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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너 초판본

스토너 초판본

[ 양장 ]
리뷰 총점9.6 리뷰 75건 | 판매지수 25,758
베스트
영미소설 21위 | 소설/시/희곡 top20 1주
정가
18,000
판매가
16,200 (10% 할인)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6월 24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396쪽 | 534g | 140*210*26mm
ISBN13 9788925538297
ISBN10 8925538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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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스토너는 1910년, 열아홉의 나이로 미주리 대학에 입학했다. 8년 뒤, 제 1차 세계대전이 한창일 때 그는 박사학위를 받고 같은 대학의 강사가 되오 1956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강단에 섰다. 그는 조교수 이상 올라가지 못했으며, 그의 강의를 들은 학생들 중에 그를 조금이라도 선명하게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가 세상을 떠나자 동료들이 그를 추모하는 뜻에서 중세 문헌을 대학 도서관에 기증했다. 이 문헌은 지금도 희귀서적관에 보관되어 있는데, 명판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영문과 교수 윌리엄 스토너를 추모하는 뜻에서 그의 동료들이 미주리 대학 도서관에 기증.”
가끔 어떤 학생이 이 이름을 우연히 발견하고 윌리엄 스토너가 누구인지 무심히 생각해볼 수도 있겠지만, 그 이상 호기심을 충족시키려고 애쓰는 경우는 거의 없다. 스토너의 동료들은 그가 살아 있을 때도 그를 특별히 높이 평가하지 않았고, 지금도 그의 이름을 잘 입에 올리지 않는다. 노장교수들에게 스토너의 이름은 그들을 기다리는 종말을 일깨워주는 역할을 하고, 젊은 교수들에게는 과거에 대해 아무것도 일깨워주지 않고 동질감을 느낄 구석도 전혀 없는 단순한 이름에 불과할 뿐이다.
--- p.6

그대 내게서 계절을 보리.
추위에 떠는 나뭇가지에
노란 이파리들이 몇 잎 또는 하나도 없는 계절
얼마 전 예쁜 새들이 노래했으나 살풍경한 폐허가 된 성가대석을
내게서 그대 그 날의 황혼을 보리.
석양이 서쪽에서 희미해졌을 때처럼
머지않아 암흑의 밤이 가져갈 황혼
모든 것을 안식에 봉인하는 죽음의 두 번째 자아
그 암흑의 밤이 닥쳐올 황혼을.
내게서 그대 그렇게 타는 불꽃의 빛을 보리.
양분이 되었던 것과 함께 소진되어
반드시 목숨을 다해야 할 죽음의 침상처럼
젊음이 타고 남은 재 위에 놓인 불꽃
그대 이것을 알아차리면 그대의 사랑이 더욱 강해져
머지않아 떠나야 하는 것을 잘 사랑하리.
--- p.18~19

슬론의 시선이 윌리엄 스토너에게 되돌아왔다. 그가 건조한 목소리로 말했다. “셰익스피어가 300년의 세월을 건너 뛰어 자네에게 말을 걸고 있네, 스토너 군. 그의 목소리가 들리나?”
윌리엄 스토너는 자신이 한참 동안 숨을 멈추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그는 부드럽게 숨을 내쉬면서 허파에서 숨이 빠져나갈 때마다 옷이 움직이는 것을 세심하게 인식했다. 그는 슬론에게서 시선을 떼어 강의실 안을 둘러보았다. 창문으로 비스듬히 들어온 햇빛이 동료 학생들의 얼굴에 안착해서, 마치 그들의 안에서 나온 빛이 어둠에 맞서 퍼져나가는 것처럼 보였다. 한 학생이 눈을 깜박이자 가느다란 그림자 하나가 뺨에 내려앉았다. 햇빛이 뺨의 솜털에 붙들려 있었다. 스토너는 책상을 꽉 붙들고 있던 손가락에서 힘이 빠지는 것을 느꼈다. 그는 손을 이리저리 돌려보며 그 갈색 피부에 감탄하고, 뭉툭한 손 끝에 꼭 맞게 손톱을 만들어준 그 복잡한 메커니즘에 감탄했다. 작고 작은 정맥과 동맥 속에서 섬세하게 박동하며 손끝에서 온몸으로 불안하게 흐르는 피가 느껴지는 듯했다.
--- p.19~20

“모르겠나, 스토너 군?” 슬론이 물었다. “아직도 자신을 모르겠어? 자네는 교육자가 될 사람일세.”
갑자기 슬론이 아주 멀게 보였다. 연구실의 벽들도 뒤로 물러난 것 같았다. 스토너는 자신이 허공에 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질문을 던지는 자신의 목소리가 들렸다. “정말이십니까?”
“정말이지.” 슬론이 부드럽게 말했다.
--- p.29

두 사람은 오랜 친구처럼 밤늦게까지 이야기를 나눴다. 스토너는 그레이스가 직접 말했던 것처럼 절망을 거의 기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레이스는 해가 갈수록 술을 조금씩 더 마셔서 공허해진 자신의 삶에 맞서 스스로를 무감각하게 만들면서 하루하루를 조용히 살아갈 터였다. 그는 그녀에게 적어도 그런 생활이라도 있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레이스가 술을 마실 수 있다는 사실이 고마웠다.
--- p.347~348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영화평론가 이동진, 문학평론가 신형철, 소설가 김연수·최은영 추천!
입소문이 만들어낸 역주행 베스트셀러의 살아 있는 신화!
[오만과 편견], [어톤먼트] 조 라이트 감독 영화화 확정!

