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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 걸스

로켓 걸스

: 인간 컴퓨터라 불린 여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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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top100 3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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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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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7년 11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416쪽 | 536g | 130*213*30mm
ISBN13 9791159921292
ISBN10 1159921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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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 창립 초기에 여자들의 역할이란 비서 정도일 거라고 흔히 생각하지만, 이 여자들은 그런 가정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 젊은 여자 엔지니어들은 우리 역사와, 오늘날 우리 기술의 형성에 크게 기여했다. 그들은 나사 최초의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되었다. 그중 한 명은 아직도 나사에서 일하는데, 미국 우주 프로그램의 최장기 근무자다. 그들의 이야기는 미국 역사의 중추적 순간들을 전에 없던 내부자의 시각으로 보게 해준다.
---「들어가는 글」중에서

그녀는 주황색 그래프용지에 곡선을 그려나가다가 궤도가 귀환 불능 지점에 다가가고 있음을 알았다. 위성이 그 지점을 지나가면 대기권을 벗어나 지구를 돌게 되고, 미국 최초의 우주 비행에 성공하게 된다. 우주탐사의 미래가 그 순간에 달려 있었다. --- p.16

이들은 단순한 로켓 연구 집단에 그치지 않았다. 그들은 이후 두 세기에 걸쳐 활약한 전문가 집단이 되었다. 애플 이전에, IBM 이전에, 그리고 메모리를 갖춘 중앙처리장치라는 현대적 정의가 생겨나기 전에 “컴퓨터”라는 말은 그저 컴퓨팅, 즉 계산 작업을 하는 사람을 가리켰다. 이 컴퓨터들은 종이와 연필과 머리만으로 복잡한 수학 방정식을 풀었다. 1700년대의 천문학자들은 이 인간 컴퓨터를 활용해 핼리 혜성의 귀환을 예견했다. 1차 세계대전 때는 많은 남녀 집단이 ‘탄도 컴퓨터’로서 일하며 전장에서 쏘는 라이플총, 기관총, 박격포의 사거리를 계산했다. 대공황 시대에는 450명 정도의 인원이 미국 정부에서 컴퓨터로서 일했는데, 그중 76명이 여자였다. --- p.28~29

이 계산은 일일이 손으로 해야 했기 때문에 빨리 할 수가 없었다. 로켓엔진 발사는 몇 초밖에 걸리지 않지만, 한 번의 실험을 분석하려면 인간 컴퓨터들이 일주일 이상을 작업해야 했다. 노트가 빠르게 쌓여갔다. 한 차례의 실험이 끝나면 노트가 여섯 권에서 여덟 권 생겨나는 경우도 흔했다. 바비는 그 노트들을 책상에 벽처럼 쌓아 올리는 게 좋았다. 노트가 쌓여가면서 성취감도 높아졌다. 그리고 실험이 끝나 최종 보고서가 작성되면 그제야 책상에서 노트를 치웠다. --- p.51

연구소가 팽창하면서 프랭크는 메이시를 컴퓨터들의 팀장으로 승진시키기로 했다. 가벼운 결정은 아니었다. 그는 메이시에게 관리자의 책임을 주면서 신입 컴퓨터의 면접과 채용도 모두 맡겼다. 메이시는 그런 일에 자질이 있었다. 사람들을 잘 챙겼고, 팀을 가족처럼 만들고 싶어 했다. 메이시로 인해 이후 JPL의 컴퓨팅 부서는 100퍼센트 여성으로 구성된다. --- p.55

바버라는 테스트 데이터의 계산을 사용해서 미사일이 어떻게 날아갈지를 판단했다. 궤적 하나를 계산하는 데 하루가 꼬박 걸렸다. 계산이 끝나면 노트에 소중한 결과물이 담겼다. 코퍼럴이 하늘을 날아가는 경로를 바버라가 직접 손으로 그린 그림이었다. 바버라와 컴퓨터들은 수많은 노트를 그런 궤적으로 채워가면서 미사일의 이상적인 공학적 배합을 찾아나갔다. --- p.83

멜바 니드는 전차로 출근했지만 전차 속의 다른 직장 여성들과 전혀 달라 보이지 않았다. 그녀가 하루 종일 무슨 일을 하는지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어느 날 점심시간에 잡담을 나누던 중 한 컴퓨터가 자신들은 꼭 대학교의 여학생 클럽 같다고 말했다. 끈끈한 여성 집단으로 살다 보니 아직도 대학교에 다니는 것 같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말을 듣자 메이시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엄격하게 말했다. “여러분은 전문직 여성이에요.” (91~92

