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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밤, 그곳의 평온한 시간
태양의 열기가 사그라들고 달이 떠오르는 한밤, 아프리카의 워터홀로 하나둘 동물들이 모여듭니다. 목마른 동물들이 물을 마시는 단순한 행렬이 이어집니다. 인간이 개입되지 않은 자연의 모습. 카메라의 시선은 마치 다큐멘터리를 찍듯, 멀찍이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 그 경이로운 한밤의 풍경이 천천히 마음에 스며들어 옵니다. 암묵의 동의로 함께하는 밤, 한밤의 경이로운 공존 조용한 밤, 가장 먼저 새가 날아옵니다. 뒤를 이어 코끼리 세 마리가 차례차례 등장합니다. 물을 마시러 왔습니다. 멀찍이 기린이 보입니다. 코뿔소가 찾아오고, 혹멧돼지도 찾아옵니다. 그때까지도 기린은 좀처럼 다가오지 않지요. 하이에나가 다가오자, 코끼리는 귀를 펄럭이고 코를 휘둘러 하이에나를 위협합니다. 예민한 기린은 그제야 워터홀로 다가옵니다. 목마름을 채우기 위해 워터홀로 다가가는 그 순간, 그들은 이미 각자가 갖춘 존재감으로 자연스레 도움을 주고받으며 상생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평온한 시간이 지나고 다음 날, 새가 이야기해 주기를, 모두 물러간 짙은 밤에는 사자들이 다녀갔답니다. 여느 밤과 같았을 그 하룻밤, 이들이 보여주는 세계는 경이롭기 그지없습니다. 누구도 해치려 하지 않고 정적 속에서 어떤 암묵의 동의로, 그저 그 자리에 함께 합니다. 서로가 서로의 습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는 것, 그것이 공존의 기본이자 전부일지 모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