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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스위트 홈

: 2023 제46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리뷰 총점8.3 리뷰 15건 | 판매지수 25,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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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시/희곡 top20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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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2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96쪽 | 414g | 143*218*20mm
ISBN13 9788970125640
ISBN10 8970125647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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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제46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작 선정 이유

1부 _ 대상 수상작 그리고 작가 최진영

대상 수상작 | 홈 스위트 홈
수상 소감 | 다시 한 걸음
문학적 자서전 | 오늘을 쓰는 삶
작품론 | 우주적 위로의 달콤함 · 안서현
작가론 | 계속, 더 갈 수 없을 때까지 · 김혜진
자선 대표작 | 유진

2부 _ 우수작

김기태 세상 모든 바다
박서련 나, 나, 마들렌
서성란 내가 아직 조금 남아 있을 때
이장욱 크로캅
최은미 그곳

3부 _ 선정 경위와 심사평

심사 및 선정 경위
심사평
- 예심 총평 권영민, 노태훈, 양윤의, 이경재 · 여전히 문학이라는 이름으로
- 구효서 · 잘 쉬라는 인사
- 김종욱 · 삶과 죽음이라는 옷감, 직조하는 문장들
- 윤대녕 · 죽음에의 뜨거운 응시, 불타오르는 삶
- 전경린 · 손을 뻗는 순간, 사라진 그 자리에서
- 권영민 · 자기만의 공간 혹은 기억되어야 할 것들

이상문학상의 취지와 선정 규정

저자 소개 (6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과거에 잃어버린 것을 기억하고 그것을 찾기 위해 멀리까지 찾아와 대문을 두드리는 사람을 상상하면 행복했다. 그들이 찾는 것을 기적처럼 꺼내어 건네주는 상상은 천국 같았다. 또한 나의 천국은 다음과 같은 것. 여름날 땀 흘린 뒤 시원한 찬물 샤워. 겨울날 따뜻한 찻잔을 두 손으로 감싸 쥐고 바라보는 밤하늘. 잠에서 깨었을 때 당신과 맞잡은 손. 마주 보는 눈동자. 같은 곳을 향하는 미소. 다정한 침묵. 책 속의 고독. 비 오는 날 빗소리. 눈 오는 날의 적막. 안개 짙은 날의 음악. 햇살. 노을. 바람. 산책. 앞서 걷는 당신의 뒷모습. 물이 참 달다고 말하는 당신. 실없이 웃는 당신. 나의 천국은 이곳에 있고 그 또한 내가 두고 갈 것.
---「대상 수상작_홈 스위트 홈」중에서

소설에 영향을 끼친 책과 기사와 영상이 있듯, 한 편의 소설을 쓰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소설을 발표하고 출간하기까지도 그렇습니다. 사람들은 서로를 돕는지도 모르고 도와줍니다. 자기 일을 열심히 하는 방법으로 누군가를 돕고, 지키고, 응원하고, 살아가게 하는 사람들이 있어 나 또한 이곳에서 나의 일을 할 수 있습니다. 글쓰기는 혼자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너무 늦지 않게 깨달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각자의 영역에서 자기 몫의 일을 해내고 계신 분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수상 소감」중에서

그는 낙관론자다. 적어도 소설을 쓸 때만큼은. 그는 소설이 이 세계를 바꿀 수 있다고, 조금 더 나아지게 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다. 그건 그가 그리는 인물들이 언제나 어떤 희망이라 부를 수 있는 지점에 도달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희망과 절망, 낙관과 비관. 그건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문제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그건 미리 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어느 쪽이든 다다르고 나서야 비로소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그가 보여 주는 결말은 이쯤에서 그만 문을 닫고 싶은 충동을 이기면서, 손쉬운 희망을 내어 주고픈 유혹을 물리치면서, 흔한 낙관을 밀어내면서, 인물들을 앞서고 싶은 마음을 경계하면서, 어렵게 도달한 진실된 세계관처럼 느껴진다. 실은 그것이 오래전에 내가 그의 소설에 매료된 이유라는 걸 이제는 알겠다.
---「작가론」중에서

