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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 포 투모로우〉
‘슈퍼맨’하면 흔들림 없는 강철 같은 의지로 정의를 수호하는 상냥하고 용감한 초인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이 작품에서 슈퍼맨은 지구상에서 벌어지는 모든 현상과 모든 이의 구원요청을 빠짐없이 듣고 대처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자신이 가장 사랑하고 지켜야 할 존재인 로이스가 위험에 처한 순간에는 그녀 곁에 있을 수 없었다. 이런 모순된 상황을 맞이한 슈퍼맨이 느낀 회의, 그리고 공포는 평범한 사람들의 그것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었다. 복잡한 마음에 갈 곳을 잃고 방황하다 찾은 곳은 불치병을 앓고 있는 한 신부님. 그는 신부님을 본 순간 자신의 죄를 고백한다. “신부님, 죄를 지었습니다. 제가 지은 죄는 세상을 구하려고 한 것입니다.” 〈슈퍼맨 포 투모로우〉는 슈퍼맨이 정말?지구에 살고 있다면 어떤 일을 할 수 있고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이 작품 속에 등장하는 슈퍼맨은 맹목적인 정의의 수호신이 아니며 하느님과 그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가 갖는 신화적 의미와 상징이 지속적으로 슈퍼맨과 겹쳐지면서 매우 독특하고 완성도 넘치는 스토리로 태어났다. 〈올스타 슈퍼맨〉 수많은 초인 중에서도 두드러지는 초인. 외계행성 출신의 절대능력자. 마치 신처럼 다치지도, 늙지도, 흔들리지도, 절대 변할 것 같지도 않던 슈퍼맨이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는다. 물론 시한부 선고 앞에서도 그는 슬퍼하거나 당황하지 않고 초연하다. 다만 그동안 소홀했던, 아니 우선순위에 두지 않았던 개인적 일상을 돌아본다. 자신이 죽고 난 뒤 남겨질 사람들을 위한 준비, 까마득히 먼 미래의 후손들을 위한 안배, 사랑하는 여인과의 관계 정립, 적수인 렉스 루터를 이해하려는 노력 등 전 지구적 안위를 돌보느라 밀쳐 뒀던 사적인 용무를 하나씩 정리해 나가는 슈퍼맨의 모습은 평범한 인간과 다를 바 없다. 수십 년 전에 태어난 캐릭터인 만큼 더 이상 무얼 어찌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많은 슈퍼맨 이야기가 전해져 왔지만 천재 작가로 일컬어지는 그랜트 모리슨은 놀랍도록 새로운 슈퍼맨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유명세에 비해 국내 소개가 좀 늦은 감이 있는 그의 그래픽 노블 첫 번째 한국어판으로 〈올스타 슈퍼맨〉을 선택한 것은 슈퍼맨이라는 가장 익숙하면서도 동시에 가장 식상한 캐릭터로 얼마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었는지를 보여 주는 것이 이 작가의 범상치 않은 역량을 제대로 알리는 가장 확실하고도 쉬운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그랜트 모리슨의 이 굉장한 이야기를 온전하게 혹은 더 큰 빛을 발하게끔 그려낸 화가 프랭크 콰이틀리의 재능도 간과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올스타 슈퍼맨〉은 슈퍼맨을 사랑하는 사람도, 슈퍼맨에 관심 없는 사람도, 심지어 슈퍼맨을 싫어하는 사람까지도 매혹하는 걸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