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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 봄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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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세 4계 시리즈

책소개

목차

- 추천의 말 : 계절별 컬렉션으로 새롭게 읽는 헤세의 아름다움/ 정여울
- 헤르만 헤세, 봄
- 옮긴이의 말 : 헤르만 헤세의 삶과 작품/ 두행숙

저자 소개 2

헤르만 헤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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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mann Hesse

1877년 독일 남부 칼프에서 선교사 부부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신학교에 입학했으나 기숙사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망쳐 나왔으며, 서점과 시계 공장에서 일하며 작가로서의 꿈을 키웠다. 첫 시집《낭만적인 노래》가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인정을 받았고, 1904년《페터 카멘친트》가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1906년 자전적 소설《수레바퀴 아래서》를 출간했고, 1919년 필명 ‘에밀 싱클레어’로《데미안》을 출간했다. 가장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한 1920년에는《클링조어의 마지막 여름》《클라인과 바그너》《방랑》《혼란 속으로 향한 시선》을 출간했다. 1946년《유리알 유희》로 노벨문학상과 괴
1877년 독일 남부 칼프에서 선교사 부부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신학교에 입학했으나 기숙사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망쳐 나왔으며, 서점과 시계 공장에서 일하며 작가로서의 꿈을 키웠다. 첫 시집《낭만적인 노래》가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인정을 받았고, 1904년《페터 카멘친트》가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1906년 자전적 소설《수레바퀴 아래서》를 출간했고, 1919년 필명 ‘에밀 싱클레어’로《데미안》을 출간했다. 가장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한 1920년에는《클링조어의 마지막 여름》《클라인과 바그너》《방랑》《혼란 속으로 향한 시선》을 출간했다. 1946년《유리알 유희》로 노벨문학상과 괴테상을 수상했다. 1962년 8월 9일 세상을 떠날 때까지 전 세계인들에게 사랑받는 소설과 시, 수많은 그림을 남겼고, 평생을 통해 진정한 자유와 행복의 의미를 찾고자 했다.

헤르만 헤세의 다른 상품

杜幸淑

서강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한 후 독일 뒤셀도르프 대학교에서 독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후 서강대, 명지전문대, 한국교원대, 충북대, 중앙대 등에서 독일문학과 철학을 강의했으며, 현재는 서강대에서 독일어와 독일문학, 독일문화사 강의를 하면서 번역 활동을 하고 있다. 주요 번역서로는 《시간이란 무엇인가》, 《꿈꾸는 책들의 도시》, 《타이타닉의 침몰》, 《디지털 보헤미안》, 《거대한 도박》, 《의사결정의 함정》, 《레아》, 《은하수를 여행했던 천재들의 역사》, 《신의 반지》, 《여름의 마지막 장미》, 《헤겔의 미학강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서강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한 후 독일 뒤셀도르프 대학교에서 독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후 서강대, 명지전문대, 한국교원대, 충북대, 중앙대 등에서 독일문학과 철학을 강의했으며, 현재는 서강대에서 독일어와 독일문학, 독일문화사 강의를 하면서 번역 활동을 하고 있다.

주요 번역서로는 《시간이란 무엇인가》, 《꿈꾸는 책들의 도시》, 《타이타닉의 침몰》, 《디지털 보헤미안》, 《거대한 도박》, 《의사결정의 함정》, 《레아》, 《은하수를 여행했던 천재들의 역사》, 《신의 반지》, 《여름의 마지막 장미》, 《헤겔의 미학강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오레스테이아》, 《스마트한 선택들》, 《데미안》, 《정원에서 보내는 시간》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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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5월 31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192쪽 | 326g | 132*193*20mm
ISBN13
9791195327775

출판사 리뷰

[이 책에 발췌수록된 헤르만 헤세의 작품들]

