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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CA 작가연구

책소개

목차

들어가며
후기-식민 시대 역사가로서 미술가 / 신정훈
작은 현실주의 / 최빛나
작은 미술사, 거대한 뿌리 / 박소현
블랙박스: 냉전 이미지의 기억 / 박찬경
실체 없는 것을 표상하라, 동시에 제발 내버려 두라 ― 박찬경의 윤리적 무능과 정치성에 관한 메모 / 김항
세계의 도판 / 현시원
[신도안]에 붙여: 전통과 ‘숭고’에 대한 산견(散見) / 박찬경
전통이라는 상처 / 패트릭 D. 플로레스
어두운 20세기의 코스모테크닉 ― 박찬경의 탈범식민 기계 / 황젠훙
앉는 법: 전통 그리고 미술 / 이영욱, 박찬경
신도안에서 후쿠시마로 가는 길 / 차재민, 박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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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10

김항

 

Kim Hang,金 杭

연세대학교 신문방송학과와 서울대학교 대학원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하고 도쿄대학 대학원 종합문화연구와 표상문화론 과정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연세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일본문화연구, 탈식민지론, 문화정치, 문화이론을 연구하고 가르친다. 저서로 『내전과 위생』 『종말론 연구소』 『제국일본의 사상』 『말하는 입과 먹는 입』 등이, 역서로 『중국의 체온』 『세계를 아는 힘』 『정치신학』 『예외상태』 『미시마 유키오 對 동경대 전공투 1969~2000』 『근대초극론』 등이 있다.

김항의 다른 상품

박소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IT정책전문대학원 디지털문화정책전공 주임교수다. 미술사로 석사학위를, 문화경영 및 박물관/미술관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서 문화정책연구 업무를 하면서 정부 정책에서 국가와 예술의 관계가 규정되는 방식에 관심을 심화시켜왔다. 예술제도와 예술 실천 사이에서 발생하는 문화정치에 관심을 갖고 문화예술 정책, 박물관/미술관학, 근현대미술사 등의 영역을 넘나드는 연구를 해왔으며, 최근에는 예술 행동과 시민권, 관료제와 검열, 디지털 환경에서의 예술 노동, 문화 다양성, 젠더 문제 등에 관심을 갖고 있다. 「박물관의 윤리적 미래―박물관 행동주의의 계보를
서울과학기술대학교 IT정책전문대학원 디지털문화정책전공 주임교수다. 미술사로 석사학위를, 문화경영 및 박물관/미술관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서 문화정책연구 업무를 하면서 정부 정책에서 국가와 예술의 관계가 규정되는 방식에 관심을 심화시켜왔다. 예술제도와 예술 실천 사이에서 발생하는 문화정치에 관심을 갖고 문화예술 정책, 박물관/미술관학, 근현대미술사 등의 영역을 넘나드는 연구를 해왔으며, 최근에는 예술 행동과 시민권, 관료제와 검열, 디지털 환경에서의 예술 노동, 문화 다양성, 젠더 문제 등에 관심을 갖고 있다. 「박물관의 윤리적 미래―박물관 행동주의의 계보를 중심으로」, 「Anti-Museology 혹은 문화혁명의 계보학: ‘현대미술사’의 창출과 제도화의 문제」 등을 비롯해 다수의 논문과 저술을 발표했다.

