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오늘의책 2020 올해의 책
스스로 행복하라

스스로 행복하라

법정 | 샘터 | 2020년 01월 06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7 리뷰 69건
베스트
국내도서 top20 6주
정가
12,000
판매가
10,800 (10% 할인)
구매 시 참고사항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1월 06일
쪽수, 무게, 크기 216쪽 | 322g | 133*198*15mm
ISBN13 9788946421158
ISBN10 8946421150

이 상품의 태그

돈의 속성 300쇄 리커버

돈의 속성 300쇄 리커버

16,020 (10%)

'돈의 속성 300쇄 리커버' 상세페이지 이동

백년운동

백년운동

17,550 (10%)

'백년운동' 상세페이지 이동

달러구트 꿈 백화점

달러구트 꿈 백화점

12,420 (10%)

'달러구트 꿈 백화점 ' 상세페이지 이동

바디 : 우리 몸 안내서

바디 : 우리 몸 안내서

20,700 (10%)

'바디 : 우리 몸 안내서' 상세페이지 이동

마음챙김의 시

마음챙김의 시

11,700 (10%)

'마음챙김의 시' 상세페이지 이동

천 개의 파랑

천 개의 파랑

12,600 (10%)

'천 개의 파랑' 상세페이지 이동

[예스리커버] 이파라파냐무냐무

[예스리커버] 이파라파냐무냐무

13,500 (10%)

'[예스리커버] 이파라파냐무냐무' 상세페이지 이동

고양이 해결사 깜냥 1

고양이 해결사 깜냥 1

9,900 (10%)

'고양이 해결사 깜냥 1 ' 상세페이지 이동

노화의 종말

노화의 종말

19,800 (10%)

'노화의 종말' 상세페이지 이동

독고솜에게 반하면

독고솜에게 반하면

11,250 (10%)

'독고솜에게 반하면' 상세페이지 이동

더 해빙 The Having (50만부 기념 리커버 에디션)

더 해빙 The Having (50만부 기념 리커버 에디션)

14,400 (10%)

'더 해빙 The Having (50만부 기념 리커버 에디션)' 상세페이지 이동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20만 부 기념 에디션)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20만 부 기념 에디션)

13,500 (10%)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20만 부 기념 에디션)' 상세페이지 이동

시선으로부터,

시선으로부터,

12,600 (10%)

'시선으로부터,' 상세페이지 이동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

15,300 (10%)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 상세페이지 이동

영어 회화의 결정적 단어들

영어 회화의 결정적 단어들

16,200 (10%)

'영어 회화의 결정적 단어들' 상세페이지 이동

[예스리커버]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예스리커버]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9,900 (10%)

'[예스리커버]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상세페이지 이동

비전공자를 위한 이해할 수 있는 IT 지식

비전공자를 위한 이해할 수 있는 IT 지식

15,120 (10%)

'비전공자를 위한 이해할 수 있는 IT 지식 ' 상세페이지 이동

당근 유치원

당근 유치원

11,700 (10%)

'당근 유치원' 상세페이지 이동

꽝 없는 뽑기 기계

꽝 없는 뽑기 기계

9,000 (10%)

'꽝 없는 뽑기 기계' 상세페이지 이동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15,120 (10%)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상세페이지 이동

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MD 한마디

법정 스님 열반 10주기를 맞아 법정 스님의 맑고 향기로운 영혼이 담긴 글을 모은 산문집이 재출간되었다. 무소유의 삶을 실천하며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던 법정 스님.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몰라 헤매고 있는 바로 지금의 우리에게 스님의 말씀은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 에세이 MD 김태희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서문 | 스스로 행복하라

1장 행복

지금 출가를 꿈꾸는 그대에게
화전민의 오두막에서
오두막 편지
박새의 보금자리
미리 쓰는 유서
텅 빈 충만

2장 자연

산에는 꽃이 피네
물소리 바람 소리
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
버리고 떠나기
장마철 이야기
달 같은 해, 해 같은 달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라
덜 쓰고 덜 버리기
숲속의 이야기

3장 책

새벽에 내리는 비
거룩한 가난
소리 없는 소리
영혼의 모음 - 어린 왕자에게 보내는 편지
파블로 카살스
태풍 속에서
두 자루 촛불 아래서

4장 나눔

나누어 가질 때 인간이 된다
무소유
여기 바로 이 자리
누가 복을 주고 벌을 주는가
물이 흐르고 꽃이 피더라
부자보다 잘 사는 사람이 되라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출가란 모든 집착과 얽힘에서 벗어나는 일입니다. 이것은 수행자에게만 해당되는 일이 아닙니다. 진정한 삶을 살아가려는 사람 누구에게나 이 출가 정신이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이게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든 적이 있다면 삶을 변화시켜야 하고, 낡은 타성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이혼하고 집을 나오라는 소리가 아닙니다. 그릇된 생활 습관과 잘못된 업에서 벗어나라는 것입니다. 새로운 업을 지으라는 것입니다.
--- p.23

