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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수의 연필
들녘 2012.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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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usionist 세계의 작가

책소개

저자 소개2

마누엘 리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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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uel Rivas

마누엘 리바스(1957년, 코루냐 출생)는 열다섯 살에 갈리시아 지방 일간지 수습기자로 언론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마드리드 콤플루텐세 대학에서 언론학을 전공했으며 신문, 라디오, 텔레비전 등 다양한 언론 매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여러 대학에서 언론학과의 교재로 사용하는 『저널리즘은 이야기다』(1998)와 『욕실의 여인』(2002)『갈리시아 왕국의 스파이』(2004)는 이 분야의 수확물이다. 마누엘 리바스의 문학은 시와 단편, 장편, 희곡 등 문학 장르 전반을 아우른다. 작가는 ‘토렌데 바예스테르 상’과 ‘국가 문학상’을 수상한 단편집 『자기, 나한테 뭘 원해?』(1996,
마누엘 리바스(1957년, 코루냐 출생)는 열다섯 살에 갈리시아 지방 일간지 수습기자로 언론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마드리드 콤플루텐세 대학에서 언론학을 전공했으며 신문, 라디오, 텔레비전 등 다양한 언론 매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여러 대학에서 언론학과의 교재로 사용하는 『저널리즘은 이야기다』(1998)와 『욕실의 여인』(2002)『갈리시아 왕국의 스파이』(2004)는 이 분야의 수확물이다.

마누엘 리바스의 문학은 시와 단편, 장편, 희곡 등 문학 장르 전반을 아우른다. 작가는 ‘토렌데 바예스테르 상’과 ‘국가 문학상’을 수상한 단편집 『자기, 나한테 뭘 원해?』(1996, 『나비의 혀』 수록)로 에스파냐 산문 문학을 이끌어갈 차세대 기수로 떠오른 데 이어, ‘비평상’과 ‘엠네스티 상’을 수상한 『목수의 연필』(1998)로 독창적인 작가로 입지를 굳힌다. 두 작품은 갈리시아 지방 특유의 토속성과 시적인 여운이 묻어나는 언어와 이야기에 대한 진정성과 절실함이 함축되어 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20여 개의 언어로 번역되고 영화와 연극 문자로 각색된다.

그 외 주요 작품으로는 시집 『밤의 마을』(1997)과 『눈의 실종』(2009), 개인적으로 세 번째인 ‘비평상’과 ‘올해의 책’ 수상작인 장편 『책은 악을 태운다』(2006)와 『모두가 침묵이다』(2010) 등이 있다.
에스파냐어권 전문 출판기획자이자 번역가다. 경희대, 멕시코 과달라하라 주립대, 에스파냐 마드리드 국립대에서 라틴아메리카 문학을 전공했다. 여러 매체에 에스파냐어권 문학, 인문, 예술 분야의 텍스트를 소개하며 출판기획과 번역 일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연애소설 읽는 노인』 『뻬드로 빠라모』 『불타는 평원』 『목수의 연필』 『시대를 앞서간 여자들의 거짓과 비극의 역사』 『16인의 방랑자』 『궁둥이』 『뒤마클럽』 『바다의 성당』 『고래 여인의 속삭임』과 이 책을 쓴 저자의 『빅투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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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9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330g | 128*188*20mm
ISBN13
9788975276248

책 속으로

누구에게든 들들 볶아대는 교도소장에게는, 사람들 얘기에 따르면, 수감자들 중 오랜 친구가 하나 있었다. 하루는, 그러니까 ‘산책’이 있던 날, 교도소장이 에르발을 따로 불러 산책자들과의 동행을 부탁했다. 차마 오랜 친구를 자기 손으로 처단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에르발은 그의 말을 들으며 손목시계가 떨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 에르발, 고민할 것까진 없잖아. 목소리를 낮추었지만 거드름이 잔뜩 묻어 있는 음색이었다. 그날 에르발은 산책자들과 함께 감방으로 갔다. 화가 양반, 석방입니다. 자정을 알리는 베렌겔라 종소리가 들린 뒤였다. 이 한밤중에 석방이라니? 화가가 못 믿겠다는 눈치로 반문했다. 이봐요, 날 힘들게 만들지 말고 어서 나와요. 어둠에 잠긴 복도 한편에는 프랑코주의자들이 하얀 이를 드러낸 채 히죽거리고 있었다. --- p.27

