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9년 05월 13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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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84쪽 | 538g | 153*225*20mm |
ISBN13 | 9791163140399 |
ISBN10 | 1163140392 |
[단독] 포함 만화 2만5천원↑ 누누씨 장패드/틴틴팅클 떡볶이 접시 택1 증정 (포인트 차감)
발행일 | 2019년 05월 13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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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84쪽 | 538g | 153*225*20mm |
ISBN13 | 9791163140399 |
ISBN10 | 1163140392 |
전반전 까대기? 6 하루 하루 하루 18 파손주의 30 빨간 잠바 42 일주일 54 봉식이네 텃밭 66 젖지 않게 78 익숙한 풍경 90 이름을 묻지 않는다 102 노동자가 아닌 노동자 114 가장 약한 고리 126 똥짐 138 후반전 공룡과 파리 152 막걸리의 힘 164 시급제 176 각자의 사연 188 택배 대란 200 먼지 냄새 212 투잡 224 추위를 견디는 방법 236 믹스커피 248 버티기 260 까대기 272 작가의 말 280 |
강림도서관에서 빌린 책이다. 이 책 역시 빌릴까 말까 갈등 속에서 빌린 책이다. 요즘 마음이 뒤숭숭해서 가벼운 책을 읽고 싶었는데, 강림도서관의 만화는 모두 읽었으므로 남은 책들은 이런 종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이 무거울 것이라는 것을 짐작한 것은 아니다. 강림도서관에서는 요즘 보리 출판사의 만화들이 10여 권이 들어왔는데, 지금까지 읽은 그 출판사의 책들은 하나같이 답답한 세상을 확인하게 해주는 내용이었다. 문학성으로는 뛰어날지 모르지만, 사이다 같은 내용은 거의 없었다는 의미였다. 다른 대안이 없으니 어쩔 수 없이 선택했다고 할까. 그런 인연으로 만난 책을 읽고 느낀 생각을 몇 가지 적어보겠다.
첫째, 까대기라는 말을 처음으로 듣고, 그 뜻을 알았다. 처음에는 신조어인 줄 알았는데, 국어사전에 등재된 말이라고 한다. 표준말은 '가대기'인데, 경음으로 발음해서 '까대기'가 되었단다. 뜻은 '창고나 부두에서 인부들이 쌀가마니 같은 무거운 짐을 갈고리 찍어 당겨서 어깨에 지고 나르는 일. 또는 그 짐'이라고 한다. 택배 업무에서는 짐의 상하차 작업을 가리키는데, 현장에서는 '가대기'라고 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고, 모두 '까대기'라고 해서 그렇게 굳어졌다는 것이다. 국어학자들이 '자장면'이 표준말이라고 수십 년 동안 주장했지만, 일반 대중이 하나같이 '짜장면'이라고 하니 '짜장면'이 표준말이 된 것과 같은 예라고 할까.
이 작품의 주인공인 이바다는 포항에서 서울로 올라온 만화가 지망생이다. 미대를 나왔지만 취업이 안 되니 아르바이트로 까대기가 된 것이다. 작품 자체는 허구겠지만, 작가인 이종철은 실제로 미대를 나온 뒤에 까대기 알바를 했다고 한다. 작품 속에는 작가의 체험이 그대로 스며들었을 것이다. 작가도 그것을 강조하려는 듯, 결말 부분에서 등장인물들은 누구를 모델로 했는데, 그들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의 후일담까지 적고 있다.
둘째, 그림체가 부드러워서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다. 작품 자체는 청춘의 고뇌를 담고 있다. 까대기의 일은 그야말로 3D 업종이다. 실제로 요즘은 동남아나 중국 등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도 많다고 한다. 돈도 없고, 힘도 딸리고, 앞으로의 전망도 그리 밝지 않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안하게 책장을 넘길 수 있었던 것은 부드러운 그림체와 전편에 흐르는 긍정적이면서도 희망적인 메시지 때문이 아닌가 싶다.
내용도 무거우면서 등장인물들의 인상은 하나같이 괴물형으로 그린 작품을 보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답답했던 독서도 많았는데, 이 책은 그나마 다행이었다. 같이 고생을 하는 연인에 가까운 친구가 있어서 가끔 마음의 위안을 받는 장면이 있는데, 독자 역시 위로가 될 듯하다.
셋째, 택배 노동자들의 애환에 대해서 새삼스럽게 알게 되었다. 이 책에는 까대기뿐만 아니라 택배기사들의 애환도 상세하게 실려 있다. 너나 없이 어렵게 살고 있는 모습을 보니 이제 택배가 늦거나, 어떤 문제가 발생한다고 해도 항의하기가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택배는 사람들의 일상을 편리하게 하지만, 그 뒤에는 고된 노동이 숨어있다."
