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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프 미 시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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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수 장편소설 『헬프 미 시스터』 - 모노톤 머그 증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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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2년 03월 11일
쪽수, 무게, 크기 344쪽 | 424g | 135*205*17mm
ISBN13 9791167371379
ISBN10 1167371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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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이효석문학상 수상 작가 이서수 장편소설] 『헬프 미 시스터』는 생계유지를 위해 플랫폼 노동에 뛰어든 한 가족의 이야기다. 소설은 가족과 자신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사람들을 한 명 한 명 세심하게 그리며, 그들이 머물렀던 과거의 상처로부터 한 발 다시 걸음을 딛는 과정을 따뜻하고 진솔하게 담아낸다. -소설 MD 박형욱

무해한 척, 유해한 세상에서
자기가 정한 방향대로 한 발 나아가는 삶
황산벌청년문학상ㆍ이효석문학상 수상 작가 이서수 신작


장편소설 『당신의 4분 33초』로 제6회 황산벌청년문학상을 수상하며 “한국문학을 한 단계 비약시킬 중요한 자산”이라는 평을 받았던 소설가 이서수. 그는 연이어 발표한 단편소설 「미조의 시대」로 제22회 이효석문학상을 수상하며 독자와 문학계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젊은 작가로 급부상했다. 이번에 출간된 『헬프 미 시스터』는 이서수의 두 번째 장편소설로, 전작 『당신의 4분 33초』가 전위적 음악가 존 케이지를 통해 시대와 불화한 ‘이기동’이라는 인물의 삶에 집중했다면, 『헬프 미 시스터』는 삼대가 함께 부대끼며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플랫폼 산업과 여성 노동의 현실, 혈연과 인연으로 엮인 가족 구성원의 연대를 솔직하고 유쾌하게 풀어낸다.

약물 성범죄를 당할 뻔한 뒤 회사를 그만둔 수경, 그런 딸의 곁을 지키는 엄마 여숙, 이렇다 할 직장 없이 집에서 생활하고 있는 아버지 천식, 이익보다 손실이 더 큰 전업투자자 남편 우재, 수경의 집에 얹혀 살고 있는, 일찍 철들어버린 조카 지후와 준후. 그리고 수경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틴챗’ 유저 은지와 수경을 위해 ‘투쟁’하고 있는 보라까지. 모두에게 커다란 충격을 준 사건을 겪었지만, 수경의 가족은 생계유지를 위해 각자가 할 수 있는 플랫폼 노동에 뛰어들게 된다. 자차 배송을, 뚜벅이 배달을, 대리운전을, 그리고 여성을 위한 심부름 대행 어플 ‘헬프 미 시스터’ 일을. 이서수는 15평짜리 낡은 빌라에 사는 다섯 식구와 그 집을 오가는 두 소녀의 좌충우돌 ‘플랫폼 노동 도전기’를 통해 우리에게 “아픔과 고통을 외면하는” 대신 “서로를 껴안고 구원”(소설가 박상영)해야 한다고 전한다. 언제 부서져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았던 그들은, 서로에게 기대고 의지하며 단단하게 성장해나간다.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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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볕들 날 없는 일상에서도 기어이 윤슬 한 조각을 찾아낸다”
_박상영(소설가)