이제 내 귀는 대숲을 스쳐 오는 바람 소리 속에서, 맑게 흐르는 산골의 시냇물에서, 혹은 숲에서 우짖는 새소리에서, 비발디나 바흐의 가락보다 더 그윽한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빈방에 홀로 앉아 있으면 모든 것이 넉넉하고 충분하다. 텅 비어 있기 때문에 오히려 가득 찼을 때보다도 더 충만하다.
--- p.68

‘바로 지금이지 다시 시절은 없다.’는 말. 한번 지나가 버린 과거를 가지고 되씹거나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에 기대를 두지 말고, 바로 지금 그 자리에서 최대한으로 살라는 이 법문을 대할 때마다 나는 기운이 솟는다. 우리가 사는 것은 바로 지금 여기다. 이 자리에서 순간순간을 자기 자신답게 최선을 기울여 살 수 있다면, 그 어떤 상황 아래서라도 우리는 결코 후회하지 않을 인생을 보내게 될 것이다.
--- p.82

석양 무렵인데 그날은 엷은 망사 같은 이내가 끼어 있었습니다. 차창 밖으로 얼핏 보니 이내 때문에 해가 달처럼 부옇게 떠 있었습니다. 해를 안고 가는 길 덕분에, 산마루가 바뀔 때마다 졌다가는 다시 떠 있는, 달 같은 해와 해 같은 달을 몇 번이고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빛이 볼 때마다 새로운 모습이라 자연의 아름다움 앞에 머리를 숙여 예배드리고 싶었습니다. 우리가 무량겁을 두고 끝없이 되풀이하고 있는 생과 사도 이 달 같은 해, 해 같은 달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pp.109-110

홀로 있으면 비로소 내 귀가 열리기 때문에 무엇인가를 듣는다. 새소리를 듣고 바람 소리를 듣고 토끼나 노루가 푸석거리면서 지나가는 소리를 듣는다. 꽃 피는 소리를, 시드는 소리를, 지는 소리를, 그리고 때로는 세월이 고개를 넘으면서 한숨 쉬는 소리를 듣는다. 그러므로 듣는다는 것은 곧 내 내면의 뜰을 들여다보는 일이다.
--- p.143

해가 바뀌면 우리는 원하건 원하지 않건 이 육신의 나이를 하나씩 더 보태게 된다. 어린이나 젊은이는 나이가 하나씩 들어가는 것이고, 한창때를 지난 사람들에게는 한 해씩 빠져나가는 일이 된다. 이것은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자연현상이다. 빠져나가는 세월을 아쉬워하고 허무하게 생각할 게 아니라 주어진 삶을 순간순간 어떻게 쓰고 있느냐에 보다 관심을 가져야 한다.
--- p.143

사람의 심성은 마치 샘물과 같아서 퍼낼수록 맑게 고인다. 퍼내지 않으면 흐리고 상한다. 많이 줄수록 많이 받는다. 주는 일 그 자체가 받는 일이므로,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주고 싶어 줄 뿐이다. 사람은 이와 같은 행위를 통해 우리들 안에 잠들어 있는 인간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 p.182

우리들이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갖게 되지만,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적잖이 마음이 쓰이게 된다. 그러니까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인다는 것이다. 필요에 따라 가졌던 것이 도리어 우리를 부자유하게 얽어맨다고 할 때 주객이 전도되어 우리는 가짐을 당하게 된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은 흔히 자랑거리로 되어 있지만, 그만큼 많이 얽히어 있다는 측면도 동시에 지니고 있는 것이다.
--- p.187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누가 내 삶을 만들어 줄 것인가.
오로지 내가 내 인생을 한 층 한 층 쌓아 갈 뿐이다.”
스스로 행복하라는 법정 스님의 목소리!


법정 스님은 1976년 처음 발간한 산문집『무소유』를 시작으로『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버리고 떠나기』,『오두막 편지』 등 맑고 깊은 사색이 담겨 있는 주옥같은 수필집을 여러 권 출간했다. 하지만 그는 풀어놓은 ‘말빚’을 다음 생으로 가져가지 않겠다며 더 이상 출판하지 말라는 유언을 남겼다. 법정 스님이 집필한 대부분의 책이 절판되어 법정 스님의 글을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워했다. 법정 스님의 열반 10주기를 맞는 2020년에는, 법정 스님이 생전에 깊은 인연을 맺은 샘터가 50주년이 되고 월간 「샘터」 지령 600호가 발간된다. 이에 샘터는 법정 스님의 유지를 받은 ‘(사)맑고 향기롭게’와 협의하여 법정 스님의 글들을 다시 출간한다. 「무소유」, 「텅 빈 충만」, 「산에는 꽃이 피네」, 「소리 없는 소리」 등 법정 스님의 영혼을 울리는 명수필이 다시 세상으로 나오게 된 것이다.

