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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주 - 잠만 자는 술술 씨
둘째 주 - 술 잘 먹는 술술 씨 셋째 주 - 노래 잘하는 술술 씨 넷째 주 - 글 잘 쓰는 술술 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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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이는 자칭 시인, 여행가, 모험가, 탐험가인 수다스러운 무당벌레로, 숲 속 어느 집 2층 빈방에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늦겨울 날, 웬 어른 여자가 방에 들어오더니 이내 잠만 자고 술만 마신다. 그러면서 혼자 툴툴대는 말을 들어보니, 슬럼프에 빠져 숲 속으로 숨어들듯 찾아든 동화작가다. 무당이는 이 작가한테 ‘술술 씨’라는 이름을 지어주며 이것도 인연이니 자신이 보살펴주겠다고 한다. 물론 술술 씨는 무당벌레의 존재를 모르고, 알아챈 뒤에도 그저 벌레로만 여긴다. 그렇게 둘이 함께 지내게 되면서 무당이는 술술 씨에게 이야기를 쓰려면 방에 처박혀 있지 말고 밖으로 나가 이것저것 보고 듣고 겪으라고 조언한다(물론 혼자 떠드는 것). 그러자 술술 씨 꿈에 무당이가 떠벌린 이야기가 나오기도 하고, 술술 씨는 그걸 글로 써보기도 하며, 봄기운이 짙어가는 동안 바깥으로 나가 집주인 할아버지, 그 손녀딸과 이야기도 나누고 새봄의 생기도 느낀다. 술술 씨는 그러면서 조금씩 무기력과 절망에서 빠져나오기 시작하는데, 한살이가 끝나가는 벌레 무당이는 거꾸로 생을 마감할 준비를 한다. 그러면서 무당이는 꿈을 위해 평범한 무당벌레들과는 다르게 살아왔던 자신의 이야기를 술술 씨한테 마지막으로 들려주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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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품의 특징
● 매력적인 떠버리 무당벌레 캐릭터의 탄생 이 작품의 주인공은 무당벌레다. 동식물이나 사물이 등장인물인 동화야 흔하지만, 이 작품은 여느 ‘의인동화’와는 다르다. 무당벌레가 인간화한 건 아니기에 본래적인 생태적 특성을 따르고 사람과 현실적인 관계를 맺는다. 다만 무당이가 화자이기에 독자는 무당이가 보고 듣는 것을 중심으로 그의 말과 사유에 집중하게 되는데, 수다스럽고 감수성 뛰어나며 어떤 상황에서도 긍정적이고 뭐든 자기 좋은 대로 해석하는, 익살스러운 시를 지어 랩처럼 불러대는 무당이 모습이 흡사 원맨쇼를 구경하는 듯 재미있게 다가온다. 더구나 이 무당이 캐릭터는 이 작품의 주제의식을 어렵거나 낯설지 않게, 억지스럽지 않게 담아내도록 하는 무척 효과적인 그릇 구실을 감당해낸다. 무당이는 아마도 올해 우리 아동문학이 얻은 가장 매력적이고 개성 만점인, 유효한 캐릭터일 것이다. ● 무당벌레와 사람의 소통을 다룬 이색적인 이야기 수컷 무당벌레 무당이와 여자 어른 술술 씨의 만남과 헤어짐. 이 독특한 이야기에서 작가는 두 이질적인 존재의 묘한 소통을 자연스럽게 그려낸다. 시인과 동화작가라는 신분 혹은 직업을 공유하는 두 존재가 머무르는 집 가까이에 이름난 대작가가 살았던, 이제는 그 작가의 기념관이 된 집이 있다. 무당이는 그 대작가에 관한 에피소드를 술술 씨한테 들려주며 글을 쓰려면 책상머리에만 앉아 있지 말고 밖으로 나가라고 말한다. 이 말은 사실 술술 씨한테 들리지 않지만, 술술 씨는 어느 순간부터 조금씩 집 밖으로 나가기 시작한다. 그러다 수명을 다해가는 무당이가 마지막으로, 남들하고는 달라도 두려움을 이기며 원하는 삶을 살고자 애써왔던 자신의 이야기를 술술 씨에게 들려주고, 술술 씨는 다시 글을 쓴다. 무당이를 포함한 자연의 생기 속에서 작가가 외로움으로부터 여유로워지고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나게 되는 이야기인 것이다. 인간과 인간 아닌 존재의, 소통되지 않으면서도 소통되는 이 이야기는 물활론적 사고가 남아 있는 어린이 독자들에게 묘한 흥미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또한 무당이의 수다를 재미있게 읽다 보면 어느새 자기도 모르게 생명과 삶에 관한 뭉근한 긍정과 치열한 희망을 품게 될 것이다. ● 삶과 생명에 관한, 동화스럽지 않으면서도 동화다운 통찰 무당벌레와 사람의 만남과 헤어짐, 생명력 뽐내는 봄의 시작과 곤충들의 한살이 마감, 이런 것을 줄기 삼아 전개되는 이 작품은 무기력과 절망 속에서도 자기 자신을 존중하고 긍정하는 삶, 외롭지만 용기 있게 자기 개성을 찾고 발현하는 삶, 자기 관념에 갇히지 않고 외부 자연 혹은 타인과 소통하는 삶, 알 수 없는 미래에 매이지 않고 여행과 탐험을 하듯 흥미롭게 살아가는 삶, 자기 열정을 다하는 삶 등의 가치에 대해 여러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살아 있어 행복하고 사랑하니 행복하도다!” 같은 무당이의 외침이나 “햇빛이 쏟아지는 찬란한 봄날이었어.” 같은 회상이 그저 낭만적이고 순진한 긍정이 아닌, 작고 약한 벌레지만 자기 삶을 열심히 살고자 했던 한 존재가 외치는 시원하고 흔쾌한, 치열한 긍정으로 읽히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무당이가 애벌레에서 번데기, 그리고 어른벌레로 탈바꿈해온 것처럼 술술 씨도 처음엔 잠만 자다가, 중간엔 술만 마시다가, 나중엔 노래도 흥얼거리는 식으로 탈바꿈을 한다. 그렇게 무기력과 절망에서 탈피해가는 술술 씨를 지켜보던 무당이가 마지막으로 글 잘 쓰는 술술 씨로의 탈피를 기원해주는데, 무당이의 그러한 응원이 어린이 독자에게도 전해져 여느 동화에서는 풍기지 않는, 그렇지만 좋은 의미에서 동화다운 통찰과 메시지, 용기와 희망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