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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여관 미아키스

고양이 여관 미아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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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8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340쪽 | 380g | 128*188*30mm
ISBN13 9791169187725
ISBN10 1169187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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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스티, 완전 맛있죠. 베이컨 기름을 바르고 프라이팬에 충분히 달궈서… 와, 먹고 싶다!”
벨보이가 입가를 할짝할짝 핥았다. 애교 넘치는 모습에 미사는 웃음이 났다.
“여기서 아르바이트하는 거예요?”
“아르바이트라… 뭐, 수련의 일종이에요.”
“수련.”
벨보이가 자못 진지한 투로 대답을 미사가 엉겁결에 따라했다.
“무슨 수련인데요?”
“그걸 한마디로 설명하기는 어려워요.”
벨보이에 따르면, 오너를 비롯해 여기에 있는 직원들은 각각 목적이 있어 여기에서 일하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그 수련이 끝날 때까지는 산을 내려갈 수도 없는 모양이다.
---「제1장. 경쟁시키는 여자」중에서

“괜찮으시다면 이곳에서 하룻밤 어떠신가요? 시간도 늦었고, 주말이지만 오늘은 운 좋게도 방이 하나 비어 있습니다.”
남자의 아름다운 외모에 넋이 나갔던 미사는 외모만큼이나 유려한 그의 말솜씨에 도리어 경계심을 강화했다. 장사 수완이 보통이 아니다.
“아니요, 그보다는 전화를 좀 쓸 수 있을지….”
미사는 그렇게 말하고는 괘종시계의 문자판을 보고 깜작 놀랐다. 시간이 언제 이렇게 흐른 거지? 이미 밤늦은 시각이었다.
“물론 괜찮습니다.”
오너가 이쪽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눈꼬리가 긴 눈이 예리하게 빛났다.
---「제1장. 경쟁시키는 여자」중에서

“저기요, 설마 여기 여주인, 남편을 잃고 지금은 욕구불만에 차 있는 귀부인은 아니겠죠?”
늙은 부호를 복상사로 잃고 유산으로 물려받은 저택을 여관으로 개장해 밤이면 밤마다 젊은 남자 손님을 침대로 불러들이는 미모의 미망인. 그런 싸구려 서스펜스 같은 줄거리를 떠올리며 기요토는 반쯤 농담 삼아 물어보았다.
“여주인…? 귀부인…?”
별안간 프런트 직원이 웃음을 멈추고 이쪽을 바라보았다. 유리구슬 같은 동그란 눈으로 빤히 쳐다보자 기요토는 갑자기 그 자리에 있기가 거북해졌다.
“아니, 그냥 농담이에요.”
어물어물 변명을 하자 직원이 짝 하고 손뼉을 쳤다.
“아하, 이번엔 그런 콘셉트구나.”
---「제2장. 도망치는 남자」중에서

“마실 거라도 드릴까요?”
갑자기 뒤에서 소리가 나서, 유카코가 어깨를 움찔했다. 어느새 자기로 만든 단지를 든 오너가 서 있었다. 훈련이라도 받았는지 오너는 물론, 어딘가 좀 이상해 보이는 벨보이와 프런트 직원까지, 이곳 사람들은 발소리가 거의 나지 않았다.
“괜찮아요. 아직 이게 있어서.”
유카코는 팡구르에게 받은 아이리시 티가 든 보온병을 들어 보였다.
“차도 괜찮지만 이건 이곳 여관의 비약이라서요.”
“비약이요?”
오너는 단지 안에 든 걸 작은 잔에 따르고 낮은 테이블 위에 단지를 내려놓았다. 유리잔 속에 걸쭉한 황갈색의 액체가 반짝 빛났다.
“개다래 열매를 소주와 벌꿀에 잰 것입니다. 혈액순환을 돕고 노화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한번 드셔 보시죠.”
나이가 가늠되지 않는 오너가 말하니 묘하게 신빙성이 느껴졌다.
---「제3장. 맞서 싸우는 여자」중에서

유카코는 스마트폰을 끌어당겨 지문 인증으로 잠금장치를 해제했다. 애플리케이션을 톡 쳐서 SNS 계정을 열자, 어마어마한 알림 수가 표시되어 있었다. 소위 ‘떡상’이라는 상태다. 처음 있는 일로, 유카코는 기대에 차서 서둘러 블로그에 접속했다. 지난밤에 올린 글에 유례없이 많은 댓글이 달려 있었다. 하지만 댓글 창을 연 순간, 유카코의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평소에는 이웃들의 비교적 호의적인 댓글이 달리는 그곳에, 전혀 알지 못하는 익명의 댓글이 줄줄이 달려 있었다.
-고양이 요정의 왕이라고? 카트시? 파더가토? 부탁이니까 얼른 병원에 가 봐.
-나잇살이나 먹어 가지고 미신에 빠져선 어디 아픈 거 아냐?
-아픈 걸 넘어 이젠 무섭기까지 하다. 이런 사람이 옛날에 대기업 홍보 담당이었다니 진짜 무섭다.
-대학 미인 대회 출신 여잔 평생 착각 속에 사는구나.
뭐야 이게. 유카코의 관자놀이가 굳어졌다.
---「제3장. 맞서 싸우는 여자」중에서

“교장 선생님이나 보호자도 그래요. 성적을 올려 봤자 그건 당연하다는 투에요. 외려 그건 학원의 성과라고 말하는 부모도 있습니다. 그런데 동아리에서 성적을 내면 100퍼센트, 감독까지 겸하는 제 공이 되거든요. 대회에서 우승하면 저에 대한 평가가 폭등한답니다.”
학생을 위해서라고 말해 놓고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아연해진 겐토 옆에서 벨보이가 쿡쿡 웃기 시작했다.
“저 아이리시스튜에는 흑맥주가 듬뿍 들어가거든. 그런데 팡구르 씨의 흑맥주는 좀 특별해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본심을 털어놓게 돼.”
그렇다면 저게 시오노의 본심이란 말인가.
“교사를 하면서 이렇게 감사와 존경을 받은 건 동아리 활동을 할 때뿐입니다. 약간은 왕이 된 기분이에요.”
시오노가 ‘아하하’ 하고 웃었다. 그 모습을 본 겐토는 기가 막혔다.
---「제4장. 숨어 버린 소년」중에서

“네가 아니야.”
뱀은 비늘에 거울 파편이 박혔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기다란 몸을 비틀어서 화장실 문을 밀고 밖으로 빠져나갔다. 문득 소노코의 뇌리에 오너에게 방금 들은 전승이 떠올랐다. 뒷간에 몸을 숨긴 뱀이 노리던 것은 다름 아닌 어린 소녀들이었다. 호숫가에 있던 그 아이가 위험해. 생각이 거기에 미치자, 소노코는 발밑에 떨어져 있던 거울 조각을 쥐고 일어섰다. 아직 다리의 후들거림이 멈추지 않았다. 힘없는 내가 무얼 할 수 있을까, 소노코는 자신이 없었다. 그때, 저택 안에서 무언가가 탄환처럼 날아와 뒤에서 소노코를 세게 들이받았다. 허공으로 튕겨 나간 소노코의 몸이 그대로 커다란 짐승 위에 떨어졌다.
“꽉 잡아!”
“왜 날 도와주는 거야?”
소노코의 물음에 검은 고양이가 주저 없이 대답했다.
“도와주고 싶은 건 네가 아냐. 소리를 내지 못하는 작은 사람이지.”
---「제5장. 짊어진 여자」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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