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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흔드는 불편한 이웃과의 동거
당신의 집은 안녕하십니까? 조용한 어느 오후, 생쥐네 집 위층에 커다란 곰이 이사를 왔다. 새로운 집이 꽤 마음에 든 곰은 신나게 노래를 부르고 집 안을 쿵쿵 누빈다. 하지만 시도 때도 없이 들려오는 노랫소리와 발소리는 고스란히 아래층 생쥐네 집까지 울려 퍼지고, 고요했던 일상이 깨져 버린 생쥐는 윗집으로 올라가 불편을 호소한다. 그렇게 둘 사이에 다시 평화가 찾아오는 듯했지만, 이번에는 아래층에서 올라오는 고릿한 치즈 냄새가 문제! 냄새에 예민한 곰 역시 생쥐를 찾아가지만, 좀처럼 해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데…… 결국 가장 편안하고 즐거워야 할 ‘나의 집’에 조금씩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즐거운 나의 집』은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이웃 간의 갈등을 유쾌하고도 엉뚱한 방식으로 풀어 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두 주인공은 집을 바꾸고 공간을 나눠 쓰는 단순하지만 기발한 시도를 거듭하며, 자신에게 익숙했던 공간과 생활 방식을 새롭게 바라본다. 갈등을 피하거나 누군가의 잘못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직접 부딪치고 방법을 바꾸어 가며 모두에게 편안한 ‘즐거운 나의 집’을 찾아가는 과정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서로 다른 우리가 함께 사는 법을 찾아서 위층에 사는 곰의 집은 화분으로 가득하다. 식물을 키우려면 햇빛이 잘 드는 밝은 집이어야 한다. 반면 아래층에 사는 생쥐는 조용한 생활을 좋아하고, 치즈를 보관하기 위해 어두운 공간이 필요하다. 같은 건물에 살고 있지만 두 친구가 살고 있는 집의 모습은 전혀 다르다.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도 마찬가지다. 저마다 좋아하는 것과 필요한 것이 다르고, 생활하는 방식도 제각각이다. 곰에게는 즐거운 노랫소리와 발걸음이 아래층 생쥐에게는 쿵쾅거리는 소음으로 들릴 수 있고, 생쥐가 좋아하는 고릿한 치즈 냄새가 곰에게는 견디기 힘든 악취로 느껴질 수 있다. 이렇게 서로 다른 삶의 방식들이 맞닿는 순간 크고 작은 갈등이 생겨난다. 곰과 생쥐는 서로의 집을 바꾸고, 나누는 과정들을 겪으며 너무나 당연했던 삶의 방식이 상대방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조금씩 깨닫게 된다. 그렇게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며 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것. 서로 다른 우리가 이웃으로 함께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마음이 아닐까? 다채로운 그림책 경험을 선사하는 제7회 웅진주니어 그림책 공모전 대상작 『즐거운 나의 집』은 “층간소음과 이웃 갈등이라는 현실적인 소재를 통해 공존과 배려의 가치를 전하며, 그림책의 물성을 활용한 독창적인 연출과 상상력이 인상적이다.”라는 평을 받으며 제7회 웅진주니어 그림책 공모전 대상을 수상했다. 제2회 웅진주니어 그림책 공모전 대상작인 『풀친구』 이후, 5년 만에 탄생한 대상작이라 더욱 반갑다. 『즐거운 나의 집』은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를 관통하는 문제의식과 그림책의 물성을 적극 활용한 연출, 작가 고유의 개성 있는 그림체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이야기의 힘을 더했다. 특히 가로로 긴 판형에 책을 위로 펼치는 제본 방식을 택한 점이 영리하다. 한 화면에 위층과 아래층을 동시에 보여 주며, 두 주인공 사이에 벌어지는 갈등을 독자들이 직관적으로 볼 수 있게 했다. 또한 최소한의 색을 사용해 곰과 생쥐의 공간과 성격을 명확하게 대비시켰다. 이야기와 시각적 표현이 맞물려 다채로운 그림책 경험을 선사하는 수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