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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4인방
1장 굴베르-포도주틀을 밟는 자 2장 크리스티안-강건한 자 3장 캐롤라인-꼬마 영국 아가씨 4장 카테리네-우주의 주재자 2부 국왕 주치의 5장 슈트루엔제-과묵한 의사 6장 동행 3부 연인들 7장 승마 8장 살아 있는 인간 9장 루소의 오두막 4부 완벽한 여름 10장 미로 속에서 11장 혁명의 아이 12장 플루트 연주자-브란트 13장 선원들의 반란 5부 가면무도회 14장 최후의 만찬 15장 죽음의 춤 16장 수녀원 17장 포도주틀을 밟는 자 18장 강물 에필로그 리뷰 |
Per Olov Enqu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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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베르의 눈은 얼음처럼 차가웠다. 늑대 눈 같았다. 게다가 말하는 상대를 쏘아볼 때는 눈을 깜빡이는 법이 없었다. 덴마크 혁명을 격파하기 전에 사람들은 그를 “도마뱀”이라고 불렀다. 물론 나중에는 그런 별명이 사라졌다. ‘옛날 옛날에 굴베르라는 사람이 살았는데, 외모는 보잘것없지만 내면의 강인함은 참으로 남달랐다.’ 이런 정도가 그가 원하는 톤으로 적당하겠다. 굴베르 본인은 “덴마크 혁명”이란 표현을 한 번도 쓴 적이 없다. 당시의 초상화들은 하나같이 눈을 극도로 크게 묘사했다. 눈을 영혼의 창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눈을 어찌나 크게 그렸던지 얼굴에서 툭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안광은 강렬하고 명민한 기운이 넘친다. 대단히, 거의 그로테스크하다고 할 정도로 단호한 느낌을 준다. 한 인간의 가장 내밀한 자아는 눈 속에 기록된다. 그러나 그 눈에 대한 해석은 보는 사람 몫이다. --- 굴베르 - 포도주 틀을 밟는 자 중에서
그는 자신이 받은 소명은 고통이라고 줄곧 생각했다. 시간이 가면서 크리스티안은 나면서 누군가와 바뀌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자신이 실제로는 농부의 아이라는 것이다. 이런 생각은 하나의 고정관념으로 굳어졌다. 신의 선택을 받았다는 것은 고통이었다. “집중 신문”은 고통이었다. 만약 그가 뒤바뀐 아이라면 그런 고통에서 해방되는 것이 마땅하지 않겠는가? 평범한 사람이 신의 선택을 받는 법은 없다. 따라서 그는 자신이 평범한 인간이라는 증거를 찾기 위해 혈안이 됐다. 징표가 필요했다! “징표”라는 말이 수없이 튀어나왔다. 그는 “징표”를 찾고 있었다. 자신이 평범한 인간이라는, 선택된 존재가 아니라는 증거를 찾을 수 있다면 국왕이라는 역할을 면할 수 있고, 따라서 그 고통과 불안과 집중 신문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반면에 남이 도저히 해치지 못할 정도로 강해진다면, 저 이탈리아 배우들처럼 될 수 있다면, 신이 선택했다는 사실조차 견뎌낼 만할 것이다. (…) 크리스티안은 스승에게 자신은 궁정을 하나의 극장이라고 본다고, 자신은 맡은 대사를 외워야 하며, 제대로 외우지 못하면 벌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런 설명은 어떻게 해서든 자신이 처한 상황을 나름대로 소화해 적응하려는 시도였다. --- 크리스티안 - 강건한 자 중에서 을 것이다. 그는 이제 경계를 극도로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머리는 잘라냈지만 사상은 아직 남아 있다. 그리고 사람들은 남아서 지켜보고 싶어 하지 않았다. 왜 그들은 떠났을까? 위험신호였다. 내가 뭘 잘못했나? 저 피폐하고 슬픈 얼굴들에서 무엇을 읽을 수 있었을까? 그것은 체념이었을까? 그렇다, 아마 그럴 것이다. 그렇다면 그냥 놔둬라. 굴베르는 마차 안에 앉아 있었고, 거대한 행렬이 강물처럼 그를 에워쌌다. 그는 강 언덕에 올라가 있는 게 아니었다! 강 한가운데에 있었다! 그리고 이런 사태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몰랐다. 군중들은 강물처럼 그가 탄 마차를 중심으로 나뉘었다. 그는 거기 앉아 있었지만 강 언덕에 해석자로 앉아 있는 것이 아니라 강물의 흐름 한 가운데에 앉아 있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강물의 소용돌이는 해석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 강물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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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소설로 소설을 역사로!
북구 문학의 마에스트로 '페르 올로프 엔크비스트'의 대작 『가면의 시대』 스웨덴이 자랑하는 대문호 페르 올로프 엔크비스트. 그는 1999년 『가면의 시대(원제:주치의의 방문)』를 발표한 후 평단으로부터 “1974년 이후로 스칸디나비아 쪽에서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나오지 않았는데 어쩌면 이 작품이 그에게 노벨상을 안겨줄지도 모른다”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1934년 스웨덴 요그뵐레에서 태어나 1961년에 첫 소설『수정 같은 눈동자』를 발표하면서 문단에 데뷔했고, 그 후『찻길』,『헤스』,『군단』,『악사들의 출발』,『추락 천사』,『마리 퀴리의 지독한 사랑』 등을 내놓았다. 엔크비스트는 사십 년이 넘는 세월 동안 무려 삼십 여 권의 소설을 출간했고 이를 통해 유럽 문단의 각종 상을 휩쓸었다. 덴마크 올덴부르크 왕가의 국왕 크리스티안 7세를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틱한 역사소설『가면의 시대』는 그를 세계적인 작가로 등극시킨 대표작이다. 명민하고 직관적이나 불안정한 심성을 가진 크리스티안 7세, 금지된 사랑의 덫 속에서 자아를 발견하지만 결국 왕가를 버리고 파멸하는 당돌한 왕비 캐롤라인, 권력과 사랑의 정점에서 반동세력의 음모에 말려 파멸하는 순수한 이상주의자 슈트루엔제, 자신을 정의의 대리자로 인식하고 덴마크 왕궁의 순결을 지키고자 했던 총리 굴베르의 이야기는 역사적 사실 그 이상의 것으로 다가온다. 작가는 책머리에서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장소, 사건 들이 실제 사건이나 장소, 또는 생존인물 내지 역사적 인물과 유사성이 있다면 전적으로 우연의 일치’라고 주장했지만 역사적 사실과 소설적 허구를 거의 구분할 수 없을 만큼 양자는 치밀하게 얽히면서 서로를 넘나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