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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거짓말
김려령 | 창비 | 2009년 11월 2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8 리뷰 157건 | 판매지수 12,663
베스트
청소년 문학 89위 | 국내도서 top20 3주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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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00 (10% 할인)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11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27쪽 | 300g | 148*210*20mm
ISBN13 9788936456221
ISBN10 8936456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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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기운 생명 끝에 매달린
우박 섞인 비
키 큰 피에로
아픈 영혼
다섯 개의 봉인 실
그렇게 사는 거야
방향 잃은 용서
우아한 거짓말

작가의 말

저자 소개 (1명)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2008년, 출판계에 성장소설 붐을 일으키며 베스트셀러가 된 『완득이』의 작가 김려령이 신작 『우아한 거짓말』로 돌아왔다. 이번 작품에서도 촌철살인의 문장과 날카로운 재치가 돋보이는 ‘김려령표’ 문체는 여전하지만, 인간관계와 심리를 깊숙이 파고든 작품의 메시지가 새로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나’를 지키기 위한 우리들의 잔인한 거짓말…… 그리고 뜨거운 눈물

『우아한 거짓말』은 평범하게만 보이던 열네 살 소녀 천지가 자살하는 사건에서 시작한다. 천지의 죽음을 이해할 수 없었던 언니 만지는 동생이 남긴 흔적을 좇으며 퍼즐을 맞추어가는데, 차츰 가슴 아픈 진실이 모습을 드러낸다. 사건의 실마리를 추적하는 과정은 등장인물들의 심리 탐구와 더불어 양파처럼 쉽게 속이 드러나지 않아 팽팽한 긴장감을 전한다. 결국은 풀릴 거라고 믿기에, 갈수록 꼬이는 털실 뭉치를 쫓아가는 재미가 상당하다. 천지와 가까웠던 친구 화연은 친구들 사이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천지를 이용했고, 천지가 사랑했던 가족들은 이러한 천지의 고민을 알아주지 못했던 것. 그러나 천지가 자신이 미워했고 사랑했던 이들에게 용서의 편지를 남긴 것을 발견하면서 만지는 화연을 감싸안는다.

청소년소설에서 따돌림이나 자살, 친구 문제 등은 흔한 소재일 것이다. 그러나 인물들을 가해자와 피해자로 나누는 것을 넘어서 인간관계의 역학 자체에 깊숙이 파고든 작품은 드물다. 또한 인간에 대한 연민의 끈을 놓지 않고 재생의 가능성을 찾아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이 갖는 의미는 더욱 크다 할 것이다. 추천사를 쓴 소설가 정유정은 원고를 받고 “하룻밤 사이 세 번 읽고 세 번 모두 울었다”며 “올해 읽은 책 중 최고”라는 찬사를 전하기도 했다.

깊은 상처로 때로는 세상을 등지고픈 우리 모두에게 전하는 따뜻한 인사

『우아한 거짓말』 속 이야기는 김려령 작가의 자전적인 경험에서 시작되었다. 주인공 천지와 비슷한 나이였을 무렵, 작가 역시 잔인한 세상을 그만 등지고 싶은 유혹에 시달렸다고 한다. 그랬던 그를 구한 것은 진심을 담은 지인의 안부 인사였다. “나를 지치고 쓰러지게 하는 사람만 있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걱정하고 바라봐주는 누군가도 있다는 걸 깨달은 날이기도 하니까요.”(‘작가의 말’ 중에서) 작품에서 천지는 비록 세상을 떠났지만, 남은 이들은 더 이상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주위를 돌아보고 서로를 챙길 것이다. 그것이 천지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하는 일임을 알기 때문이다.

상대방을 위하는 척하는 ‘우아한’ 말 한마디가 누군가를 죽음에 이르게도 하지만, 벼랑 끝에 선 사람을 구하는 것 역시 진심 어린 말이라는 작가의 메시지는 명확하고 강렬하다. 『우아한 거짓말』에서 제2의 『완득이』를 기대했던 독자라면 처음에는 180도 달라진 작품 분위기에 놀랄지도 모른다. 그러나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한층 깊고 넓어진 김려령의 문학세계에 더욱 빠져들 것이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하룻밤 사이 세 번 읽고 세 번 모두 울었다”

