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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신비한 거울
2. 귀신 은강이 재판을 청하오 3. 이제 속이 시원하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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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한순간 거울에 비친 모습만으로
판단하려 하십니까? 「신비한 거울」에 나오는 거울은 앞날을 보여 주는 능력이 있다. 그래서 누가 쓰느냐에 따라 귀하고 아름다운 물건이 되기도 하고, 사람을 죽이는 무서운 물건이 되기도 한다. 이 거울을 손에 넣은 임금은 백성들을 불러와 거울 앞에 세운다. 거울에 비친 앞날의 모습을 보고 좋은 백성인지 나쁜 백성인지 가려내겠다면서. 임금은 마음속에 일그러진 거울이 들어 있기라도 한 듯, 보는 것마다 수상쩍다며 죄 없는 사람들을 옥에 가둔다. 한순간의 모습만으로 나쁜 백성을 가려내겠다는 임금의 생각이 얼마나 어리석고 위험한지 이야기에서 금방 알 수 있다. 이렇게 나쁜 임금이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되는 결말은 통쾌하다. 하지만 통쾌한 결말로 끝내기엔 거울 주인의 말이 진하게 남는다. “사람은 보고, 듣고, 하는 일에 따라 쉼 없이 변화하는 존재인데, 어찌 한순간 거울에 비친 모습만으로 판단하려 하십니까?” 나쁜 임금처럼 내 마음속에도 일그러진 거울이 들어 있지 않은지, 그걸로 남을 비춰 보며 쉽게 판단하고 가려낸 적은 없는지 돌아보게 한다. 이제 모두 자리에 모였으니, 귀신 은강이 재판을 청하오 옛이야기에 등장하는 귀신은 주로 원한을 품고 죽은 젊은 여자다. 억울함을 풀 데가 없어 귀신이 되어 산 사람 앞에 나타난다. 「귀신 은강이 재판을 청하오」에 나오는 은강이 역시 억울하게 연못에 빠져 죽어 귀신이 된 소녀다. 어느 여름밤, 은강이는 저승사자와 함께 오빠 대강이 앞에 나타난다. 재판을 하러 온 것이다. 억울함을 풀기 위해 ‘흐흐흑’ 울며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재판을 준비하다니, 똑똑하고 당찬 귀신이다. 오빠의 출세를 위해 그림자로 살아야 했던 은강이는 재판에서 이기기 위해 연못의 개구리들과 친구 소월이를 증인으로 부른다. 오빠 대강이도 이에 맞서 하인들을 증인으로 부른다. 재판을 통해 은강이가 되찾고 싶은 진실은 무엇일까? 재판을 끝까지 지켜보면, 누가 뭐라든 자기 자신을 스스로 지켜낼 수 있을 때 당당히 자기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누가 정말 괴물이오? 「이제 속이 시원하시오?」는 탐관오리를 찾아 벌주는 일을 하는 암행어사가 겪는 기이한 이야기다. 암행어사는 깊은샘 고을에 와서 통통하게 살이 오른 아이들과 즐겁게 농사를 짓는 사람들을 보며 기뻐한다. 그 고을 사람들은 원님에 대한 칭찬이 자자했는데, 막상 원님과 이방을 만난 암행어사의 눈에 이상한 점이 보인다. 암행어사는 결국 원님이 이방 점발이의 꼭두각시 노릇을 하는 가짜라는 것을 밝혀낸다. 하지만 진짜 원님이 돌아오게 된 이후, 깊은샘 고을 사람들은 오히려 더 비참하게 살아간다. 가짜와 진짜 사이에서, 사람과 괴물 사이에서,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릇된 일이었는지 점발이는 묻는다. “누가 정말 괴물이오? 사람 흉내 내는 우렁이요? 아니면 같은 사람들을 죽도록 괴롭히며 피를 빨아먹는 벼슬아치들이오?” 작가 신주선은 앞날을 보여 주는 거울, 귀신과 저승사자, 사람으로 변하는 우렁이 등 옛이야기의 익숙한 소재를 가져와 지금 우리의 현실을 되돌아보게 하는 새로운 이야기를 탄생시켰다. 화가 오승민은 부조리한 세상과 악한 자들에 맞서 싸우는 작고 약한 이들의 활약을 자유롭고 시원시원한 그림으로 펼쳐 놓는다. 세 편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무엇인가 간절히 바라는 게 있다. 악한 이를 벌주고 진실을 바로잡고 싶은 마음, 빼앗겼던 자신의 삶을 되찾고 싶은 마음,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바라는 마음이다. 이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세상을 향해 달려든다. 단단하기만 한 세상에 달려들고 또 달려들어 미세한 균열을 만들어내는 이들이 있기에 세상은 조금씩 달라져 왔는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