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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연 | 아름다운 괴물
송시우 | 버릴 수 없는 서미애 | 까마귀 장례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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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정은 고개를 들었다. 거울 속에 완벽한 자신의 몸이 있었다. 설거지하면서 잠깐씩 스쿼트를 하거나 평소에 발뒤꿈치를 들면 이런 몸을 만들 수 있다는 말은 완벽한 거짓말이다. 한 번에 십오만 원씩이나 하는 PT를 받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홈트레이닝으로 필라테스를 하고, 틈나는 대로 요가 개인 레슨을 받고 있다. 식단 조절은 너무나 당연해서 말하기도 귀찮다.
하지만 방송에서 그렇게 말해서는 안 된다. ---「아름다운 괴물」중에서 스트레칭을 십 분 정도 하자 천천히 몸에 열이 올랐다. 이제 슬슬 본격적인 운동을 해 볼까, 생각하며 일어설 때였다. 찰칵. 정수정은 움직임을 멈추었다. 주변을 돌아보았다. 창문은 모두 닫혀 있었고, 블라인드도 내려져 있어 바깥에서는 안이 보이지 않을 것이다. 출입구 역시 제대로 닫혀 있었고, 유리 문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이곳은 2층이고 방 안에는 그녀 혼자만 있다. 그녀는 심장이 조이는 것 같은 긴장을 느꼈다. 엄지손톱을 물어뜯으며 조심스레 문 쪽으로 다가갔다. 손잡이를 비틀어 천천히 문을 열었다. ---「아름다운 괴물」중에서 “웃긴 게 말이죠. 조사하는 형사님들도, 저도, 와이프도 그 여자가 정신 이상한 여자라는 건 다 알았어요. 새빨간 거짓말로 고소장 내서 사람들 괴롭히고 하는 거 다 알았다고요. 형사님들이 먼저 저에게 그랬다니까요. 아이고 사장님 잘못 걸려서 고생이 많다고. 그래도 정신병원에는 못 보낸다고 하더라고요? 왜 그런 거예요 법이?” ---「버릴 수 없는」중에서 한 일이 없으니 할 수 있는 일이 생겼다면 해야 하지 않을까. 지금 알고 있는 정보를 경찰은 모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윤서는 용기를 냈다. 입력된 전화번호를 확인하고 조심스럽게 통화 버튼을 눌렀다. ---「버릴 수 없는」중에서 흐엉의 남편은 흐엉을 감금하다시피 했다. 밤에 혼자 어디를 내보낸다는 건 상상도 하기 힘들다. 흐엉은 한국어 강습 교실에 등록을 하고 일주일에 한 번, 몇 시간의 외출을 허락받기 위해 나머지 육 일 동안 남편에게 온갖 비위를 맞추며 벌벌 떨며 살았다. 차라리 도망치라는 말에 흐엉은 자신의 여권도 남편이 가지고 있다고 했다. 하루라도 안 보이면 그날로 경찰에 신고해 베트남으로 보내 버린다는 협박에 도망은 생각지도 못했다. 어떻게든 한국에 체류해야 취업의 기회도 생기고 돈을 벌 수 있을 거라고, 그날이 올 때까지는 참을 거라고 했다. ---「까마귀 장례식」중에서 리엔은 자신의 앞에 침을 뱉고 돌아서는 그를 보다가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살인자.” 그의 귀에 들린 모양이었다. 걸음을 옮기던 그가 다시 몸을 돌렸다. “뭐?” “살인자. 살인자라고!! 당신은 살인자야! 당신이 흐엉을 죽였어!!” 한번 입이 열리자 리엔은 미친 듯 소리쳤다. “이년이 미쳤나?” 그가 리엔의 멱살을 잡았다. 단숨에 제압당했다. 그의 얼굴이 가까이 다가오자 리엔은 자신도 모르게 몸을 움츠렸다. 그의 눈빛에 머문 살기가 느껴졌다. “죽고 싶지 않으면 조용히 닥치고 있어. 마음먹으면 너 같은 거 죽이는 건 일도 아니야.” 그는 주위에 사람이 몰리자 리엔을 팽개치고 얼른 택시를 잡아타고 그 자리를 떠났다. 얼어붙은 리엔은 한동안 그 자리에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까마귀 장례식」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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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단 하나의 이름도 잃을 수 없다
미스터리 소설에서 피해자는 사건과 범인을 연결하는 중요한 단서다. 모든 피해자에게는 이름이 있고, 누군가 살해된다는 것은 하나의 이름이 세상에서 사라진다는 뜻이다. 『단 하나의 이름도 잊히지 않게』는 어떻게든 진상을 규명해 피해자의 억울함을 풀어 주겠다는 약속이 담긴 제목이다. 또한 피해자를 혼자 두지 않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괴물」 정해연 작가의 「아름다운 괴물」의 주인공 정수정은 이혼과 출산 후 방송계에 복귀해 셀럽이 된 다이어트 클리닉 원장이다. 미디어는 일과 육아를 모두 완벽하게 해내는 정수정을 슈퍼맘으로 추켜세우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름다운 괴물」은 주인공의 삶이 서서히 무너져 가는 긴박감을 잘 살린 작품으로, 여성에게만 요구하는 아름다운 신체와 슈퍼맘이라는 허상을 고발한다. 「버릴 수 없는」 송시우 작가의 「버릴 수 없는」은 경찰의 실수 때문에 조현병 환자가 살해당한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파견된 인권증진위원회 수사관 한윤서의 이야기다. 인권증진위원회에서 일하고 있는 송시우 작가는 주인공 한윤서에게 현업인이 느끼는 깊은 고민을 덧씌우고, 차분하면서도 신중한 감정선으로 작품의 주제를 더욱 풍부하게 다룬다. 「까마귀 장례식」 서미애 작가의 「까마귀 장례식」의 주인공은 한국으로 결혼 이주해 온 지 9년이 된 베트남 여성 리엔과 결혼 이주자 커뮤니티의 이야기다. 「까마귀 장례식」은 한국을 대표하는 추리소설의 대가, 서미애 작가가 오랜만에 발표하는 중단편 작품으로, 한국 농촌에 녹아든 결혼 이주민 커뮤니티의 현실을 섬세하게 그려 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