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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garet Peterson Hadd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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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이야기를 멈췄다. 바람이 불자 두 사람 주변에 있는 나뭇잎들이 바스락거렸다. 제시는 오싹함이 느껴졌다. 단지 바람 때문만은 아닌 것 같았다.
“너에게 이 사실을 절대 말하고 싶지 않았어. 제시, 네가 어떻게 반응할지 모르겠는데…….” “뭘요?” 제시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 엄마의 목소리가 무섭게 느껴졌다. 엄마가 손가락을 입으로 가지고 갔다. “잠깐만 있어 봐. 생각 좀 해 보자. 그렇게 오랜 세월이 지났는데 어떻게 이야기하지? 너무 복잡해…….” 제시는 기다렸다. 엄마가 이렇게 당황하고 걱정하는 걸 본 적이 없었다. 마침내 엄마가 제시를 바라보았다. (중략) “사실이야. 하지만 네가 생각하고 있는 그대로는 아니야. 클리프턴은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마을이 아니야. 여긴 역사 보호 구역이야.” “그게 뭐예요?” 제시의 목소리가 조금 떨렸다. 엄마는 침착한 눈빛으로 제시를 바라보며 천천히 말했다. “이곳에 있는 모든 것들은 1800년대처럼 꾸며 놓은 거야. 바깥세상은…….” 엄마는 마음속으로 숫자를 세고 있는 것 같았다. “바깥세상은 1996년이야.” --- p.33~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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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튼을 누를 때마다 작은 컵에서는 소리가 났다. 음악 같아, 제시는 생각했다.
전화기에서 또 다른 소리가 나서 기다리자 이번에는 딸깍 소리가 났다. “장거리 전화번호를 누르기 전에 1번을 누르세요.” 여자의 단조로운 목소리가 귀에 댄 컵에서 나왔다. 제시는 화들짝 놀랐다. 전화기에서 사람이 말하는 소리를 정말 들을 수 있구나! 제시는 귀에서 컵을 떼고 의심스러운 듯 바라보았다. 상자와 컵은 여자가 숨기엔 너무 작았다. 그리고 상자 뒤쪽에 아무도 없다는 걸 제시는 분명히 알고 있었다. 그럼 어떻게 목소리가 전화기 안에 들어갔지? 제시는 너무 놀라 그 여자가 뭐라고 했는지 잊어버렸다. “이것 보세요. 뭐라고 하셨죠? 닐리 씨와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전화에 대고 이야기하는 게 좀 바보같이 느껴졌다. 마치 책이나 집처럼 살아 있지 않은 것과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제시는 사람 이외의 무엇과 이야기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다. 제대로 하긴 한 걸까? 하지만 아무 대답도 없었다. --- p.1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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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프턴이라는 작은 마을에 사는 제시는 남다른 호기심과 모험심을 지닌 똑똑한 열세 살짜리 소녀다. 귀신 들린 나무, ‘오케이’라는 단어의 금지, 어른들끼리 숙덕거리는 비밀 등 몇 가지 수수께끼를 제외하곤 큰 사건 사고도 없이 평화롭기만 한 마을에, 어느 날부터인가 디프테리아라는 전염병이 돌기 시작한다. 친구들은 물론 막내 동생인 케이티까지 쓰러지는 위급한 상황에 제시는 엄마로부터 충격적인 진실을 듣게 된다. 그리고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클리프턴을 탈출해 도움을 요청하기 위한 모험을 떠난다. 클리프턴 밖에서 제시는 20세기의 십대 아이들에게 둘러싸여 클리프턴 마을을 관광하기도 하고 난생처음 자동차를 타 보기도 하며 공중전화를 걸어 보기도 한다. 이 모든 일들은 신기하고도 어렵고, 불안하기만 하다. 우여곡절 끝에 원래 계획대로 닐리라는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지만, 그것이 클리프턴 편 사람들의 함정이라는 것을 곧 알게 된다. 제시는 기지를 발휘해 혼자 힘으로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구할 방법을 찾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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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뛰어넘어 진짜 삶을 찾다!