* 시 : 「이른 봄」 「절망으로부터 깨어남」 「새봄」 「봄」(1899년) 「봄의 밤」
「남풍 부는 밤」 「봄」(1907년) 「새로운 체험」 「단계들」 「이른 시간의 빛」
「삼월의 태양」 「처음 핀 꽃」 「봄의 아이」 「봄날」 「사랑의 노래」
「봄」(1909년) 「꽃, 나무, 새」 「봄」(1915년) 「꿈꾸는 정원사」 「잔디에 드러누워」
「3월」 「4월」 「5월」 「로카르노의 봄」 「스위스의 봄」 「토스카나의 봄」
「봄의 정오」 「그리스도 수난일」 「수선화의 향기」 「꽃이 핀 가지」
「꽃잎이 가득 핀」 「구름」 「꽃들도 역시」 「1915년 봄에」 「봄」(1907년)
「잎이 빨간 너도밤나무」 「짧게 잘린 너도밤나무」 「눈부시게 아름다운 오월에」

* 소설 : 『유리알 유희』 『페터 카멘친트』 『수레바퀴 아래서』 『황야의 이리』 『데미안』

* 에세이 : 『방랑』 『꿈의 집』 『유년시절 가운데』 『밤나무 숲속의 오월』 『정원에서』
『시골로의 귀향』 『베른의 산중의 어느 농가 오두막에서』 『봄의 걸음』
『부활절 때의 비망록』 『4월의 편지』 『작은 기쁨』 『도시의 삼월』
『복숭아나무』 『예정에 없던 수영을 하다』 『에밀 콜프』
『여름으로 가는 길목에』

* 편지 : 「헤르만 보드머에게 보낸 편지」 「알프레드 쿠빈에게 보낸 편지」
「아들 마르틴에게 보내는 편지」 「여자친구에게 보낸 편지」
「1936년 10월 5일에 쓴 한 편지」 「에른스트 모르겐탈러에게 보낸 편지」
「바르트홀트 헤세에게 보낸 편지」 「헤네트 남작부인에게 보낸 편지」
「프리드리히 미하엘에게 보낸 편지」 「카를 클로터에게 보낸 편지」

[이 책에 수록된 헤르만 헤세의 수채화들]

[목련꽃](1928. 5) [봄](1924. 2)
[봄의 산](1926. 4) [카사 카무치](1923. 6)
[4월에 핀 과일나무](1925. 4) [로카르노](1926. 6)
[설산 앞 하얀 집](1928. 5) [카발리노 너머의 푸게르나](1923. 6)
[남쪽에서](1923. 6) [몬타뇰라에서](1929. 8)

옮긴이의 말
헤세와 더불어 맞이하는 계절의 아름다움


독일이 낳은 20세기의 대문호이며 시인이자 노벨상 수상 작가인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는 우리에게 많이 알려져 있고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독일 작가이기도 하다. 또 그는 독일 작가이면서도 가장 비독일적인 특성을 보여주는 작가이기도 한데, 그 이유는 여러 특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한편으로는 ‘독일의 내면성’을 그의 소설들 속에서 가장 잘 표현하고 있어 독일 최후의 낭만주의자로 간주되는가 하면, 또 한편으로는 동양 정신을 많이 알고 거기에 동조해온 작가이며 일반 독일인의 눈으로 볼 때는 아웃사이더이자 비정치적인 작가이기도 했다.

그의 작품들은 전체적으로 그의 자화상이라 할 수 있으니, 여러 편의 소설과 특히 많은 시와 수필을 썼지만 그 어떤 작품도 자신의 체험과 관찰을 토대로 하지 않은 것은 거의 없었다. 헤세는 1877년 7월 2일 독일 남부의 울창한 숲인 슈바르츠발트(흑림)가 있는 슈바벤(Schwaben) 지방의 작은 도시 칼프(Calw)에서 태어났다. 작은 계곡이 있고 자연 경관이 매우 아름다운 이곳은 헤세를 어려서부터 자연 속으로 이끌면서 그의 가슴속에 깊이 자리 잡았다. 그곳의 자연은 유년 시절부터 그에게 꿈과 예리한 관찰력, 그리고 인간과 자연의 근원에 대해 사색하도록 해주었다. 특히 이곳을 소재로 하여 자연과 청춘을 다룬 그의 초기 작품들은 젊은 세대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훗날 나이가 들어서는 보통 밀짚모자를 쓰고 뜨거운 햇볕이 쪼이는 남쪽 지방을 홀로 배회하면서 소박한 농부나 정원사가 되어, 구름과 안개와 햇빛, 산과 호수와 같은 자연을 끔찍이 사랑하면서 시와 산문을 많이 쓴 서정적인 작가가 되었다.