그의 시골집에서 변하지 않는 게 있다면, 그의 눈에 보석처럼 빛나는 게 있다면 딱 두 가지, 하나는 푸른 눈동자에 금발인, 그러나 감기를 달고 살아 콧물을 훌쩍이는 어린 여동생 베아트리스였고, 다른 하나는 어머니가 사용하던 낡은 마르멜로 양철상자였다.(……)
에르발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첫니가 아니라, 가장자리가 녹이 슨 예쁜 양철상자였다. 아니, 상자 뚜껑에 도색된 아가씨, 머리에 핀을 꽂고 하얀 꽃무늬 소매 섶이 달린 붉은 옷을 입고 있는 아가씨였다. 마리사 마요를 처음 보는 순간, 그는 장터를 구경하려고 양철상자를 빠져 나온 아가씨를 상상했다. --- pp.62-63

에르발은 더 이상 말이 없었다. 총성을 들었을 때 이미 맥이 풀려버렸다. 아까부터 그는 쭉 뻗은 길 어귀에서 목수의 연필로 포르티코 델라 글로리아를 그리고 있었다. 도저히 믿기지 않는 손놀림이었다.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는 언어로 그것들을 묘사할 수 있었다. ‘열정’의 악기들을 연주하는 문지기 천사들과 그들의 아름다움이 느껴지나? 그건 고통스러운 아름다움이라고. 그때였다. 머릿속에서 누군가가 그렇게 말한 것은. ‘하느님 아들’의 부당한 죽음을 보고 느낀 우울함을 나타낸 게지. 에르발이 예언자 다니엘을 그리고 있는데, 돌 끝에서 다니엘의 흐뭇한 미소가 흘러나왔다. 다니엘의 시선을 좇던 그는 이내 그 미소의 의미를 깨달았다. 그랬다. 햇볕이 내리쬐는 오브라도이로 광장 쪽으로 마리사 마요가 걸어오고 있었다. 하얀 천으로 덮은 광주리를 손에 들고. --- p.67

마리사 마요가 인사를 건네며 들어섰다. 에르발은 헛기침 소리를 내며 심드렁한 표정을 지었다. 검열을 할 테니 광주리를 거기 놔두라는 의미였다. 하얀 천을 걷어냈다. 광주리에는 양배추로 감싼 치즈가 들어 있었지만 그의 눈은 내용물을 놓치지 않았다. 권총 손잡이군. 다음 날, 마리사가 다시 광주리를 들고 왔다. 에르발은 카스텔라 속에 든 약실을 보고서도 모른 척하면서 표정으로 말했다. 음식을 전해 주겠소.(……)
에르발은 마리사 마요의 눈을 애써 피했다. 똑바로 쳐다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날도 고개를 웅크린 채 그녀의 손목을 훔쳐보았다. 괴로웠다. 떠도는 소문이 사실이었다. 그녀의 친지들이, 프론테이라의 유지들이 갖은 방법을 동원해서 다 바르카와의 교제를 끊으라고 강요하자 마리사는 손목을 자해했다. 뼈와 가죽만 남았더군. 손목에다 의료용 붕대를 팔찌처럼 감고 다닌대. 다 바르카를 위해 목숨을 내놓은 모양이야. 이미 마음의 준비가 다 되어 있다는 거지. 에르발은 간수실로 가서 그녀가 가져온 실탄을 구경이 다른 실탄으로 바꾸었다. 그날 밤, 권총을 조립하고 실탄을 장전하던 다 바르카 의사는 탈주 계획이 실패로 돌아간 것을 깨달았다. --- pp.68-69

정문을 지키는 간수들이 산책자들에게 길을 터주었다.
산책자들은 딱 한 사람, 에르발을 전율에 떨게 한 사람을 제외하면 전혀 못 보던 자들이었다. 에르발을 경악하게 한 그자는 공식 행사에서 성배를 들어 올리던 성직자 출신으로 청색 셔츠(프랑코 정권의 기반 정당인 팔랑헤당을 상징하는 제복.─옮긴이) 차림에 권총을 허리에 차고 있었다. 그들은 복도를 돌아다니며 목록에 적힌 수감자들을 골라냈다. 다 됐나? 한 명이 빠졌는데, 다니엘 다 바르카라는 자입니다. 순간 음울한 침묵이 감돌았다. 그때 랜턴 불빛이 누군가를 비추었다. 돔보단이었다. 에르발은 그자가 바로 그들이 찾는 다 바르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곧바로 깜깜한 어둠 속에서 단호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누구를 찾고 있습니까?
다니엘 다 바르카!
나요. 당신들이 찾고 있는 사람이 바로 나요.

--- pp.77-78

출판사 리뷰

라틴아메리카 마술적 사실주의의 적자, ‘매직 리얼리스트’ 마누엘 리바스
전 세계 23개국 문학 독자들의 가슴을 적신 마술 같은 이야기가 펼쳐진다!


‘현실과 초현실을 넘나드는 독특한 상상세계의 지배자’, ‘라틴 아메리카의 마술적 사실주의 계승자’로 전 세계 문학독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마누엘 리바스의 소설이 국내에 처음으로 출간된다. 바로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등 전 세계 23개국에서 출간되며 작가를 스페인의 인기 소설가에서 일약 세계적인 작가의 반열로 올려놓은 작품, 『목수의 연필』이다.

