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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새
양장
들녘 2009.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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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usionist 세계의 작가

책소개

저자 소개 2

마르턴 타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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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arten't Hart

1944년 로테르담 근처의 마르슬라위스에서 출생했다. 엄격한 칼뱅주의의 영향을 받으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레이던대학교에서 생물학을 공부하고, 쥐의 행동에 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0년부터 1977년까지 같은 대학에서 동물 행동학을 강의했다.1971년 마르틴 하르트라는 이름으로 문학활동을 시작했고, 1975년에 권위 있는 문학상인 ‘물타툴리 문학상’을 받으며 네덜란드의 대표작가로 주목받았다. 그의 작품은 독일, 영어, 스웨덴 등에서 출간되었다. 19세기 사실주의 문학의 전통을 이어받은 그는 현대소설의 정제된 구조보다는 자기에게 친숙한 고향의 환경과 인물들을
1944년 로테르담 근처의 마르슬라위스에서 출생했다. 엄격한 칼뱅주의의 영향을 받으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레이던대학교에서 생물학을 공부하고, 쥐의 행동에 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0년부터 1977년까지 같은 대학에서 동물 행동학을 강의했다.1971년 마르틴 하르트라는 이름으로 문학활동을 시작했고, 1975년에 권위 있는 문학상인 ‘물타툴리 문학상’을 받으며 네덜란드의 대표작가로 주목받았다. 그의 작품은 독일, 영어, 스웨덴 등에서 출간되었다.

19세기 사실주의 문학의 전통을 이어받은 그는 현대소설의 정제된 구조보다는 자기에게 친숙한 고향의 환경과 인물들을 정밀하게 묘사한다. 주로 1인칭 시점으로 쓰인 그의 소설 속에는 자전적인 이야기가 많이 담겨 있다. 피아노와 오르간을 직접 연주할 정도로 클래식 애호가인 그는 음악을 소설의 주요 소재로 삼고, 동식물이나 자연, 날씨 등에 대해서도 자세히 묘사한다. 『검은 새』에서도 동물(쥐, 검은 새), 음악, 날씨 등은 이야기를 한층 흥미진진하고 미스터리하게 전개하는 데 촉매제 역할을 한다. 독특한 추리소설의 형식으로 인간의 욕망과 심리적 갈등을 촘촘하게 엮어낸 이 소설은 출간 후 스웨덴에서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독일 킬 대학교 언어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탈리아 라 사피엔차 로마 대학교에서 강의했으며 현재 주한독일문화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헨리크 입센의 『인형의 집』, 로테 하메르와 쇠렌 하메르의 『숨겨진 야수』와 『모든 것에는 대가가 흐른다』, 크누트 함순의 『땅의 혜택』, 글렌 링트베드의 『오래 슬퍼하지 마』를 비롯하여 『바다의 학교』『이상한 집에서』 『의사소통적 교수법』 『쓰기 교수법』 『공부의 비결』 등 여러 스칸디나비아권 도서를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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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9월 10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395g | 130*200*30mm
ISBN13
9788975276132

