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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사랑에 빠지는 순간

: 알고 보면 열 배 더 재밌는 배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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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2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396g | 135*210*19mm
ISBN13 9791191998047
ISBN10 1191998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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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들어가며: 배구, 사랑에 빠지는 순간

Ⅰ. 올림픽 여자배구의 감동

1장 올림픽 4강 신화, 그리고 라바리니 감독 23
2장 폐허를 딛고서 33
3장 거대한 반격 44
4장 한계를 넘어서(Limit Off!) 56

Ⅱ. 배구의 풍경

1장 배구의 탄생
2장 배구공 이야기
3장 경기장의 풍경
4장 배구장 직관기

Ⅲ. 배구가 처음이신가요?

1장 배구의 포지션
2장 로테이션 시스템
3장 자, 공격이다!
4장 그래도 시작은 수비
5장 배구계의 융복합과 통섭? : 토털 배구의 시대
6장 작전타임 암호 풀이

Ⅳ. 배구장 안의 이야기

1장 ‘어떻게 지는가’가 더 중요할 때도 있다 : 세 가지 장면
2장 올림픽, 그리고 남은 이야기: 어떤 리더십
3장 감독의 시간
4장 펭귄들의 승리: 불완전한 이들의 완벽한 시즌
5장 『하이큐!!』, 그리고 일본 배구 이야기

나오며: 배구의 미래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공격에 성공해도 웃고, 수비에 실패해도 손을 들고 미안하다며 웃고, 서로 동선이 겹쳐서 부딪쳐도 웃고, 계속 서로 손뼉을 마주치고 껴안고 팔짝팔짝 뛰면서 웃는다. 땀 흘리며 달리는 사람들의 웃음이 이렇게 매력적인 것이라는 걸 처음 깨달았다. 바로 그 순간이었다. 내가 ‘배구’라는 구덩이에 폭 빠져들게 된 것은.
---「‘들어가며: 배구, 사랑에 빠지는 순간’」 중에서

특히 배구는 팬서비스가 좋기로 유명한 종목인데 경기장에서도 코트와 관중의 거리가 가까울 뿐 아니라 경기 전후에 선수들을 직접 만나서 사진을 찍거나 사인을 받을 기회도 많다. 유튜브를 가장 잘 활용하는 종목이기도 해서 거의 모든 구단이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데 본 경기보다 유튜브가 더 재밌는 팀들이 있을 정도라서 팬의 입장에선 수시로, 아주 가깝게 선수와 팀의 모습을 접할 수 있다.
---「‘들어가며: 배구, 사랑에 빠지는 순간’」 중에서

하지만 그 극복할 수 없는 한계들에도 불구하고, 기대하기 어려웠던 ‘다른 요인들’이 이 한계를 커버해주면서 우리나라 대표팀은 2021년의 도쿄올림픽에서 역대 최고의 황금 라인업이라고 일컬어졌던 2012년 런던올림픽 때와 같은 수준의 4강 진출 신화를 이루었다. 당시 우리 대표팀의 상황을 알고 있는 팬이라면 이게 얼마나 믿어지지 않는 꿈같은 결과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당장 8강 경기에서 우리나라가 꺾은 터키 대표팀은 국제배구연맹 순위상 세계 4위에 랭크되어 있는 팀인 반면, 우리나라는 14위에 불과했다.
---「제1부 올림픽 여자배구의 감동, ‘올림픽 4강 신화, 그리고 라바리니 감독’」 중에서

결국 한일전은 그렇게 피를 말리는 계산과 준비와 연습, 그리고 예상치 못한 일본팀의 불운이 겹친 끝에 ‘안 되는 것을 되게 한’ 경기였다. 그러니 라바리니 감독이 일본전 승리 후 마치 금메달이라도 딴 것처럼 흥분하며 기뻐한 것도 당연했다. 그의 입장에서는 마치 상하좌우로 칼날이 난무하는 좁은 미로에서, 말도 안 되는 계산을 통해 유일무이한 좁은 틈을 발견하고, 그 사이를 목숨을 걸고 박박 기어나간 끝에 마침내 출구에 도달한 뒤 밝은 빛을 맞이한 느낌이었을 것이다. ‘내가 틀리지 않았어, 우리가 틀리지 않았어!’라고 머릿속으로 한없이 외치지 않았을까?
---「제1부 올림픽 여자배구의 감동, ‘거대한 반격’」 중에서

나는 김연경 선수보다 더 승리에 대한 열망이 뜨겁고 주변의 선수들을 그 열망 속으로 끌어들이는 힘이 강한 선수는 본 적이 없다. 젖은 장작에 불을 붙이는 가장 무식하지만 확실한 방법은, 어느 장작 하나가 나머지 장작들이 다 바짝 말라 마침내 불이 붙을 때까지 무작정 타오르는 것이다. 김연경 선수가 바로 그 무지막지하고 확실한 단 하나의 장작이었다.
---「제1부 올림픽 여자배구의 감동, ‘한계를 넘어서(Limit Off!)’」 중에서

독자들께서도 하늘로 솟아오른 공만 보지 말고 공이 떠오른 순간 순식간에 정해진 위치로 산개하여 ‘충격에 대비’하는 선수들의 움직임을 보셨어야 한다. 한 포인트 한 포인트에 인생의 굴곡을 조각처럼 새겨나가는 선수들의 진지한 희로애락을 보셨어야 한다. 김연경 선수와 함께 자신의 한계를 넘어 하얀 완전연소를 향해 나아가는 선수들의 타오르는 몸짓을 보셨어야 한다.
---「제1부 올림픽 여자배구의 감동, ‘한계를 넘어서(Limit Off!)’」 중에서