“사는 모습은 달라도 우리는 누구나 스토너다!”

“이 소설에 대해선 할 말이 너무 많아서 나는 제대로 시작할 수조차 없다.”
_신형철(문학평론가)

농부의 아들 윌리엄 스토너는 새로운 농사법을 배워오라는 부모님의 뜻에 따라 농과대학에 진학한다. 대학에 들어갈 때 으레 품게 되는 환상도 낭만도 없는 나날을 보낸다. 그러나 2학년이 되어 필수과목인 영문학 개론 수업에서 셰익스피어의 소네트 한 편이 그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고 만다. “셰익스피어가 300년의 세월을 건너 뛰어 자네에게 말을 걸고 있네, 스토너 군. 그의 목소리가 들리나?” 중년 교수의 질문에 스토너는 강의실에서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한다. 이 소설은 그 질문에 대한 자신의 답변을 찾아가는 스토너의 긴 여정을 담고 있다.

스토너의 삶을 ‘성공’과 ‘실패’의 이분법으로 나누어 말하라면 실패에 가까울 것이다. 대학에서 정교수가 되지도 못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일에도 실패한다. 그러나 스토너의 삶은 단순히 ‘성공’이나 ‘실패’로 요약되지 않는다. 스토너는 자신의 삶에 주어진 1인분의 고통을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는 듯 고독을 씹어 삼키며 의연하게 대처한다. 이 소설은 고만고만하게 실패하고 평범하게 절망하는 우리의 인생을 과장하지 않고 섬세하게 묘사하면서 실제 삶의 모습과 가장 유사한 질감을 재현해 낸다. 하나의 극(劇)이라는 점에서 봤을 때 지극히 평범한 캐릭터를 다루고 있지만, 실제 삶과 거의 일치하는 체온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책을 덮고 나서야 뒤늦게 적셔오는 감동이 있다.

‘문학은 인생이다’는 경구는 너무 흔하고 빤한 말이다. 하지만 이 말만큼 문학의 존재가치를 웅변하는 말은 없다. 집으로 돌아가 농사를 짓는 대신 문학에 빠져 영문학도의 길을 택하는 스토너. 이 소설은 ‘문학이란 무엇인가’를 물으며 시작하지만, ‘인생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변으로 끝을 맺는 구성을 취하고 있다. 마치 문학에 대한 답을 찾으려면 인생에 대한 얘기를 꺼낼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에둘러 들려주는 것 같다. 이 소설을 이언 매큐언, 줄리언 반스, 닉 혼비 등 유명 문인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이 ‘인생 소설’로 치켜세운 까닭이 여기에 있을 것이다.

“그렇게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살다 보면 그런 일도 있는 법이죠.
세월이 흐르면 다 잘 풀릴 겁니다. 별로 중요한 일이 아니에요.”
_본문에서

오래된 서고에서 이 빛나는 소설을 꺼내준 사람들
그들이 남기고 싶었을, 이 책의 처음 모습을 담아

‘작품만 좋다면 언젠가 빛을 볼 수 있겠지.’ 이런 생각을 말하면 순진하다며 난색을 표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스토너』는 그런 이들에게 무슨 소리냐고 외칠 수 있는 아주 강력한 반례다.

