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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바다

먼 바다

[ 양장 ]
공지영 | 해냄 | 2020년 02월 17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1 리뷰 77건 | 판매지수 660
베스트
국내도서 top20 2주
정가
17,000
판매가
15,300 (10% 할인)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2월 17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76쪽 | 408g | 118*190*20mm
ISBN13 9788965749875
ISBN10 89657498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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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첫사랑, 다시 오지 않을 날들의 기억] 결코 지워지지 않는 첫사랑의 기억 퍼즐을 맞춰가는, 공지영 신작 소설. 40년 만에 해후하는 두 사람의 목소리를 통해 삶의 무상함 속에서도 사랑하는 일, 살아가는 일의 의미에 대해 되묻는다. "그날의 바다처럼 따스한", 가닿지 못한 모든 사랑들에게 바치는 헌사랄까. - 소설MD 김도훈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먼 바다라고는 해도 물이 그리 깊지는 않았던 것 같다. 서해바다는 연두에 가까운 에메랄드빛이었다. 바다 수면 위로 햇살들이 반짝이며 쏟아져내리고 있어서 어쩌면 투명하게도 보였다. 대기는 습해서 무더웠지만 일단 바다에 잠기고 나면 물속은 멧비둘기 품처럼 훈훈해서 헤엄치기 좋은 날씨이긴 했다. 그와 친구들의 머리는 넓고 잔잔한 바다 위에 고무공처럼 떠 있었다. 웃음소리가 간간히 수면 위로 반사되어 해변으로 울렸다. 그녀는 그 바다가 잘 보이는 언덕, 구부러진 소나무들이 바다를 향해 서 있는 숲에 혼자 서 있었다.
--- 「#1」 중에서

그때 인생은 그녀에게 운명의 다트를 던지라고 강요하는 듯했다. 그녀는 그것들을 아직도 잘 기억하고 있었다. 아니 애써 기억하고 있었다기보다는 어린 시절 친구네 집 풍경들처럼 그렇게 자연스럽게 그때의 기억들은 그녀에게 수동태로 머물고 있었다. 오히려 가끔은 그녀가 그 기억을 잊어버리려고 애썼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 기억들은 그녀를 떠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러니 그것은 수동태가 옳았다.
그리고 그 후로 오래도록 그녀는 생각했었다. 그와 내가 살아 있는 한 한 번쯤은 그와 거기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날이 올까? 그러면 나는 묻게 될까? 그날 그게 무슨 뜻이었어요? 하고.
--- 「#2」 중에서

그때였다. 로비에 가득 찬 사람들의 노랗고 갈색이고 검은 다양한 머리칼과 어깨 그리고 상반신 들 사이로, 마치 거센 푹풍우 속에서 언뜻 보이던 별처럼 누군가의 시선이 빛나고 있었고 그녀가 시선을 들자 두 눈은 정확히 마주쳤다. 아무 설명도 없이 그녀는 그것이 그라는 것을 알았다. 아주 약하게 감전된 것 같은 통증이 뒤통수를 지나 등뼈를 타고 쭉 내려갔고 얼마간 얼어붙는 기분이었다. 그는 아까부터 그녀를 주시하고 있었던가 보았다. 주시하고 있었지만 40년이라는 그 세월이 그를 머뭇거리게 하고 있는 것 같았다.
--- 「#6」 중에서

그는 생수를 한 모금 마시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날 너랑 나랑 둘이 먼 바다로 나갔었잖아.”
휘익하고 회오리 바람이 일어나는 것 같았다.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도로시를
들어 올린 바람처럼 그것은 힘이 제법 셌다.
“무슨 먼 바다요? 저는 깊은 물에서 헤엄 못 쳐요.”
그가 잠시 바람이 빠지는 듯 웃었다. 그리고 너무나 당연하다니 더 이상은 설명하기 싫다는 듯 단호하고 가볍게 말했다.
“나갔어. 나랑 둘이.”
문득 진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더 우기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생각했다. 몽유도. 죽음의 기록으로 가득 찬 이 지하공간에서 그는 왜 갑자기 그들 인생의 가장 빛나는 순간을 호명하는 것일까.
--- 「#18」 중에서