“이젠 때가 되었다. 그들 모두 정신을 차릴 때가. 네 명의 성인이 거주하는 집에서 단 한 명도 돈을 벌어오는 사람이 없다니…….”_본문에서

기적이라고 생각하면,
정말로 모든 게 기적이 되는 건지도 모른다

수경은 사실상 집안의 가장이다. 아버지 천식과 남편 우재는 태평하고 순진한 성격이었고, 수경과 어머니 여숙은 생활력이 강했다. 그래서 천식과 우재는 주로 집에 머물렀고―전업투자자인 우재는 안타깝게도 수익을 전혀 내지 못하고 있었지만―수경과 여숙은 나가서 돈을 벌어왔다. 그들은 이 균형이 나쁘지 않았다. 수경에게 그 일이 일어나기 전까진. 어느 날, 수경이 새로운 거래처와의 계약을 성사시키며 즉흥적으로 회식이 잡혔다. 그녀는 팀원들 앞에서 능력을 인정받았고, 모두가 즐거웠다. 별다른 일이 일어날 거라 예상되지 않는, 지극히 평범하고 보람찬 하루. 하지만 그날 수경은 모텔에서 눈을 떴다. 동료는 수경 앞에 무릎을 꿇고 빌었다. 나쁜 의도는 없었고, 수경이 너무 피곤해 보여서, 잠이 들어서 모텔로 데려간 것뿐이라고. 하지만 수경의 몸에선 졸피뎀 성분이 발견된다. 수경을 업고 온 동료를 수상하게 여긴 모텔 사장이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면 더 큰일이 벌어졌을 것이다. 약물 성범죄를 당할 뻔한 수경은 매일 두려움에 시달리다 결국 회사에 사직서를 낸다.

“팀장은 어쩐지 안도하는 얼굴이었고, 팀원들 사이에 팽배해 있던 긴장감과 정적이 그 순간 사그라졌다. 얼음이었던 것이다. 독극물이 가득 차 있는 얼음. 수경은 그런 존재여서 녹일 수도 없고, 그렇다고 동사할 때까지 품고 있을 수도 없는 존재였을 것이다. 수경은 회사를 나오며 그걸 깨달았다 (……) 극복은 영화에서나 나온다. 현실에선 불가능하다. 극복이 아니라 참는 것이다. 이를 악물고 참는 것이다.”_본문에서

사실상 집안의 가장이었던 수경이 퇴사를 하고, 꾸준히 생활비를 보탰던 엄마 여숙마저 딸을 돌보기 위해 일을 그만두자 집안의 다섯 식구 중 돈을 벌어오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게 된다. 그나마 한 사람 이상의 몫을 할 수 있는 나이인 우재마저도 경력 단절로 인해 재취업이 어려운 상황. 경력직에 지원하기엔 경력이 부족하고, 신입으로 지원하기엔 나이가 너무 많았다. 설상가상 수경은 조카 준후가 피의자를 찾아가 두들겨 패는 바람에 합의금을 물어주느라 적금까지 깬다. 하지만 누가 준후를 탓할 수 있을까. 수경은 피해자였고, 동료는 명백한 가해자였다. 하지만 모아둔 돈이 점점 줄어들자 마음이 무거워진다. 그런 수경과 가족을 바라보는 보라는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도대체 왜, 다들 피하기만 하는 거지?

“수경도 그렇게 생각할까. 쟤, 재수 없다고. 한 번도 돈을 벌어보지 않았고, 그럴 필요도 없으니까 저러는 거라고. 아직 어려서, 고작 스물셋이라서 인생을 몰라서 그런 거라고. 보라는 수경이 그렇게 생각하더라도 이것 하나만은 알아주길 바랐다.
이 투쟁은 언니, 너를 위해 하는 거야.”_본문에서

방황하던 수경은 이내 마음을 다잡으며 가족들에게 선언한다. 우리 계속 이렇게 살면 안 된다고. 나가서 돈을 벌어야 한다고. 가족에 대한 책임감으로 상처를 빨리 극복하고 일상으로 돌아오려 노력하는 수경과 그런 수경을 도우려는 가족들의 이야기. 플랫폼 노동자로 살아가던 이들은 점차 다른 시작을 꿈꾼다.

“스스로 일어서는 것. 상처를 지닌 채로 걸어가는 것. 다시 사회에 뛰어들어 생계와 보람을 위해 살아가는, 사회와 가족의 일원이 되는 것. 그렇게 해보고 싶었다.”_본문에서


21세기 여성의 노동 현실을
연대와 온기로 끌어안는 유쾌하고 진솔한 서사


문학평론가 안서현은 《헬프 미 시스터》를 읽고 “지금을 살아가는 인물들을 창조해내는 것, 그리고 다양한 세대가 모인 대가족의 올망졸망한 욕망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생생하게 그리는 것이 바로 이서수의 장기”라고 했다. 《당신의 4분 33초》부터 〈미조의 시대〉에 이르기까지, 이서수는 우리의 삶과 가장 밀접한 곳에 놓였지만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는 이야기를 종이 위로 끌고 와 자신만의 단단한 세계로 구축해낸다. 수경이 겪은 일은 여성이 21세기 노동 현장에서 드물지 않게 겪게 되는 일이다. 공포와 불안에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딸을 보며 과거에 수시로 당했던 성희롱을 떠올리는 여숙처럼, 비단 약물 성범죄가 아니더라도 우리를 위협하는 사건과 사고들은 불시에 벌어지고 끝내 한 사람과 한 가정을 무너뜨리고 만다.

