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2년 06월 0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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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12쪽 | 510g | 147*220*30mm |
ISBN13 | 9788960512184 |
ISBN10 | 8960512184 |
발행일 | 2012년 06월 0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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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12쪽 | 510g | 147*220*30mm |
ISBN13 | 9788960512184 |
ISBN10 | 8960512184 |
추천사 - 무섭도록 예리하고 매혹적인 선동이다! (김선우)ㅤ 서문 - 나는 왜 저임금 노동 현장에 뛰어들었나ㅤ 1장 가난하기에 돈이 더 든다ㅤ 서비스 업계에 넘쳐 나는 인류애 │프롤레타리아의 평온을 해치는 관리자들 │가난한 자들만의 절약법 따윈 없다 │쉬지 말고 리듬을 타라 │내 옥시토신의 수혜자 접시닦이 '조지' │호텔 청소부로 투잡을 뛰다 │명백한 실패 2장 모두가 우리를 무시한다ㅤ 모텔을 '집'으로 │구직 활동은 사람을 겸손하게 만든다 │천국은 요양원과 닮았다 │인간 진공청소기 │번식녀 계급과 청소부 계급 │통증이 지배하는 세계 │대리석 벽에서 흐르는 노동자들의 '피' │유니폼이 아니라 '죄수복' │식량 상자엔 사탕만 가득 │파업이다! │누구도 우리에게 고마워하지 않는다 3장 '동료'라는 이름의 노예ㅤ 인성 검사에 아부하기 │나의 원본 '캐럴라인' │약물 검사의 또 다른 기능 │당신은 정말 좋은 직장을 선택했다 │미국 최악의 모텔 │단순노동은 '단순'하지 않다 │나는야 월마트의 '서바이버' │지킬 박사와 하이드 │우리들이 월마트를 월등하게 만듭니다 │그들은 왜 떠나지 않는가 │반역의 씨를 뿌려라 4장 왜 악순환이 계속되는가ㅤ 취업은 B+ 생활은 F │임금은 너무 낮고 집세는 너무 높다 │당근과 채찍 │사라지는 빈민들 │그들은 주고 또 준다 후기 - 잠입 취재 그 후 10년, 상황은 더 나빠졌다ㅤ |
다큐멘터리 영화 ‘언더그라운더’와 책 ‘노동의 배신’에 등장하는 우리의 이웃들
시사인 기사를 몰아서 보고 있습니다. 이번 주 잡지가 도착했는데, 아직 못 읽은 기사가 많아 늘 그렇듯이 사무실에 가져와서 쉬는 시간에 읽었습니다. 시사인은 매일 아침 일어나 제일 먼저 들르는 화장실에서 몇 꼭지 씩 읽는데, 농사 땜에 무주에 가는 주말이면 이틀이 비어 못 읽는 기사가 많아집니다. 간혹 시사인에서 추천하는 책 정보도 얻습니다. 여기에서 얻은 정보로 구입했는지는 기억이 선명하지 않지만 바버라 에런라이크의 ‘노동의 배신’을 다 읽은 날에 시사인의 기사 ‘지하철 멈춘 자리에서 마음이 덜컹거린다, 이상원기자’를 읽었습니다. 두 기자(바버라 에런라이크도 기자라고 합니다. 그녀가 저임금 일자리를 체험한 후 그 기억을 정리한 내용의 책이 노동의 배신입니다)의 글에서 공통의 관심사가 된 우리의 이웃에 대하여 생각해봅니다.
우선 이상원 기자의 글입니다.
‘땅 아래’와 ‘비주류’라는 뜻을 가진 ‘언더그라운더’라는 제목은 중의적 제목이다. 카메라가 가장 집요하게 관찰하는 이들은 지하철역 청소노동자들이다. 김정근 감독은 현장에 가서 이들을 촬영할 때마다 가슴에 남는 게 있었다고 한다. “조금만 일을 하지 않아도 금방 티가 나는 일이다. 그럼에도 정말 열악한 현장에서 일하고, 잠깐 쉴 때는 20명이 모로 누워 잠든다. 하지만 그림자처럼, 유령처럼 취급받는다.” 그런데 영화 속 청소 노동자들은 서러움을 토로하지도 불만을 쏟아내지도 않는다. 얼굴에 생기가 돈다. “예전엔 청소한다고 남들에게 말도 못 했는데, 지금 우리는 자부심을 갖고 일한다. 청소하는 사람도 대단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한다. 영화 속 인터뷰이로 등장하는 이들은 대부분 비정규직이다. 자신의 몫이 충분하지 않다며 정규직을 향해 무언가 요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는 영화에 나오지 않는다. 일이 고되지 않거나 대우가 좋아서가 아니다. 다만 이들은 뭔가 억눌려 있거나 자신감이 없어 보인다.
다음은 바버라 에런라이크가 ‘노동의 배신’에서 쓴 글입니다.