고유한 과거의 조각들이 그것을 기억하는 사람을 매개로 현재와 미래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 그 안에 깃들어 있는 천국의 흔적이 고립되거나 유실되지 않고 언제든 되찾아질 수 있다는 가능성에서 ‘나’는 지금 이곳의 천국을 발견한다. 이렇게, 「홈 스위트 홈」은 ‘나’를 비롯한 인물들이 자신과 서로에 대한 위로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따라서 불확실한 삶을 어떻게 견딜까 하는 질문을 한 번쯤 던져 본 사람이라면 아마도 이 소설에서 ‘우주적인’ 위로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의 삶을 위로하는 방법을 하나쯤 더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작품론」중에서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대상 수상작

최진영, 「홈 스위트 홈」


주인공 ‘나’는 말이 되지 않는 것을 믿는다. 이를테면 시간은 과거, 현재, 미래로 나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무언가가 폭발해 파편적으로 공존한다고 믿는다. ‘나’는 분명히 일어난 적 있으나 아무도 모르는 일에 대해 자주 생각한다. ‘내’가 기억하는 최초의 집에는 우물이 있었다. 얼마 뒤 ‘나’는 그 집을 떠났고, 새로 이사 온 사람들은 기와집을 허물어 벽돌집을 짓고 우물을 메워 마당에 잔디를 깔았다. ‘내’가 기억하는 최초의 집은 그렇게 사라졌다. 시간이 흘러 그 집 앞을 지나던 ‘나’는 엄마에게 기와집과 우물에 대해 떠오른 기억을 말한다. 엄마는 놀라며 ‘내’가 그 집을 기억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답한다. 그러나 ‘나’는 분명히 기억하며, ‘나’의 기억은 ‘나’의 선택이 아닌 기억이 ‘나’를 선택해 남아 있는 것 같다고 느낀다.

‘나’는 연인인 어진과 동거를 하고 있다. 동거 생활한 지 삼 년째에 ‘나’와 어진은 위기를 맞는다. 바쁜 일상에 치여 힘겨워하는 어진과 그런 어진의 짜증에 ‘나’도 지쳤기 때문이다. ‘나’와 어진은 이별을 선택하는 대신 주변 환경을 바꾸기로 결심하고, 충남 보령의 작은 빌라로 이사한다. 앞뒤 창으로 계절마다 색이 변하는 뒷동산과 구름처럼 희뿌연 해수면이 보이는 새로운 집에서 잃어버리는 여유를 되찾아 간다. 어진은 직장을 옮기고, 프리랜서인 ‘나’는 작업 시간을 조정하며 고되었던 일상을 환기한다. 그러나 어진과의 결혼을 앞둔 무렵, ‘나’는 암 진단을 받는다.

‘나’는 항암 치료를 끝냈지만 일 년이 지나기도 전에 암이 재발한다. 의사는 3차 재발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나’는 암 진단을 받은 것이 오로지 ‘나’의 잘못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고통이 심할 땐 차라리 죽는 게 낮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였던 ‘나’는 병원 로비에서 누군가의 말을 듣고 멈춰 선다. 아직 젊은 사람이 어떻게 살았기에 그런 병에 걸렸느냐는, 딱하다는 듯 혀를 차며 아픈 사람에게 책임을 묻는 중년 남녀의 대화였다. ‘나’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돌아가고 싶은 곳은 어디에도, 아직 없다.

‘나’는 그간 암이 재발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외면했던 것과 다르게, 그 가능성을 직면하고 직접 미래를 선택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돌아가고 싶은 그 ‘집’을 직접 짓기로 한다. 그곳에서 비 오는 날 부추전을 만들어 먹을 거라는 미래를 기억하면서. ‘나’는 엄마와 함께 폐가를 수리하며 ‘내’가 기억하는 집을 완성한다. 이삿짐을 옮기기 전 집을 바라보며 앞으로 펼쳐질 ‘나’의 미래 역시 기억한다. 폭우의 빗방울 하나, 폭설의 눈 한 송이, 해변의 모래알 하나가 모여 단단해질 ‘나’의 스위트 홈을 말이다.