『우아한 거짓말』은 한 소녀의 죽음을 둘러싼 ‘사실’과 ‘진실’의 퍼즐 맞추기다. 전면에 배치된 ‘사실’은 천지가 죽었다는 것이다. ‘진실’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엄연히 존재하는 어떤 것이다. 이 가파른 경계선에 작가는 퍼즐 조각을 와르르 부어놓는다. 추리소설을 보는 듯한 구성과 복선, 치고 빠지는 변칙복서 같은 대사, 절제된 서술, 연검처럼 날렵하면서도 묵직한 내상을 안기는 김려령표 문장은 읽는 이의 방어벽을 야금야금, 철저하게 무너뜨린다. 고백하건대, 나는 중반에 닿기도 전에 깊숙한 상처를 입었다. 그 상처를 향해 ‘진실’이 카운터블로를 날렸다. 얻어맞고 얻어낸 것은 슬픔이나 감동이라는 이름만으로는 묶이지 않는 ‘어떤 것’이다. 거기에 이름을 붙여주는 건 독자가 누릴 기쁨이겠다. 독자는 이 작품에서 냉철하고, 강인하고, 뜨거운 가족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들이 그려내는 해법과 작가가 보내는 메시지는 내상을 감수할 가치가 있으리라 믿는다.

정유정 (소설가, 『내 심장을 쏴라』 저자)

회원리뷰 (157건) 리뷰 총점8.8

혜택 및 유의사항?
우리들의 잔인한 거짓말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g*******g | 2020.03.03 | 추천9 | 댓글4 리뷰제목
요즘 코로나19로 세상이 어수선하다. 획진자가 집중된 대구경북지역은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데, 다른 지역에서는 하나의 이야기 거리에 지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선거철을 맞아 코로나 19 이슈도 선거를 둘러싼 진영논리와 상대방 헐뜯기에 사용되는 경우를 보면 정말 가슴이 아프다. 회사가 대구에 소재하고 있어 이곳에서 격리된 생활을 하고;
리뷰제목

요즘 코로나19로 세상이 어수선하다. 획진자가 집중된 대구경북지역은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데, 다른 지역에서는 하나의 이야기 거리에 지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선거철을 맞아 코로나 19 이슈도 선거를 둘러싼 진영논리와 상대방 헐뜯기에 사용되는 경우를 보면 정말 가슴이 아프다. 회사가 대구에 소재하고 있어 이곳에서 격리된 생활을 하고 있는 나로서는 따뜻한 마음과 걱정이 담긴 "잘 지내고 계시지요?"란 말 한마디가 그리운 시간이다.  

 

자기와 직접 관련이 없는 다른 사람들의 삶은 남의 이야기일 뿐이다. 코로나 19라는 상황도 처음에는 중국 우한에 사는 남의 이야기일 뿐이었다. 대구경북지역  감염자가 수천명에 달하고 사망자가 이어지고 있어도, 아직 타 지역 사람들에게는 자신과는 거리감이 있는 남의 이야기로 다가오는 듯하다. SNS상에서 하나의 이야기거리로 치부되는 것을 보면 가슴 아프기도 하다. 인간의 마음이란 원래 이런지도 모르겠다.

 

이 소설은 우리 사회의 따돌림, 친구문제, 자살이라는 사회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 이슈가 사회적 관심을 가진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코로나 19 사태를 겪으면서 본질적으로 같은 이슈가 우리 사회에서 반복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학교에서의 따돌림 문제나 코로나 19같은 전염병 문제가 단지 인물들을 가해자와 피해자로 나누는 것을 넘어 인간관계의 본질을 생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우리는 많은 경우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가 되기도 한다는 점을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우아한 거짓말>은 한 소녀의 죽음이라는 사실에서 출발한다. 이 사실의 이면에는 천지라는 소녀를 죽음으로 몰고 간 '진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 진실을 찾아가는 작가의 발걸음이 경쾌하다. 무거운 주제지만 절제된 서술, 추리소설같은 구성과 복선을 통해 우리사회에서 한 소녀를 죽음으로 몰고간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사회의 상처와 치유방법은 무엇인지를 찾아가고 있다. 

