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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에서 소원을 빌다
난 동생을 바란 적 없는데 셋 중 하나는 외롭다 진짜 화난 사람이 누군데 행복한 신데렐라 나만 빼고 둘이서 그리운 사람들은 잊지 않는다 나는 또다시 혼자다 넌 누구야? 마음이 녹는 순간 작별 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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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송이가 요전번에 어디서 들었다면서 얘기해 주었다. 고아원에 들어온 애들 중엔 아빠 엄마 있는 애들도 많단다. 이혼하는 부모 중 누구도 아이를 키우고 싶어 하지 않아서 고아원에 맡겨진 거란다. 들으면서 설마 저 얘기가 진짜일까 했다. 그런 일이 있더라도 우리 부모님은 절대 그러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절대 그러지 않을 거라고 자신할 수 있나? 어깨가 축 내려가는 게 느껴진다. 자신 없다. 왜냐하면 내 엄마는…… 새엄마니까.
--- p.10 나는 빽 소리를 질렀다. “싫어! 난 지금 5학년이야. 5학년에 갓난아기 동생이 생기는 걸 누가 좋아해? 그리고 내가 좋아할지 안 좋아할지 엄마가 어떻게 알아?” 엄마 얼굴이 홍당무처럼 빨개졌다. 아빠는 난처한 듯 큼큼 기침을 하더니 말했다. “어허, 윤혜슬, 무슨 말버릇이 그래? 엄마가 아기를 가졌잖아. 이건 경사고 축하할 일이야. 그러니까 혜슬이 넌 지금 축하의 인사말을 해야 하는 거야. 자, 얼른 사과하고 엄마한테 축하한다고 말씀 드려. 어서!” 나는 눈을 똥그랗게 뜨고 아빠를 쳐다보았다. “아니, 안 해! 내가 왜 사과를 해야 돼? 난 동생 생기는 거 안 좋아. 싫다고! 난 솔직하게 말한 건데 그게 뭐 어때서? --- p.19 요즘 들어 나는 사랑이나 우정 같은 감정에도 더하기 빼기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내 결론은 이거다. 아빠와 엄마가 날 사랑하는 것보다 내가 아빠랑 엄마를 더 사랑한다. 민송이가 나를 생각하는 것보다 내가 민송이를 더 많이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내 사랑과 우정은 다 손해다. 요즘 나는 민송이한테 먼저 말하지 않는다. 민송이가 무얼 물으면 단답형으로 대답만 한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민송이는 내가 이런 생각을 하는 걸 모르는 것 같다. 하긴 평소 민송이는 약간 둔한 편이다. --- p.33 ‘너희들, 보자 보자 하니까 아주 날 보자기로 아냐?’ 따지고 싶었다. 야, 김민송! 너, 나한테 이래도 돼? 왜 희수한테는 묻고 나한테는 안 묻는 거야? 왜 희수랑만 얘기하고 난 무시하냐고? 내가 희수보다 못한 존재야? 너 여기 와서 지금까지 계속 희수하고만 얘기하고 희수하고만 웃었어. 내가 네 뒤에 있다는 걸 잊은 거야? 아니면 날 투명 인간 취급하기로 작정한 거야? 아니면……. 거품을 물며 따지고 싶었지만 꾹꾹 눌러 참았다. 대신 뒤돌아서 그 자리를 빠져나왔다 --- p.46 “김민송, 마음이 변한 건 너야. 내가 아니라 너라고. 갖고 놀던 인형이 싫증 난 것처럼 넌 내가 싫어지고 장희수가 좋아진 거야. 왜 나더러 변했대? 왜 내 핑계를 대? 어?” 꽥 소리를 질렀다. 유아차를 끌고 지나가던 아줌마가 놀라서 우리를 쳐다보았다. 우리는 한참을 어색하게 서 있었다. 침묵을 깨고 내가 선언했다. “좋아, 절교해.” 민송이가 쭈뼛쭈뼛 나를 쳐다보았다. 놀람, 걱정, 두려움이 실린 눈빛이었다. --- p.89 단 일 분도 딴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 밥도 먹을 수 없고 물도 안 넘어갔다. 머리도 빗을 수 없고 거울도 들여다볼 수 없었다. 집중이 안 되어서 핸드폰도 볼 수 없었다. ‘천벌 받을 거야. 얼굴을 들고 살 수 있겠어? 그런 주제에 학교는 가서 뭐 해?’ 집 밖을 나가는 게 두려웠다. 다들 나를 손가락질할 것 같았다. 현관에 한참을 서 있다가 방으로 도로 들어왔다. 가방을 내려놓고 구석에 앉았다. 공벌레처럼 몸을 잔뜩 오그렸다. 무릎에 얼굴을 묻고 눈을 감았다. “왜 그래? 잘됐잖아! 네가 원하던 거 아니었어?” 꼬마 인형이었다. 즉각 반박했다. “아냐. 안 그래. 그렇지 않아. --- p.1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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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에서 나만 사라지면 되잖아.”