우수작

김기태, 「세상 모든 바다」


케이팝 그룹 ‘세상 모든 바다’, 세모바의 팬인 나. 사실 나는 일본에서 태어난 재일 교포 4세다. 세모바 콘서트가 열리는 올림픽주경기장에서 경상북도 해진군에서 온 열여섯 살의 백영록을 만난다. 영록과 깊은 대화를 피하고 싶었던 나는 일본인으로 행세를 했고 그에게 자신을 ‘하쿠’라고 소개한다. 나를 반갑게 대하는 영록과 세모바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나는 세모바가 티켓을 구하지 못한 팬들을 위해 공연장 밖에서 게릴라 라이브를 할 수도 있다는 말을 영록에게 남기고 집으로 돌아온다. 집으로 돌아온 나는 세모바의 공연장에서 참사가 일어났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참사 소식을 확인하면서 자신과 대화를 나눴던 영록이 사망자 명단에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발견하는데……

박서련, 「나, 나, 마들렌」

‘나’의 과자(여자) 친구인 마들렌은 지금 집에 없다. 그렇다면 나의 팔에 닿는 미지근한 건 대체 누구인가. 나는 조심스럽게 고개를 돌리고 내 곁에 누워 있는 낯선 사람이 ‘나’라는 것을 알게 된다. 언젠가부터 나는 ‘복수의 일인칭’으로 분열되고 한 명의 나는 출판사로 출근을 하고 또 다른 나는 과자 친구 마들렌을 위해 법정으로 향한다. 진정 나는 마들렌을 사랑할까, 사랑한다고 생각할까. 마들렌과 마들렌을 성추행한 소설가 사이에서 나의 진심은 무엇일까. 결국 증언을 해달라는 마들렌의 부탁을 거절하는 ‘나’는 또 다른 ‘나’로 분열되고 겁을 먹고 놀란 마들렌은 집을 나간다. 더 이상 쪼개지면 안 돼. 복수의 일인칭인 나는 식칼을 놓고 내가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서성란, 「내가 아직 조금 남아 있을 대」

남편 재섭과 딸 연희는 연희가 집필 중인 희곡 존 터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엄마 혜순도 그 이야기를 알고 있다. 혜순은 자신의 딸이 해외 입양인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희곡까지 쓰려고 하는 까닭을 알 수 없다. 정년을 삼 년 앞둔 교수 남편, 석사학위를 받고 이듬해 박사과정에 입학한 딸, 연희. 자신의 삶을 돌아봤을 때 혜순은 남부럽지 않게 만족하며 살아왔다. 그렇기 때문에 내심 딸이 그 이야기에 매달리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을 지울 수 없다. 문득 혜순은 제인 클레이의 기사를 살펴보면서 자신의 어떤 기억과 마주하게 된다. 마음 깊은 곳에 자리한 진실과 마주하면서 혜순은 오랫동안 쓰지 못했던 글을 다시 쓰기 시작한다.

이장욱, 「크로캅」

크로캅과 곤자와의 UFC 경기 모습을 계속해 돌려 보는 ‘당신’. 이제는 한물간 크로캅과 곤자와의 모습처럼 ‘당신’과 ‘당신의 삶’도 어느덧 중심에서 밀려나 있다. 한때 직장에서 서로 다른 편에 섰던 윗집 남자에 대한 끊임없는 적개심과 의심으로 당신은 리벤지매치의 크로캅처럼 영원한 복수를 꿈꾼다. 결국 윗집에서 들려오는 의문스러운 물방울 소리에 윗집 남자의 집을 찾게 되고 당신은 오랫동안 ‘당신’을 호명했던 윗집 남자와 마주하게 된다. 사회라는 옥타곤에서 적이자 동료로 마주했던 당신과 윗집 남자는 이 옥타곤을 누가 만들었는가에 대한 질문을 하게 되고, 당신을 내려다보는 또 다른 ‘그’를 보게 된다.

최은미, 「그곳」

나는 오래전 한여름의 폭우로 계곡에 고립되었다가 구조되었던 트라우마가 있다. 그 이후로 비상시에 들고 나갈 생존 가방을 준비해 두고 체력 단련에 힘쓰며, 재난문자에 신경을 곤두세운다. 순발력과 지구력을 기르기 위해 국민체육센터에서 운동을 하던 6월의 어느 날 폭염 특보 기간이 길어지면서 전력량이 급증하자 국민체육센터는 폭염대피소로 전환된다. 게다가 장마전선이 맞물린 태풍이 예고되고, 대피소가 된 체육센터 근처에서 사육되던 곰이 탈출했다는 소식마저 전해진다. 봉쇄된 체육센터는 설상가상으로 전기마저 끊기게 되는데……, 과민한 나에게 가장 안전한 장소라 믿었던 체육센터는 이제 가장 위험한 장소가 된다.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홈 스위트 홈」에 대한 심사평