책 속으로

“당신은 여러 해 동안 나한테 테러를 가했어. 나를 불행하게 만들었고, 내 일생을 망쳤어. 모든 일이 그것 하나를 위한 거였잖아. 내가 당신과 잘 수 있었던 건 당신이 나하고 자는 걸 좋아해서가 아니라 단지 아이를 가지려고 했기 때문이야. 나는 당신의 씨가축, 수컷 씨소였어.”
(……)
“나는 내 배에서 나온 아이를 갖고 싶어.”
나는 말했다. “아, 그래? 니체가 한 말이 맞군그래. ‘네가 사랑하는 것은 네가 갈망하는 바가 아니라 네 갈망이다.’”
“또 그 케케묵은 철학자 얘기야? 그 사람이야말로 나중에 미쳤지.”
나는 무슨 말로 그녀의 입을 완전히 막아버릴까 궁리했다. 그녀가 맞받아치지 못할 것, 그녀를 완전히 짓밟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찾았다. 나를 구원해줄 말을 찾다가 나는, 싸움을 시작하는 사람이 늘 그러듯 잘못된 확신 때문에 그녀를 매우 부당하게 대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이제는 물러설 수가 없었다. 푸른빛을 받으며 문턱에 서 있는 그녀를 말 못하게 하고, 무너뜨리고, 이겨야 했다. 어떻게 하면 그녀에게 가장 심하게 상처를 줄 수 있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다른 말은 생각나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이렇게 내뱉고 말았다. “나는 당신을 진짜 임신중절한 여자하고 바꿀 생각이었지.”(……)
나는 내가 한 말을 바로 후회하며 생각했다. ‘당신은 대체 왜 그렇게 착한 거지. 왜 날 욕하지 않고 그냥 서 있는 거야. 당신이 그렇게 착하면 나는 당신을 어떻게 할 수가 없잖아.’ 이런 생각도 했다. ‘결혼생활에서 끔찍한 점은 바로 나 자신이 지겹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pp.48~49

“이번 일에서 제 아내를 뺄 수는 없겠습니까?”
“무슨 일 말입니까?”
“제니한테 일어난 일 말입니다.”
“포르타윈 양한테 무슨 일이 일어났는데요? 당신이 그 질문에 답만 해준다면 당신 부인은 말할 것도 없고, 저희 또한 당신을 이 사건에서 제외시킬 수 있어요.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왜 이 일에서 부인을 제외하려는 겁니까? 의심쩍어 보이는군요. 혹시 뭔가 마음에 걸리는 일이라도 있는 겁니까?”
“제 아내는 질투가 심합니다.” 내가 말했다.(……)
“카위퍼 씨, 그녀를 마지막으로 본 건 당신이에요. 젊은 남자 둘과 한 여자가 증언한 건데, 파르두자 입구에 당신과 포르타윈 양이 서 있는 걸 봤다더군요. 더 중요한 건 그들이 들었다는 말입니다. 그녀와 다퉜다는데, 사실입니까?”
“모르겠어요. 취해서…….”
“그렇게 모르는 척하는 게 현명한 처사일까요? 기억나지 않을 리가 없을 텐데…….”
(……)
“당신은 헤어질 때 포르타윈 양과 다퉜어요. 게다가 말로만 다툰 게 아니었어.”
그는 책상 주위를 돌아서 나에게 다가왔다. 허리를 굽히고 속삭였다(하지만 그의 목소리는 천둥소리처럼 들렸다).
“그 여자를 때렸어.”--- pp.51~54

“당신을 처음 봤을 때 제일 먼저 쌍꺼풀이 눈에 띄었어요. 제니도 똑같이 쌍꺼풀이 있거든요. 그것 말고도 당신은 정말 제니와 비슷해요.”
“비슷하다뇨.” 내가 말했다. “나는 절대로 코카인을 흡입하는 일 따위는 하지 않아요.”
“그렇게 자신 있게 말하지 마세요. 제니가 당신과 비슷해서 토마스가 미쳤을 거라는 내 말을 믿어요. 남자가 아내를 버리고 다른 여자한테 가면 새 여자는 보통 자기가 버린 여자의 좀 더 젊은 복사판이랍니다.”
“그런 건 도대체 어디서 알게 된 거죠?”
“업다이크의 책에서 읽었어요. 맞는 말이에요.”--- pp.148~149

“저기 있네.” 내가 속삭였다.
“당신의 검은 새들.” 그가 말했다.
“당신 새들이기도 하지.” 내가 말했다.
“아니야.” 그가 말했다. “나는 그 새들을 특별하게 생각 안 해. 아까도 내가 당신은 전혀 있지도 않은 걸 본다고 말했잖아. 이건 완전히 우연이야.”
“하지만 휨링에서도 보고, 피에시에서도 보고 정원에서도 봤잖아.”
“말도 안 돼. 당신은 다른 사람들하고 똑같아. 당신도 모르는 의미를 삶에 부여하잖아. 그건 당신 스스로가 뭔가 특별해 보이는 것, 뭔가 비밀스러워 보이는 걸 원하기 때문에 생긴 일에 불과하다고.”