과거에 비해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세상이 되었지만 그만큼 행복해졌다고 자부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법정 스님은 일찍이 “온갖 고통은 결국 집착에서 온다”, “불필요한 것으로부터 얼마만큼 홀가분해져 있느냐에 따라 행복의 문이 열린다”라고 말했다. “텅 비어 있기 때문에 오히려 가득 찼을 때보다도 더 충만하다”고도 했다. 그는 생애 마지막 시기를 강원도 산골의 화전민이 살던 주인 없는 오두막에서 직접 땔감을 구하고 밭을 일구면서 무소유의 삶을 살았다. 불필요한 것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비움으로써 행복하고 충만한 삶을 살았던 것이다.

법정 스님은 또한 자기 삶은 스스로 만들어 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누가 내 삶을 만들어 줄 것인가. 오로지 내가 내 인생을 한 층 한 층 쌓아 갈 뿐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스스로 발견한 길을 가야 한다. 그래서 자기 자신의 꽃을 피워야 한다.” 법정 스님이 남긴 글에서 배울 수 있는 바람직한 삶의 자세는 마음속 집착을 비우고 자연과 가까이하며 다른 이들과 기쁨과 슬픔을 나누는 것이다. 진정한 행복은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일깨워 준다. 이 책의 제목 ‘스스로 행복하라’는 이와 같은 법정 스님의 가르침을 담고 있다.

“우리가 사는 것은 바로 지금 여기다.”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법정 스님의 가르침


32년 전 불일암에서 만난 법정 스님의 첫인상이 인자한 아저씨 같았다고 회고하는 김성구 샘터 발행인은 “자연과 멀어지면 병원과 가까워진다”, “건강하려면 제일 늦게 겨울옷으로 갈아입고, 덥다고 빨리 벗지 마라”, “젊었을 때는 나이가 하나씩 더해 가지만 나이가 들면 하나씩 줄어든다”, “잘 버릴수록 부자가 된다” 등 스님의 말씀이 삶의 지표가 되었다고 한다. 스님이 남기신 말씀과 글이 ‘어떻게 살 것인가’의 방향타 역할을 했다고 말한다.

법정 스님처럼 모든 집착을 끊어 내고 산속에 들어가 무소유의 삶을 살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남긴 글들을 읽으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어떻게 살 것인가’,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보게 된다. 조금씩이라도 실제로 비워 나갈 수 있는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변화들이 모여 행복으로 이끌어 줄 것이다.

회원리뷰 (69건) 리뷰 총점9.7

혜택 및 유의사항?
주간우수작 어떻게 살 것인가-스스로 행복하라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흙******에 | 2020.01.26 | 추천28 | 댓글26 리뷰제목
어떻게 살 것인가<스스로 행복하라>를 읽고   [들어가며] 장마철 시골집 처마에 떨어지는 빗소리, 한겨울 어느 작은 산사에 내린 함박눈을 싸리비로 쓸어내는 소리. 아주 오래 전부터 이따금씩 일상과 삶이 팍팍하거나 무겁게 느껴질 때면 이런 소리와 함께 있는 풍경을 상상하는 버릇이 있다. 요즘 세대는 'ASMR(자율 감각 쾌락 반응)'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nb;
리뷰제목

어떻게 살 것인가
<스스로 행복하라>를 읽고

 

 

 

[들어가며] 장마철 시골집 처마에 떨어지는 빗소리, 한겨울 어느 작은 산사에 내린 함박눈을 싸리비로 쓸어내는 소리. 아주 오래 전부터 이따금씩 일상과 삶이 팍팍하거나 무겁게 느껴질 때면 이런 소리와 함께 있는 풍경을 상상하는 버릇이 있다. 요즘 세대는 'ASMR(자율 감각 쾌락 반응)'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처럼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자연을 벗삼고 교사敎師로 청해 일생을 살아간 법정 스님의 글을 좋아한다. 학창시절 <무소유>를 처음 읽는 순간 가슴 한편이 쨍해져 하굣길에 동네 서점에 들러 문고판 한 권을 사서 밤늦게까지 읽었던 추억이 있다.

    법정 스님은 난초를 돌보다가 "아무것도 갖지 않을 때 비로소 온 세상을 갖게 된다"는 깨달음을 얻고 '무소유'의 삶을 추구하며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우리는 사람인지라 갖고 싶은 게 참 많다. 그러나 현실은 모두가 바라는대로 주어지지 않는다. 소유에 대한 욕망과 집착이 우리의 삶을 힘들게 한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어떻게 살면 조금 더 행복해질 수 있는지에 대한 죽비 소리와도 같은 법정 스님의 책을 집어든다. 

 

[책 속으로] 책꽂이에는 <무소유>, <산방한담>, <오두막 편지> 이렇게 세 권의 책이 자리하고 있는데, 그 중 <산방한담>을 다시 펼쳐 보다가 서문의 맺음말에 시선이 멈췄다. '합장'이라는 단어 때문이다. 법정 스님이 말을 마치고 두 손을 모아 나에게 인사를 건네는 것만 같았다. 예전에는 눈여겨 보지 않았던 부분인데 세월이 흘러 다시 읽었기에 발견할 수 있었던 소소한 즐거움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출간된 <스스로 행복하라>는 '행복, 자연, 책, 나눔'이라는 네 가지 주제에 맞게 법정 스님의 글들을 묶은 책이라고 한다. 책의 차례를 보니 예전에 읽었던 글도 보이고, 처음 보는 글들도 제법 있었다. 주제별로 글들이 배치되었지만 책을 읽고나면 결국 네 가지 주제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좋은 문장들이 많지만 그가운데 기억에 남고 인상깊었던 것들을 조심스럽게 건져 올려본다.

