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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권 · 9
제5권 · 337 옮긴이 해설 · 605 |
Jean-Jacques Rousse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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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을 시작하면서, 모든 사람들이 나와 마찬가지로 관찰할 수 없는 것은 아무것도 가정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가 출발하는 동일한 지점, 즉 인간의 탄생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 나아갈수록 나는 자연을 키워 나가고 여러분은 자연을 변질시키기 때문에 우리는 서로 점점 멀어진다. 나의 제자가 여섯 살 때는 여러분의 제자들과 그리 다르지 않았는데, 이는 여러분이 아직 그들을 훼손할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그들은 더 이상 닮은 데가 하나도 없다. 그리고 내가 쏟은 모든 보살핌이 허사가 아니었다면, 이제 들어서게 될 성년기에 그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다.
---p.108 그는 여러분의 제자들이 청년기에 갖는 완전한 자유를 어린 시절에 충분히 누리면서 지냈기 때문에, 청년기에 이르러 여러분의 제자가 어렸을 때 지켜야 했던 규칙을 갖기 시작한다. 이 규칙들은 여러분의 제자들에게는 징벌이어서 그들은 그것을 혐오하고 거기서 교사가 행해 온 오랜 압제밖에 보지 못한다. 그래서 모든 종류의 멍에를 떨쳐 버리고 난 뒤에야 비로소 어린 시절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한다. 쇠사슬에서 풀려난 죄수가 사지를 뻗어 움직이고 구부렸다 폈다 하는 것처럼, 그들은 그제야 사람들이 그들을 붙들어 둔 오랜 구속에 대해 보상을 받는 것이다. ---p.245 젊은이에게서 싹트기 시작하는 욕망 속에서 그저 이성의 가르침을 가로막는 장애물만 보는 것은 정말 편협한 생각이 아닐 수 없다. 나는 거기서 청년을 이성의 가르침에 순종하게 만드는 진정한 방법을 본다. 정념을 통해서만 정념을 잡을 수 있다. 정념이 갖는 강력한 영향력은 바로 그 영향력을 통해 통제해야 한다. 그리고 언제나 자연 그 자체에서 자연을 규제하는 데 적합한 도구를 얻어야 한다. ---p.272 다정하고 감성이 풍부한 영혼을 가졌지만 그 무엇도 세상 평판이 부여하는 가치에 따라 평가하지 않는 에밀은 다른 사람들의 마음에 들기를 바랄지언정 그들에게서 존경받았으면 하는 바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그는 정중하기보다 다정할 것이고, 뽐내는 태도나 허영심이 없을 것이며, 천 번의 찬사보다 단 한 번의 애정 표시에 더 감동을 받을 것이다. 바로 똑같은 이유로 그는 태도나 몸가짐을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며, 더 나아가 몸치장에도 신경을 쓸 수 있을 텐데, 그것은 취향이 고상한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모습으로 호감을 주기 위해서이다. 그는 금테 액자에 의존하는 일 따위는 전혀 하지 않을 것이며, 부의 표시가 그의 몸단장을 더럽히는 일도 결코 없을 것이다. ---p.297 마침내 시기가 임박했다. 이제야말로 진심으로 그녀를 찾을 때이다. 에밀이 다른 여성을 소피로 착각하여 그 여성을 자기 사람으로 만들면, 그가 자기 실수를 너무 늦게 알아차릴 염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럼 파리여, 잘 있어라! 유명한 도시, 소음과 매연과 진창의 도시여. 이곳에서 여성들은 더 이상 명예를 믿지 않고 남성들은 더 이상 미덕을 믿지 않는다. 파리여, 잘 있어라. 