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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죽음

: 지속의 사라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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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총점10.0 리뷰 3건 | 판매지수 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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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9월 13일
쪽수, 무게, 크기 164쪽 | 220g | 120*190*15mm
ISBN13 9791167370655
ISBN10 116737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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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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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업무가 금전적인 것이 됨에 따라 살아 있는 사람의 문법 속에 죽어가는 사람이 복속된다. 장례 회사를 불러 장례 절차를 밟아주는 병원과 요양 시설은 비용을 지불할 살아 있는 사람을 위해 구비된 것들이다. 그러나 정작 죽어가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은 축소되어버렸다. 죽어가는 사람이 필요한 것이 무엇이며, 죽어가는 사람 또한 삶이 있다는 것이 간과되는 것이다. 결국 죽어가는 사람이 이해받지 못하고 홀로 고립된다는 점에서 현대가 죽음을 대처하는 방식은 상당 부분 실패했다. 앞으로는 비용 처리되는 요양 시설이 점점 다양해질 것이고, 살아 있는 사람을 위한 더 많은 조건과 편리를 보장하면서 높은 비용이 요구될 것이다.
--- p.10~11

이처럼 나는 나 홀로가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만 나 자신을 정의할 수 있는 존재이다. 그리고 이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궁극적으로 죽는다는 사실은 개별적인 폐쇄성에도 불구하고 공통된 하나의 운명이다. 나 자신만이 아니라 자신의 바깥에 대한 인식을 스스로에게 권하면서, 죽음에 처한 타인을 향해 ‘우리’의 가능성으로 나눔을 형성하는 것이다. 그렇게 먼저 오는 타인의 죽음과의 관계에서, 그 죽음에 정서적으로 개입하면서 나는 비로소 세계를 이해할 수 있고, 그 세계 속의 나, 나의 죽음을 넘어서게 된다. 두렵지 않게.
--- p.20

삶은 죽음에 위협받으면서, 그리고 비교되면서 초라해지는 것이 아니라 가치를 드높였다. 육체의 부패와 죽음의 냄새는 삶에 대한 몸서리치는 열정의 대가여야만 했다. 죽음이 반드시 뒤따라야 그 삶은 아름다웠다. 그렇기 때문에 영원히 사는 신은 권태로웠다. 신은 인간을 가지고 장난을 쳐야 했고 모든 대가를 죽음으로 치르게 했다. 자살은 대부분 죄악시되었지만, 낭만주의 시대 젊은 시인*의 짧은 삶과 18세기 후반 젊은 세대의 모방 자살을 유행시킨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1774) 덕분에 미화되거나 칭송되기까지 하였다. 죽음은 배척된 것이 아니라 죽음을 거부하는 삶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냈다.
--- p.54~55

개체가 부재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바로 죽음의 실체인 것이다. 그가 사라진 것은 그의 존재성에서는 고통이 따르는 것이지만 현실 세계에서는 문제가 될 게 없다. 그 한 사람의 죽음은 다른 사람의 삶으로 이어지고 지속된다. 개별의 죽음이 이어지는 것처럼 개별의 삶도 이어져 세상은 그대로 남고 변하는 게 없다. 삶 속에 내재해 있는 내밀한 죽음의 질서에 의해 죽음은 또 삶의 내밀한 질서가 되는 것이다.
--- p.65

철학에서 끝없이 물어 왔던 “죽음이 무엇인가?”의 질문은 죽음 앞에 서야 하는,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고독을 견뎌야 하는 문제를 포함한다. 죽음이 돌보아지지 않으면서 죽어가는 인간도 돌보아지지 않는다. 죽어가는 사람의 죽음이 살아 있는 나의 것이 될 때 느끼게 될 상실감에 대해서는 모른 척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이 죽음을 멀리한 것은 죽음에 맞서는 삶의 성실성 때문이 아니라 죽음에 대해 흔들리는 마음을 들키기 싫은 이유가 아닐까?
--- p.91

인간은 궁극적으로 시체로, 시체의 부패로 끝을 내게 되어 있다. 엄연한 이 사실 앞에서도 삶이 죽음으로 끝난다는 것을 믿지 못하게 하는 그 무엇의 느낌이란 것이 인간에는 있다. “이게 다일까?” 하는 죽음 뒤의 ‘무’에 대해 부인하고 싶을 정도로 인간은 인간을 제약하는 시간성에 대항하는 영원에 대한 충동과 의지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삶에의 의지이다. 죽는다는 한계상황과 마주했을 때 자신의 자유를 의식하고 삶의 과제에 성실하게 임하는 것이 시간적으로 유한한 존재가 아닌, 불사의 존재로서 자신의 삶을 창조할 수 있는 방법이다.
--- p.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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