박소현의 다른 상품

박찬경

 
미술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했지만 졸업 후에는 주로 미술에 관한 글을 썼고 전시를 기획했다. 1997년 《블랙박스: 냉전 이미지의 기억》(금호미술관)이라는 제목으로 첫 개인전을 열었다. 이 전시부터 한국의 분단과 냉전을 대중매체와의 관계나 정치심리적인 관심 속에서 다뤄왔으며, 주로 사진과 비디오를 만들었다. 〈세트〉(2000), 〈파워통로〉(2004~2007), 〈비행〉(2005), 〈반신반의〉(2018)가 그런 작품들이다. 2008년 〈신도안〉을 발표하면서 한국의 민간신앙과 무속을 통해 한국의 근대성을 해석하는 장단편 영화를 연출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주제는 〈다시 태어나고 싶어
미술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했지만 졸업 후에는 주로 미술에 관한 글을 썼고 전시를 기획했다. 1997년 《블랙박스: 냉전 이미지의 기억》(금호미술관)이라는 제목으로 첫 개인전을 열었다. 이 전시부터 한국의 분단과 냉전을 대중매체와의 관계나 정치심리적인 관심 속에서 다뤄왔으며, 주로 사진과 비디오를 만들었다. 〈세트〉(2000), 〈파워통로〉(2004~2007), 〈비행〉(2005), 〈반신반의〉(2018)가 그런 작품들이다. 2008년 〈신도안〉을 발표하면서 한국의 민간신앙과 무속을 통해 한국의 근대성을 해석하는 장단편 영화를 연출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주제는 〈다시 태어나고 싶어요, 안양에〉(2010), 〈만신〉(2013), 〈시민의 숲〉(2016) 등으로 이어졌다. 최근작인 〈늦게 온 보살〉(2019)도 현대의 재난을 불교에서 전하는 에피소드를 통해 다루고 있다. 그는 작가로서 활동하면서 작가론, 미술제도, 민중미술과 (포스트)모더니즘, 전통 등에 관한 에세이를 간간히 써왔다. 『포럼A』와 『볼』의 창간과 편집에 참여하기도 했다. 에르메스 코리아 미술상(2004), 베를린국제영화제 단편영화부문 황금곰상(2011), 전주국제영화제 한국장편경쟁부문 대상(2011) 등을 수상했고, ‘MMCA 현대차 시리즈 2019’ 작가로 선정되었다. 그가 기획한 전시로는 2014년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귀신 간첩 할머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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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훈

 
미국 빙엄턴 소재 뉴욕주립대 미술사학과에서 1960년대 이후 서울의 변화와 미술의 전환이 교차하는 지점들을 조명하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박사후연수연구원 및 한국예술종합대학교 한국예술연구소 학술연구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와 협동과정 미술경영의 조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한묵, 김수근, 김구림, 현실과 발언, 최정화, 박찬경, 성남프로젝트, 플라잉시티에 대한 논문과 에세이가 있다. 공저로 『한국미술 1900?2020』(국립현대미술관, 2021), Interpreting Modernism in Korean Art(Routledge,
미국 빙엄턴 소재 뉴욕주립대 미술사학과에서 1960년대 이후 서울의 변화와 미술의 전환이 교차하는 지점들을 조명하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박사후연수연구원 및 한국예술종합대학교 한국예술연구소 학술연구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와 협동과정 미술경영의 조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한묵, 김수근, 김구림, 현실과 발언, 최정화, 박찬경, 성남프로젝트, 플라잉시티에 대한 논문과 에세이가 있다. 공저로 『한국미술 1900?2020』(국립현대미술관, 2021), Interpreting Modernism in Korean Art(Routledge, 2021), Collision, Innovation, Interaction: Korean Art from 1953(Phaidon, 2020) 등이 있고, 주요 논문으로는 「기계, 우주, 전자: 1960년대 말 한국미술과 과학기술」, 「모방과 필연: 1950?60년대 한국미술비평의 쟁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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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욱

 
1957년 서울 출생으로 미술평론가이자 미술이론가다. 1980년대 말 민중미술운동에 참여한 이래 미술비평연구회 회장, 민족미술협의회 교육위원장, 대안공간 풀 대표, 현대미술사학회 회장 등의 역할을 맡은 바 있다. 민중미술, 아방가르드, 공공미술, 전통과 미술 같은 주제들에 관심을 가지고 책을 번역하거나 글을 써왔다. 저서로는 『미술과 진실?』(1996)이 있고, 「80년대 미술운동과 현실주의」, 「아방가르드/이방가르드/타방가르드」, 「앉는 법: 전통 그리고 미술」 등의 글을 썼으며, 『장소 특정적 미술』(2013), 『새로운 장르 공공미술』(2010), 『실재의 귀환』(2003)
1957년 서울 출생으로 미술평론가이자 미술이론가다. 1980년대 말 민중미술운동에 참여한 이래 미술비평연구회 회장, 민족미술협의회 교육위원장, 대안공간 풀 대표, 현대미술사학회 회장 등의 역할을 맡은 바 있다. 민중미술, 아방가르드, 공공미술, 전통과 미술 같은 주제들에 관심을 가지고 책을 번역하거나 글을 써왔다. 저서로는 『미술과 진실?』(1996)이 있고, 「80년대 미술운동과 현실주의」, 「아방가르드/이방가르드/타방가르드」, 「앉는 법: 전통 그리고 미술」 등의 글을 썼으며, 『장소 특정적 미술』(2013), 『새로운 장르 공공미술』(2010), 『실재의 귀환』(2003), 『포스트식민주의란 무엇인가?』(2000) 등의 책을 번역한 바 있다. 전주대학교 교수를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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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재민

