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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시작하며-서울을 숨 쉬게 하는 ‘조경가 없는 정원’
정원 이야기-아름답고 오래된 미래의 정원들을 찾아서 1장 치유와 휴식의 정원 창신동 마담 MOON의 비밀정원-아마추어의 열정으로 완성한 소녀의 꿈 신영동 삼거리 유럽 시골풍 정원-‘꽃집’에 살았던 추억이 다시 피어나는 곳 성수동 옥상정원-자식처럼 귀하게 관리한 최고의 동네숲 봉천동 대문 위 작은 약초정원-실패의 경험과 정성이 키운 식물 응암동 칸나골목정원-여름이면 걷고 싶은 붉은 꽃길 신림동 난곡사거리 새가 날아다니는 미용실정원-맹그로브를 떠올리게 하는 즐거움과 치유의 공간 2장 소통과 연결의 정원 청량리 영단주택 당산 시인의 골목정원-“나는 꽃 그대는 행인” 제기동 정릉천변 100송이 천사의나팔 가로정원-식물을 사랑하는 이들이 아름다운 경쟁을 펼치는 곳 청파동 동네카페정원-맥가이버의 손길로 풍경과 인심까지 바뀐 골목길 용산 원효로2가 수선집정원-식물로 완성한 작은 입구의 큰 존재감 뚝섬 성수1가 2동 밥집정원-편안하고 정겨운 서울숲 가는 길 응암동 자매수선집정원-손재주 좋은 자매의 고운 마음이 깃든 행복의 공간 사이좋게 마주보는 응암동 골목정원-딸과 어머니 같이 편안한 이웃이 함께 만든 오아시스 홍제동 골목길 사거리 공인중개사무소·미용실정원-꽃으로 이어진 이웃사촌 3장 재생과 보존의 정원 삼선동 장수마을 지붕식물원-지극한 보살핌으로 만들어 낸 식물들의 행복한 보금자리 해방촌 옛 선천군민회 집단주거지 폐허정원-예술작품으로 새로 태어난 버려진 땅 산림동 철공작소지역 고물상정원과 골목정원-차가운 쇳덩이 더미 속에서 생겨 난 녹색 쉼터 용두동 천호대로 골목 수직정원-동네를 변화시킨 벽에 걸린 식물 액자들 문래동 철공소 지역 ‘올드문래’ 카페정원-녹색과 함께 재생으로 되살린 공간 4장 기억과 흔적의 정원 아파트 중정정원 | 안산맨션아파트·원일아파트·동대문아파트-콘크리트숲에 살아난 생명 사랑의 본능 상계동 | 양지마을·희망촌정원-철거민 정착촌의 녹색 파라다이스 익선동 장미터널-시간의 흔적을 따라 걷는 옛 한옥 골목의 꽃길 연남동 장미마을-주민들이 정성껏 가꾸고 지켜 온 숨은 에덴동산 없어진 동네 아현동과 북아현동의 정원-시간의 미로로 연결되는, 사라진 오래된 미래 첫 번째 부록-동네 동산바치들이 사랑하는 정원 식물 두 번째 부록-동네 동산바치들이 많이 심기를 바라는 정원 식물 글을 마치며-서울 골목길 비밀정원 답사를 마치며 추천의 글 |
저김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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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는 서울의 비밀정원은 아래와 같은 기본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 나는 이런 장소를 우선 찾아보았다. ① 장소나 시설, 비용이나 면적에 상관없이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정원 ② 누구나 생각과 의지만 있으면 어디서나 만들 수 있는 정원 ③ 직접 조성하고 관리하는 정원 ④ 식물의 크기나 수량보다는 화분 하나라도 흐뭇한 이야기가 녹아 있는 정원 ⑤ 상시로 개방할 수는 없어도 언제든 이웃과 소통과 나눔이 가능한 정원 ⑥ 기능적이고 조형적으로 특색 있는 도시의 녹색 공간.