 

상대를 위하는 척 하는 '우아한 거짓말' 한 마디가 누군가를 죽음에 이르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벼랑 끝에 선 사람을 구하는 것도 결국은 진심어린 따뜻한 말 한 마디라고 하는 것을 작가는 이야기한다. 현재 코로나19와 같은 사회적 재난을 당하는 현실에서도 같은 논리가 적용될 수 있다고 본다. 지금 상황도 누구나 피해자이면서 가해자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문제해결의 단초는 비난의 이야기는 잠시 접어두고 힘내라는 따뜻한 말 한 마디를 건내는 것이 아닐까 싶다. 힘내라 대구경북! 

9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9 댓글 4
주간우수작 우아한 거짓말 - 김려령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해* | 2009.12.02 | 추천9 | 댓글0 리뷰제목
    "거짓말이 우아하다고? 에이, 말도 안 돼. 거짓말!" 선의의 거짓말은 들어봤어도 우아한 거짓말은 처음 들어본다. 우아하다는 말이 새삼스럽게 느껴져 사전을 검색해 보았다. '고상하고 기품이 있으며 아름답다'라는 뜻이란다. 역시나 거짓말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형용사다. 매력적인 제목에 끌려, 유쾌하게 읽었던 <완득이> 작가의 신작이;
리뷰제목
 

  "거짓말이 우아하다고? 에이, 말도 안 돼. 거짓말!" 선의의 거짓말은 들어봤어도 우아한 거짓말은 처음 들어본다. 우아하다는 말이 새삼스럽게 느껴져 사전을 검색해 보았다. '고상하고 기품이 있으며 아름답다'라는 뜻이란다. 역시나 거짓말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형용사다. 매력적인 제목에 끌려, 유쾌하게 읽었던 <완득이> 작가의 신작이라는 데 눈이 번쩍 뜨여 책을 집어들었다. 빨려들어가듯 순식간에 다 읽고 난 지금, 제목에 낚인 듯 꺼림칙하다. 친구의 거짓된 말에 삼 년간 시달려온 열네 살 소녀가 자살을 선택했는데, 그런 거짓말을 우아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 않는가.

 

  내게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남겨준 <완득이>의 후유증은 생각보다 깊었다. 욕보다는 주먹이 먼저 나가는 싸움꾼 완득이었지만 난쟁이 춤꾼 아빠와 정신지체로 말을 더듬는 삼촌은 최소한 완득이에게 삶의 장애가 되지는 않았다. 그를 옆에서 지켜봐 주는 욕쟁이 똥주 선생님도 든든하기만 했다. 그렇게 씩씩하게 삶을 헤쳐나가는 완득이를 바라보며 배꼽 잡고 웃기도 했고 가슴이 후련해지기도 했었다. 그런데 이번은 아니었다. 주인공인 이천지와 언니 만지가 나올 때만 해도 그럼 천지 동생 이름은 백지겠네, 하면서 가볍게 웃어넘겼다. 페이지를 몇 장 넘기자마자 생일선물로 MP3를 사달라며 엄마를 조르던 천지를 작가는 하늘나라로 보내버렸다. '내일을 준비하던 천지가, 오늘 죽었다'고 첫 장에서 암시를 줬지만 마음의 준비도 못한 채 급히 떠나보내야만 했다. 뭐가 그리 급했느냐고 작가에게 따지듯 묻고 싶었다.

 

  나는 더 이상 착한 아이가 아닙니다. 때문에 모두 용서하고 떠날 생각은 없습니다. …… 하지만, 원한다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 미운 마음만은 버리고 가고 싶습니다. 이기적이지만 그렇게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털실 뭉치를 남겼습니다. 사과는 하고 가겠습니다. 온전하게 용서하지 못하고 가서, 미안합니다. 이제, 가야겠습니다. 내 몸이 너무 무거워서, 그만 가야겠습니다……. (101쪽) 

 

  책 읽는 내내 먹먹했다. 가슴이 답답해 결국 소화제를 먹어야만 했다. 과연 청소년들이 이런 암울한 소재와 거친 표현들을 제대로 소화시킬 수 있을지 염려된다. 소재가 작가의 어릴 적 아픈 기억에서 나온 거라는 사실이 더 마음을 아려오게 한다. 왕따가 기억 속에 잊혀질 무렵 은따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이젠 학교성적을 비관해 자살하는 초등학생마저 뉴스에 보도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자살의 이유가 따돌림이 되었건 성적이 되었건 마음고생이 얼마나 심했으면 그런 극단적인 결정을 내렸을까, 생각하니 애처롭다. 이처럼 예민한 사춘기 시절엔 마음의 작은 생채기 하나도 삶의 끈을 쉽게 놓아버리게 하는구나.