배구에서 공이 날아다니는 또 다른 이유는 한 사람이 연달아 두 번 공을 칠 수 없게끔 되어있다는 점이다. 혼자서 공을 두 번 다룰 수 없으니 내가 받는 공은 반드시 다음번에 누구에게든 연결되어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날아오는 공을 ‘단 한 번!’ 만에 다른 사람에게 연결시켜 주어야 하고, 다른 선수가 그걸 잘 받아서 또 다른 사람에게 연결시켜야만 ‘게임’이 되는 것이다. 바로 이 특징이 배구의 결정적인 특징인 ‘시스템화된 팀 스포츠’라는 성격의 시작 지점이 된다.
---「제2부 배구의 풍경」, ‘배구의 탄생’ 중에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국제배구연맹(FIVB)은 패널을 8개로 대폭 줄이고, 패널 표면에 골프공처럼 올록볼록한 딤플(dimple)을 넣어 정확도를 높인 새로운 공인구를 도입했다. 이 공인구를 만드는 곳이 일본의 스포츠용품 회사인 ‘미카사(Mikasa)’이기 때문에 ‘미카사볼’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현재 우리나라 V리그에서 쓰는 공은 국내 업체인 ‘스타(Star)’에서 제조한 것이기 때문에 국제대회를 즈음해서 ‘선수들의 미카사볼에 대한 적응 문제’ 같은 배구 기사들이 종종 나오곤 한다.
---「제2부 배구의 풍경, ‘배구공 이야기’」 중에서

그러다 보니 배구 경기 중계를 보다 보면 블로커의 머리까지 네트 위로 올라와서 선수들이 때린 스파이크를 팔이 아닌 머리로 블로킹하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진다. 블로킹하는 선수들이 공을 끝까지 보지 못하고 고개를 앞으로 숙이는 습관을 갖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일반인들은 팔을 쭉 뻗어도 못 닿는 위치를 헤딩으로 찍는 셈이니 배구 선수들은 진정한 슈퍼맨이라 할 만하다.
---「제2부 배구의 풍경, ‘경기장의 풍경’」 중에서

이렇게 여기저기 재밌게 구경하다보면 1시간쯤 전부터 선수들이 양쪽 코트에 나와 몸을 풀기 시작한다. 그런데 한두 명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모든 선수가 다 쏟아져나오고, 스트레칭 정도에 그치는 게 아니라 루틴에 따라 계속 공을 때리고 받고 소리를 지르며 뛰어다니기 때문에 벌써부터 코트가 가득 찬다. 게다가 선수들은 경기 중일 때처럼 빠르게 움직이는 게 아니어서 좋아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자세히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제2부 배구의 풍경, ‘배구장 직관기’」 중에서

경기장 밖으로 나오니 완전히 어둠이 내렸다. 김천 자체가 큰 도시가 아니지만 경기장은 여기에서도 외곽에 자리 잡고 있어서 다른 건물들의 불빛은 저 멀리 보이고 있었다. 그럼에도 가족 단위로 경기장을 찾은 많은 사람들이 “재밌었어? 우리 다음에 다시 올까?”라는 대화를 나누며 경기장을 나서는 모습을 보니 지방 도시에 아주 소중한 문화적 자산으로 배구가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2부 배구의 풍경, ‘배구장 직관기’」 중에서

현재 여자배구가 남자배구보다 인기가 많은 이유로 도쿄올림픽에서의 성과를 꼽기도 하지만 실제로 경기를 관람해보면 여자배구에서 양 팀 사이에 아슬아슬하게 공이 오가는 멋진 랠리가 더 많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배구의 수비 파트를 전반적으로 강화시킨 리베로 포지션이 없었다면 이렇게 랠리가 이어지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게다가 보는 이의 탄성을 불러일으키는 장면이자 배구에서 가장 화려한 장면 중 하나인 몸을 날리는 디그, 그 묘기에 가까운 수비들을 떠올려보자. 그런 수비가 대부분 리베로를 통해 나온다는 점을 생각하면 리베로 제도의 도입은 배구의 인기를 끌어올린 대단히 훌륭한 제도 변경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제3부 배구가 처음이신가요?, ‘배구의 포지션’」 중에서

앞서 설명한 것처럼 로테이션 시스템의 핵심은 모든 선수를 일정한 자리에 묶어두는 것이 아니고 앞줄과 뒷줄 선수들이 바뀌도록 하는 것이다. 만약 모든 선수가 제자리에 못 박혀있어야 한다면 배구가 엄청나게 경직된 스포츠가 되어버릴 것이다. 그래서 일단 플레이가 시작되면 뒷줄 선수들이 앞줄로 나와서 블로킹을 하거나 공격을 하는 것은 금지되지만, 그 외에는 당연히 선수들이 코트 전체를 누비며 자유롭게 플레이할 수 있다.
---「제3부 배구가 처음이신가요?, ‘로테이션 시스템’」 중에서

많은 선수들이 동시에 뛰어올랐다가 떨어지는 사이에 폭포수처럼 백어택이 내리꽂히는 모습이 멋있기도 하고, 이런 과정이 공격수, 세터의 토스, 후위에서 뛰어 들어오는 백어택까지 톱니바퀴처럼 척척 맞아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배구 공격 기술 가운데 가장 화려하고 멋진 기술로 손꼽히기도 한다. 그래서 배구 중계를 보다 보면 파이프 공격이 나올 때 캐스터나 해설자가 “파이프로 내려꽂습니다!”라며 흥분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제3부 배구가 처음이신가요?, ‘자, 공격이다!’」 중에서

대개 배구 경기를 보다 보면 시선이 공을 따라서만 움직이기 쉬운데, 의식적으로 공이 없는 곳, 반대편 코트에서 숨을 쉬는 생물처럼 끊임없이 포메이션을 변경시키고 있는 수비수들을 보는 것도 이 스포츠의 묘미다. 동시에 이 수비수들을 속이고 타이밍을 뺏기 위해 여기저기서 쉴 새 없이 움직이고 공격 커버를 위한 위치를 계산하는 공격 진형의 나머지 선수들을 눈여겨보면 훨씬 더 깊은 배구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제3부 배구가 처음이신가요?, ‘그래도 기본은 수비’」 중에서

