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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가 다시 울기 시작했다. 소녀가 우는 걸 그저 앉아서 지켜봐야 하는 건 끔찍한 일이었다. 소년은 소녀를 진정시킬 만한 일을 생각해 내려 애쓰며 조심스레 말했다.
“그럼…… 그 애들이 돌아왔을 때 우리가 여기에 없으면 어떨까?” “그게 무슨 말이야? 우리가 어디로 가는데?” “강기슭으로 헤엄쳐 가는 건 어때? 캠프로 몰래 돌아가서 옷을 입고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구는 거야.” --- p.16 소년은 어떤 말을 해야 자신이 두려워하고 있는 게 뭔지 소녀가 알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난 이제 네가 필요 없어. 널 원하지 않아.” 두 사람은 자신들이 뱉은 말들이 만들어 내 혼란 너머로 서로를 노려보았다. 그러다가 갑자기 소녀가 소년에게 달려들더니 바닥에 눕히고는 소년의 얼굴을 주먹으로 치기 시작했다. 끼고 있던 안경다리가 툭 부러짐과 동시에 소년은 안도감이 파도처럼 몰려오는 것이 느껴졌다. 안도감으로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 p.2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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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년과 소녀가 캠프의 오랜 전통에 따라 발가벗겨진 채 섬에 버려진다. 소년과 소녀는 아이들이 자신들을 찾으러 오기 전에 완벽하게 사라지기로 마음먹는다. 힘겹게 섬에서 빠져나온 소년과 소녀는 빈 별장에 몰래 들어가 잠을 청하고, 옷을 도둑질해 입고, 돈을 훔치기도 하며 캠프에 돌아가지 않고 소녀의 엄마에게 닿는 방법을 고민하고, 그 과정에서 여러 사건들을 겪고 성장하며 사람들과 관계 맺는 법을 익혀 나간다. 그리고 마침내 소녀의 엄마가 이들을 찾아오고 이들은 인생을 지속할 힘이 되어 주는 서로의 관계를 꼭 붙잡은 채 그들만의 특별한 여정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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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주도권을 꿋꿋이 지켜 낸 용감한 약자들의 이야기
무인도에 나체로 버려졌다. 하룻밤을 조용히 그곳에서 보내고 나면 다음날 사람들 속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아마도 대다수의 사람들은 얌전히 기다리는 쪽을 택할 것이다. 조금 굴욕스러울지는 모르지만 덜 고생스럽고 안전한 길임을 알기 때문이다. 작가 브록 콜은 이처럼 논란을 불러일으킬 만한 주제를 작품에 담아 독자들에게 질문 던지기를 즐겨한다. 작품 속 소년과 소녀는 보통의 사람들과 다른 선택을 한다. 그들은 힘겹게 수영을 해 섬에서 벗어나며, 고생 끝에 빈 별장에 들어가 하룻밤 신세를 지고, 위험을 무릅쓰고 다른 아이들의 옷을 훔친다. 속임수를 써 모텔에 숨어들어가기도 하며, 약간의 돈을 훔쳐 부모에게 전화를 걸기도 한다. 이렇듯 아이들이 선택한 길은 지독히도 현실적이며 고난의 연속이다. 캠프로 돌아가는 편이 나은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덕분에 소년과 소녀는 육체적으로 살아남을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 감정적으로도 온전하게 살아남는다. 누군가가 자신을 구원해주기를 기대하는 순간 삶의 주도권은 송두리째 타인에게 넘어가고 만다. 소년과 소녀는 자기 삶의 주도권을 누구에게도 넘겨주지 않고 자신들의 선택에 따라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감으로써 자신들의 영혼을 지키고 자아를 꽃 피운다. 그리고 서로에게 의미 있는 이름을 아로새기며 놓치지 말고 꼭 잡아야 할 인생의 길동무를 얻게 된다. 독자들은 서툴고 모자란 소년과 소녀를 통해 남들이 보기에는 어리석어 보이는 선택이 실은 가장 참된 길이었음을, 자신을 지키는 유일한 길이었음을 깨달을 수 있다. 그리하여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언제나 용감하고 씩씩하게 자신만의 길을 걸어야 한다는 진실을 하나의 이정표로 마음속에 간직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