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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누 인간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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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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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새로운 이웃
눈에 띄는 전학생
가일의 비밀
얼굴을 깎는 사람
그들의 정체
마을 봉쇄
치명적인 약점
인질
네 개의 소금 무덤
자작나무의 비밀 작가의 말
작가의 말

저자 소개 2

2005년 서울신문의 신춘문예에 『술래를 기다리는 아이』가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어요. 미스터리와 공포물을 좋아하고, 동화와 청소년 책을 쓰고 있습니다. 국내 창작 동화로는 최초로 미스터리 호러 동화라는 평을 받은 『금이 간 거울』을 시작으로 『인형의 냄새』, 『손톱이 자라날 때』, 『괴담 : 두 번째 아이는 사라진다』, 『비닐봉지풀』, 『왜 아껴 써야 해?』, 『어린이를 위한 감정 조절의 기술』, 『나 오늘부터 일기 쓸 거야』, 『비누 인간』, 『장련홍련전』, 『형제가 간다』, 『신통방통 경복궁』 등의 책을 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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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조원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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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끝에 짧은 명상을 합니다. 흩어진 몸과 마음이 제자리로 돌아오고 다시 새로운 하루를 시작합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 『얼음 소년』 , 『이빨 사냥꾼』, 『미움』, 『들개』, 『호두와 사람』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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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7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132쪽 | 262g | 153*220*8mm
ISBN13
9788962472219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책 속으로

그 삼 인 가족은 상남이네 집 앞에 서 있었다. 울타리 대문 앞에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이, 갑자기 땅속에서 솟아나기라도 한 것처럼 생뚱맞았다. 세 명 모두 텔레비전 드라마에서 튀어나온 배우들처럼 외모가 빼어났다.
상남의 가족은 새로운 이웃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엄마, 아빠로 보이는 여자와 남자가 먼저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이전에 살던 곳을 정리하고 오느라 늦었네요.”
말하는 것으로 보아, 그들은 지금 막 이곳에 도착한 모양이었다.
‘그럼 낮에 집 안에 숨었던 건 누구지?’
--- p.8, 10

지금 남자는 벌거벗은 채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극심한 고통을 참는 것처럼 보였다. 남자는 숨을 몰아쉬더니, 손을 얼굴까지 들어 올렸다.
“헉.”
상남은 숨을 멈췄다. 남자의 손에 칼이 들려 있었기 때문이다. 낮에 봤던 것처럼 둥글게 휘어진 작은 칼이었다.
‘뭘 하려는 거야?’
남자는 칼날을 얼굴에 갖다 댔다. 그리고 살을 깎아 냈다.
--- p.48

“좀비 사냥을 나가 봅시다!”
게임이라도 즐기는 양 눈을 번뜩이며 신이 나 보이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전쟁은 게임처럼 호락호락 흘러가지 않았다. 무거운 소금을 싣고 마을 곳곳을 뒤지고 다니며 비누 인간들을 찾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고, 찾는다 해도 그들이 가만히 앉아 당할 리 없었다. 물론 소금을 맞으면 좀비처럼 몸을 비틀며 힘을 못 쓰긴 했지만, 필사적으로 저항했다. 무엇보다 예상보다 훨씬 많은 비누 인간들이 살았다. 싸움은 끝나지 않을 것처럼 계속되었고 다친 사람들이 계속 생겼다.
--- p.89

‘그래도 넌 다를 거라고, 너를 걱정하고 살아 있길 바란 내가 바보지!’
상남은 새삼 배신감에 치가 떨렸다. 상남은 자신이 포로라는 사실도 잊고 버럭 소리를 질렀다.
“나는 왜 잡아 온 거야?”
가일은 벽에 기댄 채 상남을 물끄러미 보더니 말했다.
“왜? 죽여 줘? 네가 우리한테 한 것처럼?”
아이들의 눈이 상남을 향했다. 눈빛이 소름 끼치도록 차가웠다. 상남은 방정맞은 자신의 입을 원망하며 벌벌 떨었다. 참으려 해도 눈물이 줄줄 흘렀다.
--- p.101