1965년, 처음 출간되었을 때 이 책을 다뤄준 매체는 한 곳밖에 없었다. 작가 존 윌리엄스 또한 이 책의 상업적인 가능성에 대해서는 차마 기대할 수 없었다. 결국 초판 2천 부가 팔리지 못하고 이듬해 절판되었다. 그러나 눈 밝은 독자들이나 대학원생, 교수 사이에서 이 책이 돌아다녔다. 수십 년 뒤, 뉴욕 북스 리뷰의 편집자 에드윈 프랭크는 책방 [크로포드 도일] 주인에게 좋은 작품이지만 빛을 보지 못한 책이 있다는 얘기를 듣게 되었다. 그는 재빨리 책을 구해 읽은 뒤 판권을 사들였다. 이후 ‘당신이 들어본 적 없는 최고의 소설’이라는 입소문이 번지고, 『스토너』는 출간된 지 거의 50년 만에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오랫동안 묻혀 있던 이 작품이 2010년대 이후 우뚝 설 수 있었던 배경에는 수많은 이들의 역할이 있었다. 이 책을 읽고 주변에 권한 소수의 눈 밝은 독자들, 편집자에게 추천한 책방 주인, 서평을 쓴 평론가, 꼭 번역하고 싶다고 출판사에 피력한 프랑스의 소설가 안나 가발다 등 이들의 작은 노력과 애정이 좋은 작품은 어떻게든 살아남는다는 믿음을 현실로 만들어준 것이다. 초판본을 복원한 이번 에디션에서는 그들이 세상에 남기고 싶었을, 이 책의 첫 모습을 선보인다. 오래전 운명을 알 수 없는 채로 책장에 꽂혀 있던 이 위대한 소설과 갓 대면하는 경험은 이 소설을 사랑하거나 아직 몰랐던 독자들 모두에게 특별한 선물이 될 것이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내게 윌리엄 스토너는 실존했던 사람 같다. 그의 약력도 쓸 수 있을 것 같다. 존 윌리엄스의 스토너를 닮은 검약하고 고요하면서 술수를 부리지 않는 문장이 그렇게 만들었다. 『스토너』는 삶의 가치가 삶 자체일 수는 없다고 말하는 소설이다. 가치가 훼손되고 목적이 좌절되며 소망까지 상실되어도, 책장을 넘길 때마다 한 사람의 세월이 꼬박꼬박 흘러간다. 미련하지만 끝내 위엄을 잃지 않은 인간에 대한 성실하고도 위대한 문학이다.”
- 이동진 (영화평론가)
“서술형 수학 문제의 경우 답이 틀려도 풀이 과정에서 부분 점수를 받는다. 인생이라는 문제를 푸는 세상의 많은 좋은 소설들도 자신만의 오답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부분적 옳음을 성취한다. 그러나 ??스토너??를 다 읽고 이것은 답도 맞아버린 희귀한 경우가 아닐까 진지하게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스토너의 삶은 뜻밖의 ‘기회’와 그에 따르는 ‘대가’에 언제나 공평하게 점령당한다. 그런 그가 계산한 바에 따르면 삶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기대’와 ‘실망’의 총합은 결국 0이다. 이 계산 과정은 경이롭도록 정확해서 어떤 아름다움에까지 이른다. 이 소설에 대해선 할 말이 너무 많아서 나는 제대로 시작조차 할 수 없다. 눈물이 나도록 기쁜 날들과 웃음이 나도록 슬픈 날들을 통과하면서 우리는 모두 저 속절없는 0을 향해 나아갈 것이다. 스토너처럼, 삶이라는 서술어의 보편 주어 같은 이 사람 윌리엄 스토너처럼.”
- 신형철 (문학평론가)
“다른 사람들도 곧 그가 겪은 것과 비슷한 패배를 경험할 것이다. 다시 돌이킬 수 없게 우리를 변화시키려고 드는 외부세계 앞에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사람이 되기로 했는지, 그리고 자신이 하는 일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잊어버리면 그게 바로 패배를 뜻한다는 것. 스토너가 암시하듯이 이 패배는 모두가 겪는 일반적인 패배일지도 모르겠다. 그렇지 않다면 이 평범한 남자의 실패담에 이처럼 마음이 가진 않았을 것이다.”
- 김연수 (소설가)
“정말 좋은 소설의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은 드물고 귀하다. 내게 『스토너』는 그런 독서 경험을 준 책이었다. 스토너라는 한 개인의 내면을 따라가면서 나는 방 안에 앉아 단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으면서도 내가 모르는 나라를 온전히 여행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겉으로 보이는 사람의 모습은 그의 아주 일부일 뿐이며, 가장 평범해 보이는 사람에게도 이토록 복잡하고 고유한 자신만의 내면이 있다는 것을 나는 『스토너』를 읽으며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내 마음이 내 마음 같지 않을 때, 나조차도 내 마음을 알 수 없을 때 누군가의 깊은 내면을 따라가 보는 일은 내 마음을 발견하게 하고 특별한 위로를 준다. 『스토너』는 내게 그런 소설이다.”
- 최은영 (소설가)
스토너의 죽음에 대한 존 윌리엄스의 주관적인 묘사는 현대 문학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 이언 매큐언 (소설가)
이 소설을 읽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문학적인 깨달음을 얻은 순간을 떠올릴 것이다. 문학의 마법이 지닌 의미를 처음으로 어렴풋이나마 이해하고 그것이 삶을 이해하는 최선의 방법일지 모르겠다고 생각하게 된 그 순간 말이다. (…) 50년 만에 이 소설이 부활한 이유를 독자 여러분이 직접 찾아보기를 간절히 바란다.
- 줄리언 반스 (소설가)
찬란하고, 가차없이 슬프며 또 아름답다. 현명하고 우아한 소설.
- 닉 혼비 (『어바웃 어 보이』, 『피버 피치』의 작가)
이것은 그저 대학에 가서 교수가 된 사람의 이야기일 뿐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매혹적인 이야기이다.
- Tom Hanks
위대한 소설이라기보다 완벽한 소설이다. 이야기 솜씨가 워낙 훌륭하고 글이 아름다우며, 감동적이라서 숨이 막힐 정도다.
- 『뉴욕 타임스』
지난 세기에 잊힌 위대한 소설 중 하나.
- 칼럼 매캔 (소설가)
『스토너』에서는 고급스러운 재미를 맛볼 수 있다. 윌리엄스 자신은 이것을 가리켜 고통과 즐거움이자 ‘현실로의 탈출’이라고 묘사했다. 명확한 문장은 그 자체로서 순수한 기쁨이 된다.
- 존 맥개헌 (『Amongst Women』 작가)
전 세계 출판 시장을 통틀어 가장 놀라운 베스트셀러는 단연 존 윌리엄스의 고전 소설『스토너』이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놀라울 정도로 아름다운 문체의 소설. 단순하지만 찬란한 이야기. 평범한 삶과 조용한 비극에 대한,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위대한 작가의 걸작.
- 『가디언』
조용하고 절망적인 생애에 관한 소박한 이야기, 존 윌리엄스의『스토너』는 세상이 잊고 있었던 20세기의 걸작이다.
- 『선데이 타임스』
그저, 어쩌다 보니…
- 강세형 (라디오작가)
친구는 없었지만, 그는 불행하지 않았다.
- 조안나
영어로 된 소설, 아니 종류를 막론한 모든 문학작품 중에 인간적인 지혜나 예술적인 측면에서 이만한 수준의 근처에라도 도달한 작품은 극히 드물다.
- 『파이낸셜 타임스』(Financial Times)
존 윌리엄스의『스토너』만큼 명확하고 깊이 있는 소설을 읽어본 적이 없다. 미국 문학의 진정한 클래식으로 대우 받아야 마땅하다.
- 채드 하바크 (소설가)
대가의 솜씨가 엿보이는 초상화…… 윌리엄스는 지극히 힘든 이 이야기를 풀어 놓으면서 뛰어난 통제력을 보여준다.
- 『뉴요커』
『스토너』와 『위대한 개츠비』, 문체만 보면 이 두 작품만큼 서로 다른 작품은 없다. 하지만 언어에 대한 영원한 사랑을 보여준다는 점, 삶의 희망에 대한 모호한 믿음과 환멸의 필연성을 말하고 있다는 점, 이상주의자와 이상, 실망, 고귀한 실패의 통렬함을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서로 닮았다. 사랑스럽고 슬픈 걸작, 며칠이고 독자의 기분을 물들이는 작품이다.
- 사라 처치웰 (런던대 교수)