 

 

[책 속으로-행복]

웃음을 선사할 줄 모르는 정치는 향기 없는 꽃이나 마찬가지다. 웃어야 일이 풀리고 복이 온다. 정치는 정직하고 역량 있는 각료들에게 맡기고 대통령은 국민들의 삶에 활기와 여유를 보태 줄 웃음을 선사할 수 있어야 한다.(41~42쪽) 

현대사회에서 시민들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사회 정책을 통해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백범일지>에서 김구선생이 바라던 높은 문화의 힘을 가진 나라를 상상해본다. 구체적 방안을 생각해보진 않았지만 양질의 문화적 컨텐츠가 정치, 사회, 경제 전반에 활력과 긍정적 시너지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힘을 가진 것은 틀림없다고 믿는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죽음 쪽에서 보면 한 걸음 한 걸음 죽어 오고 있다는 것임을 상기할 때, 사는 일은 곧 죽는 일이며, 생과 사는 결코 절연된 것이 아니다. 죽음이 언제 어디서 내 이름을 부를지라도 '네.'하고 선뜻 털고 일어설 준비만은 되어 있어야 할 것이다.(56~57쪽)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에서도 비슷한 문장을 본 기억이 난다. 삶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죽음도 반대편에서 점점 가까이 온다는 걸 알게 되면, 삶과 죽음은 결국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것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마치 강의실에서 출석을 부르는 것처럼, 혹은 병원 대기실에서 환자를 부르는 것처럼, 죽음이 우리를 부를 때, 과연 우리는 '네.'하고 씩씩하게 대답할 수 있을까. 지금부터라도 그 연습을 해야만 할 것 같다.

 

[책 속으로-자연]

상상력이란 일찍이 자신이 겪은 기억의 그림자일 것이며, 아직 실현되지 않은 희망 사항이기도 할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좋은 상상력은 그 자체만으로 살아 있는 즐거움을 누리게 한다.(85쪽)

상상하는 힘은 우리가 가지 않은 길을 열어주는 열쇠이자, 길동무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읽혀졌다.

 

훨훨 벗어 버린 나목裸木의 숲속을 거닐고 있으면, 이상하게도 아주 포근하고 따뜻하게 나무들의 체온이 다가선다. 잎을 무성하게 달고 있을 때는 그런 걸 느낄 수 없었는데, 빈 가지로 서 있는 나무들에서 도리어 따뜻함을 감촉할 수 있다.(92쪽)

무소유와 비움의 철학을 몸소 실천하는 나무의 모습을 통해 우리는 자연과 함께 자연스러운 삶을 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추울 때는 군불을 많이 지피고 속옷을 껴입으면 되는데, 무더운 여름철에는 벗어 버린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 벗어도 땀은 흘려야 하고 물것은 더욱 좋아라 하며 달라붙는다.(98쪽)

이 문장을 읽으면서 연신 나와 겹쳐 보여서 공감이 되고 친밀감이 느껴졌다. 땀이 많은 체질이라 여름을 사계절 중 가장 좋아하지 않는다. 학창시절 땀과 더위에 대해 친구들과 대화를 나눌 때면 나도 늘 같은 논리로 "차라리 겨울에는 옷을 무한정 껴입으면 되지만, 여름은 속옷까지 벗어도 더워서 할 수만 있다면 피부까지 벗어버리고 싶다!"라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책 속으로-책]

바람을 마시고 사는 처마 끝의 풍경이 자기도 집 안으로 좀 들어갈 수 없느냐고 이따금 오들오들 떨면서 땡그랑거린다. 업이 달라 어떻게 해 줄 수는 없는 처지가 안타깝다. 하지만 땡그랑거리는 그 소리가 오두막의 주인에게는 적잖은 위로와 파적破寂이 된다. 바람이 없는 집 안에서는 풍경은 한시도 살아 있을 수가 없다.(137쪽)

바람에 흔들려 소리를 내는 풍경이 마치 스님과 대화를 나누는 것 같이 표현한 문장이다. 고요하고 적막한 오두막에 비록 몸은 홀로 있지만 마음과 정신만은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걸 말해주는 것 같다. 오두막을 에워싸고 있는 자연과 주위의 사물들 모두가 스님에게는 벗이자 중생이 아니었을까.