유년 시절의 헤르만 헤세는 상상력이 풍부했으며 음악을 좋아하고 풀, 나무, 시냇물 등 자연에 애착을 가졌으나 아주 고집이 세고 반항심도 있었다. 그는 부모를 따라 1881년부터 스위스의 바젤(Basel)로 가서 살다가 1886년에 다시 칼브로 돌아왔다. 이처럼 어릴 적부터 독일과 스위스를 넘나들며 살았던 그는 결국 훗날 독일을 떠나 그리 어렵지 않게 스위스에 정착하게 된다. 칼프에 돌아온 후에 헤세의 어머니는 그를 열세 살 때인 1891년 가을에 신학자로 키우기 위해서 마울브론(Maulbronn) 신학교에 보냈다.

그러나 헤세는 열네 살 때인 1892년 3월 어느 날 갑자기 신학교를 탈출했으며, 그 후 다시 학교로 돌아갔으나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이미 학업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지쳐 있어서 신학교를 포기했다. 다시 공부하려는 생각으로 1892년 11월에 칸슈타트(Cannstatt)의 김나지움에 1년간 다녔지만 역시 그곳의 주입식 교육과 규율, 속박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다시 그만두면서 그의 학교 교육은 끝이 났다. 짧은 학창 생활, 특히 마울브론 신학교 생활은 그로 하여금 학교 교육에 대해 몹시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했다.

근본적으로는 자기주장이 강했던 그는 남보다 일찍 자신의 길을 찾아가려고 갈구했는데, 그것은 바로 시인이 되려는 것이었다. 그는 훗날 쓴 〈요약한 이력서(Kurzgefaßter Lebenslauf)〉(1925)에서 “내가 열세 살이 되던 해부터 한 가지 사실이 분명해졌다. 그것은 내가 시인이 되든가 그렇지 않으면 아무것도 되고 싶지 않다는 사실이었다.”라고 밝혔다. 헤세는 마울브론 신학교에 만족하지 못하고 또 학업을 중단하고 말았지만, 그때의 체험을 나중에 그의 소설 『수레바퀴 아래서(Unterm Rad)』(1906)에서 아주 잘 묘사하였다.

고향 칼브로 되돌아온 헤세는 그 일에도 만족하지 못해 얼마 후 그 도시에 있는 페로(Perrot) 탑시계 공장에 견습생으로 들어갔으나 약 일 년 동안 일하다가 그만 두고 열아홉 살 때 튀빙겐(Tubingen) 시로 가서 서점 점원이 되었다. 거기에서 그는 틈나는 대로 독서할 기회를 얻어 많은 책을 읽었고 자유롭게 마음껏 사색하면서 동양의 문화와 종교에 대한 관심을 가졌다. 헤세의 외가 사람들과 어머니는 이미 인도에서 선교를 하면서 기독교뿐만 아니라 불교와 노자에도 관심을 가졌기에 그 영향으로 헤세도 자연스럽게 여러 나라의 문화와 사상을 접할 수 있었다. 그 후 그는 틈나는 대로 습작을 하여 스물두 살 때 처녀 시집 『낭만적인 노래(Romantische Lieder)』(1898)를 자비로 출판했으나 호응을 얻지 못하다가, 후에 산문집 『자정 뒤의 한 시간(Eine Stunde hinter Mitternacht)』(1899)을 출간하였다. 이윽고 스물일곱 살 때인 1904년에 『페터 카멘친트Peter Camenzind』를 출판하여 큰 명성을 얻고 본격적으로 작가 생활을 하게 되었다. 풍부한 자연 감정과 서정으로 채색된 이 소설은 시민적이고 우수(憂愁)에 찬 감정을 바탕으로 하는 자전적 소설로, 처음으로 작가로서 그의 이름을 알린 출세작이 되었다.

