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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리 올리버 시선집

리뷰 총점9.5 리뷰 22건 | 판매지수 2,328
베스트
소설/시/희곡 top100 3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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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80쪽 | 578g | 135*210*25mm
ISBN13 9788960907034
ISBN10 8960907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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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메리 올리버의 전미도서상 수상 시선집] 메리 올리버의 초기 시부터 대표작까지, 엄선한 142편의 시를 엮은 시선집. 번역가 민승남의 유려한 번역과 사진가 이한구의 아름다운 작품이 감동을 더한다. 그의 시를 통해 죽음을 껴안은 삶, 생명의 찬란함을 목격하며 되뇐다.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세상은 너의 상상에 맡겨져 있’다. -시MD 박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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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수련은 모네의 수련 못지않게
아름다워 보여.
그리고 난 더 이상 쓸모 있는 존재,
온순한 존재가 되고 싶지 않아,
들판의 아이들을 문명의 교과서로 인도하고
그들이 풀보다 낫다고(못하다고) 가르치고 싶지 않아.
--- p.24, 「비」 중에서

삶이 끝날 때 나는 말하고 싶어, 평생
나는 경이와 결혼한 신부였노라고.
세상을 품에 안은 신랑이었노라고.
--- p.32, 「죽음이 찾아오면」 중에서

그대는 이 세상을 사랑하는가?
그대의 소박하고 비단결 같은 삶을 소중히 여기는가?
공포를 딛고 선 초록 풀을 숭배하는가?
--- p.47, 「작약」 중에서

어느 아침
여우가 빛나는 당당한 모습으로 언덕을 내려오면서
나를 보지 않았어─그리고 난 생각했지.

이게 세상이야.
난 이 안에 없어.
세상은 아름다워.
--- p.95, 「시월」 중에서

세상이 그저 고통과 논리뿐이라면, 그 누가 세상을 원하겠어?

물론, 세상은 그렇지 않아.
나는 지금 무슨 기적 같은 걸 말하는 게 아니라, 그저
삶에서 환히 비치는 빛을 이야기기하는 거야.
그녀가 파란 천을 펼쳤다 접었다 하던 모습,
오직 나를 위해 짓던 미소, 그래서
이 시도 나무들과 새들로 가득하지.
--- p.110~111, 「싱가포르」 중에서

착하지 않아도 돼.
참회하며 드넓은 사막을
무릎으로 건너지 않아도 돼.
그저 너의 몸이라는 여린 동물이
사랑하는 걸 사랑하게 하면 돼.
너의 절망을 말해봐, 그럼 나의 절망도 말해주지.
그러는 사이에도 세상은 돌아가지.
그러는 사이에도 태양과 투명한 조약돌 같은 비가
풍경을 가로질러 지나가지,
(…)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세상은 너의 상상에 맡겨져 있지,
--- p.163, 「기러기」 중에서

오랜 세월 난 그저
삶을 사랑하기 위해 애썼지. 그런데

나비가
바람 속에서, 가볍게, 날아올랐지.

“삶을 지나치게 사랑하지 마.”
나비는 그렇게 말하고,

세상 속으로
사라졌지.
--- p.178~179, 「한두 가지만」 중에서

기적은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진하고 뜨거운 거듭남으로 빚어지지.
부드러움이나 갈망이 아닌, 대담함,
얼어붙은 폭포를 깨부수는 힘, 돌파.
양치식물, 잎들, 꽃들, 그 우아하고 평화로운
마지막 정교한 장식은,
일어나 번성하기를 기다리고 있지.
길을 여는 건 꼭 예쁠 필요는 없어.
--- p.226~227, 「앉은부채」 중에서

나는 곰이 손에 쥔 나뭇가지들을 놓고
잎사귀들 향해 꿀 묻은 입을 드는 걸
봤어, 육중한 두 팔도 들었지,
온통 달콤함과 날개뿐인
거대한 벌이 되어 날아갈 것처럼,
인동덩굴과 장미와 클로버 우거진
완벽한 초원으로 내려가
떠돌다가, 눈부신 하루하루
꽃과 꽃 사이에서 흔들리는
얇디얇은 그물 속에서
잠이 드는 거지.
--- p.246, 「행복」 중에서

이 세상에서 살아가려면

세 가지를
할 수 있어야만 하지.
유한한 생명을 사랑하기,
자신의 삶이 그것에 달려 있음을

알고 그걸 끌어안기,
그리고 놓아줄 때가 되면
놓아주기.
--- p.251~252, 「블랙 워터 숲에서」 중에서

내 평생의 꿈은
느리게 흐르는 강가에 누워
나무들 속 빛을 바라보는 것─
잠시 동안 그저
주목하는 풍요로운 렌즈 되어
무언가를 배우는 것.
--- p.267, 「왕국에 들어가니」 중에서

달콤한 세상이여,
아무런 징후나 소리 없이 시작되는
사랑이나 시들로 나를 당황시킬 생각은 말기를,
강가엔 아직 얼음이 남아 있고
봄은 멀리 있는데, 나 어둠 속에서 깨어
봄을 부르는 땅속 폭발음들에
가슴 두근거리며 귀 기울이지.
--- p.354, 「시골에서 자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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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올리버 시가 빛나는 점에 대해서 말할 때, 자연의 경이를 노래했다는 것만을 이야기할 순 없다. 경이를 잃어버린 인간의 모습을 안타까이 여기는 마음을 그녀는 시에 새겨 넣었다. 그녀의 시가 그토록 세세히 야생의 목격담을 우리에게 들려주는 진짜 이유가 거기에 있다. 어떨 때는 타이름 같고, 어떨 때는 경고처럼 다가온다. 정신이 번쩍 들지 않을 수가 없다. 가까이에서 지켜본 것들에 대한 그녀의 정성은 놀랍고 신비하다. “결국, 난 실컷 보았지”(「나방」)라는 시 한 줄을 나는 오래 바라보았다.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문득 실컷 본 사람이 되었다. 은총과도 같았다.
- 김소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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