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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매혹적인 아랍이라니

이토록 매혹적인 아랍이라니

: 올드 사나에서 바그다드까지 18년 5개국 6570일의 사막 일기

손원호 | 부키 | 2021년 08월 0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7 리뷰 46건 | 판매지수 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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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8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356쪽 | 140*212*30mm
ISBN13 9788960518773
ISBN10 89605187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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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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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담배를 살펴보면 몸통의 맨 아래에는 커다란 물단지가 있고 그 위로 몸통을 거쳐 받침판과 사발이 있다. 사발 위의 공간에는 담뱃잎, 과일 향료, 글리세린, 당밀 등을 섞어 만든 촉촉한 재료를 담는데 이를 아랍어로 무아쎌(Mu’assel)이라고 한다. 물담배 연기에서 나는 솜사탕 향의 정체는 바로 이 무아쎌이다. 1990년대 초 중동 지역에서 무아쎌이 개발되기 전까지는 주로 나이 지긋한 남성들이 물담배 기구에 가공되지 않은 담뱃잎을 올려놓고 태웠다. 그러나 무아쎌이 생겨난 이후에는 물담배의 인기가 남녀 구분 없이 젊은이들 사이에 급속도로 높아졌다. 무아쎌 위에 은박지를 깔고 빨갛게 달군 숯을 그 위에 올린다. 긴 호스에 입을 대고 깊이 들이마시면 숯이 타면서 피어나는 연기와 무아쎌 향이 섞여 기구의 몸통 아래로 빨려 내려간다. 물을 통과한 연기는 다시 물 밖으로 나와 호스를 거쳐 나의 입속으로 들어온다. 내 코와 입을 통해 연기가 몸 밖으로 나가면 사과, 포도, 민트, 체리, 레몬 등 온갖 향기가 나를 감싼다.
--- p.17

3000년 전에는 예멘의 남성들 위에 군림했던 여인이 존재했었으나 현재 예멘에 사는 시바 여왕의 후손들은 전혀 그러한 삶을 살고 있지 못하다. 예멘에서 어학연수를 하던 2004년 4월의 어느 날, 내게 아랍어를 가르쳐 주던 이스마일 선생님이 예멘의 전통 음식을 맛보게 해주겠다며 집으로 나를 초대했다. 그날, 초대받은 집 앞에서는 선생님과 두 아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선생님과 담소를 나누고 점심 식사를 시작했다. 고등학생, 중학생이었던 두 아들은 선생님의 권위적인 손짓과 말에 따라 비닐을 깔고, 부엌을 수없이 왔다 갔다 하며 음식을 내왔다. 음식을 준비한 선생님의 부인과 딸은 부엌 밖으로 한 발짝도 나오지 않았고, 나 또한 그곳에 접근조차 할 수 없었다. 식사가 끝나고 나는 최소한의 예의를 차리기 위해 선생님께 한마디를 했다.
“선생님, 사모님께 음식 잘 먹었다고 전해 주세요.”
그러자 이스마일 선생님은 정색한 표정으로 눈을 부릅뜨고는 나에게 말했다. “식사에 대한 감사의 인사는 나에게 하면 되는 거야. 내 처에 관한 이야기나 이름조차 네 입으로 직접 말할 필요는 없어.” 나는 당황했다. 그의 말은 무언의 깨달음을 주었다. ‘이곳은 네가 이전에 있었던 이집트가 아니라 예멘이야. 이집트는 잊고 이곳의 문화를 익히도록 해.’
--- p.78

카타르의 알자지라Al-Jazeera 방송에는 〈잇티자흐 무아키스Itijah Mua'kis〉라는 유명 토론 프로그램이 있다. 제목의 아랍어 뜻부터가 이미 ‘반대 방향’이다. 반대 의견을 가진 두 패널이 나와 토론하는 이 프로그램에서 출연진들은 결코 합의점을 찾지 못한다. 아니, 나올 때부터 아예 합의할 생각조차 없다. 더 큰 문제는 토론 중에 서로의 감정을 건드린다는 것이다. 언젠가는 상대방 패널의 친이스라엘 발언에 분노한 패널이 상대방에게 이런 모욕적인 말을 한 적도 있다.
“넌 아랍인이 아니라 유대인이야. 미국과 이스라엘 꽁무니나 쫓는 것들이라고….”
시리아 내전에 대한 논의 중일 때 한 패널이 “우선, 알라가 시리아 국민을 축복하기를 바랍니다”라고 말문을 열자, 상대방 패널이 이렇게 응수하기도 했다.
“너 자신이나 먼저 축복해라.”
감정 조절을 못 한 패널이 생방송 중에 그냥 자리를 박차고 나가 버리는 경우도 있다. 가끔 물건을 집어 던지거나 몸싸움을 하기도 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로는 온라인 토론으로 변경되어서 다행히 몸싸움은 불가능해졌다. 그런데 최근 우연히 이 프로그램을 다시 보았는데, 역시나 방송 도중 화가 난 한 패널이 이어폰과 마이크를 집어 던지고 화면에서 사라져 버렸다. 그러자 사회자가 이렇게 말했다.
“아니, 이 친구야! 왜 도망치는 거야?”
--- p.99