수경과 여숙이 자차배송 이후에 뛰어든 ‘헬프 미 시스터’는 이 소설이 전반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플랫폼 노동 중에서도 여성의 불안을 타개하기 위해 만들어진 심부름 앱이다. 의뢰인도, 구직자도 모두 여성인 공간. 오직 여성들만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 별의별 게 다 있다는 천식의 말에, 여숙은 말한다. “그런 게 필요한 세상이겠지.” 그렇게 수경과 여숙은 자차배송과 ‘헬프 미 시스터’ 일을, 우재는 배송과 대리운전을, 천식은 뚜벅이 음식 배달을 한다. 무너지려 하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으로부터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 그 과정에서 마주하고 겪게 된 수많은 일들. 플랫폼 노동의 현실과 제도적 취약점들이 생생히 드러나며 생각할 거리를 안겨준다.

수경과 우재만큼이나 커다란 성장을 보여주는 건 여숙과 천식이다. 키오스크 앞에서 쩔쩔 매던 두 사람은, 무서워하던 운전도 어느새 제법 멋지게 해내고 직원의 도움 없이도 음식 주문을 거뜬히 해낸다. 이서수는 이렇게 수경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에게 넌지시 손을 건넨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서로를 다그치지 말고 오히려 감싸 안자는, 그렇게 같이 무너지지 않고 함께 일어서자는, 부드럽고 따뜻한 연대와 구원의 손길을.

“그들 모두 이렇게 한마음으로 함께 있다는 것이 기적. 그들 모두 포기하지 않고 다시 해보기로 결심했다는 것이 기적. 그들 모두 웃고 있다는 것이 기적.
기적이라고 생각하면 정말로 모든 게 기적이 되는 건지도 모른다.”_본문에서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이서수의 소설 속 인물들은 꼭 내 옆집에 살 것 같다. 심심한 이목구비에 약간은 긴 얼굴형을 가진 사람. 엘리베이터나 거리에서 마주치면 한없이 고요한 얼굴로 목례를 꾸벅하는, 그러나 그 와중에도 마음은 검게 타들어가고 있는, 그런 사람들. 《헬프 미 시스터》에도 상처를 품고 있는 자들이 한가득 등장한다. 그들은 아픔과 고통을 외면하는 쉬운 방법을 택하는 대신 서로를 껴안고 구원한다. 그렇게 볕들 날 없는 일상에서도 기어이 윤슬 한 조각을 찾아낸다.
- 박상영(소설가)

이곳은 무해한 척 유해한 세상이다!
《헬프 미 시스터》는 너무 많이 변해버린 세상과 하나도 변한 것이 없는 세상, 그 둘이 공존하는 요상한 세상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그린다. 이들은 저마다 플랫폼에서 무언가를 초조하게 기다린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자기가 정한 방향대로 한 발 나아가는 것, 한 발씩 바꾸어 내딛으며 앞으로 조금씩 가보는 것뿐이다. 그러나, 플랫폼에서는 언제나 한 치 앞을 조심해야 한다. 안전해 보이는 그곳에 발이 빠질 수 있으니까! 조심조심 이들을 따라가다 보면 알 수 있다. 바로 ‘지금’을 살아가는 인물들을 창조해내는 것, 그리고 다양한 세대가 모인 대가족의 그 올망졸망한 욕망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생생하게 그리는 것이 바로 이서수의 장기라는 것을.
- 안서현(문학평론가)