 

마을 사람들은 무슨 일이 생기면 폐허가 되어 버린 원형 극장으로 고아 소녀인 모모를 찾아간다. 그들은 모든 것을 그 어린 소녀에게 털어놓는다. 소녀는 다만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 들어 줄뿐인데, 방황하는 사람들은 정착을, 나약한 사람들은 용기를, 불행한 사람과 억눌린 사람들은 신념과 기쁨을 느끼게 된다.(144쪽)

미하엘 엔데의 <모모>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소설 중 하나이기도 하다. 여담이지만 주인공 모모를 닮길 바라는 마음으로 아이의 태명도 '모모'로 지었을 정도다. 타인의 말을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그들의 생각과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모모는 우리에게 보여준다. <모모>는 경청의 힘과 중요성에 대해 깨닫게 해주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이제 너는 내게서 무연한 남이 아니다. 한 지붕 아래 사는 낯익은 식구다. 지금까지 너를 스무 번도 읽은 나는 이제 새삼스레 글자를 읽을 필요가 없어졌다. 책장을 훌훌 넘기기만 해도 네 세계를 넘어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행간에 씌어진 사연까지도, 여백에 스며 있는 목소리까지도 죄다 읽고 들을 수 있게 된 것이다.(147쪽)

현대 사회를 사는 우리에게 여전히 큰 감동과 울림을 주는, 너무도 유명한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 법정 스님이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가 바로 어린 왕자라는 걸 처음 알게 되었다. 책에서 존재하는 어린 왕자를 스님의 곁으로 소환하여 서로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그런데 둘은 어떤 언어로 대화를 나눌지 문득 궁금해지기도 했다.

 

연장과 악기를 함께 다룰 수 있는 손이야말로 진정한 인간의 손이 아닐까 싶다.(166~167쪽)

조르바가 물었다. "우리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그 이야기 좀 들읍시다. 요 몇 해 동안 당신은 청춘을 불사르며 마법의 주문이 잔뜩 쓰인 책을 읽었을 겁니다. 모르긴 하지만 종이도 한 50톤쯤 씹어 삼켰을 테지요. 그래서 얻어낸 게 도대체 무엇이오?"(169쪽)

<희랍인(그리스인) 조르바>를 처음 읽었을 때 가졌던 조르바에 대한 이미지와 요즘 여러 책에서 언급되는 그는 사뭇 다르게 다가온다. <마흔의 서재>에서 장석주 작가는 조르바는 불행의 조건은 극소화하고 행복의 조건을 극대화시킴으로써 작은 것에서도 행복을 발견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노동과 여가의 균형을 이루는 삶을 살았던 조르바의 모습을 보면 요즘 유행하는 워라밸의 전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듯 싶다.

 

시냇물 소리가 다시 살아난다. 다음은 정랑(뒷간)으로 가는 길을 치고 디딤돌이 얼어붙지 않도록 싸리비로 쓸어 낸다. 사람은 먹는 것만큼 또한 내보내야 하기 때문이다.(171쪽)

어느 겨울 쌓인 눈을 치우는 과정을 이야기하면서 나온 문장이다. 모든 사람들은 생리적 욕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생각과 함께 김훈 작가의 <연필로 쓰기> 중 '밥과 똥'이라는 글이 불쑥 떠올라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났다.


[책 속으로-나눔]

이따금 고속 도로에서 관광버스와 장의차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달리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이런 때 우리는 생과 사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177쪽)

최근 <어떻게 죽을 것인가>, <죽음의 에티켓>,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등 죽음을 소재로 한 책들을 읽으면서 죽음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자주 생각하게 된다. 이 문장을 읽고 머리 한 편이 쨍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고속도로, 관광버스, 장의차'라는 단어가 절묘하게 어우러짐과 동시에 머리 속에서 여러가지 상황이 연출되면서 삶과 죽음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시각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러나 우리에게 죽음이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만약 죽음이 없다면 사람은 또 얼마나 오만하고 방자하고 무도할 것인가. 죽음이 없다면 생 또한 없을 것이다. 죽음이 우리들의 생을 조명해 주기 때문에 보다 빛나고 값진 생을 가지려고 우리는 의지적인 노력을 기울인다.(178쪽)

죽음은 대개 어두운 이미지로 인식된다. 그런데 이 문장을 통해 죽음의 밝은 면을 알게 되었다. 죽음이라는 조명이 우리 삶을 비춰준다는 표현이 무척 신선하고 인상적이다. 

 

세월이 오는 것이 아니라 가는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데 속지 마십시오. 세월은 가지도 오지도 않습니다. 철학자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시간 자체는 항상 존재합니다.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그저 있을 뿐입니다. 시간 속에 사는 우리들이 오고 가고 변해 가는 것입니다. 무상하다는 것은 시간 자체나 세월이 덧없다는 소리가 아닙니다. 그 속에 사는 우리들이 예측할 수 없는 삶을 살고 늘 한결같지 않고 변하기 때문에 덧없다는 것입니다.(208~209쪽)

'세상 모든 행위는 항상 변하므로 하나에 너무 집착하지 말라'는 불교의 제행무상諸行無常에 대해 가장 잘 강독해주는 문장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오며]  책을 읽고나서 다시 한번 문장과 글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수십년 전에 쓰여진 글들이 지금 읽어도 전혀 고루하거나 헐겁지 않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깨끗하고 시원한 물 한모금을 마신 것처럼 마음과 정신을 깨워주기도 하였다. 그리고 <스스로 행복하라>를 통해 법정 스님의 좋은 글은 물론이고, 나아가 법정 스님과 조금 더 가까워진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법정 스님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고, 일상과 자연을 대하는 자세를 보며 그의 인간적 면모도 엿볼 수 있었다.

