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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늙은 등걸에 피는 매화처럼
김학주 삼인행(三人行)이면 필유아사(必有我師) 식탁에 앉아 멀리 참나무를 바라보며 이백(李白)의 달과 술 백거이(白居易)의 시 「늙어서 경계할 일(老戒)」을 읽으며 김재은 선생 되기란 이상옥 약 먹으러 갔다가 “일생을 정리할 때”라는데 루터의 도시 비텐베르크 탐방기 크라코브, 그리고 아우슈비츠 정진홍 주선(酒仙)들께 드리는 소수자의 변(辯) 모나지 않은 집 저는 소원이 있습니다 돈에서 자유롭기 “와, 여름이다!” 시간 이야기 이상일 공연평론의 낙수(落穗)들 곽광수 프랑스 유감 IV 이익섭 우물 정(井) 자를 누르세요 음악을 보다 최돈춘 할아버지의 옛날얘기:개와 고양이, 그리고 여의주 김경동 배롱나무와 나, 그리고 아파트 김명렬 5월의 선물 사적인 공간 시간에의 반격:졸업 60주년에 부쳐 신념과 덕목 연병장의 쇼팽 정재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신화를 생각한다 동양신화는 귀환하고 있는가? 고왕금래(古往今來) 연편(連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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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에서 늙어서 경계할 일이라고 읊은 대목 중에 지금의 노인들도 가장 경계해야 할 일은 셋째 “이것저것 얘기를 길게 하게 된다”는 것이라 생각한다. 노인들 중에는 사석에서나 공석에서나 말을 하기 시작하면 그칠 줄 모르고 홀로 길게 발언을 하는 경우가 있다. 나 자신도 늙어 가면서 쓸데없는 말을 길게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생각된다. 생각이 제대로 돌지 않기 때문에 결국은 자기 생각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하여 쓸데없는 말이 많아지는 것이다. 쓸데없는 말을 한다는 것은 결국 말을 잘 못하는 것이 된다. 쓸데없는 말 많이 하여 득이 되는 경우란 거의 없다. 듣는 이들 모두가 저 늙은이 주책이 발동되고 있구나 하고 생각하기 일쑤이다. 장자(莊子)가 말한 “오래 살아서 많은 욕을 보게 된다”는 가장 중요한 까닭도 늙어서 쓸데없는 말을 이것저것 많이 하는 데 있지 않은가 여겨진다.
--- p.34 더 흥미로운 것은 문화권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등근 집을 설명하는 데에 공통점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것은 다른 것이 아닙니다. 모퉁이, 모서리, 구석에는 못된 귀신이 깃든다는 이야기입니다. 그 귀신이 집안 식구들을 병들게 하고 다투게 하고 온갖 못된 짓을 다 한다는 거죠. 그러니까 그것을 피하려면 모서리나 모퉁이나 구석이 없는 둥근 집을 지어야 한다는 겁니다. --- p.96 사람을 믿는다는 것은 그로 인해 내가 좀 손해 볼 각오만 되어 있으면 별 부담 없이 실천할 수 있는 덕목쯤으로 생각하여 나는 그것을 나의 신념으로 삼았었다. 그러다가 그것을 정말 흔들림 없이 지켜 낼 수 있는지를 판가름할 만한 시험대에 오르자 나는 도망친 것이다. 그것을 신념으로 지키기 위해서는 때로는 내 생명을 걸어야 한다는 각오가 없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한때 나의 신념으로 여겼던 것이 실은 허울만 좋은 속 빈 구호였다는 사실이 노정되고 만 것이다. --- p.25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