최진영의 「홈 스위트 홈」은 집이라는 공간을 통해 ‘장소의 기억’ 만들기를 절묘하게 서사화하고 있다. 이 작품에서 집은 현재의 삶을 과거의 시간과 연결하고 먼 과거의 일들을 현재로 끌어와 회상할 수 있도록 만들며, 집이라는 공간을 통해 만들어질 수 있는 다채로운 기억들은 인간의 삶에 내재하는 심오한 존재론적 의미와도 맞닿게 된다. 이와 같은 작품의 소설적 성취는 인간의 삶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작가의 상상력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 권영민 · 월간 『문학사상』 편집주간, 문학평론가

죽음에 관한 색다른 사유를 더하기 위해 시간과 기억의 문제를 끌어왔다고 이해되더라도 그렇게 이해하지 않으려 몽니를 부리고 싶은 까닭은 뭘까. 그 모든 것들의 과감한 유보, 그 모든 것으로부터의 쉼. ‘내 쉴 곳’으로서의 ‘작은 집 내 집뿐’인 장소. 그곳을 찾아가는 숙연한 여정을 잘도 썼다고 나는 감탄하고 싶었던 것 같다.
─ 구효서 · 소설가

우리의 삶이란 그렇듯 흘러가는 ‘시간’ 속에 끊임없이 현재를 개입시켜 옷감 한 장을 짜는 일이고, 그 옷감 속에 자신만의 무늬를 만드는 일이라는 자명한 사실을 이 작품은 투명하게 보여 준다. 우리는 이 소설 덕분에 삶을 다르게 보게 될지도 모른다. 집을 공간이 아니라 시간으로 바꾸는 마법적인 문장들 덕분이다.
─ 김종욱 · 문학평론가

최진영의 「홈 스위트 홈」은 등단 이후 십여 년간 한결같은 걸음걸이로 걸어온 작가의 작품 세계가 마침내 새로운 경지로 들어섰음을 보여 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죽음이라는 생의 근원적 화두를 뜨겁게 응시하고 있다. 그 시선이 뜨거운 만큼 삶은 휘황하게 불타오른다. 시공간이 씨줄과 날줄로 겹치는 교차점에서 바야흐로 집은 ‘우주’로 시간은 ‘영원’으로 확장되기에 이른다. 이러한 장면을 목격하는 것만으로도 눈이 부시다.
─ 윤대녕 · 소설가

이 소설의 동력은 청개구리로부터 비롯된 생의 근원적인 마음이다. 이 마음이 끌어가는 거듭되는 사유의 전개는 ‘말도 안 되는 일들’과 죽음이 드리운 암울한 비극을 뚫고 화자를 밝은 빛을 향해 돌려세운다. 질박함과 익숙함이 문득 귀한 보물로 여겨질 때가 있는데, 그게 바로 지금이 아닐까. 손을 뻗는 순간, 사라진 그 자리에서 존재하는 것과 존재하지 않는 것의 차이를 묻는다.
─ 전경린 · 소설가

회원리뷰 (15건) 리뷰 총점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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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2023 제46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홈 스위트 홈]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초* | 2023.03.09 | 추천21 | 댓글1 리뷰제목
최근에 발표된 소설들을 읽다 보면 예전과 달리 종종 낯선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소설을 비롯한 문학작품들이 시대상을 반영한다고 했을 때 나는 그만큼 시대의 흐름에 무감각하다는 말이지 싶다. 문학상 작품집을 통해 주제의 경향이라든지 혹은 작가들의 최근 관심사가 무엇인지를 안다면 그러한 ‘낯섬’을 이해하기 수월하리란 생각이 든다. 이상문학상 작품집은 가능하면 매년 읽;
리뷰제목

최근에 발표된 소설들을 읽다 보면 예전과 달리 종종 낯선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소설을 비롯한 문학작품들이 시대상을 반영한다고 했을 때 나는 그만큼 시대의 흐름에 무감각하다는 말이지 싶다. 문학상 작품집을 통해 주제의 경향이라든지 혹은 작가들의 최근 관심사가 무엇인지를 안다면 그러한 낯섬을 이해하기 수월하리란 생각이 든다. 이상문학상 작품집은 가능하면 매년 읽으려고 하는 편이다. 예전에는 관심 있는 작가의 작품이 수상작일 경우 읽었으나 몇 년 전부터는 꾸준하게 읽고 있다. 그렇게 읽다 보면 알지 못했던 작가의 소설을 읽으면서도 낯선 감정이 아니라 서사가 주는 온전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다. 올해 이상문학상 작품집에는 대상 수상작인 최진영의 홈 스위트 홈과 우수작 5편이 실려있다. 6명의 수상자 중 알고 있는 작가는 최진영뿐이다. 최진영은 아주 오래전에 발표된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이라는 작품을 통해 만났다.