--- pp.264~65

출판사 리뷰

사랑의 진실과 한계를 가늠해보는 서늘한 ‘심리 추리소설’
『검은 새』는 네덜란드의 대표작가 마르턴 타르트의 심리 추리소설이다. 타르트는 기존 현대소설의 정형화된 구조에서 벗어나 19세기 사실주의 문학의 흐름을 이어받은 작가이다. 그는 동식물과 날씨 등 자연을 작품의 주요 소재로 삼고, 인물을 정밀하게 묘사하여 네덜란드 평단으로부터 개성적인 소설기법을 이룩해낸 작가로 평가받았다. 그의 언어는 감상적이면서 도발적이고, 몽상적이면서 사실적이다. 이러한 특성은 『검은 새』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 소설은 단순한 추리소설이 아니다. 작가는 ‘추리’ 형식을 빌려 젊은 부부의 사랑이 내포하고 있는 다양한 속성을 탐구한다. 주인공 토마스와 레오니, 젊은 중산층 부부가 한 여인의 실종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과정 속에는 사랑과 믿음에 대한 진실과 한계, 성적 욕망과 물질적 욕망, 페미니즘과 낙태 등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담겨 있다.
빠르고 흥미진진하게 전개되는 젊은 여자의 실종사건은, 위에서 언급한 사랑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와 함께 씨줄과 날줄로 엮이면서 시종일관 긴장감을 유지한다. 이러한 특성으로 『검은 새』는 ‘심리 추리소설’이라는 새로운 장르로 불리며 호평을 받기도 했다. 속도감 있게 진행되는 이야기와 등장 인물들의 개성을 섬세하게 묘사한 이 소설은 독일과 미국에서 출간되어 호평을 받았다. 스웨덴에서는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삶을 전율케 한 사건, 그 한가운데에 남편이 있다!
작가는 초반에 토마스를 1인칭 화자로 삼고, 젊고 도발적인 여인 제니와 외도하려는 그의 심리를 보여준다. 결혼한 지 12년이 된 토마스와 레오니는 아이가 없다는 점만 빼면 남부러울 게 없는 중산층 부부이다. 하지만 토마스는 날이 갈수록 의무적인 부부관계에 회의를 느낀다.

나는 무슨 말로 그녀의 입을 완전히 막아버릴까 궁리했다. 그녀가 맞받아치지 못할 것, 그녀를 완전히 짓밟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찾았다. 나를 구원해줄 말을 찾다가 나는, 싸움을 시작하는 사람이 늘 그러듯 잘못된 확신 때문에 그녀를 매우 부당하게 대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이제는 물러설 수가 없었다.(……) 그래서 결국 이렇게 내뱉고 말았다. “나는 당신을 진짜 임신중절한 여자하고 바꿀 생각이었지.”(……)
‘당신은 대체 왜 그렇게 착한 거지. 왜 날 욕하지 않고 그냥 서 있는 거야. 당신이 그렇게 착하면 나는 당신을 어떻게 할 수가 없잖아.(……) 결혼생활에서 끔찍한 점은 바로 나 자신이 지겹게 느껴진다는 것이다.’_49쪽