회원리뷰 (25건) 리뷰 총점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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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서평]『헬프 미 시스터』 - 도와줘, 플랫폼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6 | 2022.06.11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헬프 미 시스터』를 읽겠다고 생각한 건 3월입니다. 3월에 ‘책읽아웃’에서 이서수 작가님과 황정은 작가님의 대화가 잔상처럼 저에게 계속 남아있었습니다. 대화가 구체적으로 기억나는 것은 아닙니다. 뭔가 이유도 없이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잖아요? 저는 유독 두 분의 대화 내용, 분위기, 목소리 톤이 그냥 각인됐습니다. 그래서 그날 책을 검색해 봤고, 책 표지에 한 번 더 반했;
리뷰제목
『헬프 미 시스터』를 읽겠다고 생각한 건 3월입니다. 3월에 ‘책읽아웃’에서 이서수 작가님과 황정은 작가님의 대화가 잔상처럼 저에게 계속 남아있었습니다. 대화가 구체적으로 기억나는 것은 아닙니다. 뭔가 이유도 없이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잖아요? 저는 유독 두 분의 대화 내용, 분위기, 목소리 톤이 그냥 각인됐습니다. 그래서 그날 책을 검색해 봤고, 책 표지에 한 번 더 반했습니다. 전혀 생각 못 했던 표지랄까요. 표지만 보면 뉴욕 길거리 횡단보도 앞에선 노란 머리 여자애가 서 있는 장면이었습니다. 책 표지를 보고 의문을 표하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노란 머리 여자애? 네. 책 표지에는 노란 머리 여자애는 없습니다. 노란 꽃을 들고 있는 시스터만 존재할 뿐이죠. 전 노란색 무언가가 머리가 아니라 꽃임을 책을 실물로 보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사람의 인지능력이란 참 대단해서 인식하고 싶은 대로 이미지를 보여주나 봅니다. 사실 아직도 꽃이 아니라 노란 머리 여자애로 보는 게 가능합니다. 그리고 제가 잘 못 인지한 건 이것뿐만 아닙니다. 내용도 잘못 인지했죠. 분명 저는 라디오를 열심히 들었고, 인상도 깊었는데, 왜 머릿속엔 전혀 상관없는 가난한 몇 명이 한 집에서 같이 사는 이야기라고 인식했다니까요? 읽고 보니 혈연이던데 왜 그렇게 제가 인식했는지 아직도 미스터리입니다.

-줄거리-
이번 책은 플랫폼 노동을 하는 한 가족의 이야기입니다. 플랫폼 노동은 앱이나 웹 같은 플랫폼을 매개로 사람이 일을 하고 사람에게 일을 시키며, 근로자를 사업자로 칭하고, 고용주를 중개자라 칭하는 형태의 노동을 말한다고 합니다. 한 명의 관점에서 전개되진 않습니다만, 인물 간 관계가 ‘수경’을 중심으로 펼쳐지기 때문에 주인공을 ‘수경’으로 잡고 ‘수경’을 중심으로 말해 볼까 합니다. 한 집에 6명의 가족이 살고 있습니다. 주인공 ‘수경’, 남편 ‘우재’, 수경의 부모인 ‘양천식’과 ‘여숙’, 우재의 형의 아들인 열 살 ‘지후’와 중학생 ‘준후’. (그리고 그 외에 수경의 친구 ‘보라’, 준후의 여자친구인 ‘은지’가 등장합니다.) 이들 모두 사회에서 일이라 규정되는 일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수경은 사건을 겪고 회사를 그만둔 후 PTSD로 집에 있고, 여숙은 그런 수경과 함께 하기 위해 일을 그만둔지 4개월째고, 우재는 4년째 전업투자자로 집에 있고, 양천식 씨는 사기를 당해 전 재산을 날린 뒤 여숙과 함께 큰 딸 수경의 집에 들어온 뒤 2년째 방황하고, 지후와 준후는 우재의 형이 실종된 후 그들의 집에 있습니다. 이런 가족 배경 속, 수경은 더 이상 이렇게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 가족에게 ‘일하러 나가자’라고 선언합니다. 그들은 각자 나름대로 일을 알아보기 시작하는데요. 수경은 타인과 관계를 깊게 맺을 필요 없는 일인 ‘배송 알바’를 하기로 하고, 여숙도 우재도 그 일에 도전하고, 양천식 씨는 걸어서 음식 배달을 하는 일을 도전하게 됩니다. 이들은 어떤 일을 겪게 될까요?

