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설국
2. 이즈의 무희 3. 서정가 |
|
몇 해 전, 시마무라가 이 온천장으로 고마코를 만나러 오는 기차 안에서 요코의 얼굴 가운데로 야산의 모닥불이 피어올랐을 때의 모습이 문득 생각나자 시마무라는 다시 가슴이 떨렸다. 순간 고마코와의 세월이 비쳐지는 듯했다. 뭔가 절박한 고통과 비애도 여기에 있었다. 고마코가 시마무라의 곁에서 뛰쳐나갔다. 고마코가 소리치고 눈을 감싼것과 거의 같은 순간인 듯했다. 사람들이 앗! 하고 숨을 들이킨 바로 그 순간이었다.
물을 맞아 검게 불탄 조각들이 흩어진 속에서 고마코는 기생의 긴 옷자락을 끌며 비틀거렸다. 요코를 가슴에 안고 되돌아오려고 했다. 그 필사적으로 힘을 주는 얼굴 아래로 요코의 운명이 가까워진 희미한 얼굴이 드리워져 있었다. 고마코는 자기의 희생이나 형벌을 안고 있는 듯이 보였다. 사람들이 저마다 외치며 술렁이고 순간적으로 두 사람을 둘러쌌다. "비켜요. 비켜 줘요." 고마코의 부르짖음이 시마무라에게 들렸다. "얘가 미쳐요, 미쳐요." 그렇게 미치광이 같은 목소리의 고마코에게로 다가가려던 시마무라는 요코를 고마코로부터 받아 안으려는 남자들에게 밀려 비틀거렸다. 몸을 가누고 시선을 든 순간, 쏴아 하는 은하수가 시마무라의 가슴 속으로 쏟아져 내리는 듯했다. --- pp.146-14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