토마스는 매력적인 제니를 만나지만, 관계는 얼마 지속되지 못한다. 그녀가 실종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곧 경찰에 의해 유력한 용의자로 몰리게 된다. 실종 직전 그녀를 마지막으로 만난 사람으로 판명됐고, 카페를 나온 둘이 다툰 모습이 목격되었다. 게다가 직장인 생물학연구소에서 쥐를 굶기고 서로 잡아먹게 하는 실험을 하고 있는 탓에 그 연구가 잔혹한 살인사건으로 이어진 것은 아닌지 의심까지 받는다. 더욱 의혹을 증폭시키는 점은 뚜렷한 물증 없이 경찰서에 구금된 상황에서도 저항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는 태도이다.
이해할 수 없는 남편의 태도에도 꿋꿋하게 무죄를 확신하던 레오니는 재판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단서를 발견한다. 그러나 그 단서는 그녀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들 만큼 충격적이고 놀라운 사실이다. 그녀는 그 사건의 원인이 갈등이 증폭되었던 결혼생활이었고, 삶의 근간을 뒤흔드는 사건의 중심에 남편이 자리 잡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총 5장으로 이루어진 이 소설은 각 장마다 화자(토마스, 레오니)를 달리 하거나 형식(편지, 일기)을 다르게 하여 독자들이 다양한 관점에서 사건을 해석하도록 이끌어간다. 작가는 이러한 기법으로 사건뿐 아니라 사건을 바라보는 인물의 심리를 보다 입체적이고 심층적으로 구현한다.

믿음과 사랑의 경계, 그 낭떠러지에 놓인 젊은 부부
토마스가 침묵으로 외부세계와의 연결을 끊는 순간부터 작가는 레오니를 소설의 중심인물로 부각시킨다. 레오니는 남편을 향한 사랑과 믿음을 버리지 않고, 제니와의 관계는 별일 아니라고 치부해버린다. 그러나 사건을 파헤칠수록 불편한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확연하게 드러나는 남편의 외도, 그 대상이 “코카인만 주면 누구하고나 자는 여자”였다는 점, 또한 남편이 그녀와 성관계를 가졌는지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자기 자신을 발견한다.
작가는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가는 레오니의 일거수일투족을 정밀하게 묘사한다. 레오니는 불임 때문에 벌어졌던 사소한 다툼이 이 사건의 원초적인 원인이었음을 깨닫는다. 토마스가 외도를 꿈꾸었던 대상인 제니―마약을 하고, 난잡한 사생활과 낙태를 두 번이나 한―는 그의 대극점에 있는 여자처럼 보였지만, 기실 또 다른 그녀의 모습이기도 했다.

“나는 왜 그렇게 제니한테 반했을까? 왜? 유리에 비친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기 때문에? 웃음이 예뻐서?(…) 다 맞아. 하지만 아마, 그녀가 용기에 들어 있는 동물들을 보면서―그중에는 조산된 동물들도 있지―자기가 전에 두 번이나 낙태를 했다는 이야기를 했기 때문일 거야. 한 번 낙태를 하고 나면 평생 죄책감을 가지고 산다는 걸 알게 됐기 때문이지. 당신이 너무나 간절히 아이를 가지고 싶어하면서도 갖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 사이가 멀어졌잖아.”_259~260쪽

그러나 토마스의 고백에도 레오니는 실제로 평정을 되찾지 못한다. 명확한 논리와 놀라운 추측으로 사건의 전말을 추측하지만, 그녀의 속마음은 더욱 피폐해질 뿐이다. 아이를 갖지 못하는 좌절은 낙태를 한 여성에 대한 증오로 번져나간다.

낙태를 두 번이나 하고 분명히 죽지도 않은 여자, 원한다면 다른 대륙에서 다른 이름으로 얼마든지 낙태를 할 수도 있는 여자에 대한 쓰라리고 차가운 증오가 다시금 불처럼 일어났다. 나의 증오는 낙태를 한 다른 여자들에게까지 향하게 되었고, 서둘러 혐오스러운 크리스마스를, 모든 이성과 힘을 다해 아이 낳기만을 원하는 사람들을 괴롭히기 위해 일부러 만들어진 것 같은 축제인 크리스마스를 향했다._299쪽

아이를 가질 수 없는 토마스와 레오니의 슬픈 갈등은 젊은 여성의 갑작스러운 실종사건과 함께 큰 파장을 일으킨다. 사건이 진행될수록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레오니는 그 깊이를 직시하게 된다. 작가는 후반부에 사건의 전말을 명확하게 정리하지만, 과연 두 사람 사이의 사랑과 신뢰가 회복될지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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