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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먹는 고양이
책 읽는 교실-15이동
박서진 글 / 홍그림 그림
|
보랏빛소어린이
|
2022년 11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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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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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사이 내 눈이 여자랑 마주쳤어요. 순간 여자 눈이 커다래졌어요.
“어머! 어머! 넌 누구야? 여기서 사니? 이름은 뭐야?”
그러잖아도 꼬리가 욱신욱신한데, 한꺼번에 그렇게 몇 가지씩을 물어보면 내가 대답을 잘 할 수 있겠어요?
“뚱…… 아, 아니, 둥이입니다.”
휴, 뚱이라고 할까 봐 조마조마했지 뭐예요. 아빠는 실실 웃으며 여자에게 드라이버를 건넸어요.
“어머! 저도 고양이를 키우거든요. 우리 후추랑 친구 하면 되겠어요!”
--- 「내 이름은 둥이」 중에서
나는 [단무지]라는 글자에 코를 대고 큼큼 냄새를 맡았어요. 정말로 무슨 냄새가 나는 것 같았어요.
“응? 이게 뭐지?”
나는 혀를 내밀어 [단무지]라는 글자를 살짝 핥았어요. 그러자 정말 신기한 일이 벌어졌어요. 갑자기 달고 짠 노란 맛이 입안에 가득 들어찼거든요. 단짠단짠 춤을 추듯 박자가 맞춰지는 맛이었어요.
다음엔 [시금치]라는 글자를 핥았어요. 온몸이 초록색으로 물드는 것 같지 뭐예요. 창문을 열어 놓았을 때 털 사이로 파고드는 상쾌한 바람 같은 거였어요.
“와! 신기해!”
--- 「글자의 맛」 중에서
“아차! 시집 챙겨 가야지. 둥아, 너희 아빠 책 많이 읽지? 시 좋더라.”
후추 엄마가 예쁜 미소를 지었어요. 우리 아빠가 후추 엄마 얘기를 하면서 짓는 웃음이었어요. 후추 엄마도 혹시 우리 아빠를 좋아하는 게 아닐까요? 이런 생각을 하는데 후추가 나를 날카롭게 노려보았어요.
“혹시 우리 엄마가 네 아빠를 좋아한다고 착각하는 건 아니겠지?”
후추 엄마가 손을 흔들며 나가자마자 후추가 시비를 걸었어요.
“착각이 아니라 진짜인 것 같던데?”
“웃기지 마! 우리 엄마는 아무나 좋아하는 사람이 아냐.”
“우리 아빠가 어때서? 그리고 넌 너네 엄마 좋아하는 것 같지도 않던데 왜 편을 들어?”
내 말에 후추가 움찔했어요. 거 봐요. 자기도 분명히 찔리는 게 있는 거라니까요!
--- 「떨어진 후추」 중에서
[안전한 무공해 식재료, 얼큰한 육개장]
나는 서둘러 [안전한]이라는 글자를 핥은 다음, 떨고 있는 후추의 털을 핥았어요. 그런데 후추가 갑자기 폴짝폴짝 뛰었어요. 제자리에서 뱅뱅 돌기도 했어요. 그러더니 눈물이 그렁그렁해서는 혀를 내밀고 어쩔 줄 몰랐어요.
나는 얼른 책자를 봤어요. 그제야 [안전한]이라는 글자가 아니라 [얼큰한]이라는 글자를 핥은 것을 깨달았어요.
나는 다시 잽싸게 [안전한]이라는 글자를 핥았어요. 그리고 아직도 뛰고 있는 후추에게 다가갔어요.
“너 대체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후추가 방방 뛰면서 소리쳤어요.
“미안해. 일단 잠깐만 멈춰 봐.”
“온몸이 뜨거워 죽겠는데 어떻게 가만히 있어!”
“그걸 식혀 주려는 거야.”
“나보고 그걸 믿으라고?”
“어머! 어머! 넌 누구야? 여기서 사니? 이름은 뭐야?”
그러잖아도 꼬리가 욱신욱신한데, 한꺼번에 그렇게 몇 가지씩을 물어보면 내가 대답을 잘 할 수 있겠어요?
“뚱…… 아, 아니, 둥이입니다.”
휴, 뚱이라고 할까 봐 조마조마했지 뭐예요. 아빠는 실실 웃으며 여자에게 드라이버를 건넸어요.
“어머! 저도 고양이를 키우거든요. 우리 후추랑 친구 하면 되겠어요!”
--- 「내 이름은 둥이」 중에서
나는 [단무지]라는 글자에 코를 대고 큼큼 냄새를 맡았어요. 정말로 무슨 냄새가 나는 것 같았어요.
“응? 이게 뭐지?”
나는 혀를 내밀어 [단무지]라는 글자를 살짝 핥았어요. 그러자 정말 신기한 일이 벌어졌어요. 갑자기 달고 짠 노란 맛이 입안에 가득 들어찼거든요. 단짠단짠 춤을 추듯 박자가 맞춰지는 맛이었어요.
다음엔 [시금치]라는 글자를 핥았어요. 온몸이 초록색으로 물드는 것 같지 뭐예요. 창문을 열어 놓았을 때 털 사이로 파고드는 상쾌한 바람 같은 거였어요.
“와! 신기해!”
--- 「글자의 맛」 중에서
“아차! 시집 챙겨 가야지. 둥아, 너희 아빠 책 많이 읽지? 시 좋더라.”
후추 엄마가 예쁜 미소를 지었어요. 우리 아빠가 후추 엄마 얘기를 하면서 짓는 웃음이었어요. 후추 엄마도 혹시 우리 아빠를 좋아하는 게 아닐까요? 이런 생각을 하는데 후추가 나를 날카롭게 노려보았어요.
“혹시 우리 엄마가 네 아빠를 좋아한다고 착각하는 건 아니겠지?”
후추 엄마가 손을 흔들며 나가자마자 후추가 시비를 걸었어요.
“착각이 아니라 진짜인 것 같던데?”
“웃기지 마! 우리 엄마는 아무나 좋아하는 사람이 아냐.”
“우리 아빠가 어때서? 그리고 넌 너네 엄마 좋아하는 것 같지도 않던데 왜 편을 들어?”
내 말에 후추가 움찔했어요. 거 봐요. 자기도 분명히 찔리는 게 있는 거라니까요!
--- 「떨어진 후추」 중에서
[안전한 무공해 식재료, 얼큰한 육개장]
나는 서둘러 [안전한]이라는 글자를 핥은 다음, 떨고 있는 후추의 털을 핥았어요. 그런데 후추가 갑자기 폴짝폴짝 뛰었어요. 제자리에서 뱅뱅 돌기도 했어요. 그러더니 눈물이 그렁그렁해서는 혀를 내밀고 어쩔 줄 몰랐어요.
나는 얼른 책자를 봤어요. 그제야 [안전한]이라는 글자가 아니라 [얼큰한]이라는 글자를 핥은 것을 깨달았어요.
나는 다시 잽싸게 [안전한]이라는 글자를 핥았어요. 그리고 아직도 뛰고 있는 후추에게 다가갔어요.
“너 대체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후추가 방방 뛰면서 소리쳤어요.
“미안해. 일단 잠깐만 멈춰 봐.”
“온몸이 뜨거워 죽겠는데 어떻게 가만히 있어!”
“그걸 식혀 주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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