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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말의 해변
류미야
2018.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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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시선

책소개

목차

시인의 말

1부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 소금사막 | 어두워지는 일 | 벼루 | 갈 봄 없이, 저 꽃 | 내 마음의 우포 | 곁 | 둥근 것만 보면 나는 | 이카루스 | 그 겨울 땅끝 | 만해마을에서 | 이상한 셈법 | 봄 | 유화柳花, 버드나무 서신 | 땅끝마을 동백 | 끝나지 않은 이야기 | 월훈月暈 | 단란한 허기 | 손가락부처 | 지고이네르바이젠 | 엄마

제2부
초승달 | 수련 | 기리는 노래 | 입동 | 바람 | 종이무사 | 새 | 지붕 | 사과의 배꼽 | 아침 이슬 | 봄 | 각설탕 | merry-go-round | 神의 증거 | 고해 | 한밤의 몽상 | 어느 만년 꼴찌 선수의 최후승리 |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 연애 | 매화나무 가지 위에 뜬 달 | 코스모스 | 나무

제3부
모두가 아는 골목의 비밀 | 도시의 인어 | 실종 | 누란의 집 | 시화호 갈대 | 중앙역 | 어떤 동거 | 선물 | 카르페 디엠 | 터미널 국밥집 | 관계를 건너는 법 | 다정한 밥 | 詩 | 토르소 | 올해의 시 | 말들의 해변 | 거울 | 전대미문 유의어 사전의 어느 페이지 | 수족관 앞에서 | 선종 | 달맞이꽃 이야기 | 지혜 | 다행한 일

발문

저자 소개 1

2015년 월간 [유심] 시조부문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2014년 제3회 님의침묵전국백일장에서 장원을 받았다. 웹진 월간 [공정한시인의사회] 발행인 겸 주간편집자이며, 서울디지털대학교 문창과 초빙교수이다. 시집 『아름다운 것들은 왜 늦게 도착하는지』, 『눈먼 말의 해변』이 있고, 2018년 공간시낭독회문학상, 2019년 올해의시조집상, 2020년 중앙시조신인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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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6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104쪽 | 142g | 128*200*20mm
ISBN13
9791160200454

책 속으로

지난 생
아마도 난 북재비였는지 몰라
눈시울 붉게 젖은 노을을 등에 업고
꽃 지는 이산 저산을
넘던 그 시름애비

어쩌면 그 손끝 뒤채던 북일지 몰라
그렁그렁 눈물굽이 무두질로 마르고
소슬히 닫아건 한 채
울음집인지 몰라

그렇게 가슴 두드려 텅텅 울고
텅텅 비워
가시울 묵정밭 지나 산머리에 이르러는,
마침내 휘이요 ─ 부르는
휘파람 된지 몰라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중에서


가시라도 욱여넣어 세 들어 살고 싶네
서름서름 눈물도 초록으로 깊는 날
그 집의 빼도 박도 못할
주인이 되고 싶네

황금빛 눈동자 햇살 아래 여물고
너그러운 가슴은 심지 더욱 굳다가
단 한 번, 허공을 베는
수직의 칼 되겠네

무적無籍의 바람으로 적막을 깨뜨리며
다 지우고 깨끗이 져 터진 발 내려놓고
고요와 쌍동밤처럼
둥근 잠에 들고 싶네
---「둥근 것만 보면 나는」중에서


나무에 매달린 건 아직 사과가 아니네
그것은 가지가 피운 단지 하나의 정념情念
나무의 거친 생각이
부끄럽게 익어가네

탯줄을 끊고서야 비로소 사과이네
‘나무’도 ‘열매’도 아닌 오직 한 알의 사과!
저 배꼽, 힘찬 결별이
사과를 만들었네

---「사과의 배꼽」중에서

출판사 리뷰

겨울을 견디고 피어난 한 그루 꽃나무

김일연 시인은 「발문」에서 류미야 시인을 ‘고요한 자태의 사람’으로 평가하면서 “나지막하게 얘기할 때면 목소리도 고요하게 들린다. 이런 고요 속에 그의 커다란 검은 눈동자도 명경지수처럼 맑다”고 덧붙인다. 그리고 “그러나 오래 걸리지 않아 나는 그의 우물같이 깊은 눈동자 속에서 정념의 일렁거림을 발견하곤 했”으며, “그 정념의 일렁거림은 내부의 깊숙한 곳에서 넘쳐 나와 솟구쳐 오르는 힘을 간직한 그런 것이었다”고 진술하면서 시인의 첫 시집이 범상치 않음을 시사한다.