 

  "잘 지내니?" 마지막까지 끈질기게 나를 붙잡았던 말입니다. 늘 안부를 묻던 이모의 저 말이 없었다면, 나는 두려움에 떨면서도 끝내 어린 생을 놓아버렸을지 모릅니다. 너밖에 없다는, 사랑한다는, 모두 너를 위해서라는 우아한 말이 아닌, 진심이 담긴 저 평범한 안부 인사가 준비해두었던 두꺼운 줄로부터 나를 지켜준 것입니다. 중학생 때겠지요. - 작가의 말 중에서 (226쪽)

 

  내가 오해했었나 보다. 우아한 거짓말은 천지를 괴롭혔던 친구 김화연을 꼬집어 한 말이 아니었음을 작가의 말을 통해 뒤늦게 깨닫게 되었다. 너밖에 없다, 사랑한다, 모두 너를 위해서야, 라고 내뱉는 어른들의 말이 아이들이 보기엔 우아한 거짓말이었던 게다. 작가는 어쩌면 우울한 청소년기를 보냈는지 모른다. 그 응어리진 아픈 추억들이 작품 속에서 분출된 느낌이다. 아빠를 사고로 잃고 마트 식품코너에서 일하는 엄마와 두 딸 천지와 만지, 엄마를 병으로 잃고 자녀를 거의 돌보지 않는 아빠 밑에서 힘들게 사는 자매 미라와 미란, 돈 버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부모 밑에서 자란 외로운 아이 화연, 처자식 유학 보내고 혼자 쓸쓸히 살고 있는 기러기 아빠 오대오. 뭔가 온전히 채워지지 않은 사람들, 연민으로 감싸 안고 싶은 사람들 투성이다.

 

  책을 읽다 보면 누군가 의도적으로 퍼뜨린 악의적인 선입견이 얼마나 무서운 건지 깨닫게 된다. 화연이가 천지를 아예 대놓고 괴롭히거나 삐딱하게 굴었다면 지금보다 상황이 더 나아졌을지도 모른다. 머리끄덩이를 잡든 욕을 하든 그렇게라도 응어리진 마음을 풀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을…. 겉으로는 친한 척 위해주는 척하면서 은근히 따돌리고 뒷담화 하는 화연이를 보니 그 아이 처지를 이해하면서도 정말이지 화가 난다. 더군다나 낯선 학교에 새로 전학 온 학생을 타켓으로 삼다니… 나쁜 아이 같으니라고! 친구 한 명 없던 천지는 겉으로 친절한 화연이에게 마음을 의지하게 되고, 삼 년간 반복적으로 상처를 받으면서도 꾹꾹 눌러담는다. 그러다 어느 한순간 폭발해버린 것이다. 아니 삶을 멈춰버렸다.

 

  "짜장면 때문에…… 나, 죽을 거야……." "이런 살인 짜장을 봤나. 내가 그놈의 짜장에 된장을 확 발라버릴라니까, 걱정 말고 물부터 마셔라." 엄마가 준 컵을 꼭 쥐었습니다. 차가웠습니다. "천지야, 속에 담고 살지 마. 너는 항상 그랬어. 고맙습니다, 라는 말은 잘해도 싫어요, 소리는 못 했어. 만약에 지금 싫은데도 계속하고 있는 일 있으면, 당장 멈춰. 너 아주 귀한 애야. 알았지?" 이제 그만 멈추려고요. 눈물이 자꾸 굵어졌습니다. (110~111쪽)

 

  부모가 죽으면 산에 묻고 자식이 죽으면 마음에 묻는다고 했다. 자식을 먼저 보낸 부모 마음이 더 찢어지게 아프다는 말일 게다. 천지 엄마의 아픔도 이해가 가지만 천지가 마음을 터놓고 대화할 상대가 가족 중에도 없었나 묻게 된다. 엄마는 먹고살기 바빠서 딸들에게 무관심했을까? 언니 만지의 무뚝뚝한 성격이 자매간에 대화의 벽을 만든 건 아니었을까? 또래보다 생각이 어른스러웠던 천지가 혼자 짊어지고 가려 한 건 아닐까? 이런저런 생각이 교차하자 죽음에 대한 책임을 화연이게만 떠넘길 수도 없었다. 

