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1. 오월의 정원
2. 탈출 3. 길고양이들 4. 찰스 경 5. 죽음이 코앞에 6. 숲속 생활 7. 나비가 태어나다 8. 하수구 속으로 9. 섬에 대한 집착 10. 병에 걸린 룰루 11. 대장의 비밀 12. 섬으로 가는 길 13. 고양이 섬 ●작가의 말 |
이귤희의 다른 상품
박정은의 다른 상품
|
“오늘도 안전한 것 같군. 그래도 항상 정신을 차리고 있어야 해.”
포크는 거실이 한눈에 보이는 소파 위에 서서 집 안을 살폈다. “여긴 언제나 안전해. 우린 늘 안전하다고. 위험할 일이 대체 뭐가 있겠어?” 벨은 포크를 한심하게 쳐다봤다. “그건 모르는 일이야. 당장 무슨 일이 생길지 어떻게 알아?” “아무 일도 안 생겨. 우린 매일매일 늘 똑같을 거야. 그러니까 걱정 마.” --- p.10 “넌 고양이 섬을 믿어? 그런 곳은 없어.” “섬은 있어. 대장을 포함해서 그곳에 가 본 고양이 여럿이 말해 줬어. 태양이 지는 서쪽으로 가면 바닷가 거대한 절벽 아래에 길이 있대. 절대 죽지 마. 고양이 섬에 가 있어. 우리가 꼭 갈게.” 애꾸눈이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포크 없이는 섬에 갈 수 없어. 가기 전에 인간들에게 잡힐 거야.” 벨은 자신이 없었다. “벨, 난 널 믿어. 너도 너 자신을 믿어야 해. 고양이 섬에서 만나자. 꼭!” --- p.65 찬바람이 불었다. 벨은 얼른 아기의 몸에 자신의 몸을 덮었다. 아기 심장이 뛰는 게 온몸으로 느껴졌다. 험한 산속에서 태어나 준 아기가 기특하고 고마웠다. 아기는 버둥거리며 나비의 젖을 찾아 빨았다. 벨은 아기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찰스 경은 아기가 평화로운 삶을 망친다고 했다. 하지만 평화로운 삶은 다른 일로도 충분히 깨질 수 있다는 걸 벨은 이제 안다. 아기 고양이는 포크와의 이별도, 죽음의 공포도 모두 잊게 해 주었다. --- p.74 대장은 고양이들을 향해 말했다. “내 아버지의 아버지로부터 전해 내려온 천국의 섬. 비도 눈도 오지 않고 언제나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는 그곳. 우리를 괴롭히는 인간들도 없고 오직 고양이만이 사는 그곳. 바다와 만나는 서쪽의 끝, 절벽 밑 동굴과 이어진 그곳. 그곳은 어디?” “고양이 섬!” 고양이들이 일제히 외쳤다. “고양이 섬으로 가는 길을 유일하게 아는 고양이는 누구?” “대장! 대장! 대장!” “이 도시의 복잡한 하수구를 빠져나갈 수 있는 고양이는 누구?” “대장! 대장! 대장!” 고양이들은 자신감에 찬 대장을 존경의 눈빛으로 바라봤다. --- p.93~94 “엄마, 엄마. 여기 왜 왔어요?” 나비는 고개도 들지 못하고 기운 없는 목소리로 물었다. “넌 영리한 고양이니까 어떤 일이든 지혜롭게 헤쳐 나갈 거야. 어디 가서든 사랑받을 거고. 엄마는 널 믿어.” “엄마, 우리 헤어져요? 그래요?” 벨은 목구멍이 따끔따끔해지고 왈칵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다. 하지만 꾹 참았다. “응, 우린 지금 헤어져야 해. 룰루가 그랬지. 영원히 함께 살 수 없다고. 그 말이 맞아.” “싫어요. 엄마랑 헤어지지 않을래요.” 나비가 몸을 일으키려 하다가 다시 꼬꾸라졌다. “살아 있으면 언젠간 만날 거야. 우리 그렇게 믿자.” 벨은 나비를 두고 돌아섰다. 눈물이 주르르 흘렀다. “엄마, 엄마. 얼굴 좀 보여 줘요.” 벨은 나비의 부탁에도 돌아보지 않았다. --- p.144 벨은 하수구에서 늘 그리워했던 맑은 공기를 깊게 들이마셨다. 룰루의 말이 떠올랐다. 섬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이제 새로운 삶을 시작할 때였다. --- p.147~148 |
|
“저는 길고양이들이 짧은 생을 사는 동안 그들만의 섬을 찾기를 바라지요. ……그곳이 어디든 그들이 안전하고 평화롭기를 희망합니다.”
-작가의 말 중에서 길 위에 사는 동물들의 동물권과 인간의 책임에 대한 질문을 묵직한 감동과 함께 전하는 작품! 이 책의 주인공 벨은 한 가정의 반려묘로 사랑을 듬뿍 받으며 살아왔지만, 버려짐과 동시에 길고양이들에게 쏟아지는 냉대와 미움을 한몸에 받으며 죽음으로 내몰린다. 천신만고 끝에 죽음에서 벗어난 뒤에도 벨의 고난은 이어진다. 도시를 벗어나 산속으로 도망갔지만 굶주림과 추위에 지쳐 다시 도시로 내려올 수밖에 없었고, 사람들의 눈을 피해 축축하고 컴컴한 하수구 속에서 삶을 이어간다. 도시에서 인간과 동물이 함께 행복하게 살아갈 방법은 과연 없을까? 반려동물의 수가 천만을 넘어서고, 그에 따라 동물권과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지만 길에서 삶을 이어가는 생명을 보는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이 작품은 길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의 삶이 얼마나 차갑고 힘든지를 벨의 고난을 통해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동시에 아무런 잘못도 없이 인간에 의해 버려지고, 버려졌기에 인간에게 내쫓기고 죽을 위기에 처하는 벨의 모습을 통해 인간은 과연 이 동물들의 삶에 아무런 책임도 없는가 하는 물음을 독자에게 던진다. “그래, 고양이 섬은 있어. 하지만 벨, 고양이 섬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야. 우린 거기 가서도 행복해지기 위해 애써야 해.” 고난과 홀로서기를 통해 한 뼘씩 성장하는 자아를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담아낸 수작! 인간의 보호 아래, 털을 다듬고, 맛있는 먹이를 먹고, 잠을 자는 삶에 만족하며 살았던 벨은 직접 먹이를 사냥하고, 자기 목숨은 자신이 지켜야 하는 길 위에서의 삶을 힘겨워한다. 하지만 인간에게 쫓겨 달아날 때도, 죽음의 위기가 닥쳤을 때도, 벨의 주변에는 고난을 함께 헤쳐나갈 고양이 친구들이 함께한다. 그리고 친구들과의 우정을 통해 벨은 자신의 안위 이외에는 관심이 없었던 이기적인 태도를 버리고, 차츰 다른 이들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그리고 자신이 낳은 아기는 아니지만 자식과도 같은 고양이 나비를 기르며 희생과 사랑에 대해 깨닫게 된다. 벨과 고양이 친구들의 염원은 단 하나. 도시에서 탈출해 고양이 섬으로 가는 것이다. 그러나 고양이 섬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벨은 가장 중요한 사실을 깨닫는다. 인간과 고양이, 생명과 생명이 서로 신뢰하고 존중하며 살아가는 곳이야말로 진정한 고양이 섬이라는 것을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