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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세계와 먼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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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가옥 FIC-PICK-04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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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2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322쪽 | 388g | 130*205*30mm
ISBN13 9791191193770
ISBN10 1191193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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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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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클루드는 직접 의자를 꺼내 앉았다. 완전히 투명한, 아무런 그래픽 연산도 필요치 않은 환경 친화형 의자.
“알 만하네. 절약주의 실천 중이신가 봐.”
“당신 수준도 알 만하다. 내가 절약주의자라고 생각해서 보란 듯이 최고급 소파 꺼내 놓는 거 보면. 비건 앞에서 스테이크 처먹을 새끼. 당신 쓰레기잖아. 코인 몇 푼이면 뭐든 하는 말종. 이렇게 욕 처먹고도 돈만 준다고 하면 좋다고 의뢰받을 거지?”
정민은 능청스럽게 어깨를 으쓱였다.
“가격만 맞으면.”
“놀라워. 당신 같은 인간도 한때는 로그아웃주의자였다니.”
“그땐 누구나 로그아웃주의자였어. 지금은 대부분 아니고.”
---「멀티 레이어」중에서

인클루드가 또 한 번 레이어를 전환했다. 똑같은 장소, 똑같은 지형이었지만 그래픽이 달랐다. 눈앞의 풍경에 수묵화 스타일의 필터가 씌워졌다. 여긴 ‘육룡강호’군. 정민은 펄럭이는 옷자락을 가볍게 매만지고는 인클루드를 안아 들고 경공(輕功)을 사용해 도약했다. 이곳은 무협의 규칙이 적용되는 레이어였다.
---「멀티 레이어」중에서

그 손의 주인은 대학교 사진 동아리 ‘컬러풀’의 선배이자 자신을 김현준의 마수에서 구해 준 소리 언니였다. 미현은 피식 웃었다. 소리 언니와 연락이 끊긴 지도 한참이었다. 둘 다 구여친 됐을 때 한강 가서 소주 오지게 깠는데. 그리고 그 새끼가 여자 사귈 때마다 같은 반지, 같은 데이트 코스, 같은 선물 스텝 밟는 거 안주 삼으면서 뒷담도 오지게 깠지.
---「구여친 연대」중에서

“NFT로 예술의 소유권을 팔잖아요~? 여기 거짓말이 끼어들어 가 있다면 가치가 떨어질까요~ 안 떨어질까요~? OWL한테 업체 붙어서 NFT 정식 계약 체결되면 뒷감당 어떻게 하려고 그러실까요~? 당장 우리 회사도~ 이 아티스트 매력 있다고 하는 상황이거든요~?”
… “야…. 솔직히 예술의 소유권 같은 거 가져서 뭐 해. 이 예술품이 진품인지 아닌지를 가리는 게 대체 무슨 소용이 있냐. 그건 진짜 부자들이나 따지는 거야. 우리 집에 진품 있다고 손님 초대해서 보여 줄 수 있는 사람들한테나 중요한 거라고.”
---「구여친 연대」중에서

후크가 우리에게 등을 보인 채 말했다.
“숙이도록.”
오른손이 있어야 할 자리에 흑요석으로 만들어진 갈고리를 단 사내. 그가 수평으로 팔을 휘두르자 거대한 갈고리가 충격파로 지면을 휩쓸었다.
잠시 후 탱크들이 있던 자리에는 이글거리는 화마만이 남았다. 그 어떤 아바타도 흉내 낼 수 없는 압도적인 실력이었다. 폭력의 화신이 내게 손을 내밀었다.
“넘겨.”
---「바람과 함께 로그아웃」중에서

“저 두더지들은 전부 자발적으로 여기 온 것들이야. 나는 한 번도 강요한 적 없다. 쟤네 나라에선 미성년자에게 고글을 대여해 주고 커미션을 떼 가는 게 일종의 국가 산업이라고. 정 마음에 걸리면 네가 코인을 뿌려서 집으로 돌려보내 봐. 그럼 쟤네가 얼씨구나 즐거워하며 해방될 수 있을까? 한 달도 못 돼서 다시 두더지 탈을 쓰게 해 달라고 빌걸. 어디서 꼴같잖은 짓거리를 하고 있어. 유니세프세요?”
---「바람과 함께 로그아웃」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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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 레이어」

메타버스 〈세컨드 서울〉에서 생활 중인 정민은 시스템 개발 초기부터 테스터로 참여했던 유저로, 고일 대로 고인 나머지 ‘썩은 물’로 불릴 정도다. 코인만 지불하면 어떤 공략법이든 찾아 주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프로그래밍 명령어인 ‘인클루드’를 이름으로 쓰고 있는 조잡한 그래픽의 5등신 소녀는 정민에게 찾아가 누군가를 고객 센터인 ‘푸른 집’으로 데려가 달라고 의뢰한다. 진입 루트가 모두 막힌 푸른 집으로 향하려는 의뢰인은 정민이 푸른 집으로 결코 데려가고 싶어 하지 않는 인물이자, 누구보다도 푸른 집으로 향하고 싶어 하는 인물이었다.

「구여친 연대」

소리, 미현, 유리, 경윤은 대학 시절 곧잘 어울려 다니던 선후배 사이다. 모두 김현준의 구여친이라는 공통점이 있어 가까워졌다. 졸업 후 약 10년이 지난 뒤, 외국으로 떠난 소리를 제외한 세 사람은 메타버스에서 전시 중인 한 작품을 매개로 다시 모인다. 다양한 손 사진을 모아서 만든 콜라주 작품 안에 미현의 사진이 본인 허락도 없이 들어가 있었던 까닭이다. 사진의 원본을 가지고 있었을 현준과 작품의 작가인 OWL 사이에 연결 고리가 있으리라 의심하게 된 구여친 연대는 사건의 진상을 직접 밝히기로 한다.

「바람과 함께 로그아웃」

‘메타 월드’ 내에서 아바타를 납치하는 조직의 일원으로 활동 중인 ‘도깨비’의 무기는 황금 벼락을 불러내는 굵다란 방망이다. 강력한 레어 아이템은 대개 투기장에서 얻게 되지만, 도깨비의 방망이는 메타 월드의 명운을 건 은밀한 거래의 산물이다. 메타 월드 본사의 통합 AI가 유저 전체의 87%가 사라질 대규모 테러를 예고하고 실행 주체를 지목하자, 본사는 일련의 테스트를 거쳐 해당 범죄 조직에 잠입할 요원으로 도깨비를 선발하고 방망이를 지급한 것이다. 그는 메타 월드 본사와 범죄 조직 양쪽의 지령을 받으며 조직의 보스와 그의 핵심 목적을 추적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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