-예비 독자들에게-
이번 작품은 제가 알지 못했던 ‘플랫폼 노동’ 이란 세계가 나아가는 방향을 보여준 책이었습니다. 솔직히 핸드폰을 잘 사용하지 않다 보니 이런 세상이 있는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책의 가치는 몰랐던 세계를 확장해 주는 데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서평에서는 책의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에 대해 이야기하며 글을 마치려 합니다.
우선 좋았던 점을 이야기해 보자면, 헬프 미 시스터는 ‘플랫폼 노동자인 여성’이란 약자의 삶을 적나라하게 잘 보여준 작품입니다. ‘헬프 미 시스터’. 제목만 보고, 처음엔 여자 간의 연대에 초점을 맞춘 책이라고 생각했습니다만 막상 읽어보면 여자 간의 연대에 방점이 있는 작품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여자에 방점을 두지 않은 작품도 아니었습니다. 제가 위에서 소개할 땐 플랫폼 노동을 하는 가족들을 고르게 다뤘지만, 사실 중심은 어디까지나 ‘주요 여성 등장인물’인 ‘수경, 여숙, 은지’라고 생각합니다. 수경, 여숙, 은지는 플랫폼 노동을 하는 여성입니다. (은지는 결이 좀 다르지만) 진우나 준후는 플랫폼 노동자가 아니고, 우재와 양천식 씨는 플랫폼 노동을 하긴 하지만 차이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양천식 씨는 애초에 비중이 크지 않고, 우재는 대리운전 속 나타날지 모르는 폭력을 두려워하는 수경과 다르게 대리운전도 하죠. 심지어 수경은 우재보다 먼저 시작한 위탁배송을 하다 배송지가 유흥업소임에 그곳에 뛰쳐나와 더 안전한 일을 할 필요를 느껴 ‘헬프 미 시스터’란 앱에서 일을 하게 됩니다. 저는 이런 상황이나, 약자인 플랫폼 노동자와 약자인 여자가 합쳐져서 나온 결과물이 의뢰인도 구직자도 여자여야 하는 앱인 ‘헬프 미 시스터’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후 여숙과 수경은 ‘헬프 미 시스터’의 시스템이 바뀌며(별점 5점 제로 바꿈, 제안이 오면 대부분 수락해야 함.) 더 앱에 종속되어 언제나 일을 받을 수 있게 핸드폰에 집중합니다. 한편 은지는 ‘틴챗’이란 앱을 합니다. 틴챗은 지역 기반 청소년 모임을 장려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틴챗이 성인 가입을 허용하며 지금은 십 대만 있는 게 아니라 미성년자를 만나려고 혈안이 된 남자 어른들이 점령했고, 은지는 10대란 나이에 돈을 벌기 위해, 남자 어른들에게 사진을 팝니다. 은지는 이를 일이라 인식하고, 남자친구인 준후도 그를 바람이 아닌 ‘일’이라고 인식하죠. 은지는 그 일을 하며, 자신이 언젠가 협박당할 것을 ‘걱정’이 아니라 ‘각오’하고 있습니다. 두렵지만 숙모에게 도와달라 하지 못하고 언제나 핸드폰에 집중합니다. 앱의 방향에 따라 그에 끌려다니며 앱에 집중하는 이들의 모습, 플랫폼 노동자의 현실입니다. 하지만 마냥 부정적인 면만 묘사하진 않습니다. 여숙은 청소, 고무장갑에 매여 살았습니다. 다르게 살 방법을 몰랐기 때문입니다. 그런 그에게 플랫폼 노동이란 '청소 아줌마'로 매여 살지 않고, 나름대로 다양한 가능성을 펼칠 기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또한 부수입으로서 긍정적인 면모도 보여주고 말입니다. 이렇듯 '플랫폼 노동'의 양면을 나름 균형 있게 보여줘 '플랫폼 노동'이란 현대의 새로운 노동 형태를 이번 작품을 통해 인식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점은 언어로 사회를 보여주는 점이 좋았습니다. 언어를 굉장히 섬세하게 사용합니다. 잠자코, 수고하셨습니다, 소년, 순수하다, 결혼, 진심, 가난, 대놓고, 각오, 부문, 평화. 오래 생각했고, 마음에 남았습니다. 왜 좋았는지 말하지 않고 그냥 인용구를 넣고 넘어가겠습니다. 그게 더 확실히 전달될 테니까요.