결국 이런 장기적인 체질 개선과 과감한 시도는 올림픽을 앞두고 몇 년간 조율하는 것이 가능한 국가대표팀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 라바리니 감독은 바로 그 지점을 잘 캐치하고 뚝심 있게 밀어붙였기 때문에 도쿄올림픽 4강의 신화를 쓸 수 있었다. 하지만 중계 화면을 통해 함께 열광하던 우리 국민들은 브라질과의 4강전, 그리고 세르비아와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너무나 높고 명확한 벽을 확인하기도 했다. 특히 브라질과의 4강전은 도대체 뭘 해도 절대로 이길 수 없을 것 같은 ‘차원이 다른’ 배구의 절망감을 맛보게 했다. 결국 이것이 현대 배구의 흐름에 뒤처져 있는 우리 배구의 현실인 것이다.
---「제3부 배구가 처음이신가요?, ‘배구계의 융복합과 통섭?: 토털 배구의 시대’」 중에서

그래서 그 시절을 어렵게 관통해서 오늘의 배구 중흥기에 이른 배구인들은, 후배 선수들에게 단 한 명의 팬이라도 사인을 요청하면 무조건 해주고, 팬을 즐겁게 해주기 위한 일이라면 춤이든 망가지는 일이든 가리지 말아야 한다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거듭 말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GS칼텍스의 차상현 감독은 팀 선수들에게 입버릇처럼 팬이 없다면 너희들이 하는 것은 그저 공놀이에 불과한 것이며, 프로 선수로서 자신들이 서 있는 코트는 팬들이 있으므로 가능하다는 것을 절대로 잊지 말라고 말하곤 한다.
---「제4부 배구장 안의 이야기, ‘‘어떻게 지는가’가 더 중요할 때도 있다’」 중에서

사실 리더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신묘막측한 작전을 짜내거나 세상에서 가장 현명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런 것은 각 영역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모인 집단들, 군부대라면 참모진이고 스포츠팀이라면 전력분석팀이나 코치진에서 데이터와 집단지성을 통해 만들어내야 할 일이다. 리더가 해야 할 진짜 역할은 그 대안들 가운데 선택된 ‘결정’에 대해 자신이 최종적인 책임을 진다는 것을 분명히 하여 팀원들을 자기 역할에만 집중하도록 부담을 덜어주는 일일 것이다. 결정을 통해 책임을 분명히 하는 것이 바로 리더의 역할인 것이다.
---「제4부 배구장 안의 이야기, ‘감독의 시간’」 중에서

그 단단한 건물처럼, GS칼텍스는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팀은 아닐지 몰라도 다양한 선수들이 끈끈하게 뭉쳐 서로서로를 기대어 세우는 팀이었다. 안혜진 세터가 힘들면 이원정 세터가 들어가고, 강소휘 선수가 지치면 유서연 선수가 뒤를 받친다. 서브 리시브는 한다혜 리베로가 맡고, 수비 커버는 한수진 리베로가 달려든다. 한수지 센터가 다치면 문명화 센터가 블로킹벽을 세우고, 권민지 센터가 허둥대면 김유리 센터가 속공을 보여준다.
---「제4부 배구장 안의 이야기, ‘펭귄들의 승리: 불완전한 이들의 완벽한 시즌’」 중에서

『하이큐!!』가 대중적인 인기와 함께 배구 팬들로부터도 찬사를 받고 있는 것은 그 내용이 매우 현실적이기 때문이다. 사실 스포츠 만화가 독자들의 시선을 확 끌어당기기 위해 과장된 표현, 필살기 같은 요소들을 넣다 보면 자칫 한없이 부풀려져서 초인들의 이야기처럼 되기 쉽다. 야구 만화로 유명한 『거인의 별』에서 온몸에 스프링 장치를 달고 특별훈련을 하는 것이나, 『테니스의 왕자』에서 공이 코트를 파괴하는 미사일처럼 묘사되는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하이큐!!』는 철저하게 현실적인 배구의 포지션과 작전, 코트에서의 움직임을 담고 있기 때문에 배구에 입문하려는 사람들에게 추천되는 경우도 많고, 김연경 선수가 본인의 유튜브에서 절친인 양효진, 김수지 선수와 함께 애니메이션판을 보면서 현직 선수의 관점에서 본 『하이큐!!』의 장면들을 설명하는 콘텐츠를 만들기도 했다.
---「제4부 배구장 안의 이야기, ‘『하이큐!!』, 그리고 일본 배구 이야기’」 중에서

여자도 프로팀의 감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박미희 감독에게서, 국내리그 경기의 심판인 동시에 도쿄올림픽에서도 유일한 한국인 국제심판으로 활약한 강주희 심판에게서, 스포츠 중계 캐스터는 당연히 남성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오랜 시간 동안 쌓은 배구 영역에서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여자배구 중계 캐스터를 맡고 있는 오효주 아나운서에게서 나는 소중한 감동을 느낀다. 여자배구가 누군가에게는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삶의 더 큰 가능성을 보여주는 롤모델이 되어 우리 사회를 더 건강하게 만드는 힘이 될 수 있음을 느낀다.
---「‘나오며: 배구의 미래’」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배구가 처음이신가요?

배구를 기초부터 차근차근
공부하고 싶으신가요?

배구의 세계로 당신을 안내하는,
이 다정한 징검다리


아는 만큼 보이고, 보는 만큼 사랑할 수 있다. 부정할 수 없는 말이다. 스티비 원더가 “널 아는 것이 너를 사랑하는 것(To know you is to love you)”이라고 노래했듯, 무언가를 제대로 아는 게 그만큼 중요하다는 건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이 말은 스포츠에도 해당될까? 우리는 스포츠의 디테일을 세세하게 알지 못해도 특정 종목을 사랑할 수 있다. 우린 배구의 두꺼운 가이드북을 읽지 않고 그 세부적인 룰을 다 이해하지 못해도 김연경 선수와 전광인 선수의 스파이크에 환호하거나, 김해란 선수와 여오현 선수의 몸을 날리는 디그에 전율할 수 있다.