오늘날의 기준으로 보면 이상하지만, 미인 대회는 JPL의 진보적 고용 관행의 결과였다. 대회는 꽃다발을 돌리고 매력적인 여자에게 왕관을 씌워주는 일을 통해서 부지불식간에 JPL에서는 교육받은 젊은 여자들이 일한다는 것을 광고했다. 어쨌거나 1950년대에 다른 연구소는 그런 대회를 열 수 없었다. 여자들의 수 자체가 워낙 적었기 때문이다. --- p.108

IBM은 최초의 상업적 과학 컴퓨터인 701을 내놓고 그것을 “국방 계산기”라 불렀다. ‘컴퓨터’라는 말은 1600년대 이후로 죽 계산을 하는 사람을 가리켰지만, 1800년대 말부터 이미 기계를 가리키는 말로 도 쓰였다. 여전히 사람을 가리키는 경우가 더 많았으나 1940년대 이후로 전자 기계를 가리키는 경우가 점점 늘어났다. --- p.120~121

대부분의 여자가 결혼과 함께 주부의 길을 택했지만, 컴퓨터들은 가정생활과 직장생활 양쪽을 파도 위에서 서핑을 하듯 아슬아슬하게 조화시켰다. 그들은 균형을 유지하려 애썼지만 때로 물에 젖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자네즈 정도의 재능은 흔치 않았다. 컴퓨터들은 그토록 똑똑한 여자가 간단히 과학을 저버릴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그런 일은 그들 팀에게는 너무도 아까운 손실이 될 것 같았다. --- p.133

“사람들이 위성에 대해 뭐라고 말했나요? ‘라디오 모스크바’에서 소련이 위성을 궤도에 띄웠다고 하던데요.” 피커링은 이후 세상에 스푸트니크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위성의 이야기를 그때 처음 들었다. 그는 깜짝 놀랐다. 소식이 파티 참석자들 사이를 흘러 다녔고, 보드카도 흐르기 시작했다. 모두가 소련 위성의 성공에 건배했다. 그 위성은 승리의 기계음을 울리면서 96분에 한 번씩 사람들 머리 위를 지나갔다.(167

시간이 흐르면서, 정적 속에 한숨과 한탄이 섞여들었다. 순간의 스트레스에 모두가 지쳐갔다. 그러다 마침내, 기다리던 신호가 왔다. 바버라는 위치를 확인하고, 종이 위에 계산을 몇 차례 반복한 뒤 의자에 앉은 채로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성공했어요!”
통제실에 있던 사람들 모두 환호성을 질렀다.
오전 12시 49분에 엔지니어 한 명이 전화로 이 기쁜 소식을 피커링에게 알렸다. 그는 안도감에 휩싸였다. 위성의 신호를 기다리던 그 8분은 그의 인생에서 가장 긴 시간이었다. 그가 환호할 때 폰 브라운이 말했다. “로켓이 8분 늦었네요.” (178

엔지니어들과 컴퓨터들은 컴퓨터실에서 팝콘을 먹으며 계획을 세웠다. 그곳은 어느새 만남의 장소가 되어 있었다. 큰 창으로 햇빛이 기울어져 드는 오후가 되면 방에 활기가 차올랐고, 엔지니어들이 자주 그곳으로 찾아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방에 젊은 여자가 많다는 사실도 거기에 일조했다.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는 아무도 몰랐지만 어쨌건 그 전통은 이제 확고해졌다. 오후 3시에 팝콘 냄새가 복도로 흘러나오면 엔지니어들이 하나둘 고개를 내밀었다. 컴퓨터들은 번갈아 복도의 작은 부엌으로 갔다. 그들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반으로 자른 투명한 지구본을 그릇 삼아 팝콘을 먹었다. 지구본에는 아직 위선과 경선 표시가 남아 있었다. --- p.223

엔지니어는 그들을 흔히 “여자 계산원”이라고 불렀는데, 여자들은 그 호칭을 싫어했다. 그들은 자신들을 ‘여성 단체’라고 불렀다. --- p.227

여자들이 느끼는 긴장은 직장생활과 가정생활 사이에 존재했다. 헬렌은 하루 일이 끝나면 너무 피곤해서 저녁 식사를 준비하고 아기를 돌볼 힘이 없었다. 노년에 접어드는 부모님도 아기 시중드는 일을 힘들어했다. 헬렌과 아서는 다른 보육 수단을 찾을 일이 걱정이었다. 바버라도 일하는 엄마로서 일상이 힘겨웠다. 그녀가 아침 일찍 출근할 때면 해리가 캐런을 보모에게 맡기러 갔다. 오후가 되면 바버라는 아기가 몹시 보고 싶으면서도 집에서 그녀를 기다리는 산더미 같은 허드렛일 생각에 진이 빠졌다. 행복한 균형은 없었다. 그저 해내겠다는 의지뿐이었다. --- p.237