회원리뷰 (75건) 리뷰 총점9.6

혜택 및 유의사항?
파워문화리뷰 『스토너』 우리는 모두 소박한 영웅이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블* | 2023.06.30 | 추천15 | 댓글1 리뷰제목
  어떤 소설들은 주인공이 등장하는 장면을 디테일하게 표현한다. 탁자의 모양, 소파나 침대, 탁자 위에 놓인 물건들 하나에도 이름을 붙인다. 어느 공간에 손님을 초대했다고 치자. 손님이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물건을 배치하여 그 세세한 묘사에 감탄하게 된다. 영화처럼 머릿속에 그림을 그려가며 소설을 읽는 효과를 준다. 각자의 색채를 가진 물건과 인물 앞에서 우리 내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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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소설들은 주인공이 등장하는 장면을 디테일하게 표현한다. 탁자의 모양, 소파나 침대, 탁자 위에 놓인 물건들 하나에도 이름을 붙인다. 어느 공간에 손님을 초대했다고 치자. 손님이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물건을 배치하여 그 세세한 묘사에 감탄하게 된다. 영화처럼 머릿속에 그림을 그려가며 소설을 읽는 효과를 준다. 각자의 색채를 가진 물건과 인물 앞에서 우리 내면의 세계를 구축하게 되는 것 같다.

 

존 윌리엄스의 소설 스토너는 상황 속으로 독자를 이끈다. 대학 생활과 대학에 속한 사람들의 실체, 특별히 뛰어나지 않은 한 인간의 일생이 마치 우리 눈앞에 있는 인물을 마주하는 것 같다. 학문적인 성과나 큰 업적을 남기지도 않았고 화목한 가정도 아니었으며 사랑이라고 일컬을 만한 일에도 한 발짝 물러서는 모습을 보여줄 뿐이었다. 그저 보통의 인물이었음을 깨닫는다.

 


 

 

그럼에도 윌리엄 스토너를 기억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 같다. 작은 농가의 외아들인 스토너는 고등학교를 마쳤을 때 아버지를 도와 당연히 농사를 지을 줄 알았다. 어느 날 아버지가 컬럼비아에 새로운 대학교가 생겼다며 농과대학을 가라고 했다. 2학년 때에야 대학에 온 이유를 깨달았다. 필수과목으로 영문학 개론을 들을 때 강의를 맡은 아처 슬론 교수의 질문 하나가 그를 새로운 삶으로 이끌었다. 셰익스피어의 소네트가 주는 의미를 물었다. 그때부터 농과대 커리큘럼을 따르지 않고 철학과 고대역사, 영문학 강의를 듣기 시작했다. 삶은 이처럼 예상하지 못했던 순간에 바뀌는 것 같다.

 

소설의 중요한 사건 중 하나가 제1차 세계대전이다. 대학생들이 참전하기 시작하면서 마음이 통했던 두 친구, 데이브 매스터스와 고든 핀치가 입대했다. 스토너는 고민 끝에 징병 유예를 결정했다. 학생들을 가르치며 박사학위를 받았다. 데이브 매스터스는 프랑스에 파견되었다가 전사했다. 아처 슬론 교수는 서서히 내리막을 걷기 시작하고, 전쟁이 끝난 후 돌아온 고든 핀치는 대학의 학장 비서로 업무를 시작했다.