우리는 사랑을, 행복을, 순결함을 찾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너와 멀리 떨어져 있으면 있을수록 좋을 것이다. ---p.336 요컨대 처녀들에게 좋은 품행을 사랑하게 만들고 싶은가? 그렇다면 끊임없이 “현명해져라”라고만 말하지 말고, 그렇게 되는 데서 얻는 커다란 이득이 무엇인지 그녀들에게 일러 주도록 하라. 또한 현명함이 가져다주는 대가 전부를 깨닫게 하면 현명함을 사랑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p.414 그녀에게는 자기 자신만의 예법이 있는데, 그것은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유행에 따르지 않아서 유행 따라 바뀌지 않으며, 그 무엇도 관습에 따라 하지 않고 남의 마음에 들고 싶은 진실한 욕망에서 생겨나기 때문에 남의 환심을 산다. 사람들이 흔히 하는 인사말은 전혀 알지 못하며, 짐짓 꾸며 댄 인사말을 생각해 내는 일도 결코 없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그러시지 않아도 됩니다” 따위의 말은 하지 않는다. 말을 꾸밀 생각은 더더욱 하지 않는다. 친절이나 격식을 차리는 인사말에는 몸을 숙여 인사하거나 “고맙습니다”라는 간단한 말로 답례한다. 그런데 이 말이 그녀의 입에서 나오면 전혀 다른 말처럼 들린다. ---p.426 에밀은 소피를 사랑한다. 하지만 그를 사로잡은 최초의 매력들은 무엇인가? 감수성, 미덕, 올바른 것들에 대한 사랑이다. 자신의 애인이 가진 이 사랑을 사랑함으로써 에밀은 자신에 대한 사랑을 잃어버린 것일까? 소피로서는 어떤 대가를 받고 자신을 내놓은 것인가? 그 대가는 자기 애인의 마음에 있는 타고난 모든 감정들이다. 그것은 진정한 선행에 대한 존중, 검소, 소박함, 사리사욕 없는 관대함, 사치와 부에 대한 경멸이다. 에밀은 사랑이 강요하기 전에 이러한 미덕들을 지니고 있었다. 그렇다면 에밀은 어떤 점에서 정말로 바뀐 것인가? 그는 그 자신이 될 새로운 이유들을 가지게 되었다. 이것만이 그가 예전의 그와 다른 점이다. ---pp.499,500 사랑하는 에밀, 그러므로 자네가 진정 자네 아내의 연인이고 싶다면, 그녀는 늘 자네의 주인이면서 또한 자기 자신의 주인이어야 하네. 자네는 행복한 애인이지만 한편 공손한 애인이 되어야 하네. 아무것도 의무에 요구하지 말고 모든 것을 사랑에서 구하도록 하라. 그래서 가장 하찮은 애정의 표현도 자네한테서 결코 권리가 아닌 은혜가 되어야 하네. ---p.5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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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타락시키는 사회에서 인간의 선성을 지켜 가는
한 인간의 성장소설이자 현재에도 유효한 교육의 지침서, 루소의 『에밀』을 읽는다 신학적 교육, 귀족주의 교육에서 보편적인 인간을 창조하는 교육으로 『에밀』의 혁명적 성격은 무엇보다 교육의 대상을 새롭게 규정했다는 점에 있다. 전통적인 기독교의 교육관은 원죄설에 입각하여 세상을 악으로, 어린이를 악에 물들기 쉬운 나약한 존재로 바라본다. 따라서 종교가 아이를 구원의 길로 이끌어야 한다고 보았다. 르네상스 이후 이러한 신학적 교육관은 강력한 도전을 받는다. 라블레는 자연과 인간 본성에 신뢰를 가지고 인간의 자연적 본능을 건전한 것으로 보았다. 이는 지식욕과 육체에 대한 관심으로 귀결되었다. 라블레의 뒤를 이어 몽테뉴가 새로운 교육 사상을 주창하며 이해력과 판단력을 키우고 육체를 단련하는 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하였다. 그러나 이 두 사람은 시대적 한계로 인하여 사회 속에서 아이를 행복하게 하며 그가 수행해야 할 역할에 완벽히 적응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개인주의적이고 귀족주의적인 교육을 제시하는 데 그친다. 