 
차재민은 서울에서 거주 및 활동하고 있으며 영상, 퍼포먼스, 설치 작업을 한다. 필름 앳 링컨센터(Film at Lincoln Center) 샌프란시스코 카디스트(KADIST), 바르셀로나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베를린국제영화제, 광주비엔날레,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전주국제영화제, 족자카르타영화제, 이흘라바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등 다수의 그룹전과 페스티벌에 참여했다. 2년마다 영상 하나씩 만들면 참 좋겠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다. 반려묘 콩과 열무, 반려인 D와 함께 종로에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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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빛나

 
1977년 한국 서울생으로, 2003년 네덜란드의 현대미술센터 데 아펠에서 큐레이터 연수 과정을 거친 이후 현대미술센터BAK에서 큐레이터로 활동했으며, 여러 미술잡지에 정기적으로 글을 기고하고 있다. 2008년 여름부터 네덜란드의 위트레흐트에 위치한 카스코 프로젝트CASCO Project라는 공공 현대미술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공간, 기관, 작가, 디자이너, 이웃과 ‘관객/독자’가 공동으로 구축해내는 사회적 모델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동시에 소위 ‘문화 교류’의 형식과 정치학을 연구하는 ‘전자 야자수’라는 독립 프로젝트를 다른 두 명의 큐레이터와 함께 공동으로 꾸려나가고
1977년 한국 서울생으로, 2003년 네덜란드의 현대미술센터 데 아펠에서 큐레이터 연수 과정을 거친 이후 현대미술센터BAK에서 큐레이터로 활동했으며, 여러 미술잡지에 정기적으로 글을 기고하고 있다. 2008년 여름부터 네덜란드의 위트레흐트에 위치한 카스코 프로젝트CASCO Project라는 공공 현대미술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공간, 기관, 작가, 디자이너, 이웃과 ‘관객/독자’가 공동으로 구축해내는 사회적 모델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동시에 소위 ‘문화 교류’의 형식과 정치학을 연구하는 ‘전자 야자수’라는 독립 프로젝트를 다른 두 명의 큐레이터와 함께 공동으로 꾸려나가고 있다. 2006년 현대미술센터에서 양혜규의 개인전 『비균질적으로』를 기획하였고, 이 전시를 동반한 책자 『부재의 공동체』를 편집했다.

패트릭 D. 플로레스

 
필리핀 국립대학교 미술대학 미술학과 교수이자 마닐라 바르가스 미술관의 큐레이터다. 《Under Construction: New Dimensions in Asian Art》(2000)와 2008년 광주비엔날레 《제안》전의 공동 큐레이터로 참여했다. 2014년 로스엔젤레스의 게티연구소 방문학자에 선정되었다. 2015년 베니스 비엔날레의 필리핀관 전시를 기획했으며, 2019 싱가포르 비엔날레의 예술감독을 맡았다.

현시원

 
큐레이터. 학부에서 국문학과 미술사를 전공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이론과 전문사 과정을 졸업했다.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57-6번지 한옥에 전시 공간 ‘시청각’을 개관 및 운영했다. 2020년 4월 오피스 형태의 전시 공간 ‘시청각 랩’을 열어 미술가 박미나의 드로잉 전, 미술가 김동희와 음악가 장영규의 2인전을 열었다. 『천수마트 2층』(국립극단, 2011), 『다음 문장을 읽으시오』(박해천 · 윤원화 공동 기획, 일민미술관, 2014), 『스노우플레이크』(국제갤러리, 2017) 등 전시와 프로젝트를 기획했으며, 시청각 공동 디렉터로 전시와 출판 활
큐레이터. 학부에서 국문학과 미술사를 전공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이론과 전문사 과정을 졸업했다.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57-6번지 한옥에 전시 공간 ‘시청각’을 개관 및 운영했다. 2020년 4월 오피스 형태의 전시 공간 ‘시청각 랩’을 열어 미술가 박미나의 드로잉 전, 미술가 김동희와 음악가 장영규의 2인전을 열었다. 『천수마트 2층』(국립극단, 2011), 『다음 문장을 읽으시오』(박해천 · 윤원화 공동 기획, 일민미술관, 2014), 『스노우플레이크』(국제갤러리, 2017) 등 전시와 프로젝트를 기획했으며, 시청각 공동 디렉터로 전시와 출판 활동을 병행해왔다. 저서로 『1:1 다이어그램』(워크룸프레스, 2018), 『아무것도 손에 들지 않고 말하기』(미디어버스, 2017), 『사물 유람』(현실문화, 2014) 등이 있으며 계간 「시청각」을 발행한다.