류미야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다음과 같이 고백한다. “하루 사이에도 몇 번의 봄과 겨울이 다녀간다.” 이 말은 등단 이후 ‘시 쓰기’에 대한 시인의 치열한 고민과 내적 성숙의 과정을 보여준다. 긴 시간 동안 ‘나를 잃지 않으려 애썼다’는 시인은 첫 시집인 『눈먼 말의 해변』을 통해 시조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자신만의 독특한 감성을 보여준다. 시조의 형식미와 절제미 등을 지키면서도 현대적인 감각과 사유를 담아낸다. 한없이 고요한 듯하면서도 시인의 내적 감성이, 삶에 대한 고민과 좌절, 치유의 시선이 소용돌이치면서 폭발한다. 마치 한겨울 추위를 견디며 다가올 봄을 기다리는 꽃나무처럼, 류미야 시인은 내부에서 소용돌이치는 다양한 사유와 감성을 응축시켜 정갈한 언어로 표현한다.

류미야 시인은 시조의 형식미와 절제미를 갖추면서도 삶에 대한 시인의 다양한 사유를 담아낸다. 이미지의 난삽한 배열이나 감정의 과잉도, 시조 형식이 주는 낯섦도 없고 시를 읽는 독자들은 아무 거부감 없이 시인의 감성과 동화된다. 따라서 시인의 첫 시집 『눈먼 말의 해변』이 현대시조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고 자신하는 바이다.

추천평

류미야 시인은 고요한 자태의 사람이다. 나지막하게 얘기할 때면 목소리도 고요하게 들린다. 이런 고요 속에 그의 커다란 검은 눈동자도 명경지수처럼 맑다. 그러나 오래 걸리지 않아 나는 그의 우물같이 깊은 눈동자 속에서 정념의 일렁거림을 발견하곤 했다. 그 정념의 일렁거림은 내부의 깊숙한 곳에서 넘쳐 나와 솟구쳐 오르는 힘을 간직한 그런 것이었다. 무엇이 그에게 이런 힘을 심어놓은 것일까. 그이가 내게 전해준 첫 시집의 원고는 긴 겨우내 찬바람과 모진 눈보라를 견딘 나무가 많이 참았다고, 그동안 힘들었다고 온몸의 정념을 끌어올려 터트리는 향기로운 꽃송이, 아직은 추위가 가시지 않은 이른 봄, 그런 붉은 울음을 피운 한 그루의 매화나무와도 같았다. - 김일연 (시인, 발문 「겨울을 견디고 피어난 한 그루 꽃나무를 위하여」 중에서)
난삽과 췌언에 지쳐 스스로 입을 닫고 말을 줄일 즈음 류미야 시인의 시를 대하게 되었다. “흔감한 혀의 언사 일생의 길 못된다면/차라리 사족은 지운다/가슴 하나 남긴다”(「토르소」) 는 시구에서 보듯 그의 언어는 군더더기 하나 없이 정갈하다. 과연 시조로 단련된 시인답게 조사법이 단정하다고 하겠다. 그러나 시인은 “너무 맑은 물에는 깃드는 것 없다”는 걸 알기에 “때로는 아니 본 듯 외면하고 싶다가도/차마 눈 감을 수, 눈멀 수도 없어서/부릅떠 세상 지키는”(「거울」) 것이 또한 시인의 일임을 알고 있다. “저무는 것들의 이마를 짚어본다”(「어두워지는 일」)는 시인의 갸륵하고도 따뜻한 눈길이 우리가 사는 이 세상 춥고 어두운 구석구석까지 미치기를 기대해 볼 만하다. - 정희성 (시인)
시인은 지난 생에 “북재비”였을까. 아니면 숫제 “그 손끝을 뒤채던 북”이거나, 눈물의 무두질 끝에 “소슬히 닫아건 한 채/울음집”일까. 그가 지향하는 “그곳은, 눈물 버리고/돌아오기 좋은 곳”이요, “울음 다 쓰고야 새벽이 오는”곳이다. 그곳에서 그는 끝내 눈이 먼다. 눈이 멀어야 비로소 시마를 달랠 수 있을지니. 존재에 대한 순열한 자각, 이것이 곧 류미야 시의 눈부신 출발점이다.
『눈먼 말의 해변』의 “말”을 ‘말[馬]’로도 읽고 ‘말[言]’로도 읽는다. 그럴 때 시를 관통하는 의미의 중층구조가 명료해지기 때문이다. 시집 속의 시들은 언어 이전의, 정서의 어떤 원시성에 닿아 있다. 일테면 “세상 모든 귀퉁이에/찬란은 숨어 있어” “날이 섰던 시간도” “우묵해지”고, “별들의 불면 곁에서 선잠을 자다 깬 듯”한, 그런 것 말이다. 그는 그렇게 “저무는 것들의 이마를 짚”으며 “먼지 이는 길가”를 걸어온 것이다. “거친 쌀 안치듯/말의 돌 골라”내며 “조금 설거나 된” “말의 밥”을 지어온 것이다. “따뜻한 시/한 그릇”을 기다리며. - 박기섭 (시인)

리뷰/한줄평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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