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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딸

엄마와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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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1월 02일
쪽수, 무게, 크기 219쪽 | 272g | 130*200*20mm
ISBN13 9788937486364
ISBN10 8937486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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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자 엄마인 시인 신달자, 그녀의 여자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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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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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면 지금도 저는 “엄마, 미안해.” 이 말을 하고 또 해야 해요. 큰절을 천만 번이라도 하면서 속죄를 해도 시원치 않을 딸입니다. 왜 그렇게 못되게 굴었는지 모르겠어요. 단 한 번도 고분고분 말하지 않았어요. 엄마가 안 된다는 것은 정말 다 아닌 것인데 엄마 말을 귓등으로 들어 제 인생이 더 절뚝거렸다고 생각해요. 엄마에게는 누구보다 죄인인 제가 엄마에게 해야 할 말은 이 세상을 덮어도 모자랄 겁니다. --- p.8

엄마와 딸은 왜 그 어떤 관계보다 복잡하고 예민하며 죽도록 사랑하는 관계인가. 그것은 아마도 엄마는 딸이, 딸은 엄마가 ‘자기 자신’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 아닐까. 독립성이 없는 두 가지 생이 두 가지 얼굴이 겹쳐지면서, 자신이 싫듯 싫어하고 자신이 안쓰럽듯 안쓰러워하는 것 말이다.
그것은 엄마 속에 딸이 있고 딸 속에 엄마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므로 엄마는 딸의 잘못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딸도 엄마의 약점을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가지 못하는 것이다. 생리적으로 현실적으로 여자, 딸 그리고 엄마라는 공통 이름을 가짐으로써 서로 바라보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같기 때문일 것이다. --- pp.15-16

나는 내가 눈감는 순간에 엄마도 눈감는다고 생각한다. 내가 엄마를 가진 지 70년. 엄마 이름 하나로 가슴 따뜻했던, 가장 외로울 때 “엄마” 한 번 부르고 힘내어 일어섰던, 나의 엄마, 지금도 그 이름으로 나는 아침에 허리를 펴고 일어선다. --- p.24

단 한 번도 반짝 햇빛이 들지 않는 그늘에서 괴롭고 외로운 삶을 사신 우리 엄마.
엄마! 이다음 세상에서는 내 딸로 태어나, 엄마! 그래서 엄마에게 하는 것보다는 백배, 내 딸들에게 하는 만큼의 사랑을 주고 싶어, 엄마.
물론 내 딸들에게 아주 좋은 사랑을, 내 딸들이 만족할 만큼 사랑을 주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엄마에게보다 더 사랑했을 것은 사실이니까. 그러니 내 딸이면 어떨까, 엄마. 싫다고? 그래도 엄마, 내 딸로 태어나 나에게 대들기도 하고, 내 약점도 꼬집고, 떼도 부리고, 그래서 엄마도 듬뿍 사랑받는 여자로 한번 살아 봐야 하잖아요.
엄마! 다음 세상엔 꼭 내 딸로 태어나, 엄마! --- p.39

어떤 소리를 들어도 그냥 엄마였다. 가슴 무너지고 눈이 팽 돌고 가던 걸음을 멈추고 눈물을 닦고 온몸이 쑤시고 열이 높아도 새벽이면 어김없이 부엌으로 들어가 음식을 만들던 엄마. 어쩌면 그 헬 수 없는 윽박지름과 상처와 고통이 딱지를 떼기도 전에 다시 상처를 내고 피를 내는 동안 엄마는 엄마가 되었는지 모른다.
엄마의 마음 근육은 울면서 다져지고, 엄마의 가슴 근육은 서럽고 억울하여 펄펄 뛰면서 굳어지고, 엄마의 채워지지 않는 소망은 언제나 배고프면서 그 허기를 견디느라 단단한 근육으로 자리 잡으며 엄마가 되어 갔을 것이다. --- pp.86-87

감정에도 건강검진이 필요하다. 사실 육체보다 감정 검진이 더 중요하다. 감정이 건강해야 몸이 건강하기 때문이다.
감정의 키, 감정의 몸무게, 감정의 폐활량, 감정의 시력, 감정의 온도를 재고, 감정의 피 검사를 하고, 감정의 위장에 장애가 없는지도 가끔씩 살펴야 한다.
감정 경련, 감정 통증, 감정 마비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감정 검진을 스스로 할 수 있어야 하고, 감정 암을 치유하고 예방할 수 있는 대상을 골라 대화하고 상담하고 함께 웃을 수 있어야 한다. 그리하여 감정 통제가 가능해지고 고통이 덜어지고 여유가 생기고 넉넉해지는 그런 감정 안에서 우러나는 것을 우리는 사랑이라고 부르지 않겠는가. --- p.102

엄마를 생각하면 왜 눈물이 나는지…… 그것은 누구에게나 같은 정서다. 엄마라고 하면 고향, 어린 시절, 밥, 가족, 눈물, 따뜻함, 포옹, 사랑, 무조건의 믿음 등이 포함되어 있다. 애잔함과 마음 저림이 함께 오는 것도 엄마라는 단어다.
그 단어는 천만 번을 불러도 질리지 않는다. 그 엄마라는 단어를 베개 삼아 눕고, 그 엄마라는 단어에 가슴처럼 얼굴 묻고, 그 엄마라는 단어에 볼처럼 부비고 싶은 것이다. --- p.190

사랑하는 내 딸들아.
그래, 한 여자의 생이 저물고 한마디만 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면, 나는 너희들을 향해 “딸들아.” 이렇게 말하고 눈을 감을 것 같아. 그런 날 내가 너희 이름을 각각 부르지 않더라도 이해해라. 이름을 부른다면 너희들 가족 이름을 다 불러야 하는데 아마도 힘이 없을지 몰라. “딸들아.”라는 말 속에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가 다 들어 있다는 것을 잊지 말기를.
--- p.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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