어린이들이 모두 황금 똥을 누고, 하루를 기운차게 놀고, 달콤하게 잠들기를 소망하며 쓴 이야기랍니다. 모두 행복해지길 바라며. 2009년 5월 꽃향기 퍼지는 집필실 창가에서 이미애 --- '작가의 말'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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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똥이 별명인 초등학교 2학년 형동이가 귀여운 꼬마 천사를 만나는 꿈 같은 이야기
아이들이 가정이나 학교에서 어려움이 닥쳤을 때 스스로 극복할 수 있게 용기를 북돋워 주는 희망 동화! 1학년 때 형동이는 아무 걱정 없이 발발 뛰어다니는 강아지처럼 모든 것이 좋았다. 그런데 엄마가 아기를 가지고 나서 임신중독증에 걸려 버렸다. 엄마는 거대한 달팽이처럼 움직이며 활짝 웃어 주는 일도 확 줄었다. 한 달 전, 드디어 2학년이 되었지만 형동이는 학교도 집도 다 재미가 없어졌다. 늘 시무룩해 하며 엄마가 아기를 갖기 전으로 돌아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집뿐 아니라 학교 생활도 엉망이었다. 엄마가 깨워 주지 못해 지각을 하고 준비물도 챙겨 가지 못해 혼나기 일쑤였다. 형동이는 아침마다 학교 가기 전에 꼭 똥을 누었다. 비데가 없는 학교 화장실에서 똥을 누고 엉덩이를 깨끗이 닦을 자신이 없었다. 수업 시간 형동이는 아랫배가 살살 아팠다. 하는 수 없이 화장실로 가 똥을 누었다. 뿌직, 뿌지직! 끄응. 아이들이 놀리는 소리가 들렸다. “썪은 똥이다. 와하하.” 똥! 똥이라면 1학년 때부터 지긋지긋했다. 짓궂은 애들이 형동이 이름을 따서 형님똥이라고 불렀기 때문이었다. 형동이는 전교에서 제일 더러운 별명이 정말 싫었다. ‘다시는 학교에서 똥 누나 봐라.’ 청소 시간부터 비가 내렸다. 친구들은 우산 들고 온 엄마랑 함께 가 버렸다. 비에 젖으니 막 나가는 기분이 되어 집에 가기 싫었다. “너, 태어나지 마!” 학교에서 혼나고 속상한 것까지 몽땅 다 동생 탓으로 돌렸다. 달리고 또 달렸다. 문득 정신을 차리니 어느 공원에 와 있었다. 분수대에 조약돌을 던졌더니 세상에! 기적처럼 조약돌이 용의 코끝에 사뿐 얹혔다. 그때 한 낯선 꼬마가 나무 그루터기에 앉아 손뼉을 짝짝짝 치며 말을 걸었다. 토실토실 귀여운 꼬마는 자기가 꼬마 천사인데 사람으로 태어나고 싶은지 아닌지 대장이 미리 보고 오라고 했다며 함께 놀자고 졸랐다. 또 형동이가 마음에 든다며 어떤 사람이냐고도 물었다. 형동이는 뭐든 잘하는 신동이라고 거짓말을 하며 잘난 척을 했다. 그때부터 꼬마는 형동이를 계속 졸졸 따라다녔다. 함께 받아쓰기도 하고 체육복도 빨고 목욕도 했다. 형동이는 자신 없어 하던 받아쓰기 시험도 축구 시합도 학교에서 똥 누기도 꼬마와 함께라면 모두 척척이었다. 며칠 후 갑자기 꼬마는 대장이 불러서 올라가야 한다며 사라졌고 형동이는 쓸쓸하고 텅 빈 것처럼 외로워져 꼬마 천사와 처음 만났던 공원을 찾아 헤맸다. 며칠 동안 생생한 꿈을 꾸었던 걸까? 어깨가 축 처져 집으로 돌아오니 이모가 엄마가 입원한 병원에 빨리 가자고 하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