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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하나였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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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11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480쪽 | 378g | 112*184*30mm
ISBN13 9791162332559
ISBN10 1162332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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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사람들은 우리를 기괴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멀리 떨어져서 우리 모습을 전체적으로 보면 더욱 그렇다. 확연히 둘이었던 몸이 허리에서 갑자기 하나로 합쳐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머리에서부터 어깨까지만 나오도록 사진을 찍어 보여주면 우리가 쌍둥이이며 내 머리카락은 어깨까지 내려오고 티피 머리카락은 더 짧다는 것 말고는 특별히 이상한 점을 알아차리지 못할 것이다. 우리가 남들과 다르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못생겼다고? 에이. 이젠 좀 지겹다. --- p.52

우리는 피자 한 판과 스프라이트, 빨대 두 개를 주문해 야스민, 존과 함께 구석 테이블에 앉아서 다른 아이들 목소리와 식기 부딪치는 소리 속에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서로 붙은 몸으로 소변을 처리하는 과정 같은 우리 둘이 살아가는 방식에 관해서가 아니라 영화와 책, 맥주, 새 학기, 그리스의 섬들, 산호초, 제일 좋아하는 시리얼, 악마에 대해서.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이야기를 나누다 수업 시작종이 울릴 무렵, 그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어쩌면 우리에게 친구가 둘 생긴 걸까? --- p.74

선생님은 반 아이들에게 배드민턴을 가르쳐주었다. 우리도 구경하는 대신 어색하게나마 경기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런데 셔틀콕은 가벼웠고 티피와 내가 각자 라켓을 하나씩 들었음에도, 상대 선수 한 명을 이길 수 없었다. 상대가 존일 때조차. 그 애는 심지어 뛰어다니지도 않았는데. 누군가는, 존이 우리를 몇 점 정도 봐줘야 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자비를 베푸는 마음으로 그렇게 해줘야 한다고, 그러나 경기는 동정심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경기 결과에 실망했어야 했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배드민턴 하나로 패배자라는 생각에 빠져야 했는지도. 하지만 우리는 공정한 경기 끝에 패배했으며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든 존은 아랑곳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자 패배는 그 자체로 완전한 승리가 되었다. --- p.172

“그래도 아기들은 그만큼 소중하잖니.” 엄마는 머피 선생님이 청구한 계산서 봉투를 열고 맨 아래 적힌 비용을 살피면서 이모에게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과연 그 말이 맞을까. 솔직히 우리 같은 사람들이 이 세상에 과연 얼마만큼의 효용이 있다는 건지 잘 모르겠다. 특히 무슨 건강관리가 그렇게나 필요한지 하루가 멀다 하고 의문을 제기하는 보험회사들에 우리는, 아무 가치 없는 존재 아닐까. --- p.256

허드슨가에서 꼬마 하나가 엄마를 툭 차고는 전속력으로 달아나다가 엄마를 뒤쫓으며 꺅꺅대고 소리를 질렀다. 나도 모르게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 이내 티피도 키득거렸다. 폴이 카메라를 우리 쪽으로 돌리자 렌즈에 비친 햇살도 우리를 향했다. 캐롤라인이 말했다. “너흰 정말 많이 웃는구나. 그런 상황에서조차 삶을 받아들이고 있다니,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 하지만 삶을 받아들이는 것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또 뭐가 있을까. 거부했어야 하는 걸까? 난 그렇게 하지 않고 대신 웃음을 택했다. --- p.299

선생님은 머리 위에 달린 벽시계 소리에 맞춰 집게손가락을 탁탁 두드리다가 이렇게 말했다. “전반적으로 예후가 좋지 않습니다. 그레이스의 심근증이 심해졌고, 그 부족한 기능을 티피가 대신해주고 있습니다. 그레이스의 비대해지고 있는 심장을 버티고 있는 거죠. 손상된 심장은 회복이 불가능합니다." 선생님은 마치 직선들 안에 끔찍한 답이 숨어 있기라도 한 듯 그래프를 바라보았다. “분리 수술이 최선입니다. 그리고 약물과 심실 세동 장치로 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해 그레이스가 회복되면, 이식수술 명단에 올릴 예정입니다.” 데릭 선생님의 말을 나로서는 도무지 단번에 제대로 이해할 수가 없었다. 너무했다. 이건 진짜 너무했다.
--- p.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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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실재할 법한 이야기 안에 정감 가는 주인공 그레이스를 창조했다. 그레이스는 차분하고 친절한 1인칭 내레이션 위로 인물 특유의 풍자적인 유머감각을 더한다. 다양한 원근법으로 풀어낸 솔직하고 당당한 리얼리즘 스토리는 청소년 문학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없었다. 우리는 이 작품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키커스 리뷰

“사라 크로산은 자유시 형식으로 인물의 성장 과정을 기록하면서, 쌍둥이의 서로 다른 인격과 성격을 온전히 그려내는 동시에 딱딱한 역사와 의학 지식을 자연스럽게 풀어냈다. 크로산은 특유의 잔잔한 이야기를 통해 주인공과 독자가 함께 성장하길 고무한다.” -북리스트

“그레이스의 독백과 틈틈이 놓인 친구와 가족들의 목소리는 결합 쌍둥이의 지난한 삶과 그들이 마주하는 사람들의 애틋한 얼굴을 짐작하게 한다. 몸이 갖는 정체성에 대한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지며, 이 소설은 자매간의 헌신적 사랑과 예측 불가능한 감정선 사이 탁월한 균형을 맞췄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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