 

대상 수상작인 최진영의 홈 스위트 홈은 기억 속에 있는 오래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이다. 소설의 주인공 는 과거와 현재, 미래가 시간의 흐름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파편적으로 흩어져 공존하지만, 미처 우리가 알지 못한다고 믿는다. 화자는 엄마가 신혼 때 살던 집, 자신이 어렸을 때 살던 집들을 기억하지만, 엄마는 말도 안 된다고 한다. 그러나 화자는 분명히 기억하고 있고, 그 까닭은 기억이 자신을 선택했기 때문이라고 느낀다. 연인인 어진과 함께 동거하며 살던 중 바쁜 일상에 지쳐갈 무렵 새로운 환경으로 이사해 삶의 활기를 되찾지만 화자는 암 진단을 받는다. 수술과 항암 치료를 끝냈지만 일 년도 안 되어 재발한다. 암이 또다시 재발할 수 있다는 고통 속에서 화자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살아본 적은 없으나 자신이 기억하는 집을 짓기로 한다. 폐가를 구해 자신의 미래를 기억하면서 엄마와 함께 자신이 기억하는 집으로 개조한다. 그리고 눈앞에 나타난 자신의 기억하는 미래, 스위트 홈을 보면서 이제 미래를 기억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미래의 희망은 화자에겐 자신이 죽어가는 구체적인 슬픔이다. 작가는 오랫동안 꿈꾸면 기억이 되고, 기억이 된 미래는 마침내 나타난다고 수상소감에서 말한다. 작품은 안식처로서의 ’, 그리고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라고 하는 것 같다.

 

우수작으로는 케이팝 그룹의 콘서트장에서 일어난 참사와 자신이 전해준 말로 인해 사망자 명단에 포함된 한 아이와의 관계를 다룬 김기태의 세상 모든 바다>, 불안하고 초조해질 때 자신이 분열되어 복수의 일인칭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그린 박서련의 , , 마들렌>, 딸이 집필 중인 희곡의 내용을 살펴보다 자신의 마음 깊이 자리한 진실과 마주하면서 상처를 치유 받고 일상으로 돌아오는 이야기인 서성란의 내가 아직 조금 남아 있을 때>, 격투기의 라이벌처럼 사회에서 적이자 동료로 마주했던 윗집 남자와의 관계를 통해 사회라는 옥타곤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이장욱의 크로캅>, 그리고 재난 상황에서 대피소에 모여있는 사람들의 의식을 그린 최은미의 그곳까지 모두 5편이 실려있다.

 

작품을 통해 이미 알고 있는 작가와 그렇지 못한 작가의 차이는 크다. 알고 있는 작가의 작품이라면 부담없이 읽게 되지만, 아니라면 멈칫거리는 경우가 많다. 작품을 읽고 이해하기가 난해하다면 괜히 감정을 소모한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우수작 중에도 그런 작품이 있었지만 그렇다고 주제가 특별히 낯설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이렇게 하나하나 읽어감으로써 한 사람의 작가를 새로이 알게 된다는 것, 바로 문학상 작품집을 읽는 또 다른 이유이지 싶다.