 

  "…… 자식은 가슴에 묻는다며? 근데, 엄마는 안 그런 거 같아. 그날 다 흘려보낸 것 같아." "가슴에 묻어? 못 묻어. 콘크리트를 콸콸 쏟아붓고, 그 위에 철물을 부어 굳혀도 안 묻혀. 묻어도, 묻어도, 바락바락 기어 나오는 게 자식이야. 미안해서 못 묻고, 불쌍해서 못 묻고, 원통해서 못 묻어." 엄마는 맨밥을 듬뿍 퍼서 우걱우걱 먹었다. "남편 복 없는 년은, 자식 복도 없다더니……." "근데, 엄마. 부모 복 없는 애는…… 친구 복도 없어." (56~57쪽) 

 

  살아가면서 부부간에 꼭 필요한 게 사랑과 대화라고 했던가. 부모와 자식 간에도 적용되는 공식이다. 문득 책표지가 눈에 들어온다. 손바닥을 벌려 잡으려 해도 잡을 수 없는 나비. 슬픈 영혼이 되어버린 천지는 모든 것을 용서한 채 마음의 짐을 훌훌 털어버리고 우리 곁을 떠나갔다. 천지야! 지금쯤 네 마음은 홀가분해졌겠지. 때늦은 후회 그리고 아릿한 기억들…. 

 

  이른 아침에 나가 밤늦게까지 공부하다 들어오는 아들과 딸들에게 우리는 어떤 살가운 말을 건네며 살고 있는지 묻게 된다. 저자가 일러주는 대로 공부하라는 잔소리를 해대며 "다 너 잘 되라고, 사랑하니까 하는 소리다."라는 말보다는 "잘 지내고 있지?", "오늘 학교에서는 어땠니?"라는 진심 어린 말로 사랑을 표현해주면 좋지 않을까. 아이들이 아무 문제 없이 잘 자라주면 다행이지만 우리 애들은 문제없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내 자식 가슴속 어디선가 슬픔이 차곡차곡 곪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소중한 내 자녀를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2009/12/02

Written by Dasom

9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9 댓글 0
아프지 말아야 할텐데... 아직도 아픈 아이들이 많은가봐.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꿈*******자 | 2012.04.18 | 추천8 | 댓글23 리뷰제목
명확하게 주제가 드러나고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말이 뭔지도 분명 알겠지만 이 책의 리뷰를 쓰기엔 내 마음이 아프다. 나에게도 학창시절이 있었고, 그 당시에도 분명 왕따는 있었다. 하지만 지금처럼 지독하게, 지금처럼 무섭게 사람을 힘들게 하진 않았다. 오늘 아침 신문에 중학생 아이가 자살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 아이를 죽음으로 내몬 이유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천지;
리뷰제목

명확하게 주제가 드러나고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말이 뭔지도 분명 알겠지만 이 책의 리뷰를 쓰기엔 내 마음이 아프다. 나에게도 학창시절이 있었고, 그 당시에도 분명 왕따는 있었다. 하지만 지금처럼 지독하게, 지금처럼 무섭게 사람을 힘들게 하진 않았다. 오늘 아침 신문에 중학생 아이가 자살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 아이를 죽음으로 내몬 이유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천지는 그런 아이였다. 전학 온 날 자신에게 다가와 환하게 웃던 아이 화연이를 미워할 수 없었다. 그 환한 웃음이 비웃음으로 바뀌어도 천지는 웃었다. 모든 것이 대충 대충이던 언니 만지와 다르게 천지는 결코 다가가기 쉬운 아이는 아이었다. 그래서 친구들도 뻔한 화연의 행동에 침묵으로 동조했고, 천지는 그렇게 투명인간이 되어갔다. 그 아픔을 언니와 나누웠다면, 그 아픔을 엄마와 조금이라도 나누웠다면 천지는 죽지 않았을까?