    어떻게 살 것인가?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와 맞닿아 있는 이 물음에 대한 혜답慧答을 법정 스님은 이렇게 일깨워준다. "사람은 자기 몫의 삶을 살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사람은 저마다의 그릇에 자기 삶을 채워 가며 살아야 한다. 이 때 남과 자신의 것을 비교해서는 안된다." 마흔을 앞두고 다시 읽는 법정 스님의 문장과 글은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없다. 그러나 학창시절에 읽었을 때와는 다르게, 그 때는 보이지 않았거나 들리지 않았던 것이 지금은 미천한 삶의 경험과 더불어 조금은 보이고 들리기 시작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법정 스님의 문장과 글을 함께 나누며, 고단하고 적적한 일상과 삶을 어루만져주는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 

 

 

-----서평단 리뷰어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28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28 댓글 26
파워문화리뷰 '무소유'의 정신을 다시 읽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i*****n | 2020.01.19 | 추천13 | 댓글2 리뷰제목
“그동안 풀어놓은 말빚을 다음 생으로 가져가지 않으려 하니, 부디 내 이름으로 출판한 모든 출판물을 더 이상 출간하지 말아 주십시오.”(법정 스님의 유언장에서)   기존의 출간된 책들을 절판하라는 법정 스님의 유언이 공개되면서, 새롭게 출간될 책은 더이상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 열반 10주기를 맞아 샘터에서 <스스로 행복하라>는 책이 출간되었다. 월간지;
리뷰제목

그동안 풀어놓은 말빚을 다음 생으로 가져가지 않으려 하니, 부디 내 이름으로 출판한 모든 출판물을 더 이상 출간하지 말아 주십시오.”(법정 스님의 유언장에서)

 

기존의 출간된 책들을 절판하라는 법정 스님의 유언이 공개되면서, 새롭게 출간될 책은 더이상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 열반 10주기를 맞아 샘터에서 스스로 행복하라는 책이 출간되었다. 월간지 샘터50주년과 지령 600호를 맞아, 이미 알려진 수필과 그동안 행했던 다양한 법문 등을 모아 엮은 책이라고 한다. 책에는 1971년부터 2007년까지 저자의 글과 말들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 예컨대 1971년에 쓴 에세이인 영혼의 모음  어린 왕자에게 보내는 편지무소유는 아마도 무소유라는 저서에 수록되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그리고 1장에 수록된 오두막 편지는 산중에서 수행을 하면서 느꼈던 감회를 정리한 글로, 작성 연도가 2007년으로 확인된다.

 

서문으로 수록된 글은 샘터 창간 20주년에 행했던 강연의 내용을 요약하면서, ‘스스로 행복하라는 소제목을 달고 있다. 편집자는 그 내용 그대로 책의 제목으로 정했을 것이다. 저자의 책들을 모두 읽지는 못했지만, 아마도 기존의 책들에 수록되지 않았던 글들이 다수 있을 것이라 짐작된다. 법당에서 행했던 법문이나 대중 강연 등을 포함하여잡지에 수록된 글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이 책에 수록된 글들은 무소유>의 정신을 이어받고 있다고 생각되며, 대부분의 글들에는 종교인으로서의 저자의 자세가 굳게 견지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다른 종교나 종교인들과의 교류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던 모습이 글속에 그대로 드러나 있다.

 

이 책은 전체 4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의 항목은 행복’ ‘자연’ ‘’ ‘나눔이라는 주제를 내세우고 그에 해당하는 글들이 배치되어 있다. 저자의 생각을 대변하는 무소유라는 표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경제적 풍요함이 결코 행복의 절대적인 조건이 아님을 강조하고 있다. 나아가 산중에서 수행을 하면서 느꼈던 자연의 아름다움과 풍요로움에 대해서 상찬하고 있다. 커다란 아파트를 소유하는 것이 삶의 목표인 것처럼 여겨지는 작금의 현실에서, 베풀고 나누라는 저자의 목소리가 사람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는 확신하기가 힘든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물질에 대한 욕망이 모든 것을 압도하는 지금의 세태는 결코 바람직하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때문에 저자의 자연에서의 삶과 행복을 추구하는 자세는 더더욱 본받을 가치가 있다고 하겠다.