현시원의 다른 상품

황젠홍

 

黃建宏

국립타이페이예술대학 융합예술대학원 부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들뢰즈, 보드리야르, 랑시에르의 저작을 번역했다. 이미지학과 예술과 정치의 관계에 대해 주로 연구하고 있다. 영화, 동시대 예술 비평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2007년부터 큐레이터로서 Chim-Pom 개인전 《Beautiful World》(2012), 《Romance of NG》(2013), 《Discordant Harmony》(2015~2016), 광주 ACC에서 《Exhibition Histories in Asia》(2015), 《Trans-Justice》(2018) 등의 전시를 기획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1월 11일
쪽수, 무게, 크기
292쪽 | 364g | 136*212*20mm
ISBN13
9788965642428

책 속으로

‘레드 아시아 콤플렉스’는 박찬경 작품에서 후경으로 존재했고 작가의 작업과 글에 오랜 시간 뿌리박혀 있는 관념이다. ‘레드 콤플렉스’가 작가가 탐구했던 한국의 분단과 냉전의 심상지리에서 배태된 동인이라면, ‘아시아 콤플렉스’는 박찬경이 끊임없이 비판했던 한국의 전통, 근대성과 미술제도를 지역의 구체성을 강조하는 탈식민주의적 시각에서 모색할 것을 제안한다.
- 「들어가며」, 9~10쪽

20세기 후반기 한국 미술은 받아쓸 만한 선례가 없다는 외침으로 시작되었다. 전통은 무력했고 근대는 오염되었다. 따라서 근과거는 지양되기보다 부정되었고 착종된 것은 갈라보기보다 덮어졌다. 이런 의미에서 전쟁 직후 그 외침은 절망적 현실에 대한 한탄보다 새로운 시작을 위한 망각 의지의 표현이었다.
- 신정훈, 「후기-식민 시대 역사가로서의 미술가」, 12쪽

‘개념적 현실주의’는 이 개념이 제안된 2000년부터 근 20년이 지난 지금의 시점에도 유효한 것일까? 박찬경 혹은 그 외 작가들은 이를 어떻게 지속하고 있는가? 현실이 변화해왔다는 것을 당연시할 수밖에 없다면 작업/작품 양상의 변화도 당연한 것이겠다. (…) 이제쯤 새로운 개념을 누군가는 발명했을까?
- 최빛나, 「작은 현실주의」, 39~40쪽

무수한 예술 활동과 비평과 이론을 종횡하며 난해하게 구축된 이 ‘자생적’ 아방가르드론에서 눈길을 끄는 분명한 논지 중 하나는 이런 것이다. 즉 박찬경에게 아직 오지 않은 한국 현대미술의 아방가르드를 인도하는 길은 한국 근현대미술사의 무의식에 ‘억압’되어 있는 모더니즘과 민중미술의 아방가르드성을 깨우는 것이었다.
- 박소현, 「작은 미술사, 거대한 뿌리」, 64쪽

블랙박스는 충실한 기억 장치이면서, 또 그렇기 때문에 내용을 알 수 없는 장치라는 말로 흔히 쓰인다. 1993년 러시아의 옐친 대통령은 노태우 씨에게, 구소련 전투기에 의해 격추되었던 대한항공 007기에서 회수한 블랙박스를 건네주었다. 알려졌다시피 블랙박스는 껍데기뿐이었지만 당시에는 그 사실을 몰랐다. 블랙박스를 전달하는 장면은 사진으로 찍혀서 일간지 등에 실렸다. 사진만으로는 그것이 비어있는 것이라고 상상도 할 수 없었다.
- 박찬경, 「블랙박스: 냉전 이미지의 기억」, 114쪽

임흥순의 작품의 시각적 분절 스타일을 ‘긍정’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이유는 한편으로는 영화적 관습 자체에 대한 실험(그는 관습적인 영화 법칙을 따르지 않고 법칙들을 물색한다)을 통해 아름다움, 즉 등장인물이 경험한 실제 사건을 숙고하게 하는 시적인 칼날(poetic knife)로서의 아름다움을 현시하는 예술의 진정한 속성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이다.
- 만수르 지크리, 「긍정 미학을 보는 시선」, 251~252쪽