 

스토너가 아내와 결혼하기 전, 첫 만남에서 반하게 되어 만남을 청한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기도 전 결혼하며 스토너가 상상했던 결혼생활에서 벗어난다. 스토너의 아내 이디스는 그저 아버지의 그늘에서 뛰쳐나오고 싶어 결혼을 선택했던 것 같다. 침대에서 스토너를 거부하고 오로지 임신을 위해서만 관계를 가진 후 아이를 낳자 그마저도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디스는 스토너와 딸 그레이스를 통제하고 군림했다. 아이를 낳은 후 돌보지 않아 스토너가 아이를 돌보고 집안일을 하며 대학에서 강의를 했다. 스토너에게 그레이스를 빼앗았을 뿐 아니라 강의 준비와 집필을 하던 공간을 없애 그를 구석으로 몰았다.

 

이디스와 마찬가지로 아처 슬론 교수를 대신할 로맥스 또한 이해하기 힘든 부류였다. 로맥스가 지도하던 찰스 워커 때문에 스토너와 앙숙이 된다. 로맥스가 학과장이 되면서 스토너가 좋아하던 라틴 전통문학과 르네상스 문학 강의를 빼고 1, 2학년을 위한 수업을 맡겼을 뿐이다. 무엇 때문에 스토너를 미워하고 배척했는지 그 이유는 드러나지 않는다.

 

그는 방식이 조금씩 기묘하기는 했어도, 인생의 모든 순간에 열정을 주었다. 하지만 자신이 열정을 주고 있음을 의식하지 못했을 때 가장 온전히 열정을 바친 것 같았다. 그것은 정신의 열정도 마음의 열정도 아니었다. 그 두 가지를 모두 포함하는 힘이었다. 그 두 가지가 사랑의 구체적인 알맹이인 것처럼. 상대가 여성이든 시(), 그 열정이 하는 말은 간단했다. ! 나는 살아 있어. (350페이지)

 


 

 

스토너는 어떠한 압박과 반대에도 강의를 멈추지 않는다. 진정한 학자와 교수로 거듭나게 된 사건은 그가 타협을 거절했을 때부터다. 스스로 알에서 깨어 나오듯 그는 예정되었던 강의계획서를 빼고 중세 문학 강의를 하며 비로소 학생들 뿐 아니라 동료 교수들에게 인정받는 교수로 거듭나는 장면은 감동이다. 삶에 순응하고 받아들이는 거로 인식했으나 그가 농과를 뒤로 하고 영문학에 뛰어드는 순간에도 그는 조용하지만 강하게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선택했다.

 

문학 애호가들이 뽑은 진정한 인생소설이라고 한다. 한 사람의 평범한 삶이 이토록 감동적이어도 되는가. ‘인생소설이라고 할 만하다. 소설의 마지막, 스토너가 후회하는 부분이 있다. ‘~ 했더라면으로 시작되는 말에 우리의 삶과 대비해 볼 수도 있겠다. 이 소설을 읽는 일은, 어떤 삶을 살 것인가에 대한 진정한 해답을 찾는 과정이었던 것 같다.

 

 

#스토너 #존윌리엄스 #RHK ##책추천 #책리뷰 #북리뷰 #도서리뷰 #문학 #영미문학 #영미소설 #RHK북클럽 #인생소설 #소설책 #STONER

 
15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5 댓글 1
파워문화리뷰 평범한 독서가에게도 인생소설 『스토너』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금* | 2020.07.05 | 추천9 | 댓글8 리뷰제목
  『스토너』를 만난 것은 책팟캐스트에서 이동진 평론가가 극찬했기 때문이었다. 대략 5년 전쯤 될 것 같다. 극찬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기억나지 않는다. 극찬할 때, 꼭 읽어야겠다고 다짐했던 그 느낌이 남아있다. 아무튼 나는 바로 『스토너』를 샀다. 빨려 들어가는 것 같은 몰입의 독서를 했었다. 역시나 세세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읽는 동안의 집중과 놀라움, 경탄;
리뷰제목

 

 스토너를 만난 것은 책팟캐스트에서 이동진 평론가가 극찬했기 때문이었다. 대략 5년 전쯤 될 것 같다. 극찬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기억나지 않는다. 극찬할 때, 꼭 읽어야겠다고 다짐했던 그 느낌이 남아있다. 아무튼 나는 바로 스토너를 샀다. 빨려 들어가는 것 같은 몰입의 독서를 했었다. 역시나 세세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읽는 동안의 집중과 놀라움, 경탄의 느낌은 지워지지 않았다. 초판본 표지로 다시 출간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다시 그때의 몰입감을 만끽하고 싶었다. 최근에 읽은 책 중 그렇게 빠져든 책은 드물었기때문이다. 초판본 표지를 보는 순간! 5년 전의 감동이 살아나는 것 같았다. 저건, 가져야 해.