부산대학교 사범대학 교수이자 배구의 ‘찐팬’으로 유명한 곽한영의 생각은 어떨까. 『배구, 사랑에 빠지는 순간』의 저자 곽한영에 따르면, 배구는 그냥 봐도 즐겁지만 깊이 보면 볼수록 헤아릴 수 없는 매력이 가득한 스포츠다. 배구는 ‘알고 보면 열 배, 스무 배는 더 재미있어지는’ 스포츠다. 물론, 복잡하고 어려운 룰과 작전 하나하나 다 알지 못해도 괜찮다. 그런데 만약 배구에 관하여 기초부터 꼼꼼하게 파악하고 그 흐름과 원리, 정보들을 알아둔다면? 그럼 우리는 배구에서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것들을 길어 올릴 수 있다. 배구는 그만큼 멋진 스포츠이고, 그래서 인생의 수많은 미덕들이 담겨있을지도 모르며, 또 이 종목은 그만큼 우리 가슴을 뛰게 하는 ‘즐거운 공놀이’이기 때문이다.

배구는 이미 겨울 스포츠의 최고 인기 종목으로 자리 잡았다. 그렇지만 배구는 더욱더 많은 사랑을 받기에 충분하다. 『배구, 사랑에 빠지는 순간』을 쓴 곽한영은 누구보다도 그런 사랑의 힘을 알고 있다. 그는 무언가에 깊이 매혹된 채 ‘덕질’하는 일의 힘을 알고 있다. 그 자신 여자배구단 GS칼텍스의 오랜 팬으로서 그 팀에 대하여, 배구에 대하여 오랜 ‘덕후 생활’을 계속해왔기 때문이다. 그는 2020-2021 시즌 GS칼텍스가 트레블 우승을 달성하자, 그의 글에 주목하고 있던 구단의 공식 요청으로 축하 원고를 쓰기도 했다. 곽한영 교수는 배구선수나 코치 출신도 아니고, 배구를 업으로 삼은 것도 아니지만 수많은 배구 팬들과 전문가들로부터 아낌없는 사랑과 인정을 받고 있는 ‘배구 덕후’다.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4강 신화의 감동,
우리가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코트 안의 이야기


아직 배구를 낯설어하거나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게 배구의 세계를 소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아마도, 올림픽에 관한 이야기일 것이다. 그래서 『배구, 사랑에 빠지는 순간』의 도입부는 2021년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4강 신화에 관한 글이다. 책의 저자 곽한영은 코로나로 한 해 늦게 개최된 2020’ 도쿄올림픽 당시 여자배구팀의 기적을 바라보며, 그 감동과 기적을 가능케 했던 여러 요인을 풀어놓은 시리즈를 연재했다. 그때 그 시리즈의 글들은 수천 건이 넘게 공유되고 수많은 이들에게 읽히면서 큰 화제를 낳았던 바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글을 읽고 배구가 이렇게 재미있는 운동인지 몰랐다는 감상을 전하며, 배구라는 스포츠에 입문케 해주어서 고맙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곽한영은 전 국민을 감동케 했던 도쿄올림픽 여자배구팀의 활약에 배구의 매력이 압축되어 있음을 밝히며, 그 일련의 과정을 ‘배구의 세계’로 초대하는 징검다리로 제시한다. 우리 국가대표팀은 거듭되는 불운과 악재 속에서도 ‘낙타가 바늘구멍을 뚫는’ 희망을 움켜쥐고,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었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의 세심한 전술, 김연경이라는 ‘단 하나의 장작’이 불어넣은 에너지, 선수들이 보여준 혼신의 열정과 엄청난 조직력, 그리고 자신의 한계를 깨는 코트 위의 집중력이 두루 합쳐진 결과였다.

무엇이 그처럼 코트 위의 선수들을 웃고 울게 만들었는가? 또 그 경기를 보던 우리의 가슴을 함께 태워버렸는가? 우리가 국가대표팀 선수들의 투혼에 감동을 받았다면, 이제 배구를 차근차근 공부할 차례다. 그들이 진지하게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은 이 스포츠의 매력을 남김없이 알아보아야 한다. 왜 배구를 경쟁보다 협력이 더 중시되는 스포츠라고 부르는지, 왜 배구에서 팀원들 간의 조화가 다른 어느 스포츠보다 중요한지, 왜 선수들은 슈퍼맨과 원더우먼처럼 그토록 저 높이 뛰려고 애쓰는지, 왜 선수들은 코트 위에서 쉴 새 없이 웃으며 한 포인트를 낼 때마다 서로를 있는 힘껏 격려하는지를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어쩌면 그것이 우리가 2021년의 감동을 끝없이 기념하는 방법이자, 그 선수들을 향해 보여줄 수 있는 존경의 한 방식일지도 모른다.