 

저자는 글도 많이 남겼지만, 책을 좋아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어린 왕자를 읽고 주인공인 어린왕자에게 남기는 편지를 수필로 남기기도 했다그 수필은 이 책은 3장에 그대로 수록되어 있다. 또한 눈이 쌓여 산속에 갇힌 상태에서 두 자루 촛불 아래서’, 문명과 단절된 생활을 했던 니어링 부부의 삶을 그려낸 책을 읽는 모습이 무척이나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마지막 4장에서는 무소유를 비롯하여 세상 사람들과 나눔을 실천하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저자는 나누어 가질 때 인간이 된다고 강조하면서, ‘부자보다 잘 사는 사람이 되라고 세상 사람들에게 조언을 하고 있다. 저자가 말하는 잘사는 사람의 모습을 갖추는 것이 결국 소외된 이들과 더불어 나눔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깊이 명심하고 받아들여할 정신이라고 여겨진다.(차니)

 

*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1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3 댓글 2
포토리뷰 스님의 낡은 의자와 어린왕자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캡* | 2020.01.18 | 추천8 | 댓글0 리뷰제목
스님의 생활이 책 속에 스며들다길상사라는 절은 백석 시인과 인연으로 친숙한 느낌이 듭니다. 우리나라 3대 요정으로 꼽혔던 대원각의 김영한님이 백석 시인과 인연이 있었고, 이후 법정 스님의 무소유 철학에 감명받아 대원각을 시주하면서 아름다운 사찰로 거듭났다고 하지요. 길상사의 성모상은 천주교 신자인 최종태 님이 조각하셨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불상이라고 하기에는 무언;
리뷰제목

스님의 생활이 책 속에 스며들다


길상사라는 절은 백석 시인과 인연으로 친숙한 느낌이 듭니다. 우리나라 3대 요정으로 꼽혔던 대원각의 김영한님이 백석 시인과 인연이 있었고, 이후 법정 스님의 무소유 철학에 감명받아 대원각을 시주하면서 아름다운 사찰로 거듭났다고 하지요. 길상사의 성모상은 천주교 신자인 최종태 님이 조각하셨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불상이라고 하기에는 무언가 느낌이 다릅니다. 이처럼 시인과 그 시인의 여인과 다른 종교를 비롯한 여러가지가 화합된 느낌의 절에 계셨던 법정스님의 글 속을 들여다보면 어느 종교 혹은 사상에도 치우치지 않고 널리 화합한다는 느낌이 많이 묻어납니다. "거룩한 가난"이란 이야기에서는 성프란체스코의 이야기가 나오기도 합니다. 불교에 적을 둔 스님이지만 특정 종교를 비난하지 않고 화합하며 이것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니 생전에 기거하신 길상사와 닮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요즘에 이런저런 것을을 ~해라 또는 해야한다고 하는 자기계발서들이 많이 나오는데요, 한 때는 그 속에 담긴 말들이 좋다 싶었는데 최근에는 점점 그런 책들이 많아지면서 조금은 질리는 느낌입니다. 이번에 나온 법정 스님은 그런 면에서 다르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것은 법정 스님의 생활이 그대로 책 속에 스며들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는 소제목은 이전 법정스님의 책 제목이기도 해서 익숙한 문장인데 여기에 법정스님의 자연 속에서의 삶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겨울 산이 적막한 것은 추위 때문이 아니라 거기 새소리가 없어서일 것이다"라는 스님의 말처럼 숲이라는 곳은 새소리가 깃들기 마련이고 그런 새소리가 없다면 그 숲은 어쩌면 이미 죽어있는 숲일 것입니다. 그런 깨달음, 혹은 가르침을 우리에게 말해주는 법정 스님의 말은 머릿속에서 나온 것이 아닌, 스님이 직접 자연 속에서 새소리와 함께 한 삶이 있었기에 더 깊게 다가오지 않나 싶습니다. 그런 점들이 머릿속에서 이러해야 한다는 도덕적인 외침을 하는 것보다 더 우리 마음을 움직이게 하지요.   

책 곳곳에는 법정스님이 단순히 불교에만 빠져들어 다른 것을 보지 못한 분이 아님을 알려줍니다. 음악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문학에 대한 이야기도 나옵니다. 알퐁스도데의 소설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음악을 널리 대중들도 들을 수 있었음 좋겠다는 바람이 나오기도 하지요. 단순히 자연속서만 산 것이 아니라 그 삶 속에 책과 인생의 경험을 통해 다양한 지혜를 쌓아 말을 전해주니 더 독자들에게 다가옵니다.   


어린왕자를 닮은 스님의 낡은 의자


길상사와 법정스님을 포털사이트에서 찾아보면 아래 나오는 낡은 의자가 나옵니다. 스님은 "미리 쓰는 유서"에서 육신을 버린 후 훨훨 날아서 가고 싶은 곳이 "어린왕자가 사는 별나라, 의자 위치만 옮겨 놓으면 하루에도 해지는 광경을 몇 번이고 볼 수 있다는 아주 조그만 별나라"-p60- 라고 말합니다. 어린왕자를 언급하는 법정 스님이 다양한 곳에 관심을 가졌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아래 사진에 나온 스님이 앉았다는 낡은 의자를 보니 법정 스님이 평소에 어린왕자의 별을 생각하고 지내셨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혼의 모음"이라는 제목의 글에서도 어린왕자에게 보내는 편지가 는데 어쩌면 스님은 어린왕자의 삶을 꿈꾸셨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작은 별에 살아서 의자를 뒤로 조금만 움직이면 늘상 해 지는 풍경을 볼 수 있었던 어린 왕자처럼 스님도 길상사의 낡은 의자를 뒤로 조금씩 움직이면서 해 지는 풍경을 보면 좋았겠다 생각하셨을지도 모를 일이지요.  