 

 

 

예전 표지보다 훨씬 괜찮았다. 색감, 제목 배치, 그림까지, 뭔가 인테리어용 도서 같은 느낌이었다. 드디어 소장하였다. 표지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만끽하였다. 표지를 중시하는 사람이고 그러다 보니 북컬렉터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읽지 않아도 배부른 기분. 그것만으로도 충분했기 때문이다.

 

-초판본을 디자인 하신 분의 서명인 것 같다.-

 

그렇지만 스토너는 안읽을 수 없다. 나는 만반의 준비를 한다. 빠져들 게 뻔하므로, 이왕 빠지는 거, 더 철저히 저 밑바닥까지 쌍끌이하는 심정으로 빠져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독서의 기쁨에 흠뻑 물들고 싶었다. 마음의 준비는 되었고, 플래그를 책 곁에 둔다. 연필 한 자루를 쥐고 손가락들 마디가 불툭 솟아오르도록 힘을 준다.

, 전투 준비 완료.

 

첫 장을 열었다.

 

윌리엄 스토너는 1910, 열아홉의 나이로 미주리 대학에 입학했다.

 

스산한 스토너의 집과 농장 분위기가 빠른 속도로 나를 덮친다.

'맞아, 고요하다 못해 침묵과 인내와 성실의 관습만이 남은 무채색의 스토너의 집이었지.그 묘사만으로 숨이 막혔었지.'

단번에 5년 전의 기분이 떠오른다. 이미 나는 1910년대 컬럼비아 미주리 대학 한복판에 서 있었다.

 

스토너는 스토너의 출생부터 죽음까지 65년 일생을 고스란히, 시간의 흐름대로 서술되었다. 복잡한 장치가 없다. 다양한 인물이 나오지 않는다. 큰 사건이 있지도 않다. 세계사적으로 보면 1, 2차 세계대전을 겪은 세대이기에 그것만으로도 정신적인 격변은 겪었다고는 할 수 있겠다. 스토너는 천성도 한몫했겠지만 자라난 환경에서 덧자라게 한, 인내와 절제와 순응의 청년이다. 자신감도 없고, 집을 벗어나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고 생각해본 적도 없다. 그에게 대학을 가 보라고 권유한 것도 어찌보면 아버지가 아닌 군청 직원이다. 순응하는 성격이 아니었다면 스토너는 대학에 가지 않았을 것이다. 가라고 하니, 갔을 뿐이다. 열아홉살이었다.

 

필수과목인 영문학 개론은 그에게 생전 처음 느끼는 고민과 고뇌를 안겨 주었다.(16)

 

스토너는 라는 질문을 처음 던진다. 곱씹고 생각하고 고뇌하는 과정에서 하나씩 깨닫는 고통과 즐거움도 알아간다. 아처 슬론 교수의 집중포화 속에서 그는 빛을 본다. 물리적인 빛의 알갱이들이 사뿐히 앉는 풍경이 살아나고 몸의 조각들이 반응한다. 순간의 벅참이 일어났다. 그 찰나의 변화가 학생들을 경멸하던 아처 슬론 교수의 눈에도 보였다. 찰나에 슬론 교수의 삐딱했던 시선이 호기심의 시선으로 바뀐다. 스토너의 삶을 쥔 핸들이 급커브 하는 순간이었다.

 

 

 

스토너의 문장들은 끊임없이 스토너를 따라간다. 스토너를 만들어간다. 세세하게 묘사해서 장면들이 하나하나 모두 그려질 정도다. 얼굴 솜털에 앉은 빛까지 그려질 정도다. 작가 존 윌리엄스도 영문학 교수이다. 스토너에 작가의 모습이 투영되지 않을 수 없다. 학과가 굴러가는 시스템이나 보직이 대학내 행사하는 권력의 정도, 영문학과의 교육과정, 전쟁이 대학생들에게 미친 영향 등은 존 윌리엄스의 경험이 바탕되었을 것이다.

 

죽음이라는 화두를 계속 던진다. 우정, 스승, 전쟁, 늙음, 이별, 중독, 투병, 모든 조각들에 죽음이 서려 있다. 스토너가 다루고자 하는 게 무엇인지 얼핏 알 것 같았다. 콕 집어 몇 마디 말로 다 할 수 없음은 나의 능력 부족이다. 누군가의 삶을 예로 들 때 우리는 특이한 삶을 살았거나 이름을 알릴 만큼의 업적이 있거나 공공을 위해 희생을 하였거나 등, 당신의 삶의 이력에서 눈에 띌만한 것을 삶을 평가의 중요 기준으로 삼는다. 그렇다면 스토너의 삶은 어떠했는가.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농사를 잘 짓는 법을 배우기 위해 대학을 진학하였다가 전공을 영문학으로 바꾸고 학자의 길로 들어섰다. 오직 성실하게, 앎의 욕구를 채울 때까지 파고들며 공부하는 전형적인 모범생이었고 사람과 어울리지 못하였으며 훌륭한 논문을 쓴 것도 아니었다. 반려자를 보는 눈도 없어서 한 달만에 결혼이 실패했음을 깨달았고 사랑없는 결혼 생활에서 겨우 얻은 딸아이마저 도피성 혼전 임신과 사랑없는 결혼, 알콜 중독자가 되었다. 퇴직할 때까지 그는 조교수였으며 주요 보직은커녕 한 사람의 농락으로 초보 수준의 강의만 맡았다. 그런데 왜, 왜 이 재미없는 인물을 다룬 작품에 많은 작가들이 찬사를 보내는 것일까 

 

읽어보면 안다.