숲으로 둘러싸인 자그마한 클리프턴 마을은 언제나 평화로웠다. 어른들은 경제 불황을 걱정하긴 했지만 소박하고 건강한 삶을 살았고, 아이들은 부모의 보호 아래 안온함을 느끼며 성장해 갔다. 하지만 디프테리아라는 전염병이 돌고 아이들이 쓰러지기 시작하면서 마을의 평화는 깨지고 만다. 엄마는 제시를 몰래 불러내어 그동안 감추고 있었던 진실을 가르쳐 준다. 제시는 클리프턴이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역사 보호 구역’이며, 지금이 1840년이 아닌 1996년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게다가 클리프턴 관계자들이 치료약을 주지 않아 아이들이 죽을지도 모르는 위험에 처해 있다는 것 또한 알게 된다. 대체 누가, 무엇을 위해 이러한 위기를 자초하는 것일까? 제시는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위험천만한 모험을 감행한다. 클리프턴을 탈출해 도움을 요청하기로 한 것이다. 망설일 새도 없이 20세기의 세상 속으로 뛰어든 제시 앞에 거대한 음모와 감당하기 어려운 위험들이 곳곳에서 그 모습을 드러낸다. 하지만 제시는 삶과 희망을 향한 달리기를 멈출 수 없다!
클리프턴 밖으로 나온 제시는 언제 잡힐지 모른다는 불안에 시달리면서도 20세기의 물건들을 보고 감탄을 금치 못한다. 불이 없어도 빛나는 기적의 공(전구), 말이 없어도 움직이는 마차(자동차),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과도 이야기할 수 있는 이상한 물건(전화), 집 안에 있는 화장실, 눈에 보이는 것을 그있는옮겨 놓은 것 같은 그림(사진) 등……. 이렇듯 순수하고 천진난만한 제시의 시선은 긴장과 불안으로 팽팽하게 당겨진 독자의 마음을 살짝 풀어 놓아 이야기에 강약의 리듬을 부여한다. 그리고 독자들은 제시를 통해 19세기와 20세기의 문명을 나란히 놓고 비교해 봄으로써 문명의 발달이 불러온 변화는 물론,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편리한 기술과 물건들을 새삼 낯설고 흥미롭게 바라볼 수 있는 기회 또한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농약과 제초제로 오염되어 먹지 못하는 강물, 집과 농지를 만들기 위해 잘려 나간 숲, 성냥갑 같이 똑같아 보여 분간이 안 집과 겍물 오염자연스럽지 않은 것들에서 이질감을 느끼는 제시의 모습에서 문명의 발은 것이 무엇이며 편리한 것이 무조건 좋은 것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시간 밖으로 달리다』는 시공간의 이동으로 인한 우리 삶의 변화를 흥미 위주로 스케치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그 모습을 통해 현재 우리가 서 있는 지점이 어딘지 깨닫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을 일러 주는 이야기이다. 또 시공간을 뛰어넘는 모험으로 한뼘 더 성장한 제시를 통해 중요한 것은 ‘언제 어디에 있느냐’가 아니라 ‘어떤 모습의 나로 있느냐’라는 것 또한 넌지시 알려 준다. 제시가 뛰어넘은 것은 시간뿐만이 아니라 내가 사는 세상이 전부라고 생각하면서, 보이고 들리고 누가 가르쳐 주는 것만이 진실이라고 생각했던 소극적인 삶이기도 한 것이다. 지금껏 살고 있는 안온한 세상 밖으로 발을 내딛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하지만 결국에는 보다 나아진 모습으로 안전하게 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웅크리고 있던 몸을 펴고 세상을 향해 힘껏 뛰어오른 제시처럼 이 책을 읽는 독자들 역시 세상과 자신의 삶에 먼저 의문을 품고 탐구하고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적극적인 삶을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