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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급생

동급생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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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2월 1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160쪽 | 296g | 128*188*20mm
ISBN13 9788932918143
ISBN10 8932918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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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이 책의 결말은 걸작 중에서도 걸작이다] 1930년대 독일을 배경으로 유대인 소년과 독일 귀족 소년의 아름답고 슬픈 우정을 그린 걸작. 나치즘과 홀로코스트의 시대를 다룬 소설 중에서 가장 유명하고 지금까지 널리 읽히는 책 중 하나다. 특히 엄청난 반전이 담긴 결말은 강렬한 충격과 감동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 문학MD 김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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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마음에 남을 우정
도서1팀 김은진
2017-03-08
봄바람이 불어오는 이맘때면 학창시절과 옛 친구들을 떠올리게 된다. 새롭게 배정받은 반에서 만난 새로운 친구들과 선생님, 풋풋했던 어린 시절이 생각나기도 하고 그때의 추억에 잠기기도 한다. 그렇게 마음이 살랑 살랑할 무렵 이 책 『동급생』을 만났다. 나치즘과 홀로코스트 시대의 독일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소설은 고등학생인 두 소년의 순수한 우정을 다루고 있다. 작가 프레드 울만의 화가라는 또 다른 직업처럼, 마치 수채화를 그리듯 독일 남부 시골마을의 풍경과 함께 아름다운 문장을 써 내려간다.

유대인인 한스는 운명적인 친구를 기다린다. 반 친구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 건 아니지만 목숨까지 걸 수 있을 만큼 마음이 통하는 이는 없어서 스스로를 외로운 상태로 내버려 두고 있는 상태다. 그때 특별한 전학생 콘라딘이 나타난다. 그에게 마음을 빼앗긴 한스는 평소에 하지 않던 행동들도 서슴지 않게 되는데 그 모습은 선생님과 콘라딘 모두에게 좋은 인상을 주게 되고 그들은 결국 단짝 친구가 된다.

이렇게 그들의 우정을 나누는 이야기로 끝나면 좋으련만, 나치가 집권한 이후 한스의 삶은 위험에 빠지게 된다. 아이들이 제일 잔인하다는 말처럼 반 친구들은 어른들의 악행을 서슴없이 따라 하고 한스는 보통 고등학생으로서의 삶을 살아가기도 힘들게 된다. 독일 귀족 집안 자제였던 콘라딘은 끝까지 한스에 대한 우정과 신뢰를 저버리지 않지만 결국 그들의 삶은 시대에 따른 폭풍우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이 소설의 백미는 저널 리스트 장 도르메송이 '걸작 중에서도 걸작'이라고 평가한 결말 부분이다. 끝나지 않을 것처럼 흘러가던 이야기는 나치즘이 확산되며 급격히 절정으로 치닫게 된다. 소설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챕터는 짧지만 단단한 문장 그리고 반전으로 독자들에게 충격을 선사한다. 마침 이 부분을 읽을 때 우연히도 엔니오 모리꼬네의 영화 음악이 흐르고 있었고 나는 '주말의 명화'를 본 것 같은 감동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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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1932년 2월에 내 삶으로 들어와서 다시는 떠나지 않았다.
--- p.21

내가 콘라딘을 친구로 삼아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이 언제였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어느 날엔가는 내 친구가 되리라는 것은 믿어 의심치 않고 있었다. 그가 전학을 올 때까지 내게는 친구가 하나도 없었다. 우리 반에는 내 우정의 로맨틱한 이상형을 충족시킬 수 있다고 여겨지는 아이가 하나도 없어서였다. 내가 그를 위해 기꺼이 죽을 수 있는 아이도, 내 완전한 믿음과 충절과 자기희생에 감복할 수 있는 아이도 없었다.
--- p.37

내가 그를 거의 따라잡았을 때 그가 돌아서더니 내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러고는 어색하고 서툴게, 여전히 머뭇거리는 동작으로 내 떨리는 손을 잡아 흔들었다. 「안녕, 한스.」 그가 인사를 건넸고 별안간에 나는 밀려오는 기쁨, 안도감, 놀라움과 함께 그 역시 나처럼 수줍음이 많고 친구를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 p.51~52

그렇게 하루하루가 지나갔고 그 무엇도 우리의 우정을 방해하지 못했다. 우리의 마법 영역 바깥에서는 정치적으로 불안하다는 소문이 흘러들고 있었지만 태풍의 중심 - 나치스와 공산주의자들 사이의 충돌이 보도되는 베를린 - 은 멀리 떨어진 곳에 있었다.
--- p.61

「(……) 어머니는 유대인을 혐오해. 유대인을 한 사람도 만나 본 적이 없으면서도 그들을 두려워해. 만일 어머니가 죽어 가고 있는데 살려 줄 수 있는 사람이 네 아버지 하나뿐이라고 해도 어머니는 그분을 집 안으로 들이지 않을 거야. 너를 만나 보겠다는 생각 같은 것도 절대로 하지 않을 거고. 어머니는 너를 경계하고 있어. 유대인인 네가 자기 아들을 친구로 삼았다는 이유로. 그리고 내가 너와 함께 있는 게 남들 눈에 띄는 걸 호엔펠스 가문의 오점이라고 생각해. 어머니는 또 너를 두려워하기도 해. 네가 내 종교적인 믿음을 갉아먹고, 네가 속해 있는 유대인들 집단이라는 건 볼셰비즘의 또 다른 이름일 뿐이고, 내가 네 악마 같은 간계의 희생물이 될 거라고 생각해. 웃지 마, 우리 어머니는 심각하니까. 나는 어머니와 말다툼을 벌였지만 어머니 말은 이런 거였어. [이 불쌍한 녀석아, 너는 네가 이미 그자들의 손아귀에 있다는 걸 모르니? 너는 벌써 유대인 같은 말을 하고 있어.] 그리고 네가 진실을 모두 다 알고 싶어 한다면 말인데, 나는 너하고 같이 보내는 한 시간 한 시간에 대해 싸워야 했어. (……)」
--- p.118~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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