‘너희들은 누구야?’
그날 밤, 교실을 나오기 전 상남은 물었다.
‘사람.’
가일은 대답했다. 그들은 비누 인간이 되기 전의 기억은 없었다. 눈을 뜬 순간부터 인간과 비슷한 모습이었고, 인간의 사고를 하고 있었다.
‘나는 사람이 아닌 나를 몰라.’
그들은 자신을 사람이라고 느꼈다. 상남과는 그저 조금 다른 사람이라고.
‘너는 인정하지 못하겠지만 나는 처음에도 사람이었고 지금도 사람이야.’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상남을 향해 가일은 말했다.
‘너도 나를 사람으로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어.’

--- p.128

출판사 리뷰

강렬하고 기묘한 방미진표 문제작!
낯선 존재에 대한 두려움이 만들어 낸
사람 VS 비누 인간의 돌이킬 수 없는 싸움!


어린이의 내밀한 속마음과 두려움을 짜릿한 긴장과 공포로 그린 『금이 간 거울』, 십 대의 불안한 자의식이 불러일으키는 공포를 음습한 언어로 그려 낸 『손톱이 자라날 때』,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를 확인받고 싶은 십 대들의 불안한 욕망을 학교에 떠도는 괴담으로 그려낸 『괴담 : 두 번째 아이는 사라진다』 등 방미진은 강렬하고 음습한 분위기, 소름이 돋을 만큼 사실적이고 치밀한 묘사, 공포와 판타지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장르적 색깔 등 ‘방미진표’라고 할 만한 독특하고 강렬한 작품 세계를 구축해 왔다.

이번에 나온 신간 『비누 인간』은 ‘방미진표 문제작’이라고 감히 말할 만큼 주목해야 할 작품이다. 작가는 ‘비누 인간’이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창조해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에게 느끼는 공포와 극한 상황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본성을 내밀하게 들여다본다. 낯선 존재에 대한 두려움은 누구에게나 있는 생존 본능이다. 하지만 두려움이 커져 이성을 집어삼킬 때 끔찍한 괴물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상남이네 마을 사람들은 우리 주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외부와 고립된 상황 속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비누 인간에 대한 두려움으로 직접 손에 무기를 들고 그들을 없애기로 한다. 좀비 영화의 한 장면처럼,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너 나 할 것 없이 팔을 걷어붙이고 비누 인간을 소탕하기 위해 나선 마을 사람들의 모습은 괴기스러우면서도 처절하다. 비누 인간이 두려운 마을 사람들과 평범한 사람으로 살고 싶은 비누 인간의 싸움은 어떻게 끝이 날까? 비누 인간은 정말 위험한 존재였을까?

“너희는 우리와 달라! 사람이 아니라고!”
“다르다고 사람이 아닌 거야?
너는 나를 사람으로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어.”
비누 인간, 그들은 누구였을까?

상남이네 가족은 일자리를 찾아 전원주택 마을에 일 년 전쯤 이사를 왔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마을에 어딘가 묘하게 다른 사람들이 하나둘 이사를 온다. 상남이네 옆집에도 겁에 질린 토끼 같은 얼굴을 한 가일이라는 여자아이 가족이 이사를 온다. 그들이 다른 존재라는 걸 가장 먼저 깨달은 것은 바로 아이들이다.