이번에 출간하게 된 헤세의 시집이자 산문집인 『봄』 『여름』 『가을』 『겨울』은 위에서 소개한 헤세의 여러 시집과 산문집, 소설 등에서 각각의 계절과 관련되고 그의 자연관을 잘 말해 주는 내용들을 선정하여 엮는 것이다. 헤세는 스위스의 산골 마을에서 생활하는 동안 작품을 쓰고 정원을 가꾸고 하는 일 외에도 취미와 심리적 병 치료를 위해 많은 수채화를 그렸는데, 그 작품들 가운데 일부도 여기에 함께 실었다. 우리는 앞서 헤세의 삶과 작품들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보았듯이, 그의 삶이 결코 평탄하지 않았으며 평생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갈등을 겪고 많은 고통을 겪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연’을 잊지 않고 고난에 처할 때마다 자연으로 돌아가서 거기에서 해답을 찾으려고 끊임없이 노력한 덕분에, 결국 마음과 몸의 병을 치유하고 자연 속에서 평화를 느끼면서 살고 또 작가로서도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우리는 여기에 실린 그의 잔잔하고 포근한 시와 산문들을 읽으면서 헤세의 인생관과 자연관, 예술관, 그리고 인품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가 우리에게 전달하려고 애썼듯이, 우리가 삶 속에서 느끼는 모든 고통과 절망은 결국 자연을 바라보고 이해하고 거기에 우리의 마음을 두었을 때, 우리의 삶에 대한 해답을 찾게 되고 고통을 벗어나 의연해지고 평화로워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지금부터 독자분들께서는 마음의 여유를 갖고 헤세의 시와 산문집 『봄』을 시작으로 『여름』 『가을』 『겨울』을 차례로 읽으면서 헤세가 절묘하게 묘사한 각 계절의 느낌을 함께 느껴갈 수 있기를 바란다.

추천평

“헤세와 함께라면, 이곳이 바로 지극한 ‘21세기의 월든’이 아닐까”

헤세가 꽃 피우는 봄의 언어들은 다사롭고 향긋하며 그윽하다. 그의 싱그러운 언어를 통해 ‘봄’은 원래의 봄보다 더 눈부시고 조화롭게 다시 태어난다. 그는 “우리가 몹시 아름다운 이른 봄을 맞고 있다”면서, 그 아름다운 봄이 다른 예술가들처럼 세계의 역사 앞에 자신을 표현할 기회를 얻지 못하는 것이 유감이라고 너스레를 떤다. 그에게 봄은 단지 계절이 아니라 자연이 빚은 최고의 예술품이며, 인간이 경의를 표할 수밖에 없는 생명의 신비를 펼쳐내는 시간의 춤이다. 그는 밀레나 고흐의 ‘씨 뿌리는 사람’처럼 다만 경건하게 수확을 기다리는 농부의 마음으로, 봄이라는 시간의 씨앗을 그의 산문 곳곳에 뿌려놓는다.

헤세에게 시인이란 “어쩌면 내일 파괴될지도 모를 세계 안에서” “자신의 말들을 열심히 주워 모았다가 골라내는” 숙명을 피하지 않는 자들이었다. 꽃들이나 벌들이나 나무들이나 개미들처럼, 자기 안의 아름다움과 부지런함을 아낌없이 세상 밖으로 내놓으며 자연과 소통하는 존재. 그것이 헤세에게는 시인다운 시인이었다. 그는 평생 베를린이나 뮌헨 같은 대도시로 와서 살라는 지인들의 권유를 뿌리치고, 한적한 시골생활을 즐겼다. 가끔씩 낭독회나 강연을 위해 도시로 떠날 때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도시의 북적거림과 메마른 인심에 염증을 느꼈다. 그는 소설 속에서는 처절한 내면의 고투를 체험하는 파란만장한 인간군상을 그렸지만, 시나 산문에서는 자연을 있는 그대로 즐기고 예찬하는 소박한 삶을 예찬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준다. 어쩌면 소설을 쓸 때 느끼는 엄청난 긴장감과 스트레스를 산문이나 시, 그림 그리기를 통해 부드럽게 이완시켰는지도 모른다. 그는 아들 마르틴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아름다운 꽃들에 대한 감탄을 이렇게 표현해내고 있다. “어쩌면 내일 독가스로 뒤덮일지도 모를 세계 안에서 그것들은 조심스럽게 이파리와 꽃받침들을, 매끈하거나 톱니 모양의 꽃잎들을 네다섯 개 또는 일곱 개씩, 모두 제대로, 가능하면 아름답게 피워가고 있다.”