‘배구는 어떻게 지금의 배구가 되었는가?’
배구장의 현장감과 동시대성을 놓치지 않는 스토리텔링


그러므로, 도쿄올림픽의 국가대표팀이 보여준 강렬한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배구의 지식’을 향해 이어진다. 『배구, 사랑에 빠지는 순간』의 2부 ‘배구의 풍경’은 배구의 역사와 배구 코트를 둘러싼 이야기다. 저자는 대학의 교수답게 배구라는 스포츠를 이해하기 위해 가장 기본이 되는 이야기부터 시작하고, 이 스포츠의 토대가 되는 여러 지식과 교양을 차근차근 풀어놓는다. 그는 1895년 미국 YMCA의 윌리엄 모건이 어떻게 이 운동을 생각해내고 발전시켰는지, 배구공이 어떻게 지금과 같은 모습의 배구공이 되었는지, 네트가 발휘하는 오묘한 마법은 무엇인지, 배구 경기장과 코트는 왜 이러한 규격과 형상을 갖게 되었는지 등등을 설명한다. 자신의 배구장 직관기를 들려주며 중계 화면으로는 만나기 힘든, 뜨거운 경기 현장을 소개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기까지 배구라는 스포츠의 배경과 토대를 탄탄하게 되짚었다면, 이제 코트 위에는 여섯 명의 선수가 등장할 차례다. 책의 3부 ‘배구가 처음이신가요?’는 바로 이 책의 본론이라고 부를 수 있는 내용이다. 이 챕터에선 끊임없이 움직이는 선수들을 바로 그렇게 뛰어다니도록 만드는 배구의 핵심적인 작전과 기술, 역할들이 소개된다. 즉, 여기서는 배구의 규칙과 포지션, 공격과 수비의 여러 플레이들, 시스템 배구의 꽃이라고 불리는 로테이션 시스템 등에 대해 공부할 수 있다. 배구는 단순하면서도 단순하지 않다. 저자의 면밀한 설명으로 이어지는 이 챕터를 읽으면 센터, 레프트, 라이트, 세터, 리베로까지 다섯 개의 포지션 선수들이 어떻게 그토록 치열하면서도 정교하게 움직일 수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은 배구의 지식을 탄탄하게 설명하면서도, 딱딱한 교과서나 교본의 성격에 치우치지 않는다. 저자는 바로 지금 한국배구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 세계 배구의 트렌드 속에서 우리 배구가 맞닥뜨린 딜레마, 경기 중인 선수들이 코트 위에서 주고받는 생생한 커뮤니케이션에 주목한다. 즉, 그는 배구의 현장감과 동시대성,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텔링을 놓치지 않는다. 저자는 도쿄올림픽 여자배구팀의 활약이 보여주었던 전략과 전술이 전원 수비, 전원 공격이라는 ‘업템포 토털 배구’의 흐름과 연결되는 흐름에 주목하며, 현재 배구계의 최대 화두인 ‘토털 배구의 시대’를 분석한다. 또 작전타임에 오가는 감독과 선수 사이의 여러 관용적인 표현을 풀이해서 독자들이 코트 안의 흥미진진함을 더 잘 즐길 수 있게 도와준다.

“무한한 협력의 연속이야말로, 배구의 본질일지도 모른다”
‘즐거운 공놀이’ 배구가 전해주는 인생의 미덕들


이 책의 저자 곽한영은 4부 ‘배구장 안의 이야기’를 시작하며 말한다. 길이 18미터, 너비 9미터의 직사각형 배구 코트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우리가 그토록 마음을 빼앗기는 것은, 단지 공이 이리저리 날아다니기 때문만이 아니라고. 그 안에 코트를 채운 이들의 눈물과 웃음, 좌절과 성공이 보이기 때문이라고. 그렇다. 거기에는 매서운 눈매로 네트 너머를 노려보며, 코트 이쪽 편의 서로에게 “등 뒤는 내가 지켜줄게!”라고 크게 외쳐주던 사람이 있었다. 우린 그들의 몸짓을 바라보면서 그들이 느끼던 온갖 희로애락을 함께하고, 그들과 한마음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제 배구의 단단한 지식을 쌓은 독자들이 다시금 코트 뒤에 숨어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날 차례다. 저자는 책의 마지막 4부에서 한국도로공사 김종민 감독, 현대캐피털의 전광인 선수와 이승원 선수, 그리고 최태웅 감독, OK금융그룹의 이민규 세터와 이 팀을 지휘했던 김세진 전(前) 감독, 그리고 ‘불완전한 이들이 모여 완벽한 팀을 만들었던’ 2020-2021 시즌의 GS칼텍스팀 등을 소환한다. 그들에게서 진정성과 열정, 리더십과 책임감, 신뢰와 연민 등의 여러 미덕들을 발견하고 우리에게 전해준다. 그뿐만 아니다. 저자는 배구 팬들 사이에서는 모르는 이가 없으며 김연경, 김수지, 양효진 선수 등도 높이 평가했던 배구 만화 『하이큐!!』의 의미와 인기 요인을 파헤치고, 그러한 콘텐츠가 일본 배구의 어떠한 토양에서 탄생할 수 있었는지를 전면적으로 분석한다.

『배구, 사랑에 빠지는 순간』의 저자 곽한영은 말한다. 결국 배구의 본질은 ‘즐거운 공놀이’일 것이라고. 자신이 배구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결국 선수들이 땀 흘리며, 웃으며, 달리며, 서로를 부둥켜안는 그 모습을 보면서 자신도 함께 행복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곽한영 교수의 이 책은 바로 그러한 ‘배구의 본질’에 가장 충실한 책이다. 저자는 배구를 사랑하는 사람들, 그리고 배구를 더 잘 이해하고 사랑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배구 사랑을 그저 덤덤하고 성실하게 전달할 뿐이다. “어쩌면 무한한 협력의 연속이야말로 배구의 가장 근본적인 미덕일지도 모른다”라는 이 책의 문장처럼, 그가 우리에게 전하는 『배구, 사랑에 빠지는 순간』도 마찬가지다. 따지고 보면 우리는 모두 배구와 닮은 삶을 살고 있고,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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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과거를 이끌어올 수 있을까? 그렇다. 이 책은 과거를 소환한다. 나는 책을 읽다가 잠시 덮고 2020 도쿄올림픽의 그 뜨거운 배구 영상을 다시 감상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화면으로 보는 것보다 경기 현장에 가야 더 넓게 보이고 세밀하게 보이는 스포츠가 배구다. 곽한영 교수는 배구의 핵심 포인트를 정확하게 짚어낸다. 배구를 사랑하는 팬, 그리고 배구를 좋아하고 싶은 스포츠 팬이라면 이 책을 통해 배구 보는 즐거움과 지식을 함께 잡을 수 있을 것이다.”
-황영찬 (OK금융그룹 읏맨 프로배구단 단장, 스포츠경영학 박사)

“‘배린이’라면 외면할 수 없는 책이다. 기초부터 탄탄하다. 배구의 역사부터 시작해 로테이션 시스템, 세계 배구 트렌드 등이 차곡차곡 담겨있다. 지루한 서술이 아닌 한 편의 흥미진진한 스토리처럼, 배구의 ‘직관’과 ‘집관’을 더욱 즐겁게 만드는 세계가 종횡무진 펼쳐진다.”
-이보미 (《더스파이크》 편집장)