달이 있었던가, 별이 떴던가, 그건 기억나지 않았다. 그가 돌아왔을 때 그와 그녀 말고 누가 더 거기에 있었는지 그것도 기억나지 않았다. 그녀는 잠들지 않았고 그가 두어 걸음 떨어진 곳에 앉아 있었다. 장작이 타오르는 소리가 파도 소리를 뚫고 들려왔다. 어둠이 내려 이제 사위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웠지만 그가 말한 대로 우주가 열려 그들 앞에 펼쳐져 있었다. 우주는 행복으로 꽉 차 있었다. 세상에 태어나 그런 충만을 맛본 적은 다시는 없었다.
첫사랑. 다시 돌아오지 않을 날들.
--- 「#22」 중에서

“이모, 발끝으로 춤을 추는 건 힘든 게 아니야. 제일 힘든 건 무대에서 다른 아이들이 춤출 때 뒤에서 멈춰 서 있는 거야. 그런데 우리 발레 선생님이 그랬어. 그 멈춰 서 있는 것도 춤이라고…….”
그녀는 생각했다. 멈춰 서 있는 것도 춤이라면 멈추어 있던 통증도 사라진 것이 아니라 계속되었던 것, 어쩌면 숙성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사랑도 그리움도 그랬다. 숙성된 그리움과 아픔이 이제 뚜껑을 열고 나와 그녀의 주인 행세를 하는 듯했다.
--- 「#24」 중에서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그와 내가 살아 있는 한,
한 번쯤 그날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날이 오게 될까?”


독문학과 교수 미호는 동료 교수들과 함께 한 심포지엄에 참석하게 되면서 마이애미행 여정에 오른다. 마침 1년 전 페이스북을 통해 연락이 닿은 첫사랑 요셉도 뉴욕에 살고 있어, 미호는 그를 만나기로 한다.
40여 년 전 성당의 고등부를 가르치던 신학생 요셉과 여고생이던 미호는 첫눈에 서로에게 반하고 서서히 물들어간다. 전두환의 군부세력의 탄압이 광주항쟁 등으로 격화되던 때, 미호의 아버지가 고문을 당하고 교수직에서도 해임된다. 대학입시를 마치고 난 어느 날 요셉의 갑작스러운 고백에 미호는 다급하게 도망치고, 그렇게 둘의 만남은 끝나버린다.
대학에 입학한 미호는 결국 아버지의 죽음 이후, 아픈 기억의 땅을 떠나 독일로 유학길에 오른다.
뉴욕에서 재회한 미호와 요셉은 함께한 옛 기억을 되짚어가던 중, 서해바다로 떠났던 여름수련회를 떠올리는데, 서로의 기억이 판이하게 다른 것을 알게 된다. 또한 두 사람의 마지막었던 ‘그날’ 자신에게 왜 기다려달라고 했는지 묻지만, 요셉은 그 만남 자체를 기억하지 못한다. 육체의 기억, 습관을 지우는 데 필요한 시간이라는 40년이 흘러서도 지워지지 않은 것은 무엇일까. 뉴욕 한복판에서 비로소 서로가 잊고 있었던 마지막 기억의 퍼즐들이 맞춰지는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그 시간의 기억에서 당신을 지우는 날은 오지 않을 것이다”

‘세상 모든 것은 변화한다는 사실만이 유일하게 변하지 않는다’는 진리 앞에 40년이란 말 그대로 불가역의 시간이다. 이집트로 탈출한 유대인들이 약속의 땅에 다다르기 위해 육체에 각인된 이교도의 습관을 버리기까지 광야를 헤매야 했던 시간이니 말이다. 아련하고 순수했던 첫사랑은 다시 돌아올 수 없기에, 시간의 무상함 앞에 가장 크게 변질되는 대상이다. 미호와 함께 마이애미로 떠난 교수들의 대화 속에서 첫사랑은 더 아름답게 채색되기도 하지만 더 씁쓸한 후회를 남기는 무엇이기도 하다. 그러나 뉴욕의 역사박물관과 9/11 메모리얼 파크를 걸으며 수억만 년 전 존재했던 생물들과 수많은 죽음과 삶이 교차했던 테러의 기록을 더듬으며 미호는 둘 사이에 결코 지워질 수 없는 시간의 흔적이 있음을 발견한다.