마누엘 리바스는 권위 있는 문학상(‘국가문학상’, ‘토렌테 바예스테르 상’ 등)을 수상했고, 스페인에서는 유일하게 권위 있는 비평상(‘에스파냐 비평상’)을 세 번이나 수상한 작가이다. 그의 문학은 소설뿐 아니라 시와 희곡 등 문학 장르 전반을 아우른다. 또한 열다섯 살, 이른 나이에 언론계에 입문한 그는 신문, 라디오, 텔레비전 등 다양한 언론매체에서 활약한 경험을 바탕으로 매 작품마다 인간에 대한 폭넓은 사유, 인간의 삶에 대한 입체적인 분석과 성찰을 담아낸다. 손에서 떼어낼 수 없을 만큼 흥미진진한 서사는 작가의 작품이 지닌 매력이지만, 그를 ‘지극히 예외적인 작가’로 손꼽을 수 있는 것은 독특한 창작기법과 함축적이고 시적인 언어가 남기는 진한 여운 덕이다.

『목수의 연필』은 마누엘 리바스의 대표작이자 스페인 중에서도 지역색이 강한, 갈리시아 지방 특유의 토속성과 시적 여운이 묻어나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스페인뿐 아니라 세계사에서도 인류의 비극으로 남아 있는 ‘에스파냐 내전(1936~1939)’을 배경으로 삼는다. 비극적인 전쟁을 소설의 시공간으로 차용했던 헤밍웨이(『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자신의 신념에 따라 의용군으로 참전한 조지 오웰(『카탈루냐 찬가』)과 달리 마누엘 리바스는 갈리시아 인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당사자로서 겪었던 혹독한 전쟁, 그로 말미암은 갈등과 상처, 풀지 못한 역사적 상흔을 생생하면서도 심도 있게 그려낸다. 사랑과 증오로 복잡하게 얽힌 세 남녀의 숙명적인 이야기는 갈리시아 인들, 더 나아가 전쟁의 비극을 통해 인간이 지닌 사랑과 관용이 어떠한 의미를 담고 있는지 되새겨 보게 한다. 『목수의 연필』은 작가에게 ‘에스파냐 비평상’을 안겨줬을 뿐 아니라 ‘엠네스티 상’을 수상하며 작품의 가치를 전 세계 독자들에게 일깨워주었다.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인 귄터 그라스는 이 작품을 두고 “나는 에스파냐 내전을 역사책이 아닌, 마누엘 리바스의 『목수의 연필』을 통해 더 많이 배웠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진실과 정의가 무의미한 시대, ‘사랑과 관용’은 어디까지 유효할 수 있을까?
“환청이 들리는 순간, 사랑의 메타포가 피어난다”


이야기의 두 축은 연인 사이인 다 바르카 의사와 마리사, 둘을 흠모하면서도 증오하는 에르발의 삼각관계, 그리고 에르발과 죽고 나서도 환청으로 그의 곁에 머무르는 ‘화가’의 관계이다. 이들의 관계를 중심으로 작가는 늙은 다 바르카를 인터뷰하러 온 신문기자와 에르발의 고백을 귀담아 듣는 마리아를 등장시켜 시점, 현재와 과거 등의 경계를 무의미하게 한다.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플래시백, 전지적 작가시점(혹은 관찰자 시점)과 1인칭 시점, 현실과 픽션의 경계를 허물어뜨리며 마술적 사실주의의 기법을 선보이며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소설을 처음부터 끝까지 관통하는 이야기는 다 바르카와 마리사의 러브스토리, 그리고 마리사를 향한 에르발의 짝사랑이다. 눈여겨볼 것은 ‘현실의 승자’와 ‘사랑의 승자’가 일치하지 않은 채 끝까지 긴장관계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에스파냐 내전에서 프랑코 군에 선 에르발은 공화주의자인 다 바르카를 감옥에 넣고, 그를 감시하는 간수 역할을 자처한다. 사실은 오랫동안 집요하게 눈여겨봐온 지역 유지의 딸이자 다 바르카의 연인 마리사를 훔쳐보고 싶은 욕망 때문이었다. 마리사와의 관계는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을 알기에 욕망은 더욱 탐욕스럽게 끓어오르고, 다 바르카를 향한 질투와 증오 또한 그만큼 짙어진다. 그러나 에르발의 비뚤어진 욕망은 혼란한 시대에 감옥이라는 공간에서 다 바르카의 생명을 유지하게 하고, 마리사와의 사랑을 어렵게나마 이어나가는 것을 돕는다. 작가는 ‘현실’과 ‘사랑’이라는 시공간에서 전혀 다른 상황에 놓인 두 인물의 대치와 충돌을 서사를 이끌어나가는 동력으로 삼아 긴장감과 궁금증을 소설의 끝까지 이어나간다.