'목표를 낮추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포기가 평화를 가져오는 시대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평화는 흰 비둘기가 날아다니고 아이들이 오색 풍선을 들고 잔디밭을 뛰어다니는 평화가 아니라. 내전이 끝난 후 폐허가 된 마을에 서서 일몰을 바라보는 마 음에 가까운 평화다. 17p

수고하셨습니다.
그건 무엇에 대한 수고였을까. 욕을 먹고도 묵묵히 안내한 것에 대한 수고였을까. 자신을 집까지 안전하게 데려다준 것에 대한 수고였을까. 우재는 자신이 이렇게 인내심 많은 인간인 줄 몰랐다. 199p

현실은 이렇다. 그들은 이제 대놓고 회사를 차리고, 대놓고 많은 돈을 번다. 대 놓고 외제차를 몰고 다니고, 대놓고 명품 자랑을 하고, 대놓고 해외여행을 간다. 어떤 일을 하는지는 도통 알 수 없는데 물어보면 시원스레 대답은 해준다. 간단한 일이라고. 개인 방송이나 SNS 혹은 음란물 사이트에 코드를 내보내면 그걸 타고 오는 사람들이 돈을 벌어다 주는 것이다. 232p

소년.
사실 소년이라는 단어는 지후에게나 어울리지.
준후는 한 번도 자신이 어리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어린 게 아니라 가난한 거다. 동생과 함께 살 집 하나 못 구하고 있으니. 232-233p

"가수가 꿈이잖아. 걔 진심이야."
준후는 아무런 대꾸도 할 수 없었다. 진심이긴 한데요, 숙모, 우리한테 진심이라는 건 쉽게 변할 수 있는 거라서 믿으면 안 돼요. 왜 그런 거냐고 물어도 할 말이 없는데, 혹시 숙모는 진심이라는 단어를 너무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거 아니에요? 240p

심사위원들은 은지의 두 번째 무대를 보더니 나이에 맞지 않은 옷을 입었다고 평했다. 그러나 애정이 넘치는 심사평이었다. 원숙한 감정을 담아내기엔 아직 본인의 그릇이 너무 순수하다. 그 순수함을 보여줄 수 있는 선 곡이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대략 이런 말이었다. 315p'


반대로, 책에서 아쉬웠던 점은 글에서 약간 생략됐다고 생각되는 지점이 있습니다. 말을 아꼈다고 해야 할까요. 지후, 보라, 양천식 같은 등장인물들… 라디오를 들어 지후의 분량이 적은 이유는 어느 정도 알고 있지만, 이 정도로 이 인물들에 대해 말을 줄일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헬프미시스터 #이서수 #은행나무 #플랫폼노동자 #편집자지망생 #은행나무출판사 #책읽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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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포토리뷰 [헬프 미 시스터] 이들의 삶의 연대를 묵묵히 응원하게 된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까***앤 | 2022.06.06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돈이 제일 무섭다는 거 놀면서 깨달았어." 진심이었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 트라우마 운운하기에 수경은 너무 현실적이었다. 어떤 분노는 가난 때문에 그것을 충분히 드러낼 시간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억지로 수습되어버린다. _15p. _ 푸시 알림을 볼 때마다 늘 대기 상태로 있는 것 같은 기분에 시달렸다. 끄면 되는데 그게 도무지 쉽지가 않다. 딱히 할 일이 없으면;
리뷰제목


 

"돈이 제일 무섭다는 거 놀면서 깨달았어."

진심이었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 트라우마 운운하기에 수경은 너무 현실적이었다. 어떤 분노는 가난 때문에 그것을 충분히 드러낼 시간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억지로 수습되어버린다. _15p.