매일매일 정기적으로 그리고 안달할 필요도 없이, 일하는 게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수백 가지의 일들이 누군가에 의해 해치워진다. 고도로 양극화되고 불평등한 우리 사회의 시각적 특성 때문에 빈민들은 경제적 우위에 있는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다. (미국 사회에서) 가난한 싱글맘들이 다른 사람들처럼 일을 하는 대신에 복지 혜택을 받는 쪽을 선택할 수 있었던 과거에 중산층과 상류층은 그들을 혐오하거나 답답하게 느꼈다. 그러나 정부의 ‘공짜 지원’이 대부분 없어져 절대다수의 빈민들이 월마트나 웬디스에서 힘들게 일하고 있는 지금, 과연 우리는 그들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 것일까? 그들을 못마땅해하고 눈 아래로 내려다보는 것이 더 이상 옳지 않다면 어떤 관점이 바람직할까? 죄책감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으로는 한참 모자라다. 우리가 느껴 마땅한 감정은 수치심이다. 다른 사람들이 정당한 임금을 못 받으며 수고한 덕분에 우리가 편하게 살고 있다. 사회적 동의에 의해 ‘워킹 푸어(working poor)’라고 불리는 그들은 우리 사회에 없어서는 안 될 박애주의자들이다.
세계에서 가장 강한 나라 미국. "수퍼파워미국","미국에 의한 프로파간다","팍스 아메리카나". 강한 미국을 표현하는 수식어들은 차고 넘친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있어서도 최고인 곳 답게 영화, 프로스포츠 등 관련 분야에서 수백억의 연봉자가 넘치는 곳. 우리가 어릴 때부터 "자유의 나라"라고 귀가 아프게 들어와서 어느 정도 세뇌가 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기도 한 나라.
이 책은 작가가 직접 저임금 노동자가 일하는 곳 - 식당 웨이트리스, 양로원, 청소대행업체, 월마트 - 에서 일을 해보고 저임금 노동자가 처한 현실을 직접 느껴보면서 미국이란 나라에서 뻔히 벌어지고 있는 부의 양극화, 가난의 대물림에 대한 문제를 고찰해 본 책이다.
사실 미국은 세계에서 제일가는 경제력, 군사력을 지니고 있지만, "미국식 자본주의"의 원조집답게 있는 자에게는 관대하지만 그 외에 없는 자들에게 있어서는 강대국으로서의 혜택이 거의 없다시피한 것 같다. 선진국 중 유일하게 국가의료보험이 없어서 많은 수의 가난한 사람들은 병원 근처에 가 볼 엄두도 못내고, 엄청나게 낮은 시급 - 작가가 직접 일했던 1999년 무렵에 근로자 임금이 시간당 7달러도 안 되었다. 그러나 지금 현재 미국의 보통 저임금 근로자 시급도 9달러가 채 안된다고 한다. - 으로 하루하루 먹고 살기도 힘든 사람들이 많고, 땅이 워낙 넓다보니 대중교통이 국민들을 거의 커버하지 못하는 터라 울며 겨자먹기로 출퇴근용으로 차를 사서 낮은 임금에 차량 유지까지 해야 하는 상황. 트레일러나 여관에서 사는 사람들이 허다하고 - 미국 국가 공식통계에도 잡히지 못한다고 한다 - 식사마저도 정크푸드로 때우는 사람들이 넘치는 나라가 미국이라는 것이다.
결국 작가가 주장하는 건 복지제도의 확충이지만, 미국 기업들이 - 월마트같은 초대형 업체조차도 - 제대로 시급을 정해서 주지 않으려 하고, 저임금 근로자들은 그 돈으로 살아가야 하는 상황에서 대중교통 편의나 탁아서비스같은 국가를 통한 간접지원도 거의 없는 상황에서는 이래저래 버는 돈은 족족 생계를 유지하기에도 모자란 상황에서는 가난이 지속될 수 밖에 없다는 걸 작가 자신이 체험하고 알려주고 있다.
복지라는 것. 당장 국고에서 돈이 나가는 지원이라 생각해서 "무분별"한 복지지출은 국가에 악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말도 일리는 있지만, 국민에게 최소한의 삶의 품위를 유지하게 살게끔 경제적으로 지원을 해주고, 돈이 없어서 학교를 못 가거나 도중에 학업을 포기해야 하는 일이 없도록 기회를 평등하게 지원해주어야 하는 것이 국가의 역할일 것인데, 대한민국 수립 때부터 미국식 자본주의를 그대로 배껴온데다가 대기업위주의 산업구조로 인해서 무산계층에 대한 관심을 갖지 못했던 우리의 모습이 이 책을 통해서 선하게 보이느 듯 했다. 갈 길이 멀다.
취재기를 넘어선 생존기 "워킹 푸어로 일하고, 느끼고, 살아 보다"
긍정주의의 맨 얼굴을 속 시원히 파헤친 『긍정의 배신』의 작가 바버라 에런라이크가 워킹 푸어(working poor, 근로 빈곤층)의 세계에 뛰어들었다. 최저 임금을 받아서 과연 먹고살 수 있을까? 그들이 가난한 게 정말 일을 열심히 하지 않아서일까? 『노동의 배신』은 이 질문에 답을 구하기 위해 저자가 1998년부터 2000년까지 식당 웨이트리스, 호텔 객실 청소부, 가정집 청소부, 요양원 보조원, 월마트 매장 직원 등으로 일하면서 생계를 꾸려 나간 경험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