숙명과도 같은 세 사람의 관계에 작가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화가’라는 인물을 등장시켜 소설의 주요 테마인 ‘사랑과 관용’의 유효성과 의미를 시험해본다. 작가는 마술적 기법을 통해 에르발의 손에 처형된 화가를 살려내고 그의 곁에 머물게 한다. 우연찮게 화가가 가지고 있던 ‘목수의 연필’을 획득한 에르발은 머리가 깨질 것 같은 두통과 이상한 감정을 경험하고 환청을 듣게 된다. 바로 자신의 손으로 죽인 화가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인데, 처음에는 극렬하게 거부했다가 점차 그에게 의존하고, 그의 이야기를 갈구하게 된다. 화가는 그림을 그리는 법부터 자신과 아들의 관계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에르발의 내면에 변화를 몰고 온다. 하지만 반사작용이 일어나듯 에르발의 내면에는 화가와 대척점에 선 ‘강철인간’이라는 존재가 감지되면서 그의 악의(惡義)는 예전보다 더 극렬하게 반응하며 극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작가는 소설 초반부부터 늙은 다 바르카, 마리사, 에르발을 차례대로 보여준다. 인터뷰하기 위해 찾아온 젊은 신문기자의 눈을 통해 다 바르카와 마리사의 말년을 보여주고, 국경도시 부근의 국도변 술집에 기거하는 아프리카 출신의 소녀의 귀를 통해 에르발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한다. 과연 에스파냐 내전이 한창이던 시절, 젊은 세 남녀의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진실과 정의가 헌신짝처럼 내팽개쳐진 극렬한 시대의 소용돌이 속에서 사랑과 관용은 얼마나 유효한 것일까?

갈리시아의 환상적인 민담과 은유로 빚어낸 ‘미래의 고전’

에스파냐 내전은 표면적으로 프랑코주의자들로 대변되는 군부 지지정당 ‘팔랑헤당’과 보수 가톨릭, 산업자본가의 우파가 한 축으로, 사회주의자와 지방자치주의자, 도시노동자와 소작농 등 좌파가 한 축이 되어 치열하게 벌어졌다. 이러한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삼은 『목수의 연필』은 극렬한 대치 과정을 보여주며 역사에서 남아 있지 않은 ‘패자의 기록’에 주시한다. 그 패자의 기록을 이야기하는 것은 놀랍게도 프랑코주의자에 선 에르발이다. 승자인 에르발은 때로는 담담하게, 고백하듯이, 때로는 분노를 제어하지 못한 채 그 시절을 내뱉는다. 그래서 더욱 사실적이다. 작가는 전쟁의 상흔을 중심인물뿐 아니라 질곡의 현대사 현장에 있었던 이들에게도 존재감을 부여한다. 패배자가 되어 교도소에 갇힌 의사, 어부, 시장, 도시노동자, 레슬러, 화가, 정신이상자 등을 화가가 귀에 꽂고 다니던 ‘목수의 연필’을 통해 후대에 각인시킨다. 화가의 손을 통해 구현되는 수감자들은 갈리시아 지방의 주도(主都)에 있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의 ‘포르티코 델라 글로리아(영광의 문)’에 조각된 성자들의 모습을 띤다. 마치 상처 입은 영혼들을 위로하는 제의처럼 다가온다. 또한 소설 곳곳에서 갈리시아 지방의 민담, 모스부호 같은 비유와 은유, 우화와 삽화 등은 풍성한 이야기에 다채로운 빛을 발한다.

작가는 또한 전쟁이라는 대립 속에 인류가 끊임없이 갈등하지만, 공존을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테제들을 심어놓는다. ‘화가’와 ‘강철인간’으로 대립되는 선과 악의 대립, 교도소 가톨릭 사제와 노보아 박사로 대변되는 기독교 사상과 진화론의 충돌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갈등은 프랑코주의자 대 반프랑코주의자의 경계를 넘어 소설 곳곳에 살며시 스며들고, 마누엘 리바스의 은유적인 언어와 결합하면서 다양한 해석과 분석을 독자들에게 선사한다.

『목수의 연필』은 마술적 리얼리즘 기법이 담긴 환상적인 이야기와 더불어 세계적인 작가의 작품성과 문학적 성취도를 경험하게 할 것이다.

추천평

나는 에스파냐 내전을 역사책이 아닌, 마누엘 리바스의 『목수의 연필』을 통해 더 많이 배웠다
귄터 그라스
『목수의 연필』은 소설 이상의 소설이다. 이런 유형의 작품을 지칭하려면 새로운 소설장르 명을 지어야 할 것이다
트라세그니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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