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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앙과도 같은 녹조라떼, 지금도 그 강을 지키며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닭님의 전설』은 실제 남한강변에 살면서 4대강 사업을 몸으로 겪어 낸 어느 시인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한 그림책입니다. ‘자손만대 번영하는 4대강 사업을 찬성합니다.’ 마을회관마다 내걸린 현수막은 마치 4대강 사업의 시작을 알리는 선언문같이 들려옵니다. 온갖 풀씨들이 내려앉을 자리에서 포크레인이 땅을 파고, 맨들맨들 몽돌이 기대어 햇볕을 쬐던 자리에 덤프트럭이 거친 바퀴를 굴리며 흙과 돌을 퍼 나르기 시작하면서 시인은 실제로 매일 밤 악몽에 시달렸습니다. 강물이 검게 썩어가고 고라니가 물 위를 둥둥 떠다니고 강가에서는 철조망이 자라는 이 해괴한 꿈 속 일들은 어쩌면 우리가 감당해야 할 미래에 대한 예지몽이 아니었을까요.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 완성한 ‘4대강 사업’이라는 거대 프로젝트가 우리에게 남긴 것이 재앙과도 같은 녹조라떼라니, 『닭님의 전설』은 자연이 상상 이상의 재앙을 맞이한 우리에게 주는 친절한 조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저 강을 버리지 않겠습니다.’ 이 고백이 우리 모두의 고백이 되기를 점점 높아가는 강둑에 체념하고, 점점 거세지는 포크레인 소리에 지친 순간, 어서 이곳을 버리고 ‘살기 좋은 곳’으로 가야겠다던 시인의 결심은 값 없이 인간을 품었던 자연을 향해 언제든 한치의 갈등도 없이 등돌릴 수 있을 우리의 마음을 대변합니다.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던 토종닭 다섯 마리가 그새 병아리를 줄줄이 낳아 포크레인과 덤프트럭이 으르렁거리는 강둑 근처 쑥대숲에서, 산비탈에서 종종 걸음으로 나오는 모습을 마주하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피하지 않고 오히려 맞서 살아남은 자연의 위대함을 우러러 시인이 했던 고백을 다시 곱씹어 봅니다. “살아 주어서, 이런 곳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 주어서 고맙습니다. ??? 막히고 패이고 갇히고 찢기고 고름이 들어찰지라도, 저 강을 버리지 않겠습니다.“ 엔진 소리를 뒤덮은 씨앗 같은 병아리들의 삐악 소리가 아련합니다. 『닭님의 전설』은 나무 위에서 살과 살을 부대끼며 겨울을 나고, 봄바람에 꽃잎처럼 날갯짓하며 숲과 강가에 둥지 를 틀어 생명을 꿈꾸는 닭, 그 자연의 한결같음을 돌아보게 하는 그림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