뒤표지에 실린 카피이다. 어찌 택배만 그럴까. 먹는 음식, 입는 옷, 사는 집 등 모든 생필품들이 그것을 만든 이들의 고된 노동으로 우리에게 왔을 것이다. 생필품뿐일까, 이 책을 포함한 모든 문학 작품 뒤에는 저자나 출판사 등의 노동이 있었을 것이고, 음악과 미술과 드라마와 영화 등 모든 문화가 그럴 것이다. 그들의 노고에 비하면 우리는 정말 저렴한 가격으로 혜택을 받는 것이 아닌가 싶다.
넷째, 뜻밖의 위로를 받았다. 평생을 교단에 서다가 퇴직을 했는데, 지나온 나날을 생각하면 지금은 아련한 추억처럼 느껴지지만 순간순간은 고뇌의 연속이었다. 퇴직을 한 지금은 해방되기는커녕 직장 시절보다 더 힘겹다고 느낄 때가 많으니 답답하기만 했는데……, 까대기를 포함한 택배 노동자들의 노동을 생각하면 나의 불만은 사치에 가까웠다. 쉽게 불평을 말하지 말자, 라는 반성과 함께, 내 삶은 그래도 행복한 것이라는 위로를 받았다.
이 책을 누구에게 권할까? 택배 노동자와 그들의 가족들에게는 동병상련의 위로가 되는 책이 아닐까? 일반 독자들은 택배 노동자의 사정을 더 많이 이해하게 되는 책이다. 또한 내용 자체가 흥미 있게 전개되어서 몰입하면서 마지막까지 읽을 수 있다. 중학생 이상의 독자라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택배 상자 하나에 수놓은 이야기'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만화책으로, 그동안 집에서 편하게 받아왔던 택배 하나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노동이 관여하고 있는가를 새삼 깨닫게 하는 내용이었다. 지방에서 올라와 서울에서의 성공을 꿈꾸는 만화가 지망생 '바다'는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시작한 택배 회사의 짐을 내리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된다. 보통 창고나 부두에서 인부들이 짐을 어깨에 메고 나르는 일을 가대기라고 하는데, 이를 거세게 발음한 '까대기'는 택배 회사에서 택배 물품을 운반차에 싣거나 내리는 작업을 일컫는다고 한다.
최근 통신판매나 인터넷을 통해서 상품을 주문하는 것이 보편화되었기에, 택배 물량의 증가로 '까대기'만을 하는 사람을 임시직으로 고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일부 회사에서는 택배 물품의 상하차 작업을 택배 기사들에게 전가해서, 과로로 인해 사망자가 생기기도 한다는 뉴스를 접한 적이 있다. 택배 기사들은 실질적으로는 택배 회사에 종속되어 있지만, 명목상으로는 개인사업자로 분류되어 택배 회사의 무리한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수 없다고 토로한다. 즉 택배 기사들은 배달하는 상품의 수에 따라 수입이 결정되기 때문에, 무리한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회사가 배달 물건 수를 줄이는 방법으로 갑질을 한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저자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택배 노동자의 현실을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소비자들은 그저 자신이 주문한 물건을 편하게 집에서 택배 물건을 받지만, 어떤 과정을 거쳐 물건이 도달하게 되는지를 상세하게 소개하는 내용이다. 저자 역시 과거에는 택배 물건이 조금만 늦게 도착해도 짜증을 냈지만, '까대기 알바를 하면서 그동안 몰랐던 택배 노동의 진면모를 볼 수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만났던 수많은 사람들의 사연과 당시 상황을 토대로 만들어낸 작품이 바로 이 책이라고 하겠다. 저자 자신의 경험과 주변 사람들의 실제의 삶이 반영되어 있기에, 작품의 내용이 더욱 생생하게 전달될 수 있다고 이해된다. 최근 대두되고 있는 플랫폼 사업이 지닌 문제들을 고스란히 엿볼 수 있는 내용이었다.(차니)
'월요병'
월요일을 코 앞에 둔 일요일 오후부터 슬슬 나타나는 병증이다. 불치병이라 생각한다.
일요일 오후가 되면 어김없이 찾아온다. 그러다 목요일쯤 되면 자연 치유된다.
택배를 받는 즐거움은 월요병도 낫게 한다는 우스개가 있다.
병에 걸린 월요일, 즐거운 택배를 생각하면 우울함을 잊게 한다.
온라인으로 손 쉽게 클릭클릭, 내 집까지 배달해주는 택배는 이제 일상이 되었다.
그 택배가 내 손에 오기까지의 길지 않은 여정에는 수많은 사람의 지문이 묻어있다.
내가 알지 못하는 영역의 이야기다. 교과서에서 얻지 못하는 정보이기도 하다.
몸으로 겪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까대기' 와 '택배기사' '화물차 기사' 들의 인간적인 이야기.
우리의 편리함을 위해 애쓰는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고된 노동현장이다.
저자는 6년간 실제로 까대기 알바를 하면서 생활하기도 했다.