미호가 9/11 메모리얼 파크에서 발견한 베르길리우스의 “No day shall erase you from the memory of time.(그 시간의 기억에서 당신을 지우는 날은 오지 않을 것이다)”이란 말처럼 때로 우리에겐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지울 수 없는 사랑의 기억이 존재한다. 사랑은 바로 그 시간과 죽음마저 이기는 힘을 발휘하곤 한다. 미호가 40년 만에 요셉과 해후하는 시간은 그녀를 여전히 아물지 않은 상처의 순간으로 데려간다. 평생 간직했던 요셉에 대한 미안함과 고통 속에 죽어갔던 아버지에 대한 죄책감과 그리움, 이해할 수 없었던 어머니에 대한 원망, 피투성이가 되도록 아파했던 자신의 젊은 날과 재회한다. 사랑했지만 한없이 서투르고 연약했던, 그래서 도망치고 상처 주었던 이들을 용서하고 화해한다. 그 과정을 통해 마침내 미호와 요셉은 각자의 삶의 절정마저 지우고 살게 했던, 서로 진정으로 신뢰하고 사랑했던 그 마지막 기억의 퍼즐을 맞추어간다.

봄꽃처럼 삶의 역동과 사랑의 에너지를 우리 안에 다시 피어나게 하는 소설!

이 작품은 감각을 깨우는 속도감 있는 문체로 1980년의 서울과 현재의 뉴욕까지 시공간을 교차하며 첫사랑에 빠진 두 남녀의 애절하면서도 풋풋한 마음과, 온갖 세상 경험과 상처를 품고 살아가는 장년의 고단함을 섬세하게 보여준다. 청춘을 떠올리게 하는 따스한 에메랄드 빛 서해바다와 시간이 박제된 자연사박물관과 9/11 메모리얼 파크 등 인물들의 심리와 상황을 상징하는 듯한 독특한 배경들은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체험을 선사한다.

가히 ‘사랑의 작가’라 부를 수 있을 만큼 많은 작품을 통해 다양한 사랑의 의미와 모습에 천착해 온 공지영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도 특유의 감성적인 문장과 섬세한 심리묘사로 단순히 첫사랑이란 일상적인 소재에 머물지 않고 살아가는 일, 사랑하는 일에 대해 다시 한 번 질문을 던지며 깊은 여운을 남긴다.

우리 생의 사랑과 상처마저 모두 걸었던 그곳, 끝내 아픔을 넘어 다시 나아게 될 그곳인 ‘먼 바다’…… 책장을 넘기는 중에 독자들은 자신들의 가닿지 못한 사랑과 화해하지 못한 상처와 만나게 될지 모른다. “피하지만 않으면 돼. 우린 마치 서핑을 하는 것처럼 그 파도를 넘어 더 먼 바다로 나갈 수 있게 되는 거야”라는 소설 속 미호 어머니의 말처럼,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그 삶의 기억으로부터 도망치지 말자고 그렇게 삶은 멈추어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춤추고 있는 것이라고 속삭여준다. 봄꽃처럼 지금 이 자리에서,『먼 바다』는 잊고 있던 삶의 역동과 사랑의 에너지를 우리 안에 피어나게 해줄 것이다.

작가의 말

“수면보다 깊은 곳에 아직도 많은 소용돌이가 있지만
나는 긴긴 겨울밤을 검고 도타운 이불처럼 덮고 내 기억 속으로 피신했었다.
그러는 동안 이 소설은 탄생했다.

세상은 여전히 시끄럽고 영원으로부터 영원토록 부조리했다.
분노가 치밀 때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고작 부조리에, 폭력과 음모에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해
내 자리에서 모스 부호를 타전하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나는 이제 안다.
내가 여기서 내 마음을 다해 보내는 위로와 사랑은
하찮은 것이 아니라는 우주의 한 비밀을.”

등장인물 소개

이미호
안식년을 맞은 독문과 교수. 미국 뉴저지에 사는 어머니와 동생을 만나러 가는 길에 뉴욕에 들러 40년 만에 연락이 닿은 첫사랑 요셉과 재회한다. 스무 살, 아버지의 고문과 강제 해직으로 집안이 기울 무렵 요섭의 고백에 돌아서고, 유학시절에 만난 남편과도 이혼하면서 자신에게 가까운 남자들을 불신하며 살아간다.

요셉
미호의 첫사랑이자 미국에서 성공한 사업체의 경영자이다. 신학생 시절 미호를 사랑했지만 어머니의 반대와 미호의 거절로 상처받고 갑작스레 결혼해 미국으로 떠난다. 40년 만에 만나는 미호를 위해 관광 가이드처럼 상세한 일정을 잡아 그녀를 의아하게 만든다.