2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21 댓글 1
구매 2023 제46회 이상 문학상 작품집, 문학사상 2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m*******m | 2023.04.22 | 추천3 | 댓글0 리뷰제목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과 아이를 미워하는 마음을 같이 가질 수 있다는 것이 부끄럽습니다. 아이라고 다를 바 없습니다. 아버지를 사랑하고픈 마음과 한 없이 미운 아버지가 한 마음속에 존재하는 두 마음입니다. 가시고기 같은 아버지는 한 번도 아이를 미워하지 않았을까요? 생각하기만 해도 그리워지는 어머니는 자녀를 한 번도 미워하지 않았을까요? 양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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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사랑하는 마음과 아이를 미워하는 마음을 같이 가질 수 있다는 것이 부끄럽습니다. 아이라고 다를 바 없습니다. 아버지를 사랑하고픈 마음과 한 없이 미운 아버지가 한 마음속에 존재하는 두 마음입니다. 가시고기 같은 아버지는 한 번도 아이를 미워하지 않았을까요? 생각하기만 해도 그리워지는 어머니는 자녀를 한 번도 미워하지 않았을까요? 양가감정이 일상화된 세상에서 살면서 익숙해진 그 감정에 스스로 놀라는 모습을 박서련의 ‘나, 나, 마들렌’에서도 봅니다. 소설 속의 '나'는 젊은 아이 같은데, 소설을 읽는 '나'는 60이 넘었는데도 그렇습니다. 내 속을 들킨 듯하여 불편합니다.

 

 고아를 수출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애완동물이 아니니 수출에 품위가 있었을 것 같다고 착각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팔고 살 수 있는 물건이 아닌 사람을 사고파는 일이니 그곳엔 어떤 품위도 없습니다. 거래의 속을 알수록 끔찍한 일들의 연속일 뿐입니다. 부모가 아이의 이름과 생년월일 등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정보를 남기는 것이 후환으로 남을 수도 있다는 걱정으로 그냥 버리는 것이 태반이었을 것입니다. 아이를 보내면서 행정적인 수요를 줄여줄 수 있는 최소한의 처분들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 곳에 어떤 모양의 애정이 숨겨져 있을까 의심됩니다. 입양된 아이들의 유기된 신원은 뿌리를 찾고, 버린 사람은 숨어서 아파합니다. 서성란이 아는 ‘내가 아직 조금 남아 있을 때’의 주인공의 이야기가 완성되길 기다립니다.

 

 예나 지금이나(1980년대 직장을 살았던 ‘예’와 2022년을 사는 ‘지금’을 말합니다) 같습니다. 단지 무대가 사각의 링에서 팔각형의 옥타곤으로 바뀐 것뿐입니다. 크로캅은 2007년의 패배 후, 2015년 재경기를 합니다. 2007년 이미 기억이 되고, 기록이 되었으며, 역사가 된 경기에서 당신은 패배했습니다. 하지만 2015년 40이 넘어 다시 선 옥타곤에서 당신은 재경기를 치릅니다. 이 시대를 사는 크로캅 여러분들의 승리를 기원합니다. 이장욱이 ‘크로캅’의 기억과 기록 그리고 역사를 소환한 이유도 저의 기도와 같은 마음으로 보였습니다.

 

 강한 바람이 부는 곳, 강릉의 산불로 피해를 입은 분들이 대피한 곳이 강릉 아레나경기장입니다. 뜨거운 불을 피해 간 곳이 아이스링크로 사용하는 곳이라니 온탕과 냉탕을 왕복하는 피해주민들은 아이러니를 느낄 것 같습니다. 가평의 계곡 어디를 가나 시원한 물이 넘칩니다. 여름 한철이면 어느 계곡이나 인산인해를 이룹니다. 그들이 타고 와 주차한 차량들 사이에 경고문이 제자리를 지킵니다. 비가 올 경우 대피를 하라는 내용입니다. 잠깐의 비에도 깊은 산 계곡에서 모인 물은 금방 넘치기 때문입니다. 위험과 오락이 상존하는 ‘그곳’을 최은미가 잊지 않도록 알려줍니다. 주관식이라면 답을 하기 어렵지만, 이런 객관식 문항에 모두가 아는 듯 정답을 떠들어대지만, 아는 것과 행하는 것은 또 다른 일입니다. 갑자기 씨랜드가 기억나고, 세월호가 떠오르고, 이태원 거리, ‘그곳’이 떠오릅니다. 작가는 글을 쓰면서 더 힘들었을 겁니다.

 

 문학의 창을 통한 세상 보기가 문명비판이나 문화비판까지 끌고 갈 능력과 시간이 애초에 없습니다. 단지 민감한 안테나를 장착한 작가들의 시선을 통하여 2022년을 잠깐 둘러보았습니다. 저는 소설을 그렇게 읽습니다. 내년 작품집을 기다립니다.