_

푸시 알림을 볼 때마다 늘 대기 상태로 있는 것 같은 기분에 시달렸다. 끄면 되는데 그게 도무지 쉽지가 않다. 딱히 할 일이 없으면 슬슬 운전해서 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잖아. 그런 식으로 자신을 설득하다 보면 핸드폰을 놓을 수 없게 된다. 단가가 점차 인상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있노라면, 마권을 쥔 도박사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다. 그래, 이쯤에서 배팅해? 쉬기로 결심했더라도 그런 결심은 금세 무효가 된다. 그런 식으로 휴일과 노동일의 경계가 불분명해진다. 이젠 주말에 쉬는 것조차 죄책감이 느껴졌다. _172p.

 

 

노부부와 경력단절 4년차의 남편, 수경이 실질적인 가장이었지만 '사건'으로 인해 사람을 한다는게 두려워졌다. 수경이 벌어오는 돈으로 생활하던 가족의 침몰을 느끼고 이제 돈을 벌러 나가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30년 된 15평짜리 낡은 빌라에 사는 여섯 가족. 어디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가족들은 저마다 플랫폼에서 무언가를 초조하게 기다린다. 택배 배달, 배달 앱, 틴챗, 키오스크 사용, 헬프 미 시스터 등 앱을 통해 사람을 상대할 일이 없는 플랫폼이 안전한 세상인 것만 같다. 하지만,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플랫폼이야말로 안전하지 않는 곳일지도 모른다.

 

답답할법도 하건만 다그치치 않고 자신들이 할 수 최선을 다해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하는 가족들, 다양한 세대의 인물들이 지금을 살아내는 모습은 때론 고통스럽지만 '지금'을 외면하지 않고 당당하게 오늘을 살아간다. 올망졸망한 가족들과 주변인물들의 이야기는 현실의 막막함 속에서도 한 조각의 기쁨을 찾고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이들의 삶의 연대를 묵묵히 응원하게 된다.

 

"현재만 사는 사람이 되어버린 것 같을 때가 있어요. 현재가 제일 중요한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일거리가 죄다 일회적이고, 일거리를 캐치하는 순간에만 노동자가 되는 거니까 나머지 시간엔 노동자로서의 존재감이 희박해지죠. 그런데 자꾸 드는 생각이, 일이라는 게 원래 이런 게 아닐까, 이런 식으로 여러 가지 일거리를 캐치해서 살면 되지 않을까, 그래요. 이상해지는 거 같아요. 사람이." _281p.

 

어쩌면 양천식 씨의 말대로 기적이 일어난 건지도 모르겠다.

그들 모두 이렇게 한마음으로 함께 있다는 것이 기적.

그들 모두 포기하지 않고 다시 해보기로 결심했다는 것이 기적.

그들 모두 웃고 있다는 것이 기적.

기적이라고 생각하면 정말로 모든 게 기적이 되는 건지도 모른다. _33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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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파워문화리뷰 『헬프 미 시스터』 플랫폼 노동을 하는 어느 가족의 이야기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블* | 2022.05.30 | 추천8 | 댓글4 리뷰제목
15평 빌라에서 여섯 명의 가족이 복닥거리며 사는 걸 상상해 본다. 작은방에는 조카 둘, 거실에는 어머니, 아버지가, 안방에는 젊은 부부가 산다. 문제는 네 명의 어른 중 제대로 된 직장을 다니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거다. 이 가족은 무슨 일을 해서 먹고 살아야 할까. 그럼에도 이 가족은 돈 벌어오지 않는다고 누군가를 타박하지 않는다. 그저 조용히 바라보고 지켜보고 있을 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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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평 빌라에서 여섯 명의 가족이 복닥거리며 사는 걸 상상해 본다. 작은방에는 조카 둘, 거실에는 어머니, 아버지가, 안방에는 젊은 부부가 산다. 문제는 네 명의 어른 중 제대로 된 직장을 다니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거다. 이 가족은 무슨 일을 해서 먹고 살아야 할까. 그럼에도 이 가족은 돈 벌어오지 않는다고 누군가를 타박하지 않는다. 그저 조용히 바라보고 지켜보고 있을 뿐이다. 부정적인 의미는 아니다. 말없이 서로를 지지해준다고 해야 옳겠다.

 

수경과 우재, 여숙과 천식, 준후와 지후가 그들이며 더불어 은지와 보라가 이 가족과 얽혀 소설을 이끌어 간다. 플랫폼 노동자를 다룬 이야기나 여성 서사의 이야기로도 읽힌다. 회사를 다니며 여성으로 산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묻는 소설이기도 하다.

