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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맞는 단 하나의 이유 7
내 친구, 류스케와 모모코 13 우리 동네는 판자촌 27 1923년 9월 1일 35 분노의 함성 45 덫 55 화살의 방향이 바뀌다 63 어쩔 수 없는 선택 71 학살의 시작 81 왜, 왜 또 우리야! 93 조선인 판별법 103 괴물의 실체 115 착하다는 것 127 아버지 친구를 찾아서 143 다시 고향으로 155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1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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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횃불 아래로 사람들 얼굴이 하나둘 선명하게 보였다. 살인자의 얼굴이. 아, 이제 알겠다. 저 사람들은 아랫동네에 사는 일본인들이었다. 밧줄로 조선인을 묶은 사람은 채소 가게 주인 야마구치 아저씨였다. 죽창을 든 저 아저씨는 우동 가게 주인이고, 저기 대검을 장난감처럼 휘두르는 아저씨는 생선 가게 주인이다. 그 사람들 말고도 마을 남자들은 대부분 다 나온 것 같았다.
--- p.84 내가 그들보다 힘만 더 세다면 정말 죽이고 싶은 일본인이 너무 많았다. 솔직히 마음속으로 얼마나 많은 일본인을 죽였는지 모른다. 하루에도 몇 번씩 상상에 빠져, 거인이 된 나는 일본 전체를 바닷속에 처넣었다. 내 마음속에서 거대한 괴물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 p.145 강가에 흩어져 있던 수많은 조선인의 시신들이 말끔히 사라지고 없었다. 핏빛으로 물들었던 강은 가을 햇살에 반짝이며 유유히 흐르고 있었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아무 기억도 지니지 않은 것처럼. 나는 놀란 눈으로 강가를 훑었다. 진짜 감쪽같이 시신들이 사라졌다. 아까 보았던 그 트럭들이 시신을 어디로 옮겨 놓는 걸까. --- p.157 진실을 말하지 않으면 거짓이 진실이 되었다. ‘진실이니까 시간이 흐르면 사람들이 알아주겠지.’ 하는 생각만으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야 아버지의 행동이 옳다고 인정했다. 싸우지 않으면 바보가 된다. 진실을 말하지 않고 기억하지 않으면 까맣게 잊히고, 거짓이 진실인 양 고개를 쳐든다는 것을 알았다. --- p.172 나는 그 점이 이상했다. 주인공과 그 마을 사람들은 어쩌면 낯선 사람들이 자신들과 다르다는 이유 때문에 괴물로 느끼는 게 아닐까, 그래서 주인공의 힘으로 그들을 다 죽여 버리는 게 아닐까 하고 말이다. 자기 것만 옳고, 자신과 다르면 전부 괴물이고 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진짜 괴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 p.1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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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조작한 조선인에 대한 유언비어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타고 폭도로 돌변해 일본인들을 습격한다!” “조선인을 죽여라!” 지진이 발생한 날로부터 얼마 되지 않아, 일본 정부는 전쟁 시에나 선포하는 계엄령을 내리고 “조선인들이 폭도로 돌변해 우물에 독을 타고 불을 지르고 일본인들을 습격한다.”라는 말도 안 되는 유언비어를 군인과 경찰들에게 퍼뜨리며 조선인을 체포하라는 지령까지 내립니다. 이에 일본 언론도 조선인에 대한 유언비어를 적극 퍼뜨리자 조선인은 순식간에 일본인들의 공포의 대상이자 증오의 대상이 됩니다. 일본의 평범한 국민들은 자경단을 조직하며 조선인 사냥에 나서고, 일본 경찰은 조선인을 구별하는 법을 적은 문서를 나눠 주며 그들의 살인은 용인합니다. 그리하여 한 달이 채 못 되는 기간 동안 무고한 조선인 6천여 명이 일본 자경단원과 경찰, 군인들 손에 처참히 살해당합니다. 그러나 사건 직후는 물론이고 지금도 일본 정부는 이에 대한 사실 인정과 진상 규명조차 하지 않고, 희생자에 대한 충분한 애도와 사과 역시 없습니다. 역사는 기억하는 자의 몫 진실을 마주할 용기를 품고 역사를 기억하라 《괴물들의 거리》는 관동 대지진 때 일어난 조선인 대학살을 당시 일본에 있던 조선 소년의 눈으로 그려 낸 동화입니다. 충분한 역사적 고증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구현했습니다. 일본 식민 시절 피폐한 삶을 이어가고자 일본으로 건너 와 어렵게 살아가던 조선인들의 모습부터 대지진과 함께 일본 정부가 조선인에 대한 유언비어를 왜 만들었고, 어떻게 퍼뜨렸는지, 자경단원들과 일본 군경의 무자비한 학살이 어떤 식으로 자행되었는지를 살아남은 소년의 눈으로 생생히 전합니다. 《괴물들의 거리》는 단지 ‘조선인 대학살이 있었다.’는 역사적 사실만을 전하지는 않습니다. 평범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무참히 살해하는 괴물이 되어 버리게 하는 ‘혐오’라는 감정이 어떻게 만들어질 수 있는지, 대학살과 같은 끔찍한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소년 원의 입을 빌려 박지숙 작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진실을 말하지 않고 기억하지 않으면 까맣게 잊히고, 거짓이 진실인 양 고개를 쳐든다는 것을 알았다.” 일본 땅에서 일어나 우리 국민조차 관심도 낮고 잘 알지 못한 관동 대지진 조선인 대학살 사건에 적극 관심을 기울이며 억울하게 희생된 그들의 명예를 회복시키는 일에 이 책으로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