'까대기'는 물류센터에 도착한 화물차로 부터 각종 택배 물건들을 하차하는 작업을 말한다.
커다란 화물차에 가득 싣고 온 택배, 위에 있는 물건부터 허리굽혀 아래로 내리는 장면을 상상해보자. 하루에 평균 3대 또는 4대의 화물차를 까대기 하고, 설/추석 명절이나 김장철 같이 택배가 몰리는 시즌이 오면 화물차를 6대에서 8대까지도 한다고 하니 상상만으로도 허리가 아프고 온 몸이 쑤신다.
까대기는 '죽음의 알바'라 불리울 정도로 힘들고 몸이 축나는 일이라 오래하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빠른 배송을 위해서는 여러사람의 부지런함이 필요하다.
물류센터에서 중간지점까지 밤샘 운전을 하는 화물기사가 필요하고, 새벽에 화물차가 도착하면 대기하고 있던 선수들이 까대기를 하고, 구역별로 배달할 물건을 분류하고, 각 지역별 배송기사는 차량 한가득 택배를 싣고 집집마다 배달을 시작한다. 일찍일찍 서둘러야 자정 전에 배달을 완료할 수 있다.
운송과정에 물건이 파손되거나 배달이 늦어지면 배송기사가 배상하거나 벌점을 먹기도 한다.
같은 물건이라도 온라인은 더 싸다.
마우스품을 팔아 몇 백원이라도 싼 곳을 찾아 시간을 쏟는다. 가장 저령한 곳을 찾았을때의 보람이란, 뿌듯한 소비와 현명한 지출을 했다는 즐거움에 빠진다.
배송비는 당연히 무료배송을 찾는다. 2,500원이면 큰 돈은 아니지만 아깝다고 여겨진다.
마우스로 편하게 주문하고 힘들이지 않고 물건을 받는,
내가 누리는 편리함의 뒷면에는 여러 사람의 고된 노동이 숨어 있었다.
밥 벌이를 위한 누군가의 직장이고, 직업이다.
택배 한개를 배달하면 '몇 백원의 돈을 번다'는 소문을 듣기는 했지만 진실여부는 알지 못한다.
또 그들의 발 동동거리는 노동의 총량을 알 수 없으니 하루에, 한달에 가져가는 돈이 얼마나 되는지는 잘 모르고 있었다. '먹고 살만은 하겠지' 막연하게 짐작만 할 뿐이었다.
한국에만 있는 '빨리빨리' 문화는 속도와 가격에 대해 무한 경쟁을 부추긴다.
배송비를 더 낮추거나, 로켓배송을 하거나 다른 곳과 차별화된 전략이 있어야 살아남는다.
업체들은 그 비용을 인건비에서 줄이고 있다. 현장에서 뛰는 사람들의 환경이 갈수록 열악해 지는 이유다.
열악하고 위험하기까지 한 환경이다. 하루 일당으로 사는 그들은 시간과 체력이 곧 돈이다. 일하다 허리라도 삐긋하거나, 배송으로 바쁘게 오가다 사고라도 나면 당장의 수입이 끊긴다.
갑-을-병-정-(시급알바) '정'쯤 되려나, 아니면 그보다 아래에 위치할까.
월급을 몇 달째 받지 못해 생활이 어려워도, 해고당할까봐 싫은 소리도 못하고 속으로 삼킨다.
그들의 침묵은 아무도 열악한 상황을 알지 못한다.
제대로 대우 받지 못하는 그들이 짠하고 존경스럽고, 안타깝고 인간적이고 그렇다.
목장갑을 끼고 변하는 계절마다 개미지옥을 견디며 돈과 맞바꾸는 생활을 한다.
하루에 여러가지 일을 해도, 빚에 허덕이고 쥐꼬리만 손에 쥘 수 있는 세상.
정직하게 흘린 땀만큼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다. 부조리한 세상. 언제까지 힘없고 돈 없는 사람만 불이익을 감수해야하는지 화가난다.
"억울하면 너도 출세해!"
"그래서 너도나도 공부해서 좋은데 취직하려는거지~"
이런 말들이 그들의 입을 닫게 하는지도 모른다.
출세하는 과정은 쉽지 않다. 진입장벽이 너무 치열하다.
가난해서 일찍 돈벌이에 뛰어들어 학업이 짧고, 스펙이 가난하니 몸을 쓰는 일을 할 수밖에 없다.
몸을 쓰는 일은 월급이 적고, 배움의 기회는 먹고 살아야 하는 기본적인 생활에 다시 뒤로 밀려난다. 계속 악순환의 톱니 안에서 투잡, 쓰리잡으로 몸을 혹사시킨다. '지옥의 알바' 인걸 알지만 이거라도 하지 않으면 먹고 사는 일이 막막하다.
열심히, 성실히, 정직하게 일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몸값을 제대로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그들의 근무환경이 제발 조금이라도 나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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