1960년에 컴퓨터실에 신입 직원이 들어왔다. 그 직원은 직업윤리가 썩 좋지 않았다. 느닷없이 성을 내고, 툭하면 과열되었다. 그 신입 직원이란 컴퓨터실 안쪽의 내실에 자리한 IBM 1620이었다. 새 컴퓨터에 이름이 없는 것은 부당해 보였다. 내실 문에 ‘코어 저장소’라는 간판이 걸리자 사람들은 그를 “코라”라고 부르며 자신들과 같은 컴퓨터로 취급했다. 코라는 주변 공기가 서늘해야 했기에 그 방은 겨울처럼 추웠다. 바깥 기온이 38도여도 여자들은 기계 동료를 존중해 출근할 때면 스웨터를 챙겼다.
(…)
그런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바버라는 임무설계부 직원 이름을 모두 담아 컴퓨터실 바깥에 걸어놓은 명판을 보고는 미소를 지었다. “헬렌 링, 부장”이 맨 위에 있고, 바버라를 비롯한 다른 여자들의 이름이 있었다. 바버라는 그 밑에 “코라”라고 적힌 명판을 하나 더 붙였다. IBM 컴퓨터는 공식적으로 그들과 같은 팀원이 되었다. --- p.242~243

팀원들은 나사 최초의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되었다. 여자들은 아직도 남자가 대부분인 엔지니어들과 밀접한 관계를 이루어 일했지만 이제 수학을 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그들은 IBM 컴퓨터에 프로그램을 구축하고, 고치고, 구동하는 법을 알아야 했다. 엔지니어는 그런 일을 잘 하지 않았다. 게다가 JPL이 프로그래밍 강좌를 통해 여자들에게 신기술을 계속 교육했기 때문에 그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그래서 나사의 다른 센터들에서는 여성 일자리가 차츰 사라지는 데 반해 전문성을 갖춘 JPL의 여자들은 점점 더 중요한 인력이 되었다. --- p.263~264

엔지니어들은 갈색, 적색, 황색 파스텔을 가지고 각 숫자를 어떤 색으로 칠할지 결정했다. 마치 커다란 색칠 그림 같았다. 딕은 조심조심 색을 칠했다. 쉬운 일은 아니었다. 이미지는 200픽셀짜리 띠 200줄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색칠할 분량이 어마어마했다. JPL의 홍보 담당자들은 초조했다. 어떻게 해야 기자들이 저 색칠 그림에 달려들지 않고 공식 흑백 이미지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게 만들 수 있을까? 결국 그 일은 실패했다. 화성의 첫 모습에 흥분하기는 헬렌과 엔지니어들뿐 아니라 텔레비전 스태프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JPL 직원들이 손으로 색칠한 그림을 촬영해 전 세계에 방송했다. 사상 최초의 화성 이미지는 적색과 갈색 파스텔로 그린 것이었다. --- p.271~272

바버라는 미니스커트를 입을 마음은 없었지만 새로운 스타일 하나는 시도하고 싶었다. 상점 진열창에 걸린 멋진 바지 정장들이었다. 그녀는 그 날씬한 복장의 다양한 색깔과 디자인에 감탄했다. 하지만 용기가 부족해서 출근용으로는 사지 못했다.
바버라는 마지가 돌아온 것이 기뻤다. 그녀는 3년 동안 아기 셋을 낳고 돌아왔다. 다행히 낮 동안 아이들을 돌봐줄 이웃을 구했다. 그들은 만나서 아이들 이야기를 하며 새로운 패션 이야기도 했다. 어느 날 그들은 빌 피커링의 비서가 바지 정장을 입은 것을 보았다.
“소장님 비서가 입는다면 우리도 입어도 되지 않을까?” 바버라가 마지에게 말했다. 그들은 바지 정장을 사서 입었고, 그 모습이 멋지고 당돌하다고 생각하며 출근했다. 그들은 이전까지 바지를 입고 출근한 적이 없었다. --- p.280