투명한 피부, 어색한 몸짓과 말투, 훔쳐보듯 주변을 살피는 시선. 그들은 하나같이 닮았다. 마치, 같은 종족인 것처럼.
‘그들은 우리와 다르다.’
오싹한 깨달음이 아이들 사이를 훑고 지나갔다. 왜 이제껏 몰랐을까? 그들은 우리와 이렇게나 다른데. 그렇다고 외국인 같다는 뜻은 아니었다. 그것보다는 본질적으로 다른 느낌이었다. _53쪽

마을 사람들은 비누처럼 생긴 식량을 먹는 그들을 비누 인간이라 부르며 삼삼오오 모여 쑥덕거린다. 그들이 다른 것은 병 때문일까? 전염되는 병이라면 어떡하지? 그들을 마을에서 떠나게 할 수는 없을까? 그러다 한 주민의 난동으로, 사람들은 유리 파편에 찔린 살에서 떨어지는 하얀 피와 뭉개지는 살점을 똑똑히 보게 된다. 사람과는 너무나 다른 비누 인간의 피와 살을. 경찰이 나서서 마을 출입을 막자 사람들의 의심은 확신이 된다. 비누 인간은 위험한 존재이다. 고로 비누 인간을 없애지 않으면 우리도 위험하다!

처음에 마을 사람들은 살을 부대끼며 살았던 비누 인간과의 싸움을 불편해하지만 싸움이 거듭될수록 왜 싸워야 하는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비누 인간의 약점이 소금이라는 걸 알게 되면서 싸움은 점점 더 치열해진다. 어른들은 일손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싸움에 아이들까지 동원한다. 소금 더미 속에서 힘없이 거품을 내뿜다 죽어가는 비누 인간들. 어느새 노인부터 어린아이까지 마을 사람들 모두 손에 하얀 피를 묻힌 공범이 된다.

비누 인간이 모두 처리된 마을에 ‘그들은 위험하지 않습니다’라는 방송이 울려 퍼진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 그 누구도 기뻐할 수 없다. 방송이 거듭될수록 죄 없는 그들을 죽였다는 죄책감이 무겁게 가슴을 내리누른다. 마을 사람들은 알고 있었다. 그들은 사람이 아니었지만, 사람과 다르지 않았음을.

가일이에게 인질로 잡혔던 상남은 엄마에게조차 말하지 않은 비누 인간에 대한 비밀을 간직하게 된다. 상남은 또다시 비누 인간을 만난다면 무서워하지 않을 자신은 없다. 하지만 아무리 비누 인간이라고 해도 공포에 질려 떨던 가일의 눈을 외면할 수 없었다. 상남은 가일과 헤어지기 전 묻는다. 너희들은 누구냐고. 가일은 ‘그저 조금 다른 사람’이라고 말한다.

과연 비누 인간은 누구였을까? 상남이네 가족은 마을에서 겉도는 이방인 같은 존재였다. 버릇없는 아들과 철없는 엄마 그리고 애인인 젊은 남자. 하지만 마을에 비누 인간이 나타나면서 상남이네 가족은 자연스럽게 마을 사람이 된다. 어쩌면 사람은 누구나 비누 인간이면서도 또 다른 비누 인간을 만들어 내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만약 마을 사람들이 무조건 두려워하지 않고 비누 인간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면 이 이야기는 어떻게 흘러갔을까? 폭력은 낯선 존재를 제거할 수는 있지만 두려움을 없앨 수는 없다. 오히려 폭력은 더 큰 두려움을 남기기도 한다.

이 책은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부터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유일하게 비누 인간의 이야기를 들어 준 상남을 통해 숲속에 뿌리 내린 어린 자작나무는 새로운 희망의 씨앗이 될지도 모른다.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작 『이빨 사냥꾼』의 작가
조원희가 그린 비누 인간의 세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라가치상 수상작 『이빨 사냥꾼』을 비롯해, 『마음』, 『얼음 소년』 등 매 작품마다 깊은 사유를 바탕으로 감각적이면서도 울림 있는 그림을 그려 온 조원희 작가는 흰색, 파란색, 검은색 등 차갑고 절제된 색으로 비누 인간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사람이지만 사람과 다른, 강한 듯하지만 약한, 차가운 듯하지만 처연한 비누 인간의 세계가 간결하면서도 강렬한 그림과 함께 독자들의 뇌리에 깊이 새겨질 것이다.

십 대를 위한 문학 시리즈 [파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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