이싼은 예멘의 한 마을에서 가족과 행복하게 살고 있던 평범한 고등학생이었다. 어느 날 갑자기 그가 다니던 학교의 선생님들이 바뀌기 시작했다. 새로운 선생님들은 아이들에게 기존 교과서를 버리게 하더니 난생처음 보는 책들을 나눠 주었다. 예멘의 후티 반군을 찬양하는 내용이었다. 이 일로 이싼은 후티 반군이 자신의 동네를 점령했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 운동장에서 놀고 있던 이싼과 몇몇 학교 친구는 부모에게 알리지도 못하고, 후티 반군에게 잡혀갔다. 이들은 전투 요원으로 동원되었고 예멘 남서부의 한 지역으로 끌려가 훈련을 받았다. 이싼은 자신이 정부군을 상대로 총알받이가 될 것 같다는 직감이 들어 탈출을 감행했다. 그는 다른 동료 일곱 명과 함께 새벽에 부대를 탈출해 하염없이 걸었다. 시내로 도망쳐 버스를 타고 예멘 남부 아덴으로 겨우 이동했지만, 남부 지역에서는 후티 반군에 몸담았던 사람들을 받아 주지 않았다. 이싼은 후티 반군 진영으로 돌아가느냐 나라를 떠나느냐 하는 기로에 서고 말았다. 고향의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아버지는 이싼에게 돌아오면 반군에게 살해당할 수 있으니 차라리 나라를 떠나라고 말했다.
그때 이싼은 주변 사람들로부터 ‘코리아’란 나라에 대해 듣게 되었다. 코리아의 비자를 받기만 하면 목숨을 건지는 동시에 치료를 받고 일도 할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그는 같이 탈출한 친구 중 한 명 하싼(가명)과 의기투합해 한국행을 결심했다.
--- pp.119-120

로렌스는 왜 그랬던 것일까? 무엇 때문에 그토록 아랍인을 사랑했고, 무엇을 위해 뜨거운 사막에서 그들과 열정을 불태웠던 것일까? 자서전 《지혜의 일곱 기둥Seven Pillars of Wisdom》에서 그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우리는 서로를 사랑했다. 광활한 대지에서 사나운 바람과 뜨거운 태양을 경험하고 같은 희망 속에서 열심히 일했기 때문이다. 아침이 밝아 오는 신선한 풍경은 우리를 매혹시켰다. 우리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안개처럼 쉽게 사라지는 이상理想 때문에 몹시 지치고 힘들었다. 하지만 고통 속에서도 이상을 위해 싸우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영국 제국주의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로렌스에게 꿈이나 이상 따위가 정말 존재했을까? 그는 영국인이었다. 자신이 속한 국가의 제국주의 정책이라는 틀 안에서 결국 그토록 사랑했던 아랍인들을 버렸고, 자신이 수행한 업무들이 중동을 분열시키는 도화선이 되었다. 그가 도왔던 메카의 태수 후세인은 모든 힘을 다 써 버린 뒤, 사우드 가문에게 헤자즈 지역을 빼앗기고 허무하게 삶을 마감했다. 세계대전이 끝나자 로렌스는 영국 왕 조지 5세에게 훈장을 받는 등 영국인들 사이에서 유명 인사가 되었다. 그러나 영국으로 돌아온 그는 그토록 찬사를 받던 자신의 이름 ‘로렌스’를 버린다. 이후 두 번이나 이름을 바꿔 가며 영국 공군과 육군 전차 부대에 입대하여 현실 도피적인 삶을 살았다.
--- pp.163-164

