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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동아, 점동아, 어디 가니?”
“조선 간다. 조선 사람 살리러 간다.” “여자는 의사에게 몸을 보여서는 안 돼!” 이 한마디 때문에 조선 시대 여자들은 손도 못 써 보고 숨지기 일쑤였어요. 어린 점동이는 이해할 수 없었어요. “그렇다면 내가 그 몸을 보고 고치겠어.” 점동이는 스스로 길을 만들어 갔어요. 뚜벅뚜벅 걸어서, 바다를 건너서, 당나귀를 타고서,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리러 어디든 갔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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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의사에게 몸을 보여서는 안 돼!”
이 한마디에 김점동이 살았던 시대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여자라는 이유로 병원이라고는 문턱도 밟아 보지 못한 채 미신과 그릇된 민간요법으로 병을 키우다 목숨을 잃는 것이 아무렇지 않던 시절이었다. 생사는 하늘에만 달려 있다고 여기던 그 시절에 어린 점동이는 감히 그것이 인간에게도 달려 있다고 믿었다. 바로 자기 자신이 여자들의 몸을 보고 고치리라 마음먹은 것이다. 끊임없는 질문 “점동아, 어디 가니?” 첫 장의 방앗간 아재네를 시작으로 점동이는 늘 어딘가를 향한다. 건넛마을 금순네, 이화학당, 보구여관, 정동교회……, 급기야는 미국으로, 볼티모어 여자 의과대학으로, 그리고 다시 조선으로, 당나귀를 타고 전국 방방곡곡으로. 한국 최초의 여의사가 되어 의술을 펼치기까지의 곡절 많은 생애를 점동이의 행보의 연속으로 엮은 참신한 구성이 돋보인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등장하는 “어디 가니?”라는 질문은 단순히 점동이가 향하는 장소를 묻지 않는다. 삶의 방향을 묻는다. 점동이가 향하는 모든 곳에는 이유가 있고, 가고자 하는 곳에는 다음 목적지로 향할 새로운 이유가 있다. 마지막으로 향하는 하늘나라마저도. 절제된 글과 그 여백을 완벽히 채운 그림의 힘 언제 어디에서 태어나 어떻게 자랐는지로 시작하는 흔한 서사를 버린 길상효 작가는 방앗간 아재와 금순 엄니라는 가상의 인물을 첫 장면에 과감히 등장시켜 독자를 단번에 끌어들인다. 기록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지만, 병원 가서 주사 맞고 나은 아재들과 손톱만 한 종기를 키우다 세상을 떠난 금순 엄니들을 점동이는 얼마나 많이 보고 자랐겠는가. 페이지마다 한두 줄로 압축된 글은 점동이의 매 순간이 아름답게 또 처연하게 그려질 수 있도록 힘을 실어 주었다. 그림으로 하여금 이야기를 끌고 나가게끔 자리를 비워 놓은 원고를 한눈에 알아본 노련하고도 원숙한 이형진 작가의 안목은 틀리지 않았다. 김점동에서 박에스더로, 다시 김점동으로 본명 김점동에서 세례명 김에스더로, 그리고 박유산과 결혼한 후 미국으로 가 박에스더로 살았던 그를 이제는 다시 김점동으로 불렀으면 한다. 에스더라는 머나먼 땅에 살던 이의 이름이 아닌, 이 땅에 태어나 처음 가진 이름으로, 피붙이들과 정겨운 이웃들이 부르던 이름으로 이 땅의 숱한 환자들을 온몸으로 끌어안은 이를 불러 주어야 하지 않을까? 아직 제대로 된 평전 하나 쓰이지 않은 그의 삶을 이제부터라도 기억하고 전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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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의사가 되는 일은커녕 학문을 배운다는 것조차 상상할 수 없던 시절에 태어난 김점동은 의사가 되겠다는 꿈과 소망으로 바다 건너 미국의 의과대학에 입학해 마침내 의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조선으로 돌아와 자신의 몸을 혹사해 가면서까지 처참한 의료 환경을 개선하며 환자를 살리는 데 일생을 바쳤습니다.
'무엇이 되겠다'는 꿈을 이루는 데 그치지 않고 '무엇을 하겠다'는 비전을 실천한 김점동의 이야기를 따뜻하게 들려주는 이 책은 어린이 여러분이 품은 작은 소망도 언젠가는 커다란 무엇인가를 해낼 소중한 씨앗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 줄 것입니다. - 한원주 (‘성천상’ 수상 93세 현역 여의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