“지금까지 쭉 공만을 좇고 있었다.” 이 『하이큐!!』 대사처럼 생각하는 초보 배구 팬이 계신다면 일단 『배구, 사랑에 빠지는 순간』을 펴시라. 그러면 “하지만 코트 안에는 정보가 가득 담겨있다”라는 다음 대사가 따라온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땐 “나도 좋아해! 배구를! 좋아한다고!” 모드를 장담한다.”
-황규인 (《동아일보》 기자, 『친절한 R with 스포츠 데이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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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배구, 사랑에 빠지는 순간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축**재 | 2023.02.01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오늘의 책: 배구, 사랑에 빠지는 순간 -알고 보면 열 배 더 재밌는 배구 이야기   이 책을 보는 순간 나의 중학생 시절이 생각 났다. 나는 운동을 하는 걸 좋아하진 않지만 보는건 엄청좋아한다. 하하 중 1 중2 시절 나의 최고 운동은 배구였다. 남자 배구 선수 그 당시에 제일 인기있었던 김세진 선수 지금은 감독으로 계신.... 필름 카메라를 들고 한 컷이라도 찍어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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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배구, 사랑에 빠지는 순간

-알고 보면 열 배 더 재밌는 배구 이야기

 

이 책을 보는 순간 나의 중학생 시절이 생각 났다.

나는 운동을 하는 걸 좋아하진 않지만 보는건 엄청좋아한다. 하하

중 1 중2 시절 나의 최고 운동은 배구였다.

남자 배구 선수 그 당시에 제일 인기있었던 김세진 선수 지금은 감독으로 계신....

필름 카메라를 들고 한 컷이라도 찍어보려고 선수분들 출퇴근길을 기다리고... 오빠~~라고 외쳐보기도 하고... 하하하

 

그 후엔 농구선수를 좋아했다가!!!

고등학교부터는 축구에 빠져... 안느님의 팬이된 나란 여자!!

 

이 책을 읽고 있자니 나의 학창시절이 생각이 났다.

그땐 그랬지 하면서 하하하

 

책을 읽는 내내 배구 경기를 보고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워낙 실감나게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어서 그런가..

2020 도쿄 올림픽 4강 경기를 머리속으로 그려보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책이었다.

 

배구의 역사, 배구의 경기 규칙, 배구 전술과 같은 다소 따분한 이론을 이야기하는 순간에도 배구의 매력에 빠지게 만드는 책이었다.

 

국가 대표팀 감독이 처음이었던 라바리니 감독의 이야기.

선수들한테서 "감독님이 늘 새로운걸 가르쳐주신다. 가면 많은걸 배울수 있다. 내 플레이를 되돌아 보게 된다." 와 같은 말이 나오는걸로 봐서 예전까지의 감독님과는 다른 면모를 보이신 젊은 감독이었던 라바리니 감독님!

 

이 책을 읽고 있는 도중에 인스타그램을 봤는데 진짜 신기하게도 여자배구올스타전 릴스가 눈에 띄었다. 여자 배구 선수들의 넘치는 끼와 화려한 퍼포먼스까지 책에서 얘기하는 그대로가 짧은 영상으로 보여졌다... 완전 신기방기 ㅎㅎ

 

도쿄 올림픽에서 우리 여자 배구 대표팀은 여러 사건으로 예선 통과조차 기대할 수없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간절하면 이루어진다라고 했던가... 우리는 4강 진출의 신화를 이룰 수 있었다.

김연경 선수를 주축으로 하는 대표팀!

선수들이 위축되는 상황에서도 우리 식빵언니의 말 한마디에 다시 일어서는 저력을 보인 대표팀!

 

공을 때리고 있는 박정아 선수를 제외한 5명의 선수 전원이 완벽한 부채꼴 모양의 어택 커버 포메이션을 취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게 바로 집중력의 차이다.

배구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만드는 책!

배구의 역사와 기술, 배구를 재밌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드는 이야기들을 너무나 실감나게 적어놓은 이 책!

 

배구와 사랑에 빠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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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주간우수작 배구 이야기 사람 이야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b*****3 | 2022.03.16 | 추천18 | 댓글10 리뷰제목
지난 도쿄 올림픽에서 4강에 든 것을 계기로 국민스포츠로 올라섰던 여자배구는 IBK기업은행의 선수 항명파동으로 한순간에 싸잡아 비난을 받는 위치로 전락해버렸다. 다행히 컴퓨터 세터로 이름 높은 백전노장이 감독으로 부임해 미운털 박힌 팀을 단시간에 기대할만한 팀으로 바꾸어놓았고, 그로서 여자배구의 인기가 오히려 상승세를 타고 있지 싶다. 저자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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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도쿄 올림픽에서 4강에 든 것을 계기로 국민스포츠로 올라섰던 여자배구는 IBK기업은행의 선수 항명파동으로 한순간에 싸잡아 비난을 받는 위치로 전락해버렸다. 다행히 컴퓨터 세터로 이름 높은 백전노장이 감독으로 부임해 미운털 박힌 팀을 단시간에 기대할만한 팀으로 바꾸어놓았고, 그로서 여자배구의 인기가 오히려 상승세를 타고 있지 싶다. 저자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여자배구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던 나는 올림픽 여자배구의 묘미를 세세하게 짚어낸 저자의 설명에 힘입어 팬이 되었고, 요즘은 시즌 끝나기 전에 한 번은 IBK기업은행 경기를 보러 가리라 마음먹기까지 이르렀다.

 

생전 보지도 않던 여자배구에 빠져있는 모습에 의아해하는 아내에게 그 이유를 설명을 하기는 했는데, 설명이 장황해지다 보니 그만 말이 꼬여 결과적으로 훤칠한 젊은 여성들이 들고 뛰는 모습을 훔쳐본 치한이 되어버렸다. 그렇기는 해도 볼수록 여자배구는 참 매력적이다.