2019년 10월, 유튜브를 통해 나에게 한국어를 배우는 히바가 사우디의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방탄소년단의 공연 영상을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렸다. 궁금한 마음에 그에게 다이렉트 메시지를 보냈다.
“히바, 공연을 직접 본 거야?”
“예, 동생이랑 같이 갔다 왔어요.”
“리야드까지 갔다 왔다고?”
“예, 맞아요.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너무 행복했어요.”
스물네 살의 간호학과 여대생 히바는 사우디의 메디나에 살고 있다. 메카에 이은 두 번째 이슬람 성지이자 선지자 무함마드의 묘가 있는 성역이기도 하다. 메카와 함께 이곳은 지난 1400년간 무슬림이 아니면 입장 자체가 금지됐기 때문에 나와 같은 비무슬림 아랍, 이슬람 학도에게는 궁금증을 자아내는 곳이다. 히바의 아버지는 수단 사람으로, 아내와 함께 사우디 메디나로 이민을 온 후 한 신문사에서 영업일을 해 왔다.
수단계 부모님 사이에서 태어나 어릴 적부터 줄곧 메디나에 살았던 히바가 한국 콘텐츠를 접한 건 열다섯 살 때였다. 우연히 유튜브에서 발견한 한국 드라마에서 그는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신세계를 봤다. 그리고 곧 보수적인 아랍 도시, 메디나에서 사는 그에게 한국 드라마는 문화적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유일한 통로가 되었다. 그는 한국 문화가 얼마나 좋았던지 시도 때도 없이 가족들에게 케이팝과 한국 드라마를 알렸다. 히바는 신이 나서 나에게 공연을 보러 가게 된 과정을 설명해 주었다.
--- p.198

단장님이 승인하면 대사관 경호팀이 일사불란하게 경호 준비를 한다. 일반 기업인들도 이라크에서는 사설 경호업체를 꼭 이용한다. 현재 한국인에게는 이라크 여행이 금지되어 있는데 사업차 방문이 꼭 필요한 경우, 외교부에서는 사설 경호업체와의 계약, 특약 보험 등을 확인한 후에 여행허가서를 발급해 준다. 그만큼 여전히 위험한 곳이다.
외출 승인이 나면, 옷을 입고 서류를 챙기며 외출 준비를 서두른다. 모든 것이 준비된 것을 확인하면 방문을 닫고 마지막 의식을 치른다. 기도다. 오늘 나의 목숨이 어떻게 될지 경호원조차 확신할 수 없는 이 상황, 무릎 꿇고 간절히 기도할 수밖에 없다. 죽음은 두렵다.
“오늘 테러가 일어나는 곳을 피해 갈 수 있게 해 주소서.”
기도가 끝나면 출발 시각에 맞춰 밖으로 나간다. 경호원이 건네주는 방탄조끼를 입고 유리창이 매우 두꺼운 SUV 방탄 자동차를 타고 대사관 밖으로 나설 차례다. 한국인 경호단장님은 내 앞 보조석에 앉아 무전기를 통해 다른 차량에 탑승한 경호원들과 수시로 상황을 공유한다. 가장 안전한 이동을 위해 거의 분 단위로 판단을 하고 지시를 내린다. 가끔은 길이 막힐 조짐이 보이면 계획에 없던 길로 빠지기도 한다.
--- p.219

이들의 유별난 커피 사랑은 수백 년간 커피와 함께해 왔던 그들의 역사에 대한 방증이다. 그 시작은 6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6세기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는 악숨 왕국Kingdom of Aksum(기원전 80년에 세워져 기원후 825년에 멸망한 것으로 추정)이 존재했다. 지금이야 그저 가난한 아프리카 대륙의 한 국가일 뿐이지만 고대 악숨 왕국 시절 이곳은 주변 지역을 호령하며 막강한 힘을 발휘했다. 6세기에 악숨 왕국은 홍해 건너편에 있는 아라비아반도의 예멘까지 식민 통치를 하고 있었다. 당시 에티오피아는 커피의 원종이 자라던 시원지였는데, 식민 통치 기간 중 에티오피아의 커피가 자연스럽게 홍해를 건너 예멘으로 전파되었다. 커피 재배에 적합한 토질과 기후를 지니고 있던 예멘은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지역 일대에서 최고급 커피를 생산하는 산지로 떠올랐고, 이후 예멘을 통해 아라비아반도 전역에 커피가 전파되었다. ‘Coffee’의 어원이 아랍어인 까흐와Qahwa인 것을 생각하면 커피의 근원지가 어디인지 쉽게 추측할 수 있다.
--- p.254