닐 암스트롱이 달 표면에 서서 “이것은 한 사람의 작은 발걸음이자 인류의 큰 도약이다”라고 말했을 때, 그 목소리가 지구로 전달된 것은 컴퓨터들이 구축한 심우주 네트워크 내 캘리포니아와 오스트레일리아의 추적기지 덕분이었다. 아폴로 11호는 조금씩, 조금씩 1,000번에 걸쳐 쌓아올린 성공의 정점에서 태어났다.
여자들은 수천만 미국인과 함께 인류의 달 착륙을 경탄하며 바라보았다. 하지만 겸손하게도 자신들의 노력이 그 일을 만들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그 순간의 마법에 사로잡혀서 텔레비전의 뿌연 이미지를 바라볼 뿐이었다. --- p.290

그날은 그들의 성과를 축하하는 날이었다. 전국에서 많은 여성이 평등한 권리를 요구하며 싸우고 있었지만, JPL의 여자들은 독자적으로 평등을 이루었다. 그들은 연구소를 자신들의 생각대로 만들었고, 여성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해 자기들의 업무와 공헌에 대해 남자들과 똑같이 인정받았다. --- p.299

멀러는 불평꾼이었다. 그는 여자들이 IBM 1620인 코라를 독점한다고 투덜거렸다. 컴퓨터 프로그램이 마침내 수작업보다 우위를 점하면서 사람들은 너도나도 코라를 쓰고 싶어 했다. 그런데 코라 사용의 우선권은 여자들에게 있었다. 연구소 컴퓨터 프로그래밍의 90퍼센트를 여자들이 책임졌기 때문이다. 남자들은 프로그래밍에 이제 겨우 발가락만 담근 상태였기에, 여자 동료들보다 훨씬 뒤처져 있었다. --- p.304

“착륙 성공, 착륙 성공.”
방은 환호로 터져 나갈 듯했다. 낸시는 성공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포옹과 키스가 넘치는 가운데 화성 표면에서 찍은 첫 이미지가 JPL로 들어왔다. 그 사진은 바위로 가득한 그 착륙 장소가 얼마나 위험한가를 확인시켜주었다. 그리고 다음 날 착륙선이 최초의 화성 컬러 이미지를 보내오자 그들은 자신들에게 큰 행운이 따랐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9미터 정도만 벗어났어도 착륙선은 거대한 바위에 부딪혀 굴러떨어졌을 것이다. --- p.321

그렇게 해서 아득한 성간 여행이 시작되었다. 과학 장비, 카메라, 그리고 칼 세이건과 동료들이 고안한 금도금 구리 레코드판이 보이저호에 실려 있었다. 레코드판에는 파도 소리, 새 소리, 55개 언어의 인사말, 90분에 걸친 다양한 음악이 들어갔다. 헬렌과 여자들은 먼 우주로 나가는 저 우주선이 어떤 수수께끼들을 풀어줄 것인지 궁금했다. --- p.329

헬렌은 메이시가 세운 전통에 따라 수학과 과학 분야에서 교육을 받고 경험을 쌓은 똑똑한 여자들을 채용했다. 그리고 고등교육의 필요성뿐 아니라 직장생활과 육아의 병행에 대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헬렌은 10년 동안 이러한 방식을 실행하고 자신이 채용한 여자들의 승진을 지켜보았다. 그러나 이제는 자기 사람들의 능력을 강화시키고자 했다. 그녀는 기존 직원에 대한 특혜로 엔지니어의 지위를 얻어서 학위가 필요 없었지만, 자신이 채용하는 모든 여자에게 학업을 독려했다. --- p.335

컴퓨터 언어는 대용량 프로그램을 훨씬 더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는 데다, 코드 속 오류에도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 여자들은 ‘할(HAL)’이라는 새로운 언어도 배웠다. ‘고차 어셈블리언어’를 뜻하는 할은 나사 전역에서 사용되었다. 여자들은 그 이름에 웃었다. 1968년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 나오는 못된 컴퓨터의 이름과 같았기 때문이다. 여자들은 영화 속 할의 단조로운 말투를 흉내 내서 그 프로그램을 놀리곤 했다. 할과 포트란을 가지고 일하는 것은 쉽지 않았고, 두 가지 컴퓨터 프로그램을 사용하다 보니 갈릴레오 소프트웨어는 더욱 복잡해졌다. --- p.344

갈릴레오호는 거대한 바위로 가득한 화성과 목성 사이의 소행성대를 지나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그 배열은 이미 성과를 내고 있었다. JPL 사람들은 우주선의 경로 중간에 있던 ‘이다’라는 소행성이 위성을 거느리고 있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 갈릴레오호는 소행성대를 무사히 지나가면서, 레인저호 임무에 참여한 유진 슈메이커가 공동 발견한 슈메이커-레비 9호 혜성이 부서져서 목성의 대기 속으로 떨어져 내리는 모습을 보았다. 그 장면을 담은 놀라운 비디오와 이미지들을 보면 마치 목성이 연쇄 폭격을 당하는 것 같다. 충돌 하나하나가 빨간 불길을 일으키고는 구름 위에 크고 검은 흉터를 남겼다. --- p.350~351