평범한 단어들이 연결되어 아름다운 시가 만들어지듯이 정원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자연의 풍경들을 아주 특별하게 꿰어 맞추어 또 다른 아름다운 풍경을 만드는 일의 산물이다. … 정원의 독특한 분위기, 색깔, 향기 등은 주변 자연 환경의 시간과 계절에 따른 변화 등 예측 불가능하고 계획될 수 없는 요소에 따라 만들어지기 때문에 창조주와 자연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풍경의 수사학이라고 할 수 있다. 도시에서 사라진 것 같은 정원은 자연과 식물을 사랑하는 수많은 이름 없는 소시민 동산바치들에 의해 도시 구석구석에서, 아이러니하게도 변두리 재개발을 앞둔 소위 불량 주거지역의 골목길, 옥상, 지붕 위 등에서 오랫동안 정성어린 손길을 받아 아름다운 모습으로 지속적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재개발을 앞두고 가까운 시일 내에 없어질 운명의 소외되고 낙후된 지역일수록 아름답고 오래된 미래의 정원들이 많이 존재하는 건 어떻게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을까? … 도시의 비밀정원은 조금은 부담스러운 고급음식점의 화려한 코스 요리가 아니라, 어머니가 만들어 주던 정성이 듬뿍 담긴 음식 같이 소박하지만 맛있고 기분 좋은, 그 청국장 백반집 음식 같은 맛을 입이 아닌 마음으로 보고 느끼게 해 준다. 오래된 골목길에 정원이 만들어지니 자연스럽게 탁자와 파라솔이 놓이면서 동네 카페가 되었다. 이제는 주민들이 오다가다 들르면서 가끔은 막걸리 파티도 벌어지는 동네 사랑방이다. 정원 때문에 동네가 변하는 걸 보여 주는 좋은 사례다. 파리와 베를린, 베네치아의 광장에 멋있는 카페가 있다면, 우리에게는 소박하지만 사람이 모여드는 마당과 골목정원이 있다. 모양새만 요란하고 가끔은 허울만 좋은 정원박람회보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가꾸는 이런 정원들을 찾아내 정원을 개방하면서 마을 정원축제를 하는 게 훨씬 실속 있지 않을까? 외국의 정원박람회나 오픈 가든(open garden) 행사를 찾아다니며 잘 만든 특별한 정원을 구경하고 배워 오는 것도 물론 필요하다. 그러나 이제는 구경도 공부도 할 만큼 했다. 우리 생활 주변 곳곳에 흔히 보이고 꾸준히 맥을 이어 오는 우리만의 독특하고 익숙한 이웃정원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주변을 살펴보면 크고 작은 이웃정원이 눈에 들어온다. 이런 정원이 매개가 되면 정원문화도 쉽게 확산될 수 있고, 우리식으로 편안하게 도시 환경도 개선시킬 수 있으며, 도시재생도 이루어질 수 있다. 우리의 이웃들이 오랫동안 정성스럽게 만들고 보살펴 온 골목과 옥상의 정원이 소중한 문화유산이라는 자부심이 필요하다. --- 본문 중에서 |
언젠가부터 정원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지자체들은 앞다투어 ‘가든 쇼’를 유치하고, ‘작가 정원’을 조성하고, 도시 농부들을 위한 텃밭을 분양하고 있다. 하지만 대자본과 전문가가 투입된 전시형 정원이나 일시적인 유행에 휩쓸려 조성된 도시 텃밭은 한 번 쓰고 버려지는 1회용품처럼 쉽게 사라져 버리거나, 관리하는 손길이 사라지면 금세 폐허가 되어 버리곤 한다. 정원은 인간의 손길이 닿은 자연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냥 방치하면 살아 있는 식물이 존재하는 곳이지만 금세 죽은 공간이 된다. 이런 곳들은 인간이 왜 정원을 만들려고 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품게 한다.