박찬경은 내버려 둠을 내버려 두지 않음으로써 내버려 둔다. 윤리적 무능에 틀림없다. 그것은 카메라를 매개로 한 작가와 영상 사이의 메울 수 없는 간극에서 비롯된 운명이다. 박찬경의 정치성은 이 운명 속에 사로잡힘으로써 획득되는 몸부림이 아닐까? 그리고 그 정치가 겨냥하는 것은 승리자의 퍼레이드에 짓밟힌 이들을 위한 또 다른 승리자 서사를 만들어내지 않겠다는 지독한 윤리다.
- 김항, 「실체 없는 것을 표상하라, 동시에 제발 내버려 두라」, 137쪽

노랑색 애도는 작가와 그의 대상에게 새로운 여명으로 가는 길을 내비친다. 불투명한 노랑을 낳는 일은 어떻게 가능한가? 임흥순은 이를 탐색하는 가운데, 저 미학적 질문을 정치적인 질문으로 탈바꿈시킨다. 임흥순의 작업에서 빨강과 파랑은 언제나 노랑이라는 색을 만들기 위해 뒤섞여야 할 것들이다.
- 오사카 고이치로, 「빨강, 파랑, 그리고 노랑」, 281쪽

도판이 되기엔 아직 생생한, 그러나 동시에 기시감과 기이함을 불러오는 이상한 현실을 보기 위해서는 어디서 구해온 구르마와 비행기가 필요하다. 하나의 챕터를 새로 만들 수 있다면 나는 그 이름을 ‘문법 만들기’로 적고 박찬경의 작품과 글, 그가 모은 많은 도판들을 병렬적으로 또 직렬적으로 배치해보고 싶다.
- 현시원, 「세계의 도판」, 156쪽.

전통에 대해 내가 하는 일이라고는 병원에 가기 싫은 환자나 숙제를 하기 싫은 학생처럼 언제나 다음 일로 미뤄두는 것뿐이다. 미루면 미룰수록 점점 더 엄숙한 얼굴로 떠오르고, 결국 치우지 않은 돌에 걸려 넘어지듯이 언젠가 후회하게 될 그런 것이다. 이것(이런 지체와 주제의 반복되는 귀환)은 어떤 강박관념일까? 아니면 아직 명확하게 정의되지 못한 지혜일까? 적어도 한 가지는 분명하다. 그것이 강박이든 어떤 지혜의 예견이든, 전통은 ‘무의식’을 건드리는 어떤 것이며, 뒤통수를 붙잡는 어떤 힘이고, ‘나의 현대화’를 방해하는 매혹이고, 요즘 말로 전형적인 ‘타자’이다.
- 박찬경, 「[신도안]에 붙여: 전통과 ‘숭고’에 대한 산견(散見) 」, 161쪽

그는 지적 노동과 예술적 노동 사이의 이분법을 효과적으로 해소한다. 실제로 그의 작품은 이 양자를 하나로 엮어 잠재적, 공적 차원에서의 예술의 생태학을 성취한다. 주목해야 할 점은 박찬경이 매우 다루기 힘든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상당히 까다로운 이론적 문제들에 관한 이야기를 과감하게 전개하며, 다양한 문화적, 인식론적 개념 틀을 가로지르는 기이한 비교로 우리를 자극한다는 것이다.
- 패트릭 D. 플로레스, 「전통이라는 상처」, 171쪽

박찬경의 작업은 문화인류학적 관찰을 통해 정치적 이데올로기에 의해 구축된 틀을 꿰뚫으려는 시도다. 그것이 서구 세계가 부과한 다른 세계에서의 문화적 식민화와 정치적 지배의 틀이든, 냉전이라는 역사적 틀이든, 혹은 더 나아가 사회 구조 및 인간과 대상 간의 파괴적 관계 내에 존재하는 착취의 틀이든 간에, 그는 다양한 정치적, 역사적 틀을 가로지르는 다중적 식민화와 범식민화에 맞서고자 한다. 아름다운 혁명적 유토피아의 창조와는 거리가 먼 그의 작업은 사람과 공간, 역사와 대상 간의 얽히고설킨 복잡한 상관관계를 드러낸다.
- 황젠훙, 「어두운 20세기의 코스모테크닉 ? 박찬경의 탈범식민 기계」, 204쪽