반면 루소는 보편적인 인간을 대상으로 한, 보편적인 인간을 창조하는 교육의 필요를 인식했고 이 혁명적 성격으로 『에밀』은 ‘현대 교육의 성서’로 불리게 되었다. 도덕적 인간과 이상적인 사회라는 꿈 자연 상태의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자기 보존의 욕구와 그 욕구를 충족시킬 능력을 가지며 이로써 행복을 느낀다. 그러나 인간은 불가피한 외부의 영향으로 자연 상태에서 벗어나 사회라는 연대를 탄생시켰다. 사회 상태는 자연 상태와는 달리 인간을 무제한의 욕망과 경쟁으로 내몬다. 이때 자연에서 나온 인간 본래의 선성은 ‘이기심’으로 왜곡된다. 이미 자연 상태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공공의 이익을 중시하고 사욕 대신 미덕을 실천하는 도덕적 인간과 이상적인 사회의 형성이라는 필요가 생긴다. 루소에게 교육이란 바로 이러한 도덕적 인간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에밀』에 따르면 교육이란 본성에서 생겨나는 활동이 아무런 장애 없이 최대한 자유롭게 이루어지도록 외부적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지, 어떤 목적을 갖고 그 활동을 억압하는 것이 아니다. 또한 루소는 『에밀』을 “인간의 본성과는 무관한 악과 오류가 어떻게 외부로부터 들어와 이를 서서히 변질시켜 나가는지를 보여 주는 인간 본래의 선성에 대한 논문”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우리는 『에밀』을 읽으며 한 인간이 교육을 통해 자연의 리듬에 따라 자기 내면의 이성과 감성을 계발하면서, 궁극적으로는 자율성과 미덕을 갖춘 인간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본다. 루소가 제시하는 단계별·연령별 교육 『에밀』에서 루소는 에밀이라는 가상의 제자를 둔 가정교사로서 교육을 통해 그가 자율성과 미덕을 갖춘 인간으로 성장하도록 지도하며, 인간의 발달 과정에 맞춘 교육의 과정을 크게 3단계로 나누어 제시한다. 첫 번째는 자연의 교육으로, ‘인간의 내부에 자연적으로 주어진 능력과 기관을 자연의 법칙에 따라 발달시키는 것’이다. 그다음 과정은 사물의 교육으로, ‘사람이 외부 세계의 사물과 접촉하여 얻는 체험 혹은 경험을 통해 오감을 발달시키고 물리적 세계를 이해하게 만드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인간의 교육 단계가 온다. 이 단계에서는 ‘인간의 본성과 경험 그리고 인간들이 맺는 관계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궁극적으로 도덕적 측면에서 어떠한 특정한 인간형을 형성’한다. 실천적 이성을 발달시키고 도덕적 미덕을 갖추게 하는 이 과정이야말로 ‘자연인으로 키워진 존재가 사회에서 어떤 존재로 전환될 수 있는가’라는 가장 중요한 문제에 해답을 제시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말할 수 있다. 5권으로 나누어진 『에밀』은 이러한 과정에 맞추어 연령대별로 구체적인 교육의 프로그램들을 제시한다. 1권은 출생에서부터 말을 배울 무렵인 5살까지를, 2권은 5살부터 12살까지의 아동기를 다룬다. 3권은 12세부터 15세까지 소년기를, 4권은 사춘기를 포함하여 15세부터 20세까지를 다룬다. 5권은 에밀의 배우자가 될 소피의 교육을 주로 다룬다. 각각의 연령대는 모두 다른 특징을 가진 닫힌 체계를 형성한다. 이행기를 지날 때마다 이 체계는 다른 형태로 재구성된다. 독자들은 이런 특징을 잊지 말고 『에밀』의 교육 과정을 쫓아가야 한다. 고도의 통찰력이 돋보이는, 루소가 제안하는 인간 교육의 과정을 확인해 보기를 바란다. ※ 세창클래식 시리즈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적 흐름에 부응하여 누구나 아는 명저에 새로운 문체와 해설을 입혀 소개하는 시리즈입니다. 명저란 그저 오래되고 진부한 것이라는 편견을 깨고, 원작의 의미와 깊이를 음미할 수 있는 책을 출간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