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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lly Id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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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넓고 푸른 바닷속, 산호초와 다시마가 일렁이며 아름다운 숲을 이룬 곳에, 자그맣고 알록달록한 인어들이 무리 지어 살고 있다. 그 깊은 바닷속 곳곳에는 이 신비한 인어들이 어루만지고 보살피는 손길이 모두모두 닿아 있다. 작은 인어 소녀 ‘펄’은 바닷속 거대한 생명체를 돌보길 원했지만, 정작 자신의 손 안에 놓인 것은 엄마한테 받은 아주 작은 모래알뿐이다. 실망스러운 마음에 눈물을 글썽이던 펄이 모래알을 손에 꼭 쥔 순간, 손가락 틈새로 알 수 없는 희미한 빛이 새어나온다. 이 작은 모래알은 펄의 간절한 소망과 지극한 보살핌 아래, 과연 어떤 눈부신 기적을 이뤄 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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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환적인 이미지에 먼저 반하고, 잔잔한 메시지가 살포시 스미는 그림책
어린이와 어른 모두에게 저절로 “와!”라는 감탄사를 터트리게 할 만한 그림책들의 다양한 매력을 담고 있는 보물창고 [I LOVE 그림책] 시리즈에서 이번에 선택한 작가는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되는 ‘몰리 아이들’이다. 몰리 아이들은 아주 파격적인 이미지와 구성을 실험한 그림책 『플로라와 플라밍고』로 2014년 ‘칼데콧 상’을 수상했지만, 정작 우리에게 소개될 기회를 얻지 못했다. 그만큼 시각적으로 매우 낯설고 새로운 면을 표현하는 작가이다. 바닷속 세계를 몽환적이고도 아름답게 그려낸 그림책 『펄』은 겉표지부터 면지, 내부까지 온통 신비로운 푸른빛으로 물들어 있다.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깊고 푸르고 너른 바다가 다가와 넘실댄다. 바닷속을 그대로 담아낸 듯한 푸른 빛깔과 인어들의 화려한 색감은 강한 대비를 이루며 그림책 『펄』이 지닌 환상적인 분위기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또한 강렬한 원색을 주로 사용한 그림책들과는 달리 부드러운 파스텔 톤으로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리고 주인공 ‘펄’을 비롯하여 엄마와 주변의 다른 인어들이 등장하는데, 각각의 캐릭터들 모습 또한 인상적이다. 너른 바닷속 배경과 어울리게 작고 앙증맞은 모습, 율동적인 동작, 섬세한 표정까지 한결같은 생동감이 느껴진다. 펄이 엄마와 대화를 나누며 크게 실망할 때, 작은 모래알을 꼭 쥐면서 못 미더운 듯이 찬찬히 바라볼 때, 작은 모래알을 소중히 감싸 쥘 때… 그 모든 순간 펄이 느끼는 표정들은 저 깊은 바닷속이 아니라 바로 눈앞에 있는 것처럼 선명하다. 그래서 우리는 펄의 감정에 저절로 동화되고 스며들게 된다. [칼데콧 상] 수상 작가 몰리 아이들은 독특하고 아름다운 표현으로 먼저 독자들을 몽환적인 세계로 이끈 다음, 작은 것들이 모여 세상이 조금씩 눈부시게 변화할 수 있다는 잔잔하고도 뚜렷한 메시지를 전하며 우리에게 살포시 다가온다. 누구나 때때로 꿈을 꾼다. 아주 거창한 것은 아닐지라도, 작은 소망 하나쯤은 마음속에 품기도 한다. 이렇게 크고 작은 꿈들은 우리에게 미래를 상상하고, 앞으로 나아갈 힘을 준다. 그러나 현실이라는 거대한 벽 앞에서 우리의 어떻게 꿈을 지킬 수 있을까? 그림책 『펄』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실제로 우리가 꿈을 이루기 위해 나아갈 때 경험하는 어려움을 보여 준다.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귀여운 인어 소녀 ‘펄’은 마음 깊숙한 곳에 아무도 모를 소중한 꿈을 키워 오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기대와는 다른 현실을 마주하고 이내 좌절하고 만다. 그때 엄마가 다가와 “펄, 가장 작은 것들이 때로는 아주 큰 차이를 만든단다.”라고 속삭였고, 소중한 깨달음을 얻은 펄은 좌절을 딛고 일어나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다. 펄이 꿈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은 극적이기 보다는 아주 잔잔하게 그려진다. 펄은 자신에게 주어진 작은 모래알을 매일매일, 꾸준하게 돌보기 시작한다. 작은 것도 소중히 여기는 펄의 마음이 서서히 자라나면서, 마침내 세상을 눈부시게 밝히는 기적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