건축?조경 전문가인 저자는 오랜 시간 대규모의 재개발이나 신도시 주택사업 등으로 사라지는 서울의 공간을 글과 사진으로 기록하는 일을 해 온 사람이다. 그는 오랜 시간 서울 답사를 하면서 유난히 서울의 좁은 골목이나 옥상 등에 만들어진 작은 정원에 매력을 느꼈다. 그리고 이미 옛날부터 존재하고 있었지만 관심 있게 바라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이 소중한 도심 속 녹색 공간, ‘조경가 없는 진짜 조경 공간’을 마치 보물찾기를 하는 심정으로 찾아다니며 기록했고, 식물 사랑이 남다른 정원 주인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들었다. 미용실, 수선집, 공인중개사무소, 동네 슈퍼, 시장 먹자골목, 고물상, 재개발 직전의 방치된 공터, 옥상, 지붕, 천변. 서울 골목길 곳곳에는 인간의 탐욕이 만들어 낸 화려하고 세련된 정원이 아니라 각자의 뜻 깊고 애절한 사연과 오로지 자연과 식물을 사랑하는 마음만으로 만들어진 소박하면서도 우아한, 생명력이 넘치는 비밀정원이 존재하고 있다. 스티로폼 박스, 고무 ‘다라이’, 깨진 화분이나 항아리, 마대 자루 등을 화분 삼아 흔하디흔한 식물 몇 종류 키우는 것이 무슨 정원이냐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크고 화려한 정원이라도 매일 그 생명을 들여다보고 신경 쓰는 사람이 없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작은 생명이 계속 이어지도록 매일 애쓰는 사람들이 만드는 공간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살아 있는’ 정원일 것이다. 저자가 주목한 소시민들의 비밀정원은 누구나 생각과 의지만 있으면 어디서나 만들 수 있으며, 장소나 시설, 비용이나 면적에 상관없이 효율적으로 만들어졌으며, 무엇보다 정원 주인이 직접 조성하고 사계절 세심하게 관리하는 정원이다. 정원 하면 떠오르는 화려하고 세련된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풍경일지라도 흐뭇한 이야기가 있고 그 식물로 인해 이웃과 소통과 나눔이 이루어지는 정원, 주인의 개성과 애정이 오롯이 담겨 있는 그런 정원이다. 화초와 먹을거리를 키우던 ‘우리 집 마당’은 서울에서 사라지고 있지만, 자연과 식물을 사랑하는 수많은 이름 없는 소시민 ‘동산바치’들은 도시 구석구석에서, 특히 변두리 재개발을 앞둔 소위 불량 주거지역의 골목길, 옥상, 지붕 위 등에서 원예 본능을 발휘하며 나만의 도심 속 비밀정원을 만들고 있다. 죽은 식물도 살려 낸다는 ‘녹색 손가락(green thumb)’을 지닌 이들이 만드는 서울의 아름답고 오래된 미래의 정원이야말로 서울을, 우리의 삶의 풍경을 ‘유니크’하고 풍요롭게 바꾸어 준다.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식물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동네 골목길 산책을 나선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정겨운 이 책은 과거의 서울과 현재의 서울, 그리고 우리가 만들어 나가야 할 아름답고 오래된, 작고 소박한 미래의 정원들을 만나게 한다. 무엇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생명 사랑’의 본능을 일깨워 준다. 이 책은 보고 나면 무심결에 지나쳤던 우리 동네의 작은 녹색 공간에 눈길을 주고 싶어지게 만든다. 그리고 나도 성실한 동네 동산바치 대열에 끼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한다. 이 책은 크게 치유와 휴식, 소통과 연결, 재생과 보존, 기억과 흔적이라는 키워드로 창신동, 신영동, 성수동, 봉천동, 응암동, 신림동, 청량리, 제기동, 용산, 홍제동, 산림동, 해방촌, 용두동, 문래동, 상계동, 익선동, 연남동 등 시간의 흔적이 켜켜이 쌓인 서울의 골목길에 숨어 있는 비밀정원을 소개하고 있다. 각 정원마다 그 정원이 위치한 지역에서 산책을 하다가 발견할 수 있는 동네 동산바치들의 또 다른 매력적인 비밀정원도 함께 소개했다. 또한 서울의 골목길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식물들과, 저자가 특별히 자주 보고 싶은 식물로 추천하는 식물들의 목록을 모아 놓은 부록도 유용하다. 이 부록에서 언급된 식물들만 알아 두어도 거리의 많은 식물들을 알아보고 눈인사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
“조경인문학자 김인수가 따뜻한 마음과 예민한 시선으로 기록한 서울의 골목길 비밀정원은 소소하고 일상적인 풍경이다. 그 풍경에 덧대어 쓴 이야기는 도시의 문맥과 계절의 날씨와 바람에 따라 그 자세와 모양과 냄새와 빛깔이 다르다. 씨 뿌리고 물 주고 가지치기를 하고 분갈이를 하며 식물과 함께 살아 온 주인의 기억과 식물의 이력이다. 우리가 도시에 살면서 무디어진 감각 탓에 소홀히 여겼던 감동이다. 이제 책을 펼쳐 서울의 골목길 비밀정원을 산책하며 그 감각과 감동을 되살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송인호 (서울역사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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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장하고 화려하지만 정형화된 정원에만 관심을 갖는 세상이다. 하지만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것을 보여 주는 이들이 있다. 보잘것없어 보이는 작고 흔한 식물을 가꾸는 소시민들이 식물과 함께하는 삶 속에서 만드는 추억과 애환, 사랑과 기쁨을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려는 저자의 아름다운 마음에 찬사를 보낸다.” - 엘리자벳 (대한성공회 성가수도회 원장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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