자신의 아픔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던 천지의 죽음이 사실이라면, 진실은 그 뒤의 그늘과도 같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엄연히 존재했던 진실. 그 진실을 언니 만지가 찾아간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된 입장에서 이런 책은 가시와도 같다. 결코 편안하지 않고, 흥미롭게 읽을 수도 없다. 오늘의 왕따가 내일의 주동자로 변하고, 오늘의 주동자가 내일의 왕따로 변하는 게 요즈음 아이들의 학교 모습이란다. 이유도 황당하다.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애가 그 아이와 말을 해서, 자신은 기분이 좋지 않은데 짝꿍은 기분이 좋아서, 자신이 싫어하는 빨간색 옷을 입고 와서... 이유들은 유치하고 말도 안 되지만 그런 이유들로 왕따를 시키는 게 지금 중학생 아이들이라고 한다. 왕따 주동자의 엄마에게 전화를 하면 제일 먼저 하는 말은 “우리 아이는 절대 그럴 아이가 아닙니다.” 그러면서 더 큰소리를 치는 게 요즈음 부모라고 한다. 결코 아이들에게 속마음을 이야기해서도 안 되고, 고민을 이야기해서도 안 된다고 한다. 그 고민들이 모두 부메랑 되어 자신을 향해 채찍이 되어 날아온다고 하니 이 얼마나 무서운 일일까?

 

경쟁에서 이기기만을 바라고, 지는 것을 볼 수 없는 부모들은 아이들을 사육(?)한다. 따스한 마음을 가지고 배려하는 감정을 가진 아이들이 아니라 차갑고, 이기적이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언제든지 배신하고 배반하는 아이로 사육시키고 있다. 공부만 잘한다면 버릇 없고, 이기적인 아이가 되어도 신경 쓰지 않는다. 마음 여리고 착하기만 한 아이들에게 강해져야 한다고 오히려 윽박지르고, 맞고 오면 더 화를 낸다. 치료비 물어 줄 테니 맞지 말고 때리고 오라 가르치는 게 요즈음 부모들이다.

 

얼마 전 지인 한 명이 이야기 한다. 그 집 큰 아이가 여자 아이인데 순진하고 착하다. 착하기만 한 그 아이를 다른 친구들이 이용하고 왕따를 시키다 담임선생님께 걸린 모양이다. 담임선생님은 왕따를 시킨 아이 부모에게 일일이 전화를 해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조심시켜 달라고 이야기를 한 뒤 내 지인에게 전화를 하신 모양이다. 이러 이러한 일이 있었는데 부모님도 아셔야 할 것 같아 전화 드린다고... 아이가 학교에서 그런 줄 몰랐던 내 지인은 많이 속상하고 힘들어했다. 그래도 다행인 건 담임선생님의 대처 방법이었다. 하지만 이런 선생님보다는 그냥 무시하고 신경 쓰지 않는 선생님도 계시다는 게 많이 아프다.

 

책에서 만지와 만지의 엄마는 동생, 딸을 잃은 슬픔을 무겁게 이야기 하지 않는다. 사실 그래서 더 마음이 아프다. 그냥... 많이 아프다고, 슬프다고 대 놓고 이야기했다면 덜 아팠을 것이다. 하지만 책은 가볍지 않으면서, 무겁지도 않으면서, 대 놓고 울어야 할 타이밍도 만들지 않았다. 책을 덮는 그 순간까지 마음을 요동치게 만든다.

 

괜히 애써 무겁게 살지 마. 산다는 거 자체가 이미 무거운 거야.

똥 폼 잡고 인생 어쩌구 저쩌구 하는 것들, 아직 인생 맛 제대로 못 봐서 그래.

제대로 봐봐, 웃음밖에 안 나와.

 

이놈의 글자들 끝장을 내리라, 그러면서 전투적으로 읽으면 그거 독서 아냐.

독파지. 책하고 무슨 전쟁하는 것도 아니고... (114쪽)

 

아이들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거지 죽어라 이기려고 태어난 것은 아닌데..

왜 사람의 마음을 이용하고 간 보는 것일까?

나 갖기는 싫고 남 주기는 아까운 게... 친구 사이라니...

나는 어떻게 아이의 마음을 읽어줘야 할 지.. 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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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52건) 한줄평 총점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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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5점
책도 읽고 영화도 봤어요
2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2
그**스 | 2021.02.06
구매 평점4점
청소년들이 읽기 좋아요
2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2
d********0 | 2020.04.23
구매 평점5점
잘 받았습니다~^^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YES마니아 : 플래티넘 천* | 2020.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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