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은 쓸쓸해 근육은 소중해 작가의 말 |
'나는 따로 할 거야'는 정이 이야기 시리즈의 마지막 편이다. 이전의 이야기를 읽지 못한터라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이 정이 시리즈를 시작할 때, '처음의 정이는 어떤 아이였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주인공 정이와 그의 오빠인 혁이가 나온다. 이번 편에서는 정이가 귀가 아파 병원에 가면서 생기는 일을 담았다. 정이는 아빠를 닮아 근육량도 많고 힘도 세고 건강한 아이이고 오빠인 혁이는 똑똑하고 침착하지만 좀 허약한 아이로 나온다. 남매지만 닮은 점보다 다른 점이 더 많은 남매이다.
바쁜 엄마를 대신하여 병원 단골인 오빠와 함께 한 병원행. 수첩에 동생의 증상을 자세히 적는 꼼꼼함, 병원에 온 정이의 손을 꼭 잡아주며 침착하고 다정한 모습도 보여준다. 정이는 그런 오빠가 참 이상하다. 다행히 정이는 별거 아니었지만 그 후의 오빠는 다시 예전의 오빠(정이의 생각으로는 안 착한 오빠)로 다시 돌아간다.
안 착한 오빠로 돌아갔지만 정이는 안다. 오빠의 속마음을... 그 만큼 정이는 성장했다. 오빠의 쓸쓸한 마음을 알아본 것이다.
“엄마, 단골은 쓸쓸해. 아프면 함께하려고 했는데…… 내 손을 잡아 주려고 했는데…… 내가 금방 나아서. 그리고…… 오빠는 나으려면 오래 걸려서.”
어린이가 어린이의 눈으로, 있는 그대로 혁이를 바라본 정이의 말이다. 어른이라면 혁이의 마음을 온전히 잘 알 수 있을까? 그건 잘 모르겠다.
몸이 허약해서 차디찬 공원에서 놀기에는, 좀 버거운 오빠 혁이 그리고 건강하고, 넓은공원에서 더 노는 걸 좋아하는 정이. 가족 모두는 혁이를 위해 함께 헬스장에 다니기로 한다. 여기에서 이번 제목을 알 수 있는 부분이 나온다 '나는 따로 할 거야'.. 대체 뭘 따로 한다는 거지? 이 책을 읽으면 계속 들었던 의문인데 탁 풀린다.
가족이 모두 함께 하는 건 좋은 것이다. 그런데 서로 좋아하는 게 다르다면? 그 좋아하는 것을 포기하면서 까지 함께 하는 게 맞는 것일까? 에 대해 이 책은 생각해보게 한다. 소위 말하는 착한 아이가 되어야 하는 것일까? 정이는 이 부분에서 다른 선택을 한다.
'함께 하는 게 싫은 건 아니다. 단지 나는 답답한 헬스장이 아닌, 공원에서 따로 놀고 싶다'
오빠를 사랑하고, 오빠와 노는 것도 사실은 좋아하는 정이. 오빠를 따라 하고 졸졸 따라다는 것만으로도 알 수 있다. 하지만 정이의 성향상 정이는 헬스장보다 드넓은 공원이 훨씬 좋다. 그렇다면? '가족'은 함께라는 마음을 품에 안고 정이가 좋아하는 누릴 수도 있는 것이다. 정이가 좋아하는 것을 누리면서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을 품고 있으면 된다는 것...
기존 책들에서는 '우리는 가족이니까 함께 해야 한다'라는 메세지를 주로 담고 있다면 이 책은 가족에 대한 소중함, 함께 하는 것에 대한 마음을 품으면서도 주체적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것도 누려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정이는 어리지만 현명한 선택을 한 것이다. 정이와 혁이가 비교의 대상이고 가족이기 때문에 한 쪽을 위해 다른 한 쪽이 참고 희생하는 존재가 아니라, 혁이는 혁이에게, 정이는 정이에게 잘 맞는 선택을 한 것이다. 이게 둘 다 신나고 즐거운 방법이 아닐까? '따로 또 같이'라는 말이 생각나는 부분이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 참 좋다'로 마무리하는 정이 시리즈의 마지막 말. 이 세상의 많은 아이들이 이 말을 하길 바란다. 그리고 주체적으로 자라는 아이들이 되길 소망한다.
나만의 속도로 나답게 크는 아이 “정이 이야기” 시리즈가 4권 있었는데
이번에 완결작이 출간되었다.
오누이의 일상을 엮어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펼쳐준
유은실, 김유대 작가님의 콜라보로 더욱 재미있었고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되는 작품들이었다.
‘나도 편식할거야’, ‘나도 예민할거야’, ‘나는 기억할거야’, ‘나는 망설일거야’에 이어
<나는 따로할거야>로 마무리되는 정이의 이야기가 “이 세상에 태어나서 참 좋다.”로
마무리되어서 읽는 내 마음도 더없이 좋았다.
누구보다 씩씩하고 면역력도 좋아 아프지 않던 정이가 귀가 아프다.
바쁜 엄마를 대신해 정이의 보호자가 되어 준 오빠의 배려로
병원에 갔는데 결과는 커다란 귀지 때문이었다는 것에 웃음이 나왔지만
늘 병치레를 하는 병원 단골인 오빠의 쓸쓸한 마음도 헤아릴 줄 아는
정이의 마음 씀씀이가 대견스러워 칭찬해 주고 싶었다.
그리고 답답한 헬스장에서 온 가족이 다 함께 운동을 하기로 결정했을 때도
자신은 새와 나무가 있고 시소를 탈 수 있는 공원에서 자가발전 자전거를
타며 운동하는 게 좋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정이가 멋져 보였다.
자신의 상황에 맞게 결정하고 행동하는 일,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려 행동하는 일,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상대방을 설득하는 일을 해내는 정이는
어린이지만 멋진 어른으로 잘 자랄거라는 기대를 갖기에 충분했다.
그래서 정이처럼 “이 세상에 태어나서 참 좋다.”라고 말할 수 있는
어린이들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는 희망과 소망을 가져본다.
많은 친구들이 정이를 만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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