 

한 문장 한 문장, 그냥 쓰여진 문장이 없다. 높은 밀도로 차작차작 한발작씩, 스토너처럼 우직하게 나아간다. 이야기를 밀고 나간다. 밑줄 긋다가 밑줄 안그은 문장보다 밑줄 그은 문장이 더 많아서 밑줄 긋는 게 의미가 있나, 싶을 정도다. 스토너가 강의를 준비하며 자료를 들추듯이(감시 스토너와 비교해서 뭐하지만) 나도 포스트잇을 붙이고 그때그때 떠오르는 생각들을 적었으며 여기저기에 플래그를 붙였다. 문장의 화려함이 아니라 물흐르듯이 이어지는 문장들 속에 생의 고단함과 환희들이 담긴 일상의 모습을 돋보기로 들여다보듯 묘사한 작가의 필력에 쉼없이 놀라며 감탄한다. 비단 존 윌리엄스의 솜씨만은 아니라는 것을 안다. 우리 말로 옮긴 김승욱 번역가 덕분에 우리는 아름다운 스토너의 삶을 만날 수 있었다. 이 책은 읽으면 읽는 대로 선명하게 장면들이 그려진다. 이게 나의 상상력 덕분인지 작가의 필력 덕분인지 구분이 안되는 것 같아도, 나는 나의 상상력 수준을 알기 때문에 이게 다 작가의 필력 때문이라는 걸 안다. 그래서 소설가들 사이의 바이블로 추앙받는 소설일 것이다.

 

 

작년에, 내가 좋아하는 편혜영 작가님이 남해까지 강연을 하러 오셨다. 안타깝게도 출장이 겹쳐 직접 만나 뵐 수 없었던 나는, 내 옆자리 앉은 어린 동료 선생님께 꼭 가 보시라 권유했다. 흔쾌히 그러겠다고 하셨지만 편혜영 작가가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한 부탁이라 참 미안했다. 그나마 국어 선생님이어서 내가 소장한 작가님의 책 몇 권에 모두 사인을 받아주시기까지 하는 정성을 보이셨는데 뒷날 출근 하자마다 책을 건네주며

 선생님 스토너읽어 보셨어요?” 라고 묻는 것이다.

, 정말 재밌게 읽었어요. 왜요?”

! 편혜영 작가님이 책을 두 가지 추천해주셨는데 그 중 하나가 스토너였어요. 저는 처음 듣는 책이었거든요. 작가들 사이에 바이블 같은 책이라며 정말 훌륭한 작품이라고 추천해 주시더라구요.” 라며 수줍게 말하였다. 그렇게 나는 몇 년 만에 스토너를 떠올리게 됐다.

 

 

 

이번에 받은 초판본 띠지에는 유명한 작가들이 뽑은 인생소설이라는 내용이 들어있었다. 이번에는 역으로 작년의 그 선생님과 나눈 대화가 떠올랐다. 나는 작가도 뭐도 아니지만, 스토너는 내게도 인생소설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아마 내가 꼽을 수 있는 최고의 책 5권 안에는 들어갈 것이다. 이런 작품을 내가 살아있을 때 만날 수 있었다는 게, 그것도 두 번이나 만날 수 있었다는 것이 얼마나 영광이고 축복인지 모른다. 문학의 힘이다.

 

 

 

연속선상의 줄기만 보면 스토너의 삶은 실패한 것처럼 보인다. 연속을 이어주는 마디들을 얇게 저미며 들여다보면 스토너가 얼마나 풍요로운 삶을 살았는지, 뼈있는 삶을 살았는지 알 수 있다. 그래서 그의 삶을 다 들여다본 독자들은 스토너에게 고개를 숙인다. 그것은 존경의 의미도 있지만 고마움의 마음도 크다. 나도, 당신도 그러한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 평범한 각자의 삶을 살면서 내 삶의 위에서 아등바등, 최선을 다하고, 나름의 원칙을 고수하며 나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스토너의 삶에서 내 삶을 응원받기 때문이다. 그것이 문학의 힘이다.

이 책은 내가 꼭 필사해보아야 할 책이다.(‘필사 해보고픈 책수준을 넘어섰다.)

 

...

젊은이나 나이와는 상관이 없고 현실과도 유리된, 호기심 많은 학자의 열정으로 그는 아직까지 자신을 배신하지 않은 유일한 삶으로 되돌아갔다. 그러다 보니 절망의 순간에도 자신이 그 삶과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309)

...

    

 

 

책을 다 읽고 예전 책과 이번 책을 비교해보았다. 어디에서 줄을 긋고 표시했는지 비교해보고 싶었다. 비교하다가 피식 웃고 말았다.

