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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은순 (purpleiris@channeli.net)
비룡소에서 나온 '난 책읽기가 좋아' 시리즈 중 초등학교 3, 4 학년용 책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앙리는 뚱뚱한 것 때문에 언제나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습니다. 친구인 미카엘이 앙리를 볼 때마다 앙리의 주머니를 뒤져서 초콜릿을 꺼내 먹는 것이나, 체육 시간에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는 것이나 모두 앙리에게는 마음 상하는 일입니다. 앙리는 고민 끝에 다이어트를 하기로 결심을 합니다. 그러나 다이어트를 해 본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아시죠. 더구나 앙리같은 어린아이에게는 더 그렇겠죠.
며칠 가지 못해 다이어트는 실패하고 앙리는 삼촌으로부터 뚱뚱한 것이 결코 놀림거리가 되지 않는 나라도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됩니다. 일본 스모 선수를 보고 난 앙리는 생각을 달리 하게 됩니다. 줄리앙이 '돼지'라고 놀리자 앙리는 자신이 스모 선수가 된 것 같이 줄리앙에게 다가가서 줄리앙을 번쩍 들어 내동댕이쳐 버립니다. 그 일로 아이들은 모두 앙리를 다시 보게 되었으니, 앙리는 전과는 달리 자신있는 태도로 학교생활을 하겠지요. 보통 어린이 책에서 중간에 어떻게 사이가 좋지 않았다 하더라도 결국에는 아이들이 서로 화해해서 좋게 결론을 내는 책들과는 정말 다른 결말이지요. 이 책은 아이들이 단숨에 읽어내려 갈 만큼 재미있습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째는 주인공인 앙리가 화자가 되어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현장감 넘치게 전달하고 있기 때문이고, 또 하나는 간결한 문장이 읽는 이들로 하여금 숨 돌릴 틈을 주지 않습니다. 지루할 새가 없지요. 게다가 앙리의 심리가 솔직하게 묘사되어 있어서 앙리 또래 아이들에게 공감을 줍니다. 따돌림을 당하는 아이가 그 것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는지 그 과정이 그려져 있습니다. 뚱뚱한 것을 묘사하는 부분도 특이한 것이 많아요. 이름이 앙리인 것이 입 안이 부풀어 오르는 느낌이 나서 싫다든지, 앙리의 엄마가 앙리를 '똘이'라고 부르는 것이 마치 '꿀이'라고 들리는 것 같아 싫다든지, 보통의 부모가 아이들을 부를 때는 '귀여운 내 새끼'하는데, 앙리의 엄마는' 크림 소스', '토끼 초콜릿'이라고 부른다는 묘사들은 앙리와 앙리의 엄마를 더욱 생생히 그려주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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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했는지는 모르겠는데, 아는 곧 바로 줄리앙 허리띠를 잡아챘다. 나는 켄 아카마로다. 방금 상대방의 그 기저귀 같은 팬티를 꽉 움켜 쥔 것이다. 줄리앙을 번쩍 들어다가 내동댕이 쳐 버렸더니 질펄질퍽한 땅바닥에 넘어져서 꼼짝도 못 한다. 나는 얼른 녀석을 타고 앉아서 내 온몸의 무게로 녀석의 몸을 눌렀다. 오른쪽에는 앙리 아카마로, 백 삼십 킬로그램, 유럽 챔피언! 왼쪽에는 개구리 뒷다리 같은 줄리앙, 바보 대회 세계 챔피언!
--- p.56-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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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리는 친구들에게 '돼지'라고 불린다. 이유는 앙리가 다른 아이들보다 훨씬 뚱뚱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과 많이 다르면 금세 '희귀종'내지 '비정상적인' 존재로 취급받는 오늘날, 앙리는 이런 현대 사회의 희생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앙리는 친구들의 놀림에 자신감을 잃는다. 자신의 개성도 깨닫지 못한다.
어느 날 앙리가 스모 시합을 보게 되었을 때… 앙리는 같은 일본인이면서도 길거리에서 보았던 호리호리한 일본인과는 달리 어마어마하게 뚱뚱한 스모 선수를 본다. 그리고 세상엔 매우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으며, 뚱뚱한 것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님을 깨닫는다. 놀리는 친구들을 단단히 혼내주고 나서 앙리는 이렇게 말한다. “이렇게 기운이 센 걸 나 자신도 모르고 있었다니.” 자신의 개성과 능력을 깨달은 앙리는 자신감을 갖게 된다. 그리고 이 자신감은 곧 친구들을 사귈 수 있는 용기로 이어진다. <어디 뚱보 맛 좀 볼래?>는 아이들 세계 속에서 일어나는 '소외'의 문제를 통해 현대 어른 사회를 꼬집는 실랄함이 엿보인다. 획일화하지 못하면 마치 도태되다 못해 바보로 취급받는 우리 사회를 엿볼 수 있다. 나아가 세상이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이루어진 공동사회임을 깨닫게 하는 작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