한국인에게 전통의 단절과 계승은 그야말로 극단화된 형태로 나타날 수밖에 없었다. 즉 전통은 전적으로 타기해버려야 할 부정적 대상이 되었는가 하면 동시에 역으로 기필코 계승해내야 할 강박적 욕구의 대상이 되어버렸다. ‘이중 구속’ 이라고 불리는 이 같은 분열이야말로 이곳에서 오리엔탈리즘이 내면화되는 방식이었다.
- 이영욱. 박찬경, 「앉는 법: 전통 그리고 미술」, 211쪽

[작은 미술사] 역시 어떻게 숭고가 수직적이지 않을 수 있을까 생각하며 시작된 작업이었습니다. 수직적 숭고에는 뭔가 꺼림칙한 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평성에 대해서는 예를 들어 바리데기 무가가 있는데 무지 길어요. 진짜 하루 종일하거든요. 여기서 극락세계란, 산 넘고 물 건너에 있는 것이지 하늘에 있는 게 아니에요. 어떻게 보면 사람의 여정 자체에 주목하는 것이기도 하고요. 오디세이랑 비슷하죠. 서사의 장기적 시간, 역경을 이겨내는 과정, 우연에 부딪히는 것, 그런 것들은 조선 민화에서도 볼 수 있어요.

- 차재민, 박찬경, 「신도안에서 후쿠시마로 가는 길」, 274쪽

출판사 리뷰

‘레드 아시아 콤플렉스’라는
박찬경의 오랜 문제의식과 열한 편의 글

‘레드 아시아 콤플렉스’라는 이 책의 제목은 박찬경 작품에서 후경으로 존재했고 작가의 작업과 글에 오랜 시간 뿌리박혀 있는 관념이기도 하다. ‘레드 콤플렉스’가 작가가 탐구했던 한국의 분단과 냉전의 심상지리에서 배태된 동인이라면, ‘아시아 콤플렉스’는 박찬경이 끊임없이 비판했던 한국의 전통, 근대성과 미술제도를 지역의 구체성을 강조하는 탈식민주의적 시각에서 모색할 것을 제안한다. 이 책에 수록된 열한 편의 글 역시 박찬경의 이러한 문제의식을 공유하며 다양한 주제와 시각에서 깊이 있는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신정훈은 역사가로서 박찬경의 궤적을 다루면서 그가 미술을 통해 천착했던 대중문화, 역사, 전통의 문제를 짚어본다. 박찬경의 글 「‘개념적 현실주의’ 노트?‘한 편집자’의 주」(2001)에 주목한 최빛나는 ‘개념적 현실주의’라는 개념이 지금에도 유효한지를 되물으며 박찬경의 작업에서 이것이 어떻게 지속되고 있는지 살핀다. 박소현은 박찬경의 〈작은 미술사〉(2014, 2017)를 통해 한국 현대미술의 조건이 되어버린 ‘식민성’과 그것을 끊임없이 문제화하고 풀어내려는 박찬경의 방식을 다룬다. 김항은 ‘박찬경에게 있어서 정치성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지는데, 그의 이미지 작업이 창출하는 윤리적 무능함에서 박찬경의 정치성이 획득된다고 진단한다. 여기에서 윤리적인 무능함이란 승자의 역사에서 쓰러진 존재를 다시금 전경으로 가져와 내세우되 결코 다른 승리자의 서사를 만들지 않고 내버려두는 박찬경의 태도를 뜻한다. 박찬경의 글쓰기 방법론에 집중한 현시원은 그가 쓴 작가론을 빌려와 박찬경의 글쓰기와 사진술의 관계를 들여다본다. 황젠훙은 일제의 식민 통치, 한국전쟁, 냉전, 샤머니즘 등을 연결하는 박찬경의 예술 작업을 근대성에서 파생된 다양한 식민성과 범식민주의를 피할 수 있는, 즉 탈범식민주의를 실현시킬 수 있는 장치로서 해석한다. 전통에 대한 박찬경의 비평적 성찰에 대한 응답으로 패트릭 D. 플로레스는 숭고와 전통이라는 문제가 어떻게 식민지적인 것과 결부되는지를 필리핀의 상황에 빗대어 논한다. 영상 작가로서 차재민은 박찬경이 그동안 의제화했던 이슈를 현재의 시점으로 가져와 그 유효성과 의미를 되묻는다. 지금의 젊은 세대를 대변이라도 하는 듯이 차재민은 박찬경의 글과 작품에서 거론되는 전통과 숭고에 대한 미심쩍은 말 걸기를 시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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