“당신이 나에게 보여 준 그 의지를 담아 아랍어로 서신을 쓰세요. 수신자는 총장님이오. 그리고 서신 맨 아래 역사·이슬람문명학과 학과장의 서명도 받아 오세요. 그럼 내가 방법을 생각해 보리다.”
비서실장의 말에서 진심으로 도와주려 한다는 확신을 얻었다. 그가 ‘서신’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아랍인과 일을 해 보면 안다. 그들은 온갖 화려한 화법으로 상대방의 기대치를 높여 놓고 실행에 옮기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연락하라고 해 놓고 아예 전화를 받지 않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그래서 아랍인과 구두 계약을 했을 경우, 일이 성사되었다고 기뻐하는 건 금물이다. 서로 오갔던 말들은 이미 공중으로 날아가 버렸기 때문이다. 그만큼 아랍에서는 ‘문서’가 중요하다. 거기에 정부의 도장이나 서명까지 들어간다면 실로 그 문서의 힘은 막강해진다.
--- pp.284-285

이렇게 중간에서 연결해 주는 사람을 아랍어로 ‘와씨따Wasita’라고 한다. 물론 사람 사는 곳이면 어디든 와씨따가 있지만 특히 아랍 지역에는 이런 문화가 강하게 남아 있다. 물론 돈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도 많지만, 총장 비서실장처럼 선한 마음으로 대가를 바라지 않고 도와주는 이들도 많다. 아랍인과 진심으로 소통하고 마음의 감동까지 느낀다면, 의외로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내가 사는 두바이에서도 아랍인과의 갈등 때문에 어려움에 처한 한인들이 종종 나에게 도움을 요청하곤 하는데, 그것은 내가 돈이 많아서도 혹은 높은 자리에 앉아 있어서도 아니다. 단지 아랍인과 소통하며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 주기 때문이리라.
--- p.286

아랍 국가에서 나의 학문 여정은 결코 녹록지 않았다. 그래도 굵직한 전환점에서 톡톡한 역할을 한 것은 단연 사람과의 관계였다.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많은 사람이 ‘왜?’라는 질문을 되뇌며 원인을 분석하려 한다. 그러나 아랍 세계에서는 논리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가끔은 법을 뛰어넘는 무엇인가가 있다. 그리고 통치자에서부터 경찰에 이르기까지 이러한 일을 행할 특권을 지닌 사람들이 분명 존재한다. 나의 진심이 전해지면, 이들은 종종 내 사정을 헤아려 주고 예외적으로 우대해 준다. 이러한 선처를 아랍어로 ‘마크루마Makrumah’라고 하는데, 어려운 사정에 처하거나 간절한 바람이 있는 사람을 돕고자 하는 아랍인 특유의 관대함에서 나오는 일종의 선물이다. 물론 아랍 국가에서 대부분의 일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지지만,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는 푸념만 늘어놓아선 안 된다. 어디선가 나의 말에 귀 기울여 줄 ‘마크루마’를 지닌 아랍인을 만날 수 있을지 누가 아는가? 사람과의 관계가 기적을 만들어 내는 곳, 이곳이 바로 아랍 세계다.
--- pp.291-292

아랍인들은 시계나 달력에 새겨진 객관적 숫자에 민감한 민족이 아니다. 이런 시간 개념 차이로 인해 아랍인에 대해 불평하는 한국인들을 종종 보곤 한다. ‘빨리빨리’란 말이 입에 밴 한국인들로서는 시간에 무디고 느긋한 아랍인들과 사업을 추진할 때 답답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프로젝트 마감일이 코앞에 닥쳐도 아랍인들은 이슬람 공휴일이나 주말에는 사무실에 나오지 않는다. 아랍인이 약속 시간에 30분 이상 늦는 건 ‘일반’적인 일이고, 아무런 통보 없이 약속 장소에 나오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당한 입장에서는 매우 불쾌하겠지만, 그만큼 아랍인이 그 약속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상처받을 필요는 없다. 나를 필요로 하는 또 다른 아랍인이 어딘가에 있을 테니.
물론 좋은 점도 있다. 아랍인은 비교적 시간에 관대하다. 약속 시간에 늦었다고 잘 삐지지도 않는다. 약속 시간을 정하지 않고 불쑥 찾아온 손님에게도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 시간의 문을 활짝 열어 둔다. 손님이 자신의 시간을 빼앗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좋은 점도 있다. 아랍인은 비교적 시간에 관대하다. 약속 시간에 늦었다고 잘 삐지지도 않는다. 약속 시간을 정하지 않고 불쑥 찾아온 손님에게도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 시간의 문을 활짝 열어 둔다. 손님이 자신의 시간을 빼앗는다고 생각하지 않고 기꺼이 시간을 공유한다. 그들에게는 자신의 사적인 시간을 즉흥적으로 또 기꺼이 할애하는 유연성이 있다.
--- pp.318-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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