[길상사는 백석 시인의 시비도 있고 예전 요정 건물의 흔적도 남아있습니다. 그곳에는 법정 스님이 앉았던 낡은 의자도 있지요. 여러 사람과 문화의 흔적이 남아있는 그곳에서 법정 스님은 서로 화합하고 지내는 것을 말씀하셨겠지요. 한편으로는 길상사 넘어 지는 해를 보면서 낡은 의자에 앉아 어린왕자를 생각하셨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사진은 네이버 지식백과에서 가져왔습니다. ]


"스스로 행복하라"라는 첫 이야기에서는 "사람은 자기 자신의 얼굴을 지니고 살아야 합니다. 또한 자신의 얼굴을 만들어 가야 합니다."라는 말을 해 줍니다. 어디에선가 들어봤을 법한 이 말이 가슴이 와 닿는 이유는 법정스님의 삶이 끊임없이 자신을 돌아보고 생각하며 자신의 얼굴을 만들어 내는 것과 같은 삶이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행무상, 모든 것은 덧없고 세상에서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말처럼 스님은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강연에서 사람은 매 순간마다 현재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자신의 얼굴을 만들어가며 하루하루 새로운 날을 만들어가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이야기 해줍니다. 그렇게 하면서 자신의 얼굴에 책임지고 자신의 삶을 가꾸어가는 날들이 이어지겠지요. 

"장마철 이야기"에서는 자연 속에서 살던 법정 스님의 일상이 나타납니다 그 중에서 "산천경개의 겉모습만 보고 스치고 지나가는 사람들 눈에는 한가하게 새소리나 듣고 부드러운 앞산의 산마루나 바라보면서 맑은 고요를 즐기는 듯한 산중 생활을 부러워할지 모르겠다"고 운을 떼신 뒤, "그 한가와 고요와 맑음을 누리기 위해서는 그만한 보상을 치른다는 사실을 알기나 하는지, 그 어떤 형태의 삶이건 간에 그 삶의 차지만큼 치러야할 몫이 있는 법"이라고 알려주지요. 무엇이든 쉽게 얻을 수는 없는 법입니다. 그 간단한 진리를 스님은 장마철을 겪으면서 산속에서 새 소리를 곁들여 맑은 고요를 느끼면서 더욱 더 깊게 하고 사람들에게 말씀하셨겠지요. 


이처럼 법정 스님 자신의 삶속에서 자연스레 드러나는 깨우침과 생각이 예전에 스님의 목소리를 조금씩 담아왔던 샘터 잡지를 닮은 작은 책 속에 담겨 세상에 다시 나왔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러해야한다 저러해야한다며 사람들에게 강권하고 자기 계발을 강조하는 다른 책들의 외침보다 더 반갑게 다가오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젊은 시절 샘터 잡지의 한 귀퉁이에서 법정스님의 글을 읽을 때는 그저 유명한 스님인가 보다 했었습니다. 이렇게 다시 돌아가신지 10년이 되어 작은 책속에 담긴 말씀을 대하니 새롭습니다. 음악을 좋아하고 다양한 책들을 널리 읽고 어린왕자를 꿈꾸던 스님의 말씀이 담긴 책이 손 안에 쏙 들어옵니다. 옆에 두고 꾸준히 읽기에 참 좋습니다. 

"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무소유", "산에는 꽃이 피네" 같이 이미 들어본 익숙한 구절 이외에도 이 책의 소제목들은 모두들 시적입니다. 제목만 찬찬히 읽어도 책을 좋아했던 스님의 문학적인 글솜씨가 베어나오지 않나 싶습니다. 찬찬히 책 속의 제목만 읊어도 운율이 있고 다가오는 느낌이 좋습니다 

따뜻한 날이 오면, 다시 길상사에 들러 관음상도 쳐다보고 스님이 앉았던 의자도 보면서 따뜻한 햇살 아래 길상사의 탑을 배경으로 스님의 책을 다시 한번 찬찬히 읽어보고 싶네요.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8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8 댓글 0

한줄평 (153건) 한줄평 총점 9.0

혜택 및 유의사항 ?
평점1점
책 내지 말라고 하신거 같은데.. 아닌가요?
43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43
YES마니아 : 골드 e*******h | 2020.01.10
평점1점
무소유로 가신다고 책도 모두 절판시킨걸로 아는데 샘터가 뒷통수날리네
42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42
a****0 | 2020.01.11
평점1점
스님의 유언, 벌써 잊은 건가요? 반갑기보다 당황스럽네요.
27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27
b****p | 2020.01.12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