어머니
철저한 외모 관리로 노년에도 예쁘다는 소리를 듣는 미호의 엄마. 대학 교수이던 남편이 직장에서 쫓겨나고 고문으로 몸져눕는 현실에서 무심하게 도망치며 가족들을 돌보지 않아 자식들에게 상처를 준다.

여동생
요셉을 따라 미국으로 건너온 여동생. 40년 전 미호를 좋아하고 따르던 중학생이었지만 신학생인 오빠 주변을 감시하는 역할을 맡곤 했다. 두 사람과 함께 뉴욕에서 재회하며 둘 사이의 풀지 못한 기억의 실마리를 던져준다.

회원리뷰 (77건) 리뷰 총점9.1

혜택 및 유의사항?
파워문화리뷰 장편소설 『먼 바다』 by 공지영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세*****란 | 2020.02.18 | 추천19 | 댓글6 리뷰제목
『먼 바다』의 소재는 첫사랑이지만 주인공 미호가 그 속에서 만나게 되는 과거의 기억과 인물들을 소환해 그 상처를 보듬고 화해하고 치유해가는 시선을 그린 일종의 성장소설이다. 개인만의 고통이 아닌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피를 흘린 애국지사들의 숭고한 정신과 그 가족들의 아픔까지 아우르며 군부독재에 항거한 시민들의 외침을 미호의 아버지가 대표한다. 1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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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바다』의 소재는 첫사랑이지만 주인공 미호가 그 속에서 만나게 되는 과거의 기억과 인물들을 소환해 그 상처를 보듬고 화해하고 치유해가는 시선을 그린 일종의 성장소설이다. 개인만의 고통이 아닌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피를 흘린 애국지사들의 숭고한 정신과 그 가족들의 아픔까지 아우르며 군부독재에 항거한 시민들의 외침을 미호의 아버지가 대표한다. 1978년 여고 1학년생 미호는 성당 고등부 행사의 인솔자였던 신학대 1학년 요셉을 춘천행 기차에서 처음 만났고 자석에 이끌리듯 그들은 첫눈에 끌린다. 하지만 2년 뒤 각자의 절정을 지워버린 채 40년을 보낸다. 40년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광야에서 헤매던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불가역적인 시간이다. 육체의 기억을 지우는 데 필요한 시간, 헤어졌던 그를 40년 만에 다시 만났지만 왜곡된 기억으로 그들의 해후는 몹시 혼란스럽기만 하다. 


결국 추억이라는 것은 상대가 아니라 그 상대를 대했던 자기 자신의 엣 자세를 반추하는 것일까. (-p208)


인생의 어떤 시절에 우리가 우리 아닌 사람으로 변해갈 때, 누가 그 이유를 핀셋으로 집어내서 이것 때문이었다,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봄이 당도해야 할 이 시기에 와야 할 봄을 오지 못하게 맨해튼에는 폭풍이 불어 닥치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p241) 


돌아보니까, 아픈 것도 인생이야. 사람이 상처를 겪으면 외상 후 스트레스성 장애라는 것을 겪는다고 하고 그게 맞지만, 외상 후 성장도 있어. 엄청난 고통을 겪으면 우리는 가끔 성장한단다. 상처가 나쁘기만 하다는 것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거지. 피하지 마. 피하지만 않으면 돼. 우린 마치 서핑을 하는 것처럼 그 파도를 넘어 더 먼 바다로 나갈 수 있게 되는 거야. 다만 그 사이에 날이 가고 밤이 오고 침묵이 있고 수다가 있고 그런 거야. (-p250~251)


독문학과 교수인 미호(로사)는 헤밍웨이 심포지엄이 열리는 마이애미 문학 기행에 동료 교수들과 참석하게 된다. 더불어 뉴저지에 사는 어머니와 동생을 방문, 최근 페이스북으로 연락이 닿은 첫사랑 요셉과의 40년 만에 재회가 약속돼 있다. 요셉은 가톨릭 신부가 되기 위해 신학생이 되었지만 미호를 만나면서 그 꿈을 멈춰 세웠고 미래에 대한 설계에 그녀를 끼워 넣었다. 하지만 여고 3학년인 미호에게 닥친 현실은 군부독재에 짓밟힌 아버지의 병든 몸과 몰락한 집안이란 시련을 온몸으로 견디고 있었다. 스물두 살 그의 고백은 혼란스러움의 실체 그 자체였고, 그녀가 그렇게 거절하고 도망쳐 나온 것이 마지막이 되었다. 요셉과의 마지막 만남 이후 독일에서 가난한 유학 생활을 했던 미호는 베를린 유학생을 만나 아름이를 낳았고 급히 한국으로 와서 결혼했다. 그러나 하시시에 중독된 남편과는 이내 헤어졌고 홀로 아름이를 키웠다. 일상이 애틋하지 않았기에 헤어짐에 격정도 없었으며, 청춘에 젊음이 깃들지 않았으며, 더불어 노회함도 없었다.