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3 댓글 0
구매 매일 에세이 2023 제46회 이상 문학상 작품집, 문학사상 1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m*******m | 2023.04.22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2023 제46회 이상문학상 작품집이 나왔습니다. 문학이라는 좁은 창을 통하여 세상을 보고 싶은 마음에 매년 빠지지 않고 작품집을 읽습니다. 호구지책을 큰 어려움 없이도 해내는 능력을 가지신 분이 없지는 않겠지만, 매일의 삶을 큰 무리 없이 살아내려면 제갈량의 책략이라도 빌려야 하는 보통의 사람은 자신의 환경 밖을 보는 일이 그리 쉽지는 않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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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제46회 이상문학상 작품집이 나왔습니다. 문학이라는 좁은 창을 통하여 세상을 보고 싶은 마음에 매년 빠지지 않고 작품집을 읽습니다. 호구지책을 큰 어려움 없이도 해내는 능력을 가지신 분이 없지는 않겠지만, 매일의 삶을 큰 무리 없이 살아내려면 제갈량의 책략이라도 빌려야 하는 보통의 사람은 자신의 환경 밖을 보는 일이 그리 쉽지는 않습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일상의 업무라는 것이 서류를 보고 정리하고 집계하여 전체의 모습을 쉽게 보이게 하는 일이지만 정리를 한다고 해도 전체가 잘 보이지 않습니다. 문제를 선명하게 노출시키고, 효과적인 대책을 쌈빡하게 표현하려는 기호와 단어의 선택이 모호하기만 합니다. 능력을 탓하고 오지 않을 행운을 기대하지만, 제갈량을 찾을 기업이 없는 월급쟁이로서는 지치기만 합니다. 한 해 동안 지쳐 늘어질 때, 마치 지친 일상을 피해 운동을 하듯, 늘 쓰던 방식이 아니라 반대로 근육을 쓰는 것이 운동이듯, 선정된 작가들의 시선을 따라 세상을 읽어보는 것입니다. 어떨 땐 위로를 받고, 어떤 경우에는 읽기에 힘이 들어 책에서 시선을 떼고 싶기도 하지만 운동이란 것이 그렇듯 삶의 근육을 단단히 해주기도 하니 큰 비용 드는 것도 아니고 책을 폅니다.

 

 암치료는 아직도 어려운가 봅니다. 암의 완치라는 말이 생존기간 5년을 목표로 설정된 개념이라는 것을 오래전 들었습니다. 암이 완치된다고 하더라도 건강할 때의 생존방식을 회복하는 것도 아닌 모양입니다. 계속되는 치료과정에 지친 환자들이 고민하는 것이 연명치료에 대한 걱정입니다. 마음이야 육체와 정신을 남에게 의존하여 생존하기 싫지만, 누구도 미래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걱정을 떨쳐낼 수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병원 침상에서 고민하는 것보다 꿈꿔왔던 삶을 현실화하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닌가 봅니다. 대상작 최진영의 ‘홈 스위트 홈’의 주인공을 응원하였습니다.

 

 한때 티아라를 좋아했습니다. 요즘은 유튜브가 있고, 티아라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히트곡을 모아 쉽게 들을 수 있지만, 과거의 흥과는 달리 심드렁합니다. 대중의 인기를 통해 돈을 버는 세상에는 팬들도 있지만, 안티도 많습니다. 티아라가 깨진 것은 팀원들 간의 불화였습니다. 누군가는 왕따를 당했고 패거리를 지어 공격했다는 말들이 모여 무대에서 사라져 갔습니다. 팬들 때문에 흥했으니, 팬들이 망하게 할 수도 있다는 말이 칼처럼 화살처럼 날아다녔습니다. 이제 대중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음악 그룹이 ‘세상 모든 바다’로 연결되어 선한 세상을 만들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가지게 하는 세상이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미’가 표방하는 것도 그런 것 같았지요. 그럼에도 세상 모든 것들이 피할 수 없는 것처럼 실망도 느끼게 될 것 같습니다. 김기태의 ‘세상 모든 바다’가 공연을 이어갈 수 있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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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27건) 한줄평 총점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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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5점
시간내서 틈틈히 대상작만 읽었는데 너무 좋아요 이상문학상 작품집 매년 재밌게 읽고있습니다!
2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2
ㅠ*ㅜ | 2023.02.14
구매 평점5점
잘 읽었어요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문*이 | 2023.02.26
구매 평점5점
모든 작품들이 기대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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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유* | 2023.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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