 

파워로 보면 여자배구가 어떻게 남자배구를 따라가겠는가마는, 저자가 설명한 대로 남자배구의 넘치는 파워가 오히려 재미를 반감시킨다. 물론 상체가 네트 위로 솟구쳐서 내리꽂는 통쾌함은 반론의 여지가 없다. 그렇기는 해도 눈 깜박할 사이에 공격이 끝나버리는 남자배구보다는 파워는 그에 미치지 못해도, 아니 그에 미치지 못해서 랠리가 아기자기하게 이어지는 여자배구가 재미로 보면 오히려 한 수 위가 아닐까 싶다. 저자는 시간제한이 없어 점수가 크게 벌어져도 얼마든지 역전이 가능한 것을 배구의 매력으로 꼽는데, 그런 면에서는 워낙 공격이 강해서 역전이 쉽지 않은 남자배구보다 금세 따라잡고 엎치락뒤치락 하는 여자배구야말로 배구가 주는 재미의 본질에 더욱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어느 종목을 막론하고 한일전은 우리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 객관적으로 국가의 위상이나 실력 모두 뒤져 있는데도, 그렇기 때문에 일본에게 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없고 실제로 승률도 우리가 높지 않을까 싶다. (근거가 있는 건 아니다. 선택적 기억력의 결과일 수도 있고.) 도쿄올림픽의 여자배구 한일전은 8강 진출을 결정하는 중요한 경기였지만 우리에겐 그저 여느 경기와 다름없는 한일전이었다. 8강 진출 여부 따위는 중요하지 않고 무조건, 그리고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그래서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고 결국 승리해서 코로나로 지쳐있는 많은 국민들이 위로를 받았다.

 

아마 저자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아니었더라면 그저 막연히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겠거니 했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가 미분하듯 프레임 단위로 읽어낸 상황을 전해 들으며 비로소 선수들이 극한의 투혼을 불살랐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중 한일전 5세트 14:13으로 뒤진 상황에서 14:14 동점을 만들어낸 순간의 스냅 샷에 대한 저자의 서술은 이 책의 백미요 압권이 아닐 수 없다. (내 짧은 표현력으로는 도저히 그 느낌을 살려낼 수 없으니 궁금하시면 직접 읽어보시라.)

 

저자는 이 책의 첫 장에서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그 중 한일전으로 독자를 인도해간다. 그리고 한일전의 문을 열기 전에 선수들이 도달했던 극한의 상태가 무엇인지 설명한다.

 

“생명을 지닌 모든 존재에게 가장 우선적인 지상명령은 ‘생명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의 유전자와 두뇌의 사고구조가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어떤 시그널에도 빠르게 대응하고 회피하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는 게 당연하다. 신체 능력과 관련된 것도 마찬가지이다. 실제로 신체가 가지고 있는 능력치의 한계 지점은 상당히 남아있지만 그 경계선에 가는 것 자체가 위험하기 때문에 일찌감치 능력을 봉인해버리는 것이다. 그러니 자식이 자동차에 깔려서 생사의 기로에 섰을 때 부모가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 자동차를 들어 올렸다는 식이 이야기를 오해해서는 안 된다. 그런 일화는 인간이 자신의 생사를 도외시할 만큼 절박한 상황에 처하면 한계치를 개방해버려서 낼 수 있는 힘의 최대치를 낸다는 것이지, 그 부모가 슈퍼맨처럼 원래 가지고 있지도 않고 물리적으로도 불가능한 힘을 갑자기 발휘한다는 뜻이 아니다. 어떤 학자의 연구에 따르면 인간은 통상 자신의 능력 한계치에서 20% 수준으로 제한을 건다고 한다. (마약은 이런 안전장치를 꺼버려 인간이 본래 가지고 있던 여분의 마지막까지 밀어붙여 초인적인 힘을 끌어내는 물질이다.) 이런 ‘생명의 안전장치’를 꺼버리는 상태를 오래 유지하면 몸이 고장 나는 게 당연하다.”

 

몸이 재산인 프로선수들이 몸이 고장 나는 게 당연한 지경에 이르기까지 극한적인 투혼을 불살랐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라바리니 감독과 김연경이 있었다고 말을 잇는다.

 

“올림픽 여자배구팀의 라바리니 감독이 불꽃을 일으키는 부싯돌의 역할이었다면 김연경 선수는 그 반짝임을 거대한 불길로 이어나갈 최고의 불쏘시개였다. 젖은 장작에 불을 붙이는 가장 무식하지만 확실한 방법은 어느 장작 하나가 나머지 장작들이 다 바짝 말라 마침내 불이 붙을 때까지 무작정 타오르는 것이다. 그리고 김연경이 그 무지막지하고 확실한 단 하나의 장작이었다.”

 

사실 우리나라 여자배구팀은 세계랭킹 14위에 불과해 객관적으로는 정상전력을 가지고도 세계랭킹 4위인 일본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하지만 올림픽 당시에는 학교폭력 사태로 이재영ㆍ이다영 자매가 빠지고 베테랑 김해란 리베로마저 은퇴해버려 저자 표현을 빌리자면 그야말로 ‘폐허’와 같은 상태였다. 그랬기 때문에 여자배구팀은 8강 진출 이상의 목표를 세울 수 없었다. 8강 진출을 목표로 했다는 것은 조별통과가 최대한 목표였다는 뜻이고, 현실적으로 조 예선 통과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사실 올림픽 출전을 가리는 2019 대륙 간 예선전도 아슬아슬하게 통과했는데, 이때는 이재영, 이다영, 김해란 모두 대표팀에 있었다. 그런 배경을 감안한다면 대표팀이 거둔 성과를 저자처럼 평가하는 게 결코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마치 상하좌우로 칼날이 난무하는 좁은 미로에서 말도 안 되는 계산을 통해 유일무이한 좁은 틈을 발견하고, 그 사이를 목숨을 걸고 박박 기어나간 끝에 마침내 출구에 도달한 뒤 밝은 빛을 맞이한 느낌이었을 것이다.”