그는 겨울을 이겨내고 봄을 피워내는 자연의 마력을 속속들이 이해했다. 그것은 자신에게 다가온 모든 고통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인생의 다음 행로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는 헤세 자신의 마력이기도 했다. 그는 봄의 마력을 이렇게 예찬했다. “마음은 삶의 온갖 부름에/ 이별을 고하고 새로이 시작할 준비를 해야 한다,/ 용기를 지니고 슬퍼하지 않으면서/ 또 다른 새로운 묶임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그리고 모든 시작에는 우리가 살아가도록/ 보호하고 도와주는 마력이 깃들어 있다.” 지금까지 견뎌왔던 모든 아픔을 딛고, 또 다시 새로운 생명의 순환 속으로 진입하는 것. 그것이 헤세의 봄이다. 겨울을 ‘작년의 것’으로 만들고 봄을 ‘올해의 것’으로 만들며, 어떤 일이 있어도 어김없이 ‘새해’를 잉태하는 우주의 신비 앞에서 헤세는 매번 어린아이처럼 기뻐했다. 그는 뼛속 깊은 방랑자였으며, 정착할 때조차도 언제든 떠날 준비가 되어 있는 영혼의 보헤미안이었다. 그는 생각의 관성에 빠지고, 매너리즘에 젖고, 집착과 소유에 물드는 삶을 경계했다. “익숙해지자마자 무기력해질 위험이 있다/ 불쑥 떠나 먼 길을 갈 준비가 되어 있는 자만이/ 무감각해진 습관에서 벗어난다.” 그리하여 그는 지나간 시간과 영원히 결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어쩌면 죽음의 시간이 우리를 또/새로운 공간을 향해 젊은 모습으로 나아가게 해줄지 모르니,/ 삶이 우리를 부르는 일은 결코 끝나지 않으리라……/ 그러니 자, 마음이여, 작별을 고하고 건강하여라!” 겨울의 죽음을 통해 탄생하는 봄의 신비, 그것은 죽음에 굴하지 않고 삶을 피워내는 생명의 기적이며, 결별의 고통에도 불구하고 매번 새롭게 다시 사랑을 시작하는 꺼지지 않는 열정의 불꽃이기도 했다.

그는 긴 여행을 마치고 다시 산과 호수가 펼쳐진 시골 마을로 돌아올 때마다 “마치 추방되었다가 집으로 돌아온 것 같은, 마침내 다시 산속의 제 자리로 다시 돌아온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멀리 루가노 호수가 보이고, 알프스 산맥이 병풍처럼 펼쳐진 스위스의 시골 마을 몬타뇰라에서 그는 안식을 찾았다. 그는 사람들이 만든 인공적인 물건들조차도 마치 바위나 나무, 이끼처럼 그저 그렇게 자연스레 생겨난 것처럼 보이는 산골 마을의 농가를 사랑했다. “포도원 담장, 집 그리고 지붕, 그 모든 것들은 똑같은 갈색 편마암으로 만들어져 있어서 모두가 서로 다정하게 잘 어울린다. 어떤 것도 낯설거나 적대적이거나 폭력적으로 보이지 않고 모든 것이 친숙하고 쾌활하고 이웃 같아 보인다.” 헤세는 삭막한 도시의 생존경쟁 속에서 지칠 대로 지친 현대인에게 이렇게 속삭인다. “그대가 원하는 어디든 가서 앉아 보아라. 담장 위든, 바위 위든, 나무 둥치 위든, 잔디 위나 땅 위든. 어디에나 그림과 시가 그대를 감싸고 있다. 도처에 그대를 감싸고 있는 세계는 아름답고 행복하게 조화를 이룬다.” 이 삭막한 도시 안에서도 헤세가 그린 풍요로운 봄여름가을겨울의 기록을 함께 할 수 있다면 이곳이 바로 지극한 ‘21세기의 월든’이 아닐까. 헤세와 함께라면, 세계는 비로소 갈등과 반목을 잠시나마 멈추고, 다가오는 봄여름가을겨울을 빠짐없이 예찬하느라 바쁜, 너그러운 시인의 미소로 가득하게 될 것이다.
정여울(작가,『헤세로 가는 길』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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