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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것들은 누군가를 기다리고
김종휘
2018.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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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시인의 말

1부
그날의 풍경 | 새소리 모자 | 비 오는 날에 | 클레로덴드론 | 빨래 | 부탁 | 그 역은 지금 | 해후 | 부석사에서 | 성탄 전야 | 비 구경을 하다 | 너의 페르소나 | 소통 | 분나 세레모니 | 꿈꾸는 시간 | 이사 | 사랑에 빠지다 | 세미원에서 | 유혹 | 갈대 편지

2부
꽃기린의 사랑법 | 시옷의 비밀 | 티티카카 호수를 닮은 | 분원리에서 | 버려진 것들은 누군가를 기다리고 | 겨울바람이 분다 | 물이 되던 날 | 삼 일 동안 | 유효 기간 | 마지막 목욕 | 묵화의 전설 | 달의 잔소리 | 어머니의 소꿉장난 | 나비와 어머니 | 아버지, 그 아름다운 어깨 | 내 유년의 도깨비 | 알바트로스처럼 그들은 | 달이 다녀가다 | 이상한 싸움 | 발자국을 지키는 그림자 | 코넬리아 디란지 증후군

3부
나무가 운다 | 갈매기의 꿈 | 내가 반한 페페 | 달콤한 방문 | 이사 1 | 붉은 것들은 아프다 | 중독 | 장미원에서 | 이사 2 | 산수유 눈물 | 타전 | 재 너머 집 | 어롱魚籠 봄바람 | 이사 3 | 어떤 인연 | 상처에서 나비가 나올 때 | 우산에 대한 예의 | 긴 잠에서 깨어나다 | 처리處理

해설 그리움으로 퍼 올린 그 가슴 아린 형상들_오봉옥

저자 소개 1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연세대 사회교육원에서 시 창작 과정 수료. 2015년 『문학의 오늘』 2회 추천으로 등단. 시집으로 『버려진 것들은 누군가를 기다리고』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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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7월 09일
쪽수, 무게, 크기
148쪽 | 218g | 128*200*20mm
ISBN13
9791160200461

책 속으로

터널을 나온 철로에서 총총 뛰어노는 참새들
아직 어린것들이다 이별을 경험하지 못했겠다

저 나이쯤에 우린 수업을 빼먹고 야간열차를 탔다
엄마의 놀란 눈이 데굴데굴 기차를 따라왔지만
우릴 태운 기차는 콧노래를 부르며 다른 세상을 향해 달려갔다

창가에 희끗희끗 초라한 마을 몇 개를 세워 두고 기차는
우릴 바닷가 작은 역에 내려 주었다 우린 모래밭에 앉아
추위와 허기를 참으며 아무나 볼 수 없다는 일출을 목격했다
그날의 풍경은 내 영혼 깊은 곳에서 가끔 나를 깨운다

그 바다의 숨결 한 자락이라도 만나보고 싶은 날
나를 데리고 그날의 풍경을 찾아간다

풍경은 그 자리에 남아 또 다른 풍경을 만들고 있다
---「그날의 풍경」중에서


내 몸 어딘가에 역 하나가 지어졌다
아무도 오갈 수 없는 갇힌 역이다

그곳에 머물러 누가 살고 있는지
가끔 기차를 타고 온 바람이
기차표 대신 소문 하나 내려놓고 간다

그곳은 여름에도 눈이 펄펄 내리고
한겨울에도 매미들이 떼 지어 울곤 한다는데

왜 나는 몰랐을까?
서쪽 하늘이 붉은 울음을 토하고 나면
어스름이 저 혼자 쓸쓸히 집 한 채 짓는다는 걸
---「그 역은 지금」중에서


마른 단풍잎에 내려앉아 꽃이 되는 눈송이들
눈 속에 피는 매화꽃처럼 아름답다
돌층계를 오르며 자꾸 다리가 꺾였다

누가 저 보자기를 풀었는가
안양루 서까래를 눈 비비며 바라본다
부처님은 어딜 가셨는지
그저 컴컴한 허공이다

숨 가쁘게 오르던 길을 뒤돌아보며
헛된 꿈 지우고 흔적 없이 지나가려는데
저 멀리 보이던 구름이 가까이 내려와
내 앞에 두둥실 떠 있다

첫사랑을 닮아서 아름답다 했나
눈송이들 죽음도 두렵지 않다는 듯
마른 나뭇가지 위에 내려앉아
잠시 꽃으로 피었다가 사라진다

---「부석사에서」중에서

출판사 리뷰

그리움으로 퍼 올린 그 가슴 아린 형상들

오봉옥 시인은 「해설」에서 김종휘 시인이 ‘글감을 포착하는 능력, 대상을 어루만지며 빚어내는 언어감각, 시상 전개력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장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신인의 시라고 보기 어려울 만큼 정제된 시어로 ‘내재화된 결핍의 정서’를 능숙하게 다루고 있다고 말한다. 즉 언어와 언어 사이의 적당한 긴장들을 통해 시적 울림을 만들어냄은 물론, 그 울림이 시를 읽는 독자로 하여금 많을 것을 생각게 한다는 것이다. 김종휘 시인이 시 속에서 구사하는 시어 간의 대립적 관계와 긴장은 ‘외로움’이나 ‘그리움’이 갖는 상투성을 깨트린다.

오봉옥 시인이 해설에서 밝히듯, 이번 첫 시집 전반을 흐르고 있는 시인의 내재화된 결핍의 정서는 ‘인간의 존재론적 슬픔’으로도 읽을 수 있다. 우리가 추억하는 것들, 기억하는 것들은 기본적으로 ‘이별’을 내포한다. 지금 곁에 없기 때문에, 그래서 다시 존재하게끔 하고자 기억하고 추억한다.

시인에게 ‘기억’이나 ‘추억’은 마냥 즐거운 것만은 아니다. 그 대상은 시인에게 상실의 대상이자 이별의 대상으로, 과거에는 가능했지만 현재는 만날 수 없는 그리운 것이자 시인의 외로움을 촉발하는 대상이다. 시인은 시를 통해 그 기억들을 다시금 수면 위로 끄집어내면서 내면의 아픔과 마주하면서 계속 기다린다. 물론 그 기다림 끝에 어떤 것을 만날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다. 하지만 그 기다림의 과정을 거치면서 내면의 아픔이 조금씩 치유되고 벌어졌던 상처가 치유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첫 시집 『버려진 것들은 누군가를 기다리고』에서 끝나지 않은 시인의 그리움이 이후 쓰여질 시들에서 어떻게 형상화될지 기대해본다.

추천평

김종휘 씨는 오랜 기간 시를 써온 사람이다. 그런 만큼 그는 글감을 포착하는 능력, 대상을 어루만지며 빚어내는 언어감각, 시상 전개력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장점을 보여주고 있다. (……) 오래전부터 활동해온 시인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만큼 숙련된 솜씨를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어 이별의 정서를 노래한 「그날의 풍경」은 절제미를 보여주면서도 고즈넉한 분위기를 연출해 우리를 그 풍경 속으로 젖어들게 한다. 언어와 언어 사이의 적당한 긴장들을 통해 시적 울림을 만들어내고, 그 울림이 또 많은 것을 생각게 한다. - 오봉옥 (시인, 서울디지털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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