1980년 오월, 전두환 군부독재에 항거했던 아버지는 끌려가 고문을 받았고 대학 교수직에서도 쫓겨났다. 어머니는 고문 후유증으로 병든 아버지를 버려둔 채 매일 외출했고, 아버지가 고통받는 와중에도 헛된 과거의 축복받은 날들을 주절거리며 수면제를 먹고 잠에 빠졌다. 아버지는 그렇게 깊게 잠든 어머니 곁에서 한밤중에 외로운 죽음을 맞았으니 미호 나이 열아홉 살이었다. 자기 자신의 외모에 대한 과신과 자기 확신에 의한 폭력적 고집이 센 어머니였다. 그때 그녀는 나 몰라라 도망가는 저런 엄마는 되지 말자 다짐했었다. 5년 만에 보는 어머니지만 미국에 오고 싶지 않은 이유는, 어머니와의 치열한 대립이 피곤하기 때문이다. 


그 집에 들어서자마자 마주친 것은 백합같이 시들어가는 아사코의 얼굴이었다. .....그리워하는데도 한 번 만나고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아사코와 나는 세 번 만났다. 세 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p112). 


1억 5,600만 년 전에 살던 바로사우루스 공룡이 있는 뉴욕 자연사박물관에서 40년 만에 요셉을 만났다. 9/11 메모리얼 파크에 새겨진 2,977명의 죽음과 테러의 흔적 속에서 이집트인이었던 유대인들이 40년을 헤맨 후 이스라엘 사람으로 바뀐 것처럼 요셉 또한 미국에서 40년 동안 변해갔다고 생각했다. 그는 그녀에게 서해에 있는 섬, 몽유도에 단둘이 헤엄쳐 갔었다고 했다. 기억 또는 시간의 왜곡이었을까? 위험할 정도로 수면이 깊었는데 그때 거기서 같이 죽었어도 좋았겠다고 했다. 뛰어난 기억력을 가진 그녀의 기억에는 전혀 없는 사실이었고, 물 공포증이 심한 그녀는 한사코 간 적이 없었다고 했다. 그라운드 제로에서 그녀의 마음은 거대한 폭탄처럼 터지고 말았다. 이어서 흔들린 사진 속 그녀를 보며 내 인생에서 너보다 더 예뻤던 사람은 없었다고도 했다. 순간 그녀는 분노의 비명이 터지고 만다. 미호와 요셉의 만남은 피천득의 <인연>처럼 더이상 만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기억이었을까? 


해병대에 지원하니 3년을 기다려 일생을 함께 하자고 했던 그 고백과 마지막 만남을 그는 기억에서 뭉텅 잘라내고 없었다. 거절하고 도망쳐 나온 것이 마음에 걸려 평생을 죄책감에 시달렸던 그녀에겐 마른번개가 내리꽂힐 일이다. 아무리 연락해도 닿지 않았던 연유에는 분명 견디지 못해서 죽었을 거라는 결론까지 내렸었는데. 미성년을 막 벗어난 그녀에게 고백한 직후 곧바로 다른 여인을 만나 도망치듯 결혼하고 미국으로 날아갔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다. 과연 누구의 배신인가?