 

 

 

수경은 업무적으로 친한 직원이 건네준 약물을 탄 음료를 마시고 성범죄를 당할 뻔했다. 직장을 그만두고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유일한 직장인이었던 수경을 가족 누구도 뭐라 하지 않는다. 다 같이 아파하고 자기만의 골방에서 스스로 걸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수경은 집 밖으로 나왔다. 휴대폰에 어플만 있으면 일할 수 있는 택배 배송을 시작한다. 타인의 지나친 관심 따위 받을 일 없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엄마와 함께 택배 배송을 하기 시작하자 남편 우재도 해외 선물 거래 틈틈이 야간 대리운전을, 아버지는 걸어서 음식 배달하는 일을 시작한다.

 

마치 알에서 깨고 나오는 가족들 같다. 한없이 웅크리고 있다가 드디어 알 밖의 세상에 관심을 갖게 된 것처럼 보인다. 4개월여 기간 동안 고통스러워하다가 직접 부딪치며 이겨내야겠다는 자각이 컸다. 물론 경제적인 면도 없잖았다. 그 전에는 하고 싶은 말을 삼켰다면 이제부터는 서로의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비로소 소통하는 가족이 되고 있다는 뜻이다.

 

처음 택배 배송을 하고 엄마가 준비해 온 도시락을 먹으며 노동의 힘겨움 속에서 서로 마음을 터놓기 시작했다. 직장 다닐 때 느껴보지 못했던 노동자의 삶에 눈을 떴다고 해야겠다. 모든 것이 연결되어있는 플랫폼. 플랫폼 안에서 노동자로 산다는 것의 애환을 엿볼 수 있었다.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

 

이 작품의 귀결은 헬프 미 시스터라는 여성을 위한 심부름 대행 어플이다. 휴대폰을 켜면 일을 받을 수 있고, 의뢰인은 여성이며 의뢰를 받는 사람도 시스터다. 수경과 여숙이 받은 일 중에 결혼식 가족 대행도 있었고, 시댁에 가서 제사음식을 해달라는 것도 있었다. 왜 시어머니가 되면 며느리를 괴롭히게 되는 걸까. 가족들 먹인다는 이유로 일하는 며느리를 불러 제사음식을 해야 할까. 아들은 일하는 사람이라 괜찮고, 일하는 며느리는 휴가를 내고 와야 하나. 여성 차별을 여자가 하는 경우가 많으니 더 문제다. 부조리한 제도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는 자의 고통이 스며든다.

 

소설 속 인물 중에서 수경의 엄마 여숙의 행보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처음에는 나이가 많아 젊은 애들 틈에서 견디기가 힘들어도 척척 해내는 모습을 보며 박수를 보내고 싶다. 자동차 운전을 하는가 하면 햄버거집 키오스크 앞에서도 아무렇지 않게 주문할 수 있게 되었다. 자립이라는 단어는 여숙 씨에게 해당하는 말일지도 모르겠다. 수경과 함께 스스로 일어설 수 있었으니 말이다.

 


 

 

어쩌면 양천식 씨의 말대로 기적이 일어난 건지도 모르겠다.

그들 모두 이렇게 한마음으로 함께 있다는 것이 기적.

그들 모두 포기하지 않고 다시 해보기로 결심했다는 것이 기적.

그들 모두 웃고 있다는 것이 기적.

기적이라고 생각하면 정말로 모든 게 기적이 되는 건지도 모른다. (338페이지)

 

다소 부족하더라도 가족이 함께라면 이기지 못할 것이 없다. 살짝 반지층이라도 서로에게 주어진 나만의 공간이 있다면 그것만으로 족하다. 조금 노력하면 웃을 수 있다. 미소를 짓는 수경이나 여숙 씨, 우재와 천식 씨, 지후나 준후가 웃을 수 있으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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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 어딘가에 존재할 것 같은 사실적인 인물들과 스토리가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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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 | 2022.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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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수 작가는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는데 글이 재미있네요.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YES마니아 : 로얄 g*****7 | 2022.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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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어요
2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2
YES마니아 : 로얄 b*****n | 2022.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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