 

 

 

 

9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9 댓글 8
스토너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6 | 2021.09.25 | 추천5 | 댓글0 리뷰제목
많은 사람들의 인생책이라는 스토너를 드디어 읽었다. 도대체 무슨 내용이길래 그 유명한 사람들의 극찬을 받았는지 기대가 컸다.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대학 영문학 교수로 평생을 산 윌리엄 스토너의 이야기. 이디스라는 아름다운 여성을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사실은 그를 사랑하지 않은 이디스로 인해 결혼생활은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첫 날 밤을 보낸 이디스가 구토하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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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의 인생책이라는 스토너를 드디어 읽었다. 도대체 무슨 내용이길래 그 유명한 사람들의 극찬을 받았는지 기대가 컸다.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대학 영문학 교수로 평생을 산 윌리엄 스토너의 이야기. 이디스라는 아름다운 여성을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사실은 그를 사랑하지 않은 이디스로 인해 결혼생활은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첫 날 밤을 보낸 이디스가 구토하는 장면, 그리고 남같은 결혼생활 몇 년 후 갑자기 아이를 갖겠다며 스토너에게 덤벼드는 모습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딸 그레이스를 얻는 기쁨도 있었지만 아빠와 딸을 떨어트려놓으려는 이디스때문에 딸조차도 마음껏 사랑해줄 수 없는 스토너. 결국 그레이스 마저도 자신의 엄마가 그러했듯이 도망치듯 성급히 결혼을 선택하고 그다지 행복하지 못한 삶을 살아간다. 교수로서 다른 교수, 학생들간의 크고 작은 갈등으로 늘 이리저리 치이는 가운데, 학생 캐서린을 만나 잠깐 동안 뜨거운 사랑을 한다. 스토너 삶의 유일한 사랑, 하지만 그것은 불륜이었고 결국 캐서린은 그를 떠난다.

늙고 병든 그는 마지막 순간에 그의 인생을 되짚어 본다. 무엇 하나 제대로 잘 해낸 것 없어보이는 실패한 것 같은 삶이지만, 삶의 마지막 순간에서 그런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음을 그는 깨닫는다. 학문에 대한 순수했던 사랑을 자신이 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느끼며 그는 스스로에게 말한다. 넌 무엇을 기대했나.

절반 정도 읽었을 때, 내가 예상하던 그런 책이 아님을 뒤늦게 알았다. 조금만 더 읽으면 센 뭔가가 훅 하고 나오겠지 하면서 책장을 넘겨보지만, 그런 극적인 부분은 처음부터 끝까지 없었다. 아, 스토너와 그의 연인 캐서린의 불륜이 가장 큰 사건이 아닐까 싶은데, 그마저도 보통 우리가 예상하는 그런 막장이 아닌, 그 어떤 사랑보다도 아름답고 고결해 보인다.

사실 그의 행동들을 볼 때 답답할 때가 많았다. 왜 이디스의 말도 안되는 횡포에도 반응을 보이지 않는지. 왜 헤어지지 않는지. 자신의 딸을 뺏어가는 것을 왜 그냥 보고 있는지. 진정한 사랑을 만났을 때 왜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지. 왜 다른 교수가 그를 짓밟으려 할 때 세게 저항하지 않는지.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면 스토너의 삶은 우리의 삶과 다르지 않다. 늘 참고 인내하며 정답없이 그저 버티는 삶. 계획한 대로 이루어지기보다는,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흘러가는 삶. 우리가 할 수 있는 거라곤 그저 순간 순간 최선을 다하는 것 뿐이다.

그러면서도 스토너는 반드시 지켜야 할 것 들을 놓치지 않는다. 소심해보이기만 하던 그도 처음 이디스를 만났을 때는 추진력이 있었으며, 본인의 강의가 위협을 받자 재치있게 그리고 강단있게 위기를 넘긴다. 그리고 캐서린과의 사랑은, 소심함과는 거리가 멀다. 이것은 삶에 대한 열정과 사랑의 힘이자 그의 의지의 결과물이다. 그저 흘러가는 대로 살아온 것 같은 스토너이지만 모든 것은 그의 선택과 의지에 의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스토너의 삶은 완벽하다. 우리의 삶도 그러하다. 누군가의 말처럼 우리 모두가 스토너다.

책 뒷부분으로 갈 수록 마음이 저릿해지더니 마지막 페이지를 읽자 여운이 길게 남는다. 넌 무엇을 기대했나. 이 문장이 여러번 나오면서 내 마음을 건드린다. 내가 인생에서 기대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스토너처럼 나도 마지막 순간을 기쁘게 맞이할 수 있을까. 나의 인생의 주인이 되어 살 수 있을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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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97건) 한줄평 총점 9.4

혜택 및 유의사항 ?
구매 평점4점
스토너. 매 순간에 충실했고 시제는 현재뿐이었습니다.
3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3
YES마니아 : 로얄 L*******k | 2022.02.17
구매 평점5점
마지막 장 읽는 내내 눈물이 주룩주룩 흘렀다. 그럼에도 내일을 살아보라고 토닥여주는 책.
2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2
YES마니아 : 골드 h*****n | 2022.03.21
구매 평점5점
너무너무 특별한 소설
2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2
에**맘 | 2020.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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