 

저자가 한일전을 중심으로 한 올림픽 배구에 대한 글로 책을 시작했지만 책 전체를 특정 경기 중심으로 끌고 가지는 않는다. 책 제목처럼 독자들이 <배구, 사랑에 빠지는 순간>을 맞을 수 있도록 안내하기 위해 배구가 태어난 이야기에서 시작해 배구의 규칙, 포지션과 로테이션 시스템, 공격과 수비 전략, 그리고 작전타임 때 마치 암호처럼 쏟아내는 감독의 지시사항을 하나하나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중계방송을 보다 보면 선수교체는 한 세트 당 여섯 번으로 제한했다는데 왜 그렇게 자주 선수가 들락날락거리는지, 리베로는 공격을 할 수 없다는데 리베로가 상대방으로 공을 넘기는 건 왜 허용하는 건지, 어디까지가 토스이고 어디까지가 이단연결인지, 왜 선수가 뱅글뱅글 돌아야 하는지, 궁금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런 질문에 대해 저자는 이유 뿐 아니라 그런 규칙이 생기게 된 배경까지 설명해 가며 독자들을 이해시킨다.

 

그 중 몇 가지만 추려보자. 리베로는 공격할 수 없는데, 이때 공격이란 “점프한 뒤 네트 ‘위에서’ 공을 때리는 행위”이기 때문에 스파이크만 아니라면 얼마든 상대 코트로 넘길 수 있다. 리베로는 후위 어느 선수와도 자유롭게 교체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어 한 세트 당 여섯 번으로 제한된 선수교체 회수에 들어가지 않는다. 그리고 선수가 뱅글뱅글 도는 로테이션 시스템은 경기를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들기 위한 협회와 이를 무력화하기 위해 기상천외한 작전을 만들어내는 팀 사이의 보이지 않는 공방의 결과이다.

 

저자는 완벽하게 방어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 스포츠는 성립하지 않으며, 그래서 모든 스포츠는 완벽하게 방어하는 것이 불가능하도록 규칙을 만든다고 설명한다. 너무 강한 팀이 있어도 마찬가지인데, 그 팀의 팬은 좋을지 모르지만 리그 전체의 흥미는 크게 떨어지게 마련이다. 그래서 협회는 규칙을 이리저리 바꿔가며 팬의 관심을 붙들어두려고 애쓴다. 생각해보면 우리가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양궁과 쇼트트랙은 규칙은 물론 경기방식까지 바뀌지 않았나.

 

이렇게 친절하고 세세하게 배구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하고는 있지만, 저자는 내심 독자들에게 배구의, 어디 배구뿐일까 모든 스포츠가 그렇지 않겠나마는, 밑바닥을 흐르고 있는 사람 사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것이 아닌가 싶다. 가장 맛있는 건 아껴두었다 나중에 먹듯이, 저자는 마지막 장에 배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 두었다. 읽는 내내 가슴이 먹먹해질 정도의 사연은 독자의 감상을 통해서가 아니라 반드시 직접 읽으면서 느껴봐야 할 일이다. 맛보기로 그중 김세진 감독의 일화를 전했던 한 부분을 인용한다.

 

“리더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신묘막측한 작전을 짜내거나 세상에서 가장 현명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런 것은 전문가가 데이터나 집단지성을 통해 만들어내야 할 일이다. 리더가 해야 할 진짜 역할은 그 대안 가운데 선택한 ‘결정’에 대해 자신이 최종적인 책임을 진다는 것을 분명히 해 팀원들이 자기 역할에만 집중하도록 부담을 덜어주는 일이다. 결정에 대해 책임을 분명히 하는 것, 그것이 바로 리더의 역할이다.”

 

이것은 스포츠 이야기가 아니다. 사람 사는 이야기이고, 처세와 경영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런 글이 하나둘이 아니다. 말난 김에 하나 더. 배구 경기장에 가면 선수는 물론 누구라 할 것 없이 관객에게 친절하기로 정평이 나있는데, 그것인 모든 배구인들이 춥고 배고팠던 시절의 애환을 잊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배구인들에게는 마음 깊이 자리 잡은 두려움이 있다. 지금은 겨울스포츠로 단연 최고의 인기종목이 되었고 나아가 프로야구와 견줄 정도가 되었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도 배구는 비인기 종목으로 외면을 받았다. 그들은 관중석은 텅 비어있고 일반관중은 무료 표를 뿌려도 찾아오지 않던 시절에 느꼈던 좌절과 암담함을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후배들에게 사인을 요청하면 무조건 응하고, 팬이 즐거워할 일이라면 망가지는 일도 가리지 말라고 귀에 못이 박히게 이야기한다. GS칼텍스 차상현 감독은 입버릇처럼 ‘팬이 없으면 너희들이 하는 건 그저 공놀이에 불과한 것이며, 선수들이 서 있는 코트는 팬이 있어서 가능하다는 걸 절대로 잊지 말라’고 말한다.”

 

춥고 배고팠던 시절의 좌절과 암담함을 잊지 않는다면 앞으로 배구는 상황에 따라 부침은 있을망정 그럴 때마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금의 인기를 이어가리라 믿는다. 그것이 어디 배구, 아니 스포츠뿐이겠는가. 개인의 일생이 그렇고, 기업이 그렇고, 정치라고 다르겠는가.

 

이와 같이 저자는 배구 이야기를 하면서 농구와 축구와 테니스를, 인생과 경영과 정치를 종횡으로 누빈다. 이 책을 읽은 독자라면 배구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며, 관심이 그저 승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작전을 이해하고 더 나아가 작전을 예측하기에 이르지 않을까 싶다. 중계방송이 지금까지와 전혀 다르게 들릴 것이고, 어쩌면 발길을 경기장으로 향하게 만들지도 모르겠다. 무엇보다 저자의 글을 읽다 보면 왜 스포츠와 인생이 불가분의 관계인지 이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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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2건) 한줄평 총점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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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싶었던 책이었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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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공**주 | 2022.10.08
구매 평점5점
배구 책이 나와서 얼마나 반갑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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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골드 개*마 | 2022.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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