'왕노래기벌이 바구미의 정확한 부위에 침을 쏘면 바구미가 죽지 않고 산 채로 마취되어 먹이가 되는' 요셉의 여동생은 새언니를 이런 왕노래기벌에 표현했고, 변해버린 오빠에 대해 얘기했다. 불행하게 살아왔을 그의 고통에 그녀는 무기력했다. 처음의 경험은 중요하다. 헤밍웨이가 첫사랑에게 거절 당한 뒤 어떤 여자에게도 정착하지 못했던 것처럼 요셉이 미호로부터 받았을 상처는 불행한 삶으로 점철돼 있었다. 그의 삶은 신학교를 그만두고 가정교사로 들어간 집에서 부호의 부인과 비극적 사랑을 한 후 40년 간 광기에 사로잡혀 탑 속에서 울부짖었다던 시인 휠덜린과 몹시 닮아있었다. 그리고 새삼 그녀가 자신의 어머니를 닮았다는 것에 움찔한다. 고통받는 남자 앞에서 순식간에 무심해졌고 중요한 일이 닥치면 도망치고 보는 것. 어쩌면 어머니에 대한 미움은 자신 안에 닮아 있는 또다른 어머니가 아니었을까? 그리고 잠못 드는 그밤, 먼 바다에서 돌아온 것처럼 그가 천천히 그녀를 향해 다가오고 있을 때 40년 동안 잠자던 그녀의 기억이 밀물처럼 몰려왔다. 완벽한 신뢰를 구축했던 그 순간을 말이다. 그들은 이제 새로운 만남을 준비하며 끝을 맺는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19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9 댓글 6
먼 바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열*생 | 2020.03.19 | 추천13 | 댓글12 리뷰제목
"40년 만에 해후하는 그와 그녀의 이야기" 첫사랑 이야기라는 것을 알았을때, 마침 생각나는 드라마가 생각이 났다. KBS2에서 방영한 '같이 살래요' 드라마 이다. 유동근과 장미희의 사랑이야기,,, 첫사랑을 만나고 나서 결혼 준비를 하는 도중 장미희는 치매가 걸린다. 하지만, 끝까지 사랑하는 유동근의 이야기. 먼 바다 이야기도 해피앤딩으로 끝났으면 좋겠다고 바라면서 읽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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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만에 해후하는 그와 그녀의 이야기"

 

첫사랑 이야기라는 것을 알았을때, 마침 생각나는 드라마가 생각이 났다. KBS2에서 방영한 '같이 살래요' 드라마 이다. 유동근과 장미희의 사랑이야기,,, 첫사랑을 만나고 나서 결혼 준비를 하는 도중 장미희는 치매가 걸린다. 하지만, 끝까지 사랑하는 유동근의 이야기. 먼 바다 이야기도 해피앤딩으로 끝났으면 좋겠다고 바라면서 읽어나갔다.

 

그녀가 마이애미에 오게 된 것은 우연이었다. 재직하고 있는 대학의 영문과 선생들이 미국 여행을 가는 것였는데, 그중 한 사람이 피치 못할 사정으로 빈 자리가 나서 그녀가 대신 가게 되었다. 안 그래도 미국에 계신 어머니에게 한번은 다녀와야 겠다고 벼르고 있던 차에 그녀는 뉴욕으로 갈 계획을 세우고 있던 중이었다.

 

 

지금 뉴욕에 살고 있는 한 사람에게 연락했다. 최근 페이스북으로 연락이 닿은 사람...

만난다면 40년 만이었다.

 

 

그녀는 늘 그 마지막에 대해, 그 의미에 대해 생각했었다.

 

  "일찍 왔어요."

  40년 만에 만난 사람에게 무어라고 말해야 하나, 이런 말도 괜찮을까 싶었는데 말은 부드럽고 경쾌하게 나왔다. 40년 세월의 힘이었으리라.

  "나도 일찍 왔어. 왠지 일찍 올 것 같아서. 그런데 정말 일찍 왔네. 플러싱에서 오자면 트래픽이 대단할 텐데?

 

 

40년 전에 그의 아파트 앞 놀이터에서 기달렸던 그녀...

하지만 만나지 못했다. 40년만에 오늘 만났다.

 

이곳에 오기 1년 전, 페이스북에서 그를 만날 무렵 고등학교 시절의 성당 친구들을 함께 만난 일이 있었는데, 거의 40년이라는 시간을 지나 만난 성당의 친구들과 이야기 끝에 많은 사람들의 안부가 오갔다.

 

  "요셉 형 알지? 신학교 갔었던?"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자 다른 친구가 말했다.

   "지금 미국 살아. 지난번 나와서 미호 네 안부를 묻길래 우리도 그땐 너랑 연락이 닿지 않을 때라 모른다고 했었는데."

  "주일학교 교사 때문에 괴로워하다가 결국 학교를 그만둔 거지. 둘이 엄청 연애를 하고 있었던 거지 뭐. 그래서 신학교를 그만둔 거고."

  "그 주일학교 교사가 나야"라고 이제는 고백해야 하나, 생각하는 순간 누군가가 다시 말했다.