“나보다 희수가 더 좋아진 거야. 절교해!” 절대 변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던 관계가 달라질 때 흔들리고 불안한 열두 살의 성장통! 사람과 친구가 된 인공 지능 로봇을 통해 ‘마음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로봇 친구 앤디》로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박현경 작가가 새로운 동화 《셋 중 하나는 외롭다》로 돌아왔다. 이 책은 누구나 공감하는 삼각관계를 통해 절대 변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던 관계가 달라질 때 흔들리고 불안한 열두 살의 성장통을 치밀한 심리 묘사와 빈틈없는 문장으로 담았다. 오랜 친구나 가족처럼 절대 변하지 않을 거라고 믿는 관계가 있다. 그런데 모든 관계는 늘 예상하지 못한 순간 달라진다. 열두 살 혜슬이는 단짝 민송이에게 새로운 친구가 생기면서 민송이의 마음이 달라진 것 같아 불안하다. 게다가 자신만 사랑할 줄 알았던 새엄마가 임신하면서 아빠의 관심마저도 빼앗긴 것 같아 속상하다.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시시때때로 입 밖으로 끄집어내긴 자존심 상하고 부끄러운 원망과 질투의 마음이 계속 떠올라 괴롭다. 내 마음인데도 잘 모르겠고 내 의지대로 움직일 수도 없다. 작가는 혜슬이의 마음을 미화하거나 순화하지 않고 그대로 드러낸다. 오랜 친구인 자신보다 새로운 친구 희수를 더 챙기는 민송이에 대한 서운함, 민송이 옆에 딱 붙어서 히죽거리는 희수에 대한 얄미움, 진짜 엄마처럼 구는 새엄마에 대한 불편함, 새엄마와의 달콤한 행복에 빠져 친엄마를 아예 잊어버린 듯한 아빠에 대한 원망 등 솔직하고 거침없는 혜슬이의 감정선을 따라가다 보면 처음에는 혜슬이가 못된 아이라고 생각했던 독자들마저도 혜슬이의 흔들리고 불안한 마음에 공감해 함께 울게 된다. 우리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아이들을 철없고 못된 아이라고 쉽게 규정한다. 하지만 작가는 혜슬이의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선을 예리하게 담아내 독자들이 충분히 공감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모든 행동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음을 들려준다. 특히 이 시기의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이제 막 사춘기가 시작된 아이들의 심리를 이해하고 보듬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다. 또한 관계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들에게는 자신의 마음을 차분히 들여다보고 숨을 고를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한다. “우리는 내 마음이 왜 그런지 모른 채 화를 낸다.” 글쓰기를 통해 내 마음 들여다보기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독자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놀이터에서 보았던 작은 일화를 통해 들려준다. 놀이터에서 한 아이가 찰흙으로 공룡을 만든다. 아이는 완성된 공룡을 들고 엄마에게로 달려가다 그만 떨어뜨린다. 순간 아이는 애꿎은 엄마를 마구 때리며 운다. 그런데 엄마는 그런 아이를 혼내지 않고 다정하게 다독인다. 너는 엄마가 미운 게 아니라 엄마에게 보여 주려고 만든 공룡이 망가져서 속상한 거지? 아이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금방 울음을 멈춘다. 사실 우리도 이 아이처럼 자신이 왜 속상한지 정확히 이유를 모른 채 화를 낸다. 혜슬이도 왜 자신이 그토록 화가 나는지 모른 채 마구잡이로 감정을 쏟아낸다. 그러다 보니 소중한 관계들이 엉망진창이 되면서 혼자라고 느낀다. 다행히 혜슬이는 변함없이 사랑해 주는 새엄마 덕분에 한결 차분해진 마음으로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기 위한 글을 쓴다. 한 자 한 자 적어 내려간 글을 통해 자신이 왜 그토록 화가 났는지를 알게 되자 친구에게 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할 용기까지 생긴다. 작가는 어린이 독자들에게도 마음이 혼란스럽고 복잡할 때, 차분히 글을 써 보라고 권한다. 내 마음을 솔직하게 담은 글은 복잡한 생각을 정리해 주고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있다. 가정이나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이 책을 읽어 보고 내 마음을 들여다보기 위한 글쓰기를 해 보는 것도 좋겠다. 작가의 말 마음이 혼란스럽고 복잡할 때, 왜 그런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고 그걸 글로 표현해 보세요. 글은 아이의 엄마처럼 마음속을 들여다보고 다독여 주는 힘이 있어요. 그 힘을 통해서 뿌리 깊고 단단한 나무처럼 굳건하게 자기를 키워 나갈 수 있습니다. |