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2년 12월 25일 |
---|---|
쪽수, 무게, 크기 | 336쪽 | 376g | 137*197*30mm |
ISBN13 | 9791166687075 |
ISBN10 | 1166687074 |
발행일 | 2022년 12월 2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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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36쪽 | 376g | 137*197*30mm |
ISBN13 | 9791166687075 |
ISBN10 | 1166687074 |
1부 · 11 2부 · 91 3부 · 225 에필로그 · 317 작가의 말 · 332 |
1.
요즘 괜찮은 SF소설이 많은 것 같다고 느낀다. 이번 후기의 시작은, 글의 내용을 일부 빌려 전한다. 1부에서 나영에게 처음 SF소설을 추천해준 수경처럼.
혹시 자몽(원문 : 고양이)을 좋아하나요?
이 책이 시작으로 좋을 것 같아요.
당장 빌릴 수 있는 책 중에서는 말이에요.
혹시 재미없더라도 실망하지 말아달라는 뜻이에요.
더 재미있는 SF소설들이 많이 있으니까요.
p37.
2.
과학자를 꿈꾸는 어린 나영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스타트랙> 속 승무원들의 모습과 행동에 과학자를 꿈꿨으나, 장래희망을 적었음에도 문과를 추천한 선생님들, 길거리캐스터, 많은 사람들에 의해 그 꿈은 점차 흐려진다. 나영은 노래는 못부르지만 똑똑하다는 컨셉으로 퀴즈프로그램에 나가게 되고, "자몽을 영어로 무엇이라고 부를까요"라는 질문에 잘못된 답을 고른다. 그 이후 쏟아지는 악플을 견디지 못하고 아이돌 생활을 접고 칩거한다.
짧은 듯, 짧지 않은 1부의 나영의 생애는 스펙타클하다. 선택하고 싶었던 것은 선택하지 못하고, 관심 없던 것에는 선택 당한다. 어린 나이의 아이에게 어떠한 거름망 없이 쏟아진다. 그러다 한창 칩거 생활을 하던 중, 어린 날, 도서관에서 추천받은 SF소설로 다시 손을 뻗는다.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된다.
평범함 속에 다정한 쪽지와 함께 전해진 SF소설로. 칩거 생활을 하던 아이는 그 작은 쪽지를 통해 세상 밖으로 다시 나와, 관심분야를 살피고, 여행을 떠나며, '직업을 묻는 입국 심사관에게 준비한 거짓말을 한다. 나는 과학자입니다(p74)'하고.
3.
이 소설의 가장 매력적인 점은 현실적이라는 점이다. 광화문 광장에 처음 외계인이 등장했을 때, '외교부와 행정안전부 직원들은 이 일은 어느 부처 담당일지, 휴일인데 과장에게 전화를 해도 될 지(p85)' 고민하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SNS에 올리기 바쁘고, 유투브는 각종 추측을 만들어내며, '끝내 처음 광장을 통제하는 것은 교통과(p85)'다.
오로지 자몽을 닮았고, 한국에 내려왔다는 이유로 외계인은 자몽인으로 불린다. 연구를 목적으로 '동물들과 다를 바 없이(p243)' 울타리에 감싸이고, '주변의 사람들과 뭔가를 주고받는 것 마저 제한당하며, 미술품 취급(p154)' 당한다.
4.
소설이 정말 매력적이라고 느꼈던 것은 이런 점들 때문이다. 지구에 외계인이 내려왔음에도, 공상영화에서 당연하게 여겨지던 미국에 내려오는 것이 아니고, 우리와 비슷한 말을 할 수 있으나, 해석할 수 없다. 그들에게 제한되는 것은 당연히 인간이나 동물에게 행하면 안되는 행위이나, 어딘가 특별히 하지 말아야 하는 행동 취급받기도 하고, 미술품처럼 유명인들의 구경거리가 된다. 마치 유색인을 처음 봤을 때 우리 처럼. 혹은 동물원에 갇힌 진귀한 동물들을 바라볼 때 처럼.
5.
끝내 선한 이들의 영향력이 퍼지기 시작하지만, 그것은 고작 SNS에 올리거나 피켓을 드는 평화적인 시위(p292)에 없다. 이 역시도 현실에서도 어차피 안될 것 왜 시위를 하느냐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안되는 이유는 많고, 찾으면 끝이 없다. 하지만 소설 속 나영은 한다. 하는 게 옳은 일(p298)'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6.
소설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갖은 시위로 부딪히며 행동하는 것에 대해, 혹은 우리가 '다른 것'이라고 '신기하게' 여기는 태도에 대해, 혹은 그 이상의 것, 쉽게 내뱉는 말 한마디에 대해. 어린 아이이기에 당연히 부모의 돈을 쓸 것(소설 속 수빈의 상황)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당연히 공통점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외계인이 하늘에서 똑 떨어진다고 해도, 우리가 그저 세상을 살아갈 것이라는 것이라고 말해주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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