  "그래서 결국 둘이 결혼하고 미국으로 간 거야."

 

  스스로도 믿을 수 없었다. 오래전 이혼을 하고 그 이후에도 몇 번의 진지한 연애를 했던, 이제 할머니가 될 여자가 그 생각들을 떨치느라 며칠을 마치 먼 바다에서 소용돌이에 희말린 조난자처럼 힘겨웠다는 게 스스로도 믿어지지 않았다.

 

 

  "나 신학교를 그만두기로 했어. 이제 3학년을 수료했으니 우선 군대에 지원하려고 해병대로 가려고 해."

  (중략)

  "그건 내가 알아서 할게..... 이미호 로사, 내가 이 말을 이 세상에서 나한테 처음 하는 거야."

 

그는 신학교를 그만두고, 군대를 간다고 했다. 그리고 이 말은 그녀에게 처음 하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런데 그는 그녀에게 떠났다. 그 여동생에게 40년만의 이유를 들을 수 있었다.

 

  "엄마는 오빠가 신학교를 그만두지 못하게 하려고 모든 수단을 썼어. 언니의 전화를 전해주지 말라고 내게신신당부했어. 그 무렵 언니가 우리 집에 전화를 건 게, 그 만남 다음이었던 거구나."

 

 

 "언니가 벌써 세 번이나 전화했다고 내가 전했어. 언니 걱정 마."

  그리고 그 밤, 춥던 그 겨울 밤, 그녀가 열아홉 살이 되던 그 생일날 밤, 그녀는 자신이 정해놓은 약속 시간에서 두 시간을 더 기다리고 얼어붙은 발을 질질 끌며 집으로 돌아왔었다.

 

  아주 추운 겨울날이었다. 그날이 자신의 생일이라고 그녀는 덧붙이지 않았다.

 

어머니의 반대로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40년이 지나서야 다시 만났다. 그는 별거중이고, 그녀는 이혼한 상태로...

 

동생네 차들은 차고에 들어가 있었기에 분명 동생네 집 앞 도로에는 아무것도 없어야 했던 곳에 낮은 소리로 으르릉거리며 시동이 켜 있었다. 그리고 조용히 문이 열리고 침착하게 한 사람이 어둡고 세찬 바람 속으로 나타났다. 그가 천천히 그녀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이렇게 소설은 끝났다.

첫사랑이 아니더라도 누구에게나 소중한 추억이 있다. 언제나 영원하지는 못하겠지만,

추억을 생각하면서 늘 행복했으면 좋겠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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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조리의 끝판인 작가가 부조리에 대해 말하다. 내용 평점1점   편집/디자인 평점1점 인* | 2020.03.02 | 추천11 | 댓글0 리뷰제목
참 우습다. 부조리의 맨 앞에 서서 부조리를 찬양하고, 부조리를 옹호하는 사람이 부조리에 관한 책을 쓴다는 게. 스스로도 그런 글을 쓰면서 안 찔리는 건가. 책이 생각보다 많이 안 팔리니까 어그로라도 끌어서 신종코로나 얘기하던데 제발 은퇴해라. 너 때문에 한국 작가들이 욕 먹는 거다. 제발 니 욕심 채우려고 글 쓰지 마. 작가가 정치를 한다는 것부터가 모순. 제발 쪽팔린 줄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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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우습다. 부조리의 맨 앞에 서서 부조리를 찬양하고, 부조리를 옹호하는 사람이 부조리에 관한 책을 쓴다는 게. 스스로도 그런 글을 쓰면서 안 찔리는 건가. 책이 생각보다 많이 안 팔리니까 어그로라도 끌어서 신종코로나 얘기하던데 제발 은퇴해라. 너 때문에 한국 작가들이 욕 먹는 거다. 제발 니 욕심 채우려고 글 쓰지 마. 작가가 정치를 한다는 것부터가 모순. 제발 쪽팔린 줄 알고 은퇴하고 조국한테 가서 조공이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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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67건) 한줄평 총점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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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1점
편향적 작가
43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43
또* | 2020.02.19
평점5점
딱따구리들 여기서 광화문 집회함?
1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1
E***j | 2020.02.21
평점5점
나 홀로 도도히 살아가는 사람이 아닌, 여기 지금 함께 살아갈 줄 아는 아름다운 작가.
10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0
i****2 | 2020.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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