어느 회의에서, 화성 탐사 프로그램의 책임자이자 실비아의 감독자 중 한 명인 도나 셜리가 방 안을 둘러보았다. 테이블에 앉은 엔지니어가 전부 여자였다. 도나에게 그런 광경은 처음이었다. ‘시대가 변하고 있구나.’ 그녀는 생각했다. 엔지니어들은 언젠가 고기능 로봇으로 화성의 표면을 파고 표본을 모아 지구로 보내게 하려고 했다. 그 로봇들이 지질사를 밝혀내고, 또 어쩌면 화성에 생명이 있다는 증거를 캐낼지도 몰랐다. --- p.363

50년은 아주 많은 프로그램을 작성할 수 있는 시간이다. 실비아, 헬렌, 마지, 수전, 바버라와 동료들이 작성한 코드는 우주선, 항행 시스템, 기후 연구, 화성 탐사 로봇에 계속 쓰였다. 그것들은 병합되고, 변경되고, 다른 임무에 삽입돼 우주로 나가고, 먼 행성들로 가고, 또 지구로도 되돌아와 여자들이 떠난 뒤에도 오랫동안 독자적인 생명력을 유지했다. 그 코드는 2012년 이후 계속 화성을 탐사중인 큐리오시티 탐사 로봇에서부터 2004년 이후 토성을 돌고 있는 카시니 궤도선 등 오늘날의 임무들에도 남아 있고, 우리의 세계를 연구할 미래의 지구 궤도 비행 장치들에도 들어갈 것이다. --- p.364~365

주말이 끝나갈 때쯤, 그들은 보름달 아래에서 작별 인사를 했다. 수십 년 동안 우정을 나눈 친구들 사이에 포옹과 키스와 덕담이 오가는 가운데 슬프고도 엄숙한 말이 들려왔다.
“우리가 서로를 만나는 건 이번이 마지막일 거야.”
그 마지막 작별의 말 속에 어떤 로켓엔진보다도 강력한 우정이 담겨 있었다.
--- p.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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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는 눈에 보이는 물질보다 보이지 않는 암흑물질이 훨씬 더 많다. 이 사실을 알아낸 후에야 천문학은 비로소 진리를 향한 지평을 한껏 넓혀갈 수 있었다. 『로켓 걸스―인간 컴퓨터라 불린 여인들』은 20세기 우주탐사의 역사 속에서 숨겨지고 잊혀서 보이지 않던 암흑물질 같은 여성 과학기술자들의 헌신과 노력을 21세기의 세상으로 끄집어내고 있다. 말하자면 우주탐사 역사의 진리를 균형추 앞에 다시 세우는 책이다. 책을 읽는 내내 흥분했고, 연민했다. 다 읽고 덮자마자 감흥이 쓰나미처럼 몰려왔다. 가슴속에 불을 지르는 로켓 같은 책이다.
- 이명현 (과학저술가 천문학자)

수학과 과학을 좋아하는 비범한 괴짜 여학생들이 제트추진연구소(JPL)에 모여, 로켓과 위성의 대기권 탈출과 심우주 탐사를 실현해주는 위성 궤도를 계산해내는 인간 컴퓨터들이 되었다. 그녀들이 없었다면 항공우주개발의 역사는 한참이나 지연되었을 것이다. 우주개발의 역사에 공헌한 수많은 업적에도 불구하고 문헌이나 기록에서 그녀들의 이름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자신의 성과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채 일과 가정에서 힘든 삶의 무게를 감당해온 그녀들의 열정과 의지에 박수를 보낸다. 『로켓 걸스―인간 컴퓨터라 불린 여인들』은 인류의 본격 우주 시대를 가능케 한 수많은 실패와 시도의 시기에 여성들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를 실감나게 보여주는 책이다. 힘든 역경과 고난을 헤치고 결국은 살아남아 우주 개발의 역사에서 결코 없어서는 안 될 핵심적인 역할과 중요한 책임을 맡게 된 여성들의 이야기가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인류 우주과학 발전의 도약 시기에 중요한 디딤돌이 되어준 그녀들의 삶을 이제라도 